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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北山 편지609]아름다운 발자취를 듣고 싶다

北山편지채희동 최완택............... 조회 수 2500 추천 수 0 2007.04.05 14:38:07
.........
출처 :  
최완택목사의 민들레교회 이야기 2006.8.13 제609호  

사랑하는 민들레 형제, 자매 여러분,
처서(處暑)의 길목에서 새롭게 인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2006년 여름은 참 대단했습니다.
“40여 일간의 장마 그리고 20여 일간 계속되는 비 없는 폭염과 열대야 현상!”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느님의 창조 현상은 결코 아닙니다.

사람들이 하느님이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변질시킨 결과일 뿐입니다. 내 말이 믿어지지 않으면 아직 우리나라에 산업공해가 발생하기 전인 40년 전의 기상상황을 기상청에 문의해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쓴 40년 전의 일기에 의하면 한여름이 제아무리 무덥더라도 ‘소나기 삼 형제’만 지나가면 대번에 온 세상이 시원해지곤 했습니다.

아, 참! ‘소나기 삼 형제’를 아십니까? 저 옛날 공해 없던 시절에 여름 소나기는 내렸다 멎었다 하면서 대개 세 줄기로 왔습니다. 그 당시 길 가는 나그네는 길에서 소나기를 만나게 되면 ‘소나기 삼형제’에 대비하여만 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오랜 도보여행 체험을 통해서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 지금 세상에서는 어디서 ‘소나기 삼형제’를 맛볼 수 있겠습니까?

인간들이 무법천지 세상에서 피어올린 독한 냄새와 기운이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오염시키고 변질시키고 있긴 합니다만, 그렇더라도 우리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계절의 수레바퀴를 어김없이 돌리셔서 우리를 처서(處暑)의 새바람 속에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 감사와 찬양을 올립시다.

처서(處暑 8월 23일)는 마침내 더위가 끝나고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절기입니다. 처서 절기에 들면 땅에서 찬 기운이 솟아나고 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옵니다.

처서(處暑)의 ‘처(處)’라는 글자는 참 다양한 뜻을 갖고 있습니다. 곳(장소)을 말하기도 하고, 머문다는 뜻도 있고, ‘살 데’를 말하기도 하고, 머문다는 뜻에서 나아가면 정지한다는 뜻도 있고 태어 난대로 그대로 있다는 뜻도 있고 (處女가 그런 뜻이겠지요?), 머문다는 뜻에서 나와 머물러 있을 곳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도 쓰고 있습니다.

절기의 처서는 더위(暑)가 그친다(處)는 뜻이겠지요?
그래서 처서 때가 되면 햇볕이 누그러지고 땅에서 찬 기운이 솟아나 풀이 더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깍아 벌초를 합니다. 처서 때 미리 벌초를 하면 한가위 성묘 때 보기 좋겠지요?

처서는 한여름의 생명들이 그 왕성한 성장을 멈추고 (멈춤을 당하고?) 대낮의 불볕과 해진 뒤의 서늘바람이 교차되면서 이미 맺은 열매를 영글어 가게 하는 절기입니다.
“여름을 잘 살아온 그대의 열매는 시방 잘 익어가고 있습니까?

그러면 하느님의 자녀들의 열매는 무엇이겠습니까?
세례자 요한은 ‘회개에 합당한 열매’(누가복음3장 8절)라고 했습니다.
그대는 시방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 보여줄 만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사도바울은 회개한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성령께서 맺어 주시는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그리고 절제라고 했습니다.(갈라디아 5장 22절).
이 모든 열매는 ‘평화’로 요약될 수 있겠습니다.

시방 그대 안에 평화의 열매가 제대로 익어가고 있습니까?
시방 그대는 하느님과 화해하고 있습니까?
시방 그대는 다른 사람과 화해하고 있습니까?
시방 그대는 자연과 화해하고 있습니까?
시방 그대는 역사의 발자취와 화해하고 있습니까?
그 무엇보다도 시방 그대는 그대의 발자취와 화해하고 있습니까?
그래요, 시방 그대는 그대 자신과 화해하고 있습니까?
‘발자취’라는 말은 “발로 밟고 지나갈 때 남는 흔적, 또는 그때 나는 소리”라고 말입니다.

인간의 모든 발자취는 돌이켜보면 속상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그 때 그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고 돌이켜보면 언제나 부끄럽고 부족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회개하게 되고 마침내 자기 발자취와 화해하게 됩니다.
그러면 “화해한 인간의 모든 발자취는 아름답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모든 발자취는 돌이켜보면 속상합니다. 그러나 회개하고 자기 발자취와 화해한 인간의 모든 발자취는 아름답습니다.”
이 가을에 나는 나 자신의 아름다운 발자취를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그대의 아름다운 발자취를 듣고 싶습니다.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평화를 공포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이사야 52장 7절, 개역)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절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
“너의 하느님은 임금님이시다.”하고
시온에게 말하는구나. (이사야 52장 7절, 천주교번역)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우리 하느님께서는 계절의 수레바퀴를 어김없이 돌리셔서 우리를 처서(處暑)의 새바람 속에 살게 하십니다. 이 바람을 맞아 바람 속에서 회개하고 바람 속에서 성령의 바람이 맺어 주시는 아름다운 열매를 익혀 가십니다.

아아, 나는 산을 넘는 아름다운 발자취로 그대에게 가는 기쁜 소식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 또한 산을 넘어 아름다운 발자취로 내게 오십시오.
가고 오고, 오고 가다가 산날망에서 아름다운 발자취로 만난다면 더 할 수 없이 반갑고 기쁘겠지요?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발자취를 따르라고 본보기를 남겨 주셨습니다. (베드로 전서 2장 21절). 그 발자취를 따라 가는 나의 발자취가 산을 넘어 그대에게 가는 아름다운 발자취가 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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