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
어린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자식 교육에 올인 하느라 위기에 빠져있는
어느 기러기 아빠가 소개되었다.
자식 둘 유학 보내느라 집까지 팔고
몸은 스트레스로 망가져 있었고,
아내는 어느 날 한국에 들어와
이혼(離婚)을 요구했다.
결국 그는 자식들 유학 보내느라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그릇된 자식사랑은
중산층 이상 집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라
서민(庶民)들 사이에서도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오직 자식을 위해서
온갖 부업(副業)에 뛰어들고,
월급 대부분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전 재산을 탕진하는 집도 늘어만 가고 있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인생을 다 걸고 있음에도
문제는 그러한 과정(過程)에서 자식들이
겪게 되는 혼란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인생의 목적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에 있는 것처럼,
공부 앞에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나 의무도 불필요하게 여기는
세상 속에서 우리 자녀들의 가슴은
냉혈동물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이다.
우리 집 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 부모에 대해 직접 욕을 하는
친구들이 결코 소수(小數)가 아니라는 점이다.
공부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공부하는 목적이
기능(技能)인으로만 만들어 갈 때
제2의 조승희는 얼마든지 또 등장할 수 있다.
자식이 천재가 되고 박사가 되는 것도 좋지만,
그 사이에 인성(人性)이 파탄되고 나아가
가정이 깨진다면 그 모든 수고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쉐이퍼는 가장 기본적인 인생의
보금자리와 쉼터가 되고, 모든 관계와
신앙이 형성되는 곳이 가정이라고 했다.
모든 인간은 이 가정을 통해
우선순위와 이웃과의 관계를 배운다.
학교나 사회에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인생의 진리를 배우는 터전이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가정을 떠나서는
바른 사람이 될 수 없고,
결코 행복한 사람이 될 수가 없기에,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물질적인 유산보다는 지금 가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삶의 도리(道理)를 가르치며
행동으로 본을 보여야 한다.
먼저 사람됨을 가르쳐야 한다.
인간에게 가장 기본이 되고,
모든 교육의 출발은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인간이 사람의 모습을 한 뒤에라야
지식이든 기술이든 바르게 쓰여 질 수 있지,
이러한 바탕이 없으면 인생의 소중한
것조차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핵가족 시대 속에서
이런 교육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자녀수가 적어지면서 제대로 훈육하지 못하고
자라면서 자신밖에 알지 못하는 배부른
돼지들이 된 것이다.
그들의 합리적인 사고도 좋지만,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인간소외를 만들었고,
일등 지상주의는 위아래를 구분할
정서(情緖)조차 메마르게 했던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가정에서 기본적인 예(禮)와
어른과 선생님의 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아니, 뿌리 있는 인생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사람됨의 가장 기본적인 예는 인사(人事)다.
인사는 서로에 대한 예의이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도리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사만 잘 해도 ‘사람이 됐다’고
칭찬하는 이유는 인사라는 작은 행위 속에는
어른에 대한 경외심이 있는 사람으로,
사회에서 윗사람을 공경하고,
학교에서 선생님을 존경하고,
가정에서 부모님께 효도하기 때문이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서로 섬기고 존경하는 모습은
정직과 성실함이 기초된 사람으로서
살아왔기에 자녀가 먼저 보았고
이웃과 신이 보았기에
복(福)을 받지 아니할 수가 없게 된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부터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도리를 배우며 실천할 때 우리 자녀는
어딜 가서나 인정과 사랑을 받을 것이다.
둘째는 창의적(創意的)인 사람이 되게 한다.
5월 5일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최효찬의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중에
나오는 자녀교육이 소개(紹介)되었다.
서예 유성룡 ‘평생 책 읽는 아이로 만들어라.’
운학 이함 ‘때로는 손해 볼 줄 아는 아이로 키워라.’
소치 허련 ‘스스로 재능을 발견 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라.’
고산 윤선도 ‘세심하게 점검하여 질책하고 조언하라.’
다산 정약용 ‘아버지가 자녀교육의 매니저로 직접 나서라.’
경주 최부잣집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실천하라.’
소개한 자녀교육의 가장 핵심은
부모는 자녀의 멘토(Mentor)가 되어
창의적(創意的)인 사람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유대인은 부모가 최고의 선생이라는 것을
역사가 명백하게 증명하고 있다.
고난으로 일관된 특별한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적(適)들을 물리쳤고,
많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교육관과 신앙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대인은 자녀들을 어릴 때부터
끊임없는 창의력과 비판력을 길러주므로
생각하는 자녀가 되게 한다.
각 가정마다 책상을 가운데 놓고
마치 싸움을 하듯 자기주장을 펴고,
상대방은 그 의견에 반박하고
또 자기주장을 펴면서 말씀과 탈무드를
정확하게 이해(理解)하게 만든다.
창의성이란 독창적이고 유연하게 생각하여
한 문제 또는 한 사태에 대해
여러 가지 다른 대답이나
해결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을 말한다.
모든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창의성을 다 가지고 있는데 대화 속에서
사장되거나 활성화되는 것은
오직 부모의 열린 마음에 달려있다.
어떠한 질문(質問)을 해도,
답을 말하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답을 말하도록 하고 스스로 정답을 만들어
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논술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평소에 꾸준하게 독서(讀書)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자유스런 토론을 통해
사고를 구체화 시켜줄 때 형성되는 것이다.
창의성이란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우뇌와 좌뇌가 동시에 자극 되도록
환경(環境)의 변화도 필요하다.
같은 조건일지라도 적절한 환경변화는
일에 지치지 않게 만들뿐 아니라,
새 아이디어를 얻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책임(責任)지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유별난 자식사랑은
대학에 들어와서도 계속 된다.
수강신청을 대신 해주고,
시간표도 짜주고 친구들의 문제까지 개입한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취직과 결혼문제까지 참견하고
심지어 집 사는 일까지 개입(介入)한다.
이렇게까지 부모가 자식 일에 끼어든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자식 문제에 개입하므로,
자신과 자식을 분리시키지 못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인생(人生)이란
마치 컵과 같아서 어릴 때는
타인의 도움을 받고 채우며 살지만,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그 잔은 흘러 넘쳐서
다른 사람을 오히려 돕고 살지만,
노년이 되어서는 그 컵이 메마르게 되어
생을 마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아이라면
부모로부터 빨리 벗어나야만 독립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돕고 사는 성숙(成熟)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부모의 역할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홀로 설 수 있도록 돕고 조언하는데 있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잠재능력(潛在能力)을 과소평가하여
알을 깨고 나오는 새를 자신이 직접
알을 까주는 것처럼 모든 일에
직접 도와주려고만 한다.
여기에 근본적인 동서양 자녀교육의
차이가 단순한 문화를 넘어서
인생의 질(質)까지 결정지었던 것이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스스로 자기문제를 자신이 해결하는 습관이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자기 인생을 만들게 했던 것이다.
부모가 오늘 생을 다한다 해도
자식이 타인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開拓)해 나갈 수만 있다면,
그 부모는 자식에게 할 도리를 다한 것이다.
성숙한 인격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길이다.
새장 속의 새는 결코 날수가 없다.
하루라도 빨리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길만이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주여,
제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것은
한계(限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제 힘이 더 쇠하기 전에,
예를 갖춘 사람이 되게 하고,
어떤 일이든
한 가지가 아닌 얼마든지
다른 길이 있음을 알게 하므로,
스스로 행동하고,
스스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더불어
부모로서 원하는 것은,
불변하신 당신의 말씀 안에서
나이가 더 들어도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알고 누리게 하소서.
2007년 5월 6일 어버이주일에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5월 7일에서 17일까지 성지순례로 자리를 비웁니다.
다음 주는 카페 운영자가 앵콜 메일을 보낼 것입니다.
사진허락작가ꁾ포남님 미션메거진 lovenphoto님
^경포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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