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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아, 권정생 (1)

인기감동기타 최용우............... 조회 수 3048 추천 수 0 2007.06.01 08:31:51
.........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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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스승 한 분이 우리곁을 떠났습니다

나는 늘 그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맑고 참된 사람은 권정생 이라고요

슬픕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찌할까요

마지막까지 고통를 껴안고 사신 선생님,

영원한 자유의 안식을 빕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권정생 선생님

당신을 따라 살려 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는데 당신은 떠나 버리시다니.....

당신은 이 세상 어린이의 이 세상 어른의 별이었습니다

이제 고단한 몸을 쉬시고 자유로우소서

이제 하늘의 별이되셔 우리를 비추소서 /진영우

 

가장 영혼이 맑은 사람-권정생

가장 정신이 깊은 사람-함석헌

가장 생각이 날카로운 사람-리영희

가장 철학이 폭넓은 사람-송두율

 이런 이들을 따라 살면 이게 삶의 의미요 행복입니다/진영우

 권정생 선생님께.../김성녀

 

오늘 오후 4시경,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정말 정말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지요...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고...더 이상 일을 하기도 어려웠어요..

저는,,,그저 선생님을 '존경' 만 하는 줄 알았답니다...

너무 따뜻하고 순수하고 맑고 아름다운 분으로서...

그런데,,,오늘 그게 아니라는 걸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전,,,아무래도 선생님을 한 인간으로 사랑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저 '존경' 뿐이라면 이다지도 맘이 쓰릴리가 없을 테니까요...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서는 이렇게 마음 구석구석이 아파올 리가 없을 테니까요...

이런 기분은 참 오랜만입니다....

어머니 돌아가실 때 느꼈던, 가슴 속을 그 무언가가 마구 후벼파는 듯한 지독한 시림...

그 시림과 조금 비슷한...그런 느낌이...오늘 마구 들었습니다...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린 듯한.........

이런 기분을...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 때문에 느끼게 될 줄이야....

선생님이 그렇게나 저한테 큰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 줄

정말 몰랐습니다....한번 제대로 만나본 적도 없는데요....

어릴 때 너무 가난하여...학교도 못다니고,,병치료도 제대로 못한 나머지

평생 결핵을 달고 사셔야 했던 선생님...

그렇게 널리 알려진 분임에도,,,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방 한칸 집에서 혼자 외롭게 사시던 선생님...

그냥 그게 좋다고 말씀하시던 선생님...

부자되는 것보다, 축구 일등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모두 사이좋게 사는게 가장 소중하다던 선생님..

그런 선생님은 존재만으로도,,,우리들한테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

돌아가시고 나서야...이렇게 깊이 깨닫습니다...

홀로 병마와 싸우시면서 그렇게 조용히 살아가고 계심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해왔던 지난 시간들이 참 부끄럽습니다..

선생님이 70년 동안 살아계셔서, 살아 주셔서

우리네 이 세상살이가...이만큼이라도 맑고 깨끗해질 수 있었을 겁니다...

선생님께서 뿌려주신, 아이들과 사람과 세상에 대한 깊고 맑은 사랑들...

저한테도 깊숙이 와 닿았음을 이제사 고백합니다...

선생님의 그 마음과 그 뜻....

이어가고 싶습니다. 지켜가고 싶습니다....

선생님....저는..이제...

이 글만 쓰고나면...더는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사실은....이 맘속 깊숙이 시린 기분은...저한테 너무너무 힘든 감정이랍니다...

아직은 이런 감정 감당할 준비가 안 되었으니....

여기까지만...이글 다 쓸때까지만 슬퍼하렵니다...

선생님....그러기 위해서 노래 하나 올려드립니다...

제 또래는 선생님하면 '몽실언니'지만.....요즘 아이들은 선생님하면 '강아지똥'이지요...

세상에 무엇하나 쓸모 없는 게 없다는 소중한 마음을..

따뜻한 글로 .. 우리 아이들한테, 그리고 어른들한테까지도 조용하지만 강하게 심어주신...그 글을...

노래로 들려드리겠습니다....선생님도 잘 아시는 노래지요...

백창우 아저씨가....선생님 글에 감동받고...노랫말도 만들고 곡도 붙히셨지요..

그 노래 들려드리면서...선생님께 처음으로 쓰는 글 마치렵니다...

부디 하늘 나라에서 꼭 행복하세요...

거기서는...여기에서처럼 아프시면 안돼요......

혼자 아픈 몸으로,,,글까지 쓰시느라구...많이많이 힘드셨지요?

이젠 좀 쉬세요....

선생님께서 못다 이루고 가신 꿈은...

선생님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꼭' 이어가실 거에요..

저도,,아주 작은 발걸음이지만..그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마음편히....

주무세요....

참, 혹시라도 하늘 나라에서 이오덕 선생님 만나시면...

선생님께도 이 곳 걱정하지 마시라고 꼭 좀 전해주세요...

이오덕 선생님 뜻 이어가고 있는 분들이 아주아주 많아지고 있으니

하늘나라에서라도...아이들 걱정, 나라 걱정 하시느라

이제 더는 마음쓰지 마시라구요....

권정생 선생 유언 “향후 인세 북한 어린이 위해 써 달라”

17일 타계한 아동문학가 권정생씨가 향후 자신의 인세를 북한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권정생과 함께 하는 모임’의 회원인 최윤환씨는 “‘인세는 어린이로 인해 생긴 것이니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고 18일 밝혔다. 고인의 임종을 지켜본 시인 안상학씨도 “선생님께서는 ‘인세를 굶주린 북녘의 어린이들에게 우선 쓰고, 남는다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세계의 굶주린 어린이를 위해 썼으면 좋겠다’며 생전에 유언장을 작성하고 지인들에게 공개했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고인이 쓴 100여편의 동화를 통해 생기는 인세는 생전에 절친했던 정호경 신부, 최완택 목사, 박연철 변호사가 관리하게 된다.

시인 김용락씨는 “권선생님은 거의 모든 인세 수입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으며,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오두막을 없애 자연 상태로 돌려놓고 자신을 기념하는 일을 하지 말라고 늘 당부하셨다”면서 “진정한 무소유의 삶을 사셨던 성자”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윤민용기자〉

'몽실언니' 아동문학가 권정생씨 별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무소유'를 실천하며 소박한 삶을 살아오다 17일 세상을 떠난 아동문학가 권정생씨가 북녘의 굶주린 어린이들을 위해 인세를 써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은 "'인세는 어린이로 인해 생긴 것이니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굶주린 북녘 어린이들을 위해 쓰고 여력이 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서도 써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자택에서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유서에는 '남북한이 서로 미워하거나 싸우지 말고 통일을 이뤄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과 시신을 화장해서 집 뒷산에 뿌려달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물을 보듬는 따뜻하고 진솔한 글을 써왔던 것처럼 고인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물질주의와 담을 쌓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았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강아지똥'과 '몽실언니'가 각각 60여만 부나 팔리는 성공을 거뒀지만 고인이 소유한 것은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의 5평 남짓한 오두막집이 전부였다.

그는 모든 상을 거절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1995년 아동문학가 윤석중씨가 고인의 의사를 묻지 않고 '새싹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오두막으로 직접 상패와 상금을 가져오자 다음 날 우편으로 돌려보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김용락 시인은 "권정생 선생님은 거의 모든 인세 수입을 자선 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오두막을 없애 자연 상태로 돌려놓고 자신을 기념하는 일을 하지 말라고 늘 당부하셨다"라면서 "진정한 무소유의 삶을 사셨던 성자"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nanna@yna.co.kr (끝)

주인 잃은 아동문학가의 집

[뉴스데스크]앵커: 몽실언니, 강아지똥 등으로 유명한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어제 별세했습니다.작품 인세는 모두 북녘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정윤호 기자입니다.기자: 경북 안동시 일죽면 빌뱅이 언덕 기슭의 작은 오두막 집 한 채.댓돌 위에는 자줏빛 고무신 한 켤레와 누군가 두고 간 백합 한 송이가 놓여 있습니다.우편물을 받아볼 주인은 이미 세상을 등졌지만 집배원은 습관처럼 선생을 불러봅니다.몽실언니, 강아지똥 등 어린이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주로 얘기했던 권정생 선생.작품 인세 수입은 20년 넘도록 통장에 들어가 적지 않은 재산을 남겼습니다.그렇지만 선생은 평생 먹다 남은 찬밥도 함부로 버리지 않았습니다.간신히 사는 게 잘 사는 거라며 고집스레 숨어서 살았던 삶.고인의 순박했던 삶을 추모하는 발길은 끊이지를 않습니다.인터뷰: 당신이 너무나 큰 육신의 고통을 안고 있으시면서도 세상의 모든 핍박받는 분들을 마음 아파하신 그런 분이었고요.기자: 반평생을 가난한 예배당 종지기로 살면서 병마를 벗삼아지냈던 선생.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직전 북녘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었습니다.인터뷰: 북녘 어린이들을 위해서 써달라고 그렇게 말씀하셨고...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강정규 조시] 이제, 당신이 안길 차례입니다

동화를 통해 사랑과 희망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 고 권정생 선생. 가장 낮은 곳의 약한 존재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본 고인의 별세를 슬퍼하며 아동 문학가 강정규 선생이 소년한국일보에 조사를 보내왔습니다.

●이제, 당신이 안길 차례입니다

- 강정규

2007, 5ㆍ18 하루 앞두고
56 년 만에 통일 기관차 휴전선 처음 넘던 날
당신 민들레 홀씨 되어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옆구리 고름 주머니 떼어 버려도 되겠지요.
부디 이제 어머니 품에 안기소서

사람들 하찮게 여기는 것 귀하게 여기고
사람들 귀하게 여기는 것 하찮게 여기고
이 땅에서 당신, 가장 낮고 천하게 사셨으므로
가장 높고 귀했습니다.
사람들 좋아하는 것 단호히 뿌리치고
사람들 피하는 것 품 열고 받아들이며
사시사철 무르팍 나온 싸구려 바지, 검정 고무신 신고
빌뱅이 언덕 및 흙집 마당
개구리 풀꽃이며 메뚜기 지렁이까지 친구였습니다

여기서 당신, 상 타지 않았으므로 거기서
받을 상이 크고,
누구보다 아팠으므로 이제 거기서 위로 받을 차례입니다.
여기서 당신, 충분히 슬펐으므로
외로워 울었으므로 누구보다
가난하였으므로 거기서 마땅히 풍요를 누리소서.
그래야 우리가 위로를 받습니다

살아 이 땅의 어린이들 살찌우고,
죽어서 재 되어 이 땅의 나무 거름 된다 하셨지요.
여기서 당신, 옆구리 고름 주머니 차고
매일 조금씩 자신을 죽여가며
우리네 젖줄 되어 먹이셨으니 이제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서는 당신이 젖먹이
아기 되어 부디 어머니 품에 안기소서.
이제, 당신이 맘 놓고 안길 차례랍니다.

<2007년 5월 17일 깊은 밤에>

 

<권정생 선생의 죽음이 슬프지 않은 까닭은>

권정생 선생이 며칠 전 귀천(歸天)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권 선생의 죽음이 별로 슬프지 않습니다. 무감각하기까지 합니다. 왜일까요? 우선은 제가 그분과 별로 교제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번도 만나 뵌 적이 없으니 애틋한 정이 있을 수 없겠지요. 그런데 제게는 권 선생의 죽음이 슬프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몇 해 전 전우익 선생이 귀천하셨을 때, 정경일 씨라는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우익 선생께서 얼마 전 돌아가셨습니다. 오래 전 인터뷰를 위해 찾아뵈었을 때, 인간다운 삶의 길을 추상같이 말씀하시면서도 말없는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가 계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 정말 자연으로 더 깊이 들어가신 걸까요. 소식 듣고 인터뷰 때 찍어 둔 사진을 다시 보는데, 단추 뜯어진 옷을 입고 계시던 선생도, 책과 살림살이가 마구 널브러져 있던 낡은 집까지도 이미 모두 자연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떠나셨다는 소식에 슬프긴 하지만 마냥 안타깝고 속상하진 않았습니다. ….”

  정경일 씨는 전우익 선생의 귀천 소식에 별로 안타깝지 않았다고 했는데, 저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권정생 선생의 부음이 별로 안타깝거나 속상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곧 권 선생의 삶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초연한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이야기만 하렵니다.

  MBC 방송이 권 선생의 책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려고 했을 때, 권 선생이 한 마디로 딱 잘라서 거절해버렸습니다. 그 방송에 방영만 되면, 불과 한 두 달 만에 수백 만원을 챙길 수 있는데, 권 선생은 ‘즉시’ 거절했습니다. 그에게 돈이라든가 명예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걸리적 거리는 방해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권 선생이 친동생처럼 아끼는 이현주 목사가 책도 쓰고, 강연도 다니고, 출판사도 내는 일들을 보면서, “그런 일들일랑 그만하고, 우리 동네 와서 텃밭 일이나 하면서 살라”고 일갈했습니다. 권 선생이 보기에, 이 목사님의 남다른 사역조차도 ‘부질없는 짓’(?)처럼 보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권 선생의 부음을 듣자니, 몇해 전 귀천한 ‘봄길’ 채희동 목사가 권 선생에 대해서 언급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채 목사는 말했습니다. “내 눈에는 권정생 선생의 집이 어떤 암자나 수도원보다도 거룩하고 순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토록 가난하고 청빈한 삶을 살 수 있다니! ‘몽실언니’ ‘강아지 똥’ 등의 동화가 모두 선생이 택한 가난의 영성을 통해서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 목사가 권 선생에게서 발견한 감동은 한 마디로 ‘청빈한 수도자 권정생’이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권정생은 이미 오래 전에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초연하게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의 부음을 접하면서도 별로 슬프지 않게 되더군요.

  ‘태어남’으로 존재케 된 생명체는 반드시 ‘죽어감’의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은 ‘태어남’만을 생각할 뿐, ‘죽어감’에 대해서는 애써 부정하지요. 이처럼 어리석은 일이 어디 또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았을 때, 이미 오래 전에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초탈한 권정생 선생이야말로 우리시대의 위대한 현자(賢者)이며 스승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김부겸>. 

 

석가나 예수는 하느님을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본래의 하느님의 모습을 찾으려 애쓴 분들이다. 그래서 결국 그들은 인간 모두에게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했고 각자의 가려진 눈을 뜨게 하여 자기 모습을 보게 했다.

이 세상에서 진정 공생(共生)의 길을 찾고 평화적 삶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모두가 참된 하느님을 찾은 사람들이다. 그것은 그 누구나 그 무엇을 위함이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을 위한 삶이다. 우리의 모습이 본래부터 하느님이었는데 새삼스레 하느님이 되려고 하는 노력은 가장 우둔한 짓이다. 가장 사람다운 삶과 모습이 바로 하느님의 모습이다.

인간을 사랑함이 곧 하느님을 사랑함이며 인간을 사랑하는 길은 이웃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길이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은 자연을 자연답게 보호하는 길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개는 개의 모습대로 닭은 닭의 모습대로 모든 동물과 식물이 그들대로의 섭생에 따라 보호되어야 한다.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 '종교의 어머니' 중에서/

 

*전에 한 번 제가 메일로 보냈던 적이 있지요

선생님은 종교적으로도 한 경지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맘이 맑다고 하는 동화작가 권정생선생을 잇대어 봅니다

나도 아내도 아이도 권정생의 동화라면 안읽은게 없는데....

나는 '권정생' 이름만 들어도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동화를 읽혀야지만 제대로 된다는게  내 경험과 지론인데

그중에서도 권정생의 동화는 무조건 많이 읽힣수록 좋습니다

우리 아이는 권정생동화를 읽으면서 참되고 옳게 컸다 이렇게 자신합니다

아직 권정생을 안읽혔다면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이라도  꼭 읽히세요

권정생의 동화책은 그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나는 이 나이에도 권정생의 동화를 나오는 쪽 쪽 읽고 있습니다

꼭 무슨 비밀서를 읽는 기분입니다 고차원적인 지혜서를 읽는 느낌입니다

아니,차라리 진리의 복음을 듣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권정생 이야기-1' 죽을 먹어도/아리랑나라 6,000원

'권정생 이야기-2 /한걸음 8,000원

이오덕과 권정생이 주고 받은 아름다운 편지-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 /한길사 10,000원

이런 권정생에 관한 귀한 책을 구해 읽으며 이끼고 있습니다

편지모음집은 권정생선생이 출판을 원치 않아 출판하고도 한길사에서 모두

회수햇습니다

난 운좋게 구했지요

권정생이야기-2 에는 주로 그의 수제자라 할 수있는 이현주목사와

주고 받은 편지글이 주로 실려 있어요

이야기-1이 더 중요한 책인데요,책 뒷표지에 이렇게 쓰여 있네요

<죽을 먹어도>는 시중 새책방이나 인터넷서점에서는 팔지 않습니다

헌책방<숨어있는 책><아벨서점>인문사회과학서점<풀무질>에서는 팝니다

권정생과 이현주는 서로 '영적친구' 같은 사이지요

둘다 동화작가지만 지금 이현주는 동화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권정생은 울 나라에서 가장 맑은 사람이라면

이현주는 울 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제 메일의 일부 입니다

 

*리영희-송두율이 한켠의 보물로 있다면

 다른 한켠의 보물로 이오덕-권정생이라는 진정성을 가진 스승이 있습니다

 이오덕선생은 여러번 직접 모시고 말씀도 들었지만

 권정생선생은 그러지 못하지요

 그래서 선생님의 책이 나오면 한 권도 빼놓지 않고 사곤 합니다

 이 세상에 깊이있고 좋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이의 생각이 비교적 잘 나타나 있는 이 글을 참고로 보냅니다

 선생님은 사진찍기를 거부하셨지만

 혹시 한번도 얼굴 못보신 분들을 위해 첨부합니다/진영우

/2004.8.6메일

지난 7월 28일, 여름휴가를 맞아 안동에 계시는 권정생 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권 선생님은 <강아지 똥> <몽실언니> <도토리 예배당 종지기 아저씨> <우리들의 하느님> 등 수 많은 주옥같은 작품들로 우리 시대의 강퍅해진 영혼들을 일깨우는 작업을 해 오신 원로작가이십니다.

그 분을 작품을 통해 알게 된지 십 수 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기회가 닿지 않아 직접 만나 뵙진 못하고 간간이 연락만 드리다가 이번에 큰 용기를 내어 찾아간 것입니다.

이젠 많이 알려져서 하도 여러 사람들이 찾아오니 편찮으신 몸으로 몹시 시달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걸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대로 가다간 생전에 한 번도 못 뵙고 말 것 같아 무례를 무릅쓰고 방문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우리가 동네 어귀에 도착했던 바로 그 시간에 동네 앞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에 일 보러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한 두어 시간 동안 마을 앞 팔각정에서 쉬면서 선생님이 돌아오시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물어 물어 찾아간 선생님이 사시는 집은 신선한 충격 자체였습니다. 대문도 없는 데다 마당엔 풀만 무성하게 자라있고 집은 쓰러질 것 같은 작은 움막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느 사람들이 보아서는 거의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아직 선생님이 도착하지 않으셨을 때, 집 앞 고추밭에서 일하시던 동네 할머니 한 분을 통해 사시는 형편을 대강 들을 수 있었습니다. 거의 외출도 안하시는데, 오늘 틀림없이 우체국에나 가셨을 것이니 금방 들어오실 거라고 하시면서 조금만 기다려 보라고 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조금 있으니 선생님이 작은 보따리 하나를 들고 당도하셨습니다. 원체 힘이 없으신지 걸음걸이마저 몹시도 힘겹게 보였습니다. 달려나가 선생님의 보따리를 받아들며 인사를 드렸더니, 예상대로 선생님은 우리의 방문이 그다지 반갑지 않으신 눈치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그냥 돌아가라고 쫓아내시지는 않으셔서 문간에 잠시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때 나눴던 이야기를 녹취하여 편집한 것입니다.

선생님의 사진은 '그런 거 다 부질 없는 거'라고 한사코 거절하셔서 찍을 수 없었습니다. 이 대담기록도 자칫 선생님께 누가 될까봐 기사로 다룰까 말까 망설이다가 반전평화를 외치는 선생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널리 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오늘에야 정리한 것입니다.

 

우리가 좀 불편하게 살아야 해요"

- 지난번에 월간 <작은책>에 선생님이 쓰신 글, "승용차를 버려야 파병도 안 할 수 있다"를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말씀처럼 사시니까 선생님 글을 제가 동의하고 또 그래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 없는 거지요. 우리가 좀 불편하게 살아야 해요. 가난하게 살아야 되고 힘들게 살아야지 안 그러고 편하고 풍요롭게 산다는 건 그건 안 됩니다. 그렇게 살면 누군가는 힘들게 살아야 하잖아요. 세상의 모든 물질이 한정되어 있는데, 몇 사람이 풍요롭게 살면 나머지는 가난하고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잖아요. 뭐 도와준다고 몇 푼 갖다 준다고 그거 가지고 됩니까?"

- 삶의 방향을 바꿔야 된다. 방법을…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네요.
"그건 제 주장이고요, 각자 생각해서 살아야 되지요. 남의 말 듣고 살아서는 안 됩니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거지."

-(웃음) 그래도 좋은 생각들이 나와야 반성을 하고 다들 생각을 조금이라도 고쳐먹지 않겠어요?
"그렇게 하면 데모할 필요도 없잖아요. 석유 때문에 싸움을 하고, 환경오염이 되니까 또 공해를 줄이기 위해서… 뭐 누구나 다 아는 거잖아요, 뻔하게. 실천을 안 하니까 그렇지. 그래서 저는 승용차 타고 우리 집 오면 절대 오지 말라고 그래요. 그 뭐 할라고 몇 백 리를 승용차 타고 기름 때가면서 그렇게 와서 뭐합니까."

"우리도 미국 따라 그렇게 해서는 안 되잖아"

- 지금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셔서 밖에 나다니지도 못하고 그러시지요?
"오늘 28일이지요? 지난날 8일에 갔다가 꼭 20일만에 우체국 갔다왔네요. 바쁘게 편지 부칠 건 있고 해 가지고.

어디 계시더라도 좀 힘들게 살더라도 가난하게 살아야 됩니다. 그건 이상도 아니고 꿈도 아니고 현실이잖아요. 아프리카 아이들 불쌍하다느니, 이라크 아이들 죽어 가는 것 뭐 어쩌고 걱정하고 몇 푼 가지고 보태주는 것 그거 가지고는 안 됩니다.

미국의 인구가 전세계 인구의 한 5%도 채 안 되거든요. 그런데 전 세계 모든 자원의 한 50%를 다 미국이 소비하고 있거든요. 저건 안 되지요. 저건 악마지요. 우리도 미국 따라 그렇게 해서는 안 되잖아.

제발 미국한테 기대가지고 그 비싼 무기 사다가 괜히 우리끼리 저렇게 죽이고 하지 말고. 아이구, 고등학교 대학에서 그런 거 안 배웁니까? 도대체 대학에서 무얼 배우는 줄 모르겠어.(깊은 한숨)"

- 저는 기독교 목회자다 보니까 교회를 생각하게 되는데, 오늘 한국교회 현실이 너무 답답합니다. 어떻게 믿는다는 사람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저렇게 친미집회를 하고…."
"그러니 죽은 김선일씨도 교회에서 괜히 이야기하는 대로 이라크 불쌍하니까 선교하러 간다고 갔는데, 그거 그럴 필요 없어요. 그 사람들 나름대로 종교를 가지고 있고 오히려 그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순수하게 살고 있는데, 아랍인들 계율이 엄격해 가지고 아직까지 퇴폐적인 건 없거든요."

- 한쪽에서는 그래도 순교자라고 김선일씨를….
"바꿔 놓고 생각해봐요. 우리가 만약 이라크처럼 당했다고 하면 가만있겠어요? 안중근 의사가 처음에 프랑스 선교사한테 굉장히 많은 자기 고민을 이야기했어요. 어떻게 나라는 이렇고, 하느님 뜻은 어떻고.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그 프랑스 선교사가 '당신이 알아서 해야지, 당신 나라니까 당신 나라가 중요하면 나라를 위해서…' 라고 말했어오.

그래서 간도 독립 운동하는 데 가 가지고 군대 조직해서 싸우다 보니까 사람을 죽여야 하잖아요, 죽이는 것도 일본 졸병들 아무리 죽여 봤자 그거 소용없거든요. 정말 무고한 목숨만 죽이는 거지.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우두머리를 죽여야겠다 해 가지고 이등방문을 죽인 것이지."

"예수도 그렇게 했잖아요. 로마한테 대들었잖아요"

- 근데 그것도 테러라면 테런데, 그러한 방식이 어떻게 보면 또 해방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지 않습니까? 저는 김선일씨를 죽인 알 자르카위, 그렇게까지 하는 거 심정은 이해 가지만 그 방식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거든요.
"그렇게라도 하기 때문에 미국이 많이 주춤하고 있잖아요. 미국시민들도 어느 정도 반성 분위기가 서고 그렇지요. 독일의 디트리히 본 회퍼 목사가 히틀러 죽이기 위해 암살단을 조직해서 활동하다가 붙잡혀 감옥에서 죽었는데 그 목사가 그래요. '내가 아무리 신학박사 학위를 받아봤자 뭔 소용이 있느냐?' 그래 가지고 미국에서 공부하다 돌아와 가지고 그랬거든. '미친 사람 하나 죽여야 된다'고."

- 예수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거든요.
"예수도 그렇게 했잖아요. 무모하게 그랬잖아요. 로마한테 대들었잖아요."

- 대드는 거야 대들었지만 대드는 방식에 있어서 그렇게 폭력적인 방식으로 사람을 죽이고 살상하고 그렇게 저항하진 않은 것 같거든요.
"아니 그 보다 더 무서운 저항이 어디 있어요. 예수의 방법이 달라 그렇지."

- 그렇죠. 미국에 저항은 해야된다고 생각은 하는데, (알 자르카위 같은 테러단체의) 방법이 온당치 못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태복음에 나왔을 거예요. 예수님은 오리를 가 달라하면 십리까지 가줘야 된다. 적극적인 방법이지요. 그게 맞습니다.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마저 들이대라. 그게 간디가 그렇게 했거든요."

- 글쎄요. 그러니까 간디나 예수의 방식은 어찌 보면 어폐가 있지만 비폭력 저항방식이었는데, 지금 알 자르카위나 이런 사람들은 테러 방식으로 해서 사람을 죽이고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켜서 자기 나라를 건져야 되겠다. 이렇다보니까….
"그건 어쩔 수 없어요. 안중근이가 이등방문을 안 죽였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겠어요? 그 당시에 김구 선생이 가만히 있었으면 어떻게 되었겠어요? 그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새끼 빼앗긴 엄마 닭은 적한테 자기 목숨 내놓고 달려듭니다."

- 그러니까 선생님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라고 보는 거네요.
"교회 목사님들은 괜히 그렇게 사람 죽여서 되겠느냐고 그러는데, 예수님처럼 살지도 못하면서 그래요."

- 그렇게 말씀하시면 할 말이 없지요. (웃음)
"안 그러면 남 안 죽이더라도 예수님처럼 철저하게 살든지."

"아동문학이 상업화 돼 책 귀한 줄 모르게 돼"

- 선생님 이렇게 여기서 지내시는 것이 편안하셔요?
"이 세상 편한 데가 어디 있습니까? 아이고 참."

- 전에 어디서 모시고 가려고 했는데, 이오덕 선생님 댁이었나요? 불편해서 다시 돌아오셨다고…. 여기 동네 아이들은 좀 있습니까?
"없어요. 전부 다 도시로 나가고…."

- 계속 아동문학 작품을 쓰시고 그러시는데, 애들을 좀 직접 접해 보시고 그러는 것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서요.
"요즘 아이들은 옛날 아이들 같지 않아서요. 요즘 아이들은 별로 정이 안가요. 어머니들이 잘못 키우고 있어요. 전부다 자기 아이만 대단한 것처럼…."

- 그럼 작품 쓰실 때 어디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으셔요?
"아이디어는 얻는 것 없어요. 그대로 다 이야기니까 사람 살아가는… 이라크가 지금 겪고 있는 거 우린 벌써 5~60년 전에 다 겪었잖아요."

- 요즘 저희 도서관에는 '동화 읽는 어른모임' 사람들도 와서 활동을 하고 그러는데, 예전에 비해 어린이 책 시장이 굉장히 넓어져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옵니다.
"어린이 아동문학이 상업화가 돼 가지고 책이 귀한 줄을 모르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면 좋은 책이 나오긴 나오겠지만 아이들한테 별로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책이 귀한 줄 알고 여러 번 읽고 그래야 하는데….
"또 매출이 많이 줄어들어요. 한 번은 저것도 큰 코 다치겠지요!"

- 선생님은 여러 책들을 많이 쓰셨는데, 그 중에서 <몽실언니>를 가장 아끼십니까, 아니면 아끼시는 다른 책이 있습니까?
"<초가집이 있던 마을>이요. 그건 가톨릭 출판사에서 잡지에다 쓰다 보니 제재를 받지 않았어요. 거기서 복식인가 그 애는 입대를 거부하고 자살해 죽어요. 아버지는 월북하고 이런 아이입니다. 요새 양심적 병역거부가 이야기되고 그럽니다만. 그게 몽실이보다 한 3년 앞서 썼지요."

"항상 개방해 놓고 교회에 와서 주무시고 갈 사람 자고 가라 하고…"

- 지금도 교회에 다니고 그러셔요?
"요즘은 안 다녀요. 몸도 그렇지만. 목사님들이 너무 친미를 하고요. 너무 축복받고 이래 살아야 한다니까 우리 같은 사람은 그렇게 안 됩니다."

- 신앙을 버린 것은 아니시고요?
"그럼요. 저는 예수님을 기독교의 교주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깨끗하게 순수하게 불의를 마다하고 저항하다가 저렇게 돌아가신 분이지 기독교라는 어떤 종교를 만드신 교주는 아니라고 봐요. 더군다나 부시라는 사람이 정의의 하느님을 앞세워 가지고…."

- 그러니까 어떤 종교가 되었든 그러한 근본주의자들은 해악을 미치는 것 같아요.
"굉장히 갈등이 심했어요. 처음에 이걸 어떻게 하나. 남아 있으면 나도 같은 족속이 될 수밖에 없고. 나갈라니까 거기에 같이 있던 사람들 버려 두고 나 혼자 나온다는 것이 비겁한 것 같고, 그렇다고 교회는 고쳐지질 않으니까 '나'라도 그러면…."

- 그런 부분에 대해 담임 목회자와 이야기를 많이 하셨나요? 왜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지….
"이야기를 해도 그 사람들 뭐냐 그러냐면 대중들이 구하는 게 기복신앙이지 않느냐 이러 거든요. 그건 맞아요. 그러나 그거는 목사님들이 편하거든요. 기도해야 복 받는 거. 그렇게 하면 목회가 편합니다. 바치는 것만큼 몇 배 얻는다. 기도한 만큼 얻는다. 두드리라 얻는다. 이러면 (사람들이) 찾아오지요.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처럼 힘들더라도 이 세상에서 있어야 될 것 없어야 될 것 구분해 가지고 떳떳하게 물리칠 것 물리치고 그렇게 살아야 된다 이러면 안 옵니다. (웃음)"

- 저희 교회는 조그마한 교회입니다만, 그런 생각을 바르게 좀 하자는 차원에서 책읽기를 해요. 예배 후에 같이 식사하고 오후에는 책을 선정해서 이미 말씀드린 오강남 교수의 <예수는 없다> 같은 책도 다뤘고, 최근에는 해방신학자 구띠에레즈의 <우리의 우물에서 생수를 마시련다> 이런 책들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시간만 좋다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교회는 안 다녀도 꼭 교인들만 이게 필요한 게 아니다고 이야기하면서 자기도 다 동감한다며….
"그래요. 그 시간 좋다고 하면 그 시간 나오게 하고 어떤 경계를 안 만드는 게 좋아요. 불교, 기독교, 가톨릭…. 그래 가지고 항상 개방해 놓고 교회에 와서 주무시고 갈 사람 있으면 자고 가라고 그러고.

제가 교회 옆에 흙집에서 한 십육 년인가 살았거든요. 거기 있으면 밤이고 낮이고 애들이고 뭐고 찾아와요. 겨울에 눈이 오면 지나가다가 자고 가는 스님도 있고 비오면 비 피해 가고. 그런 사람 오면 마음대로 다 이야기해요.

어떤 청년은 와 가지고 '어제 대구 갔다 왔는데 뭐 하러 갔다 왔는지 압니까?' '내가 어이 아나?'라고 하면, '색시 집에 가서 자고 왔십니더. 나이 서른 넘은 놈이 장가를 못 가니까 한 달에 한 번씩은 갔다 와야 합니더' 그런 이야기도 해요."

- 강문필 선생이지요? 농사 지으시는… <하느님 개구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책 쓰신 분이. 그 분도 교회를 다니시다가 교회에서 목회자가 가르치는 부분들이 마뜩치 않아서 끝내는 교회에서 떠나셨더라고요. 저는 선생님이나 그런 분들이야말로 틀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좀 깨우쳐주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야 하는 데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 주지 않아도, 누구라도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혜가 그런 분별을 다 주셨어요. 그런데 그것이 용기지요. 용기일 겁니다. 그리고 겁이 나잖아요. 내 기득권을 다 잃어버리는데. 장로님 장로님 하고, 권사님 권사님 하고 그랬는데, 그거 다 버리자면 그렇잖아요."

- 선생님의 책, <우리들의 하느님> 그거 보면서도 가슴이 많이 찔렸습니다. 너무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말씀을 하시니까.
"기도를 해도… 철야기도를 했거든요. 몸이 아프고 그럴 때. 겨울에는 하다보면 기도가 안 나와요. 아이고, 추워라, 추워라 그러지. 한참 하다보면 입에서 그냥 다른 기도가 안 나오고 추워라, 추워라만 하지요. 그리고 그렇게 밤새 앉아 있다는 그 의지력 자체지 그건 하느님한테 구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거든. 자기가 얼마 만큼 의지력으로 견디느냐 그거지."

"종교인들 한 목소리로 반대하면 될 겁니다"

- 시대의 한계 속에서 그렇게 하느님을 쓰다 보니 자기 좋을 대로 자기 편리대로…
"다른 거보다도,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 이런 아이들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어른들이 만들어 놓고 죽어야지요. 맨 첫째로 이 세상에 전쟁 만큼은 없애 놓고 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거는 뭐 목사님들이 더 깊이 생각하고 연구해 보셔야 해요.

전쟁 만큼은 없어져야 해요. 핵무기는 자꾸 불어나고 언제 어떤 나쁜 군주가 들어서면 그거 한 방이면 다 날아가는 데. 그런 거 해 보셔야지요. 우리는 다 살았으니까. 목사님의 연배 되는 사람들 모여 가지고 스님도 좋고 수녀님도 좋고 누구도 좋으니까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 모여서 해결 방법을 찾아가야지요."

- 근데 너무 우리가 무력해요.
"그때 하느님한테 기도의 힘을 얻어야지요. 다른 힘을 얻는 거보다도….'

- 파병반대와 전쟁반대를 외치지만 국회에서 또는 정부에서 이렇게 강행을 하니까.
"그래도 종교인들, 스님들과 목사님들, 신부님들이 한 목소리로 그렇게 반대하면, 미국한테 대고 항의를 하면 저건 어느 정도 될 겁니다. 그런데 목소리 각각 다 다르니까 그게 문제지."

- 선생님 평생에 걸쳐서 이 책만은 꼭 읽어 봐라 할 만한 추천할 책 다섯 권만 소개를 해 주십시오.
"이미 다 읽어 보셨을 텐데. 신채호요. <조선상고사> 신채호 선생님 글은 다 좋아요. 우리 한국 사람은 신채호, 그 다음에 장준하 선생님이 직접 쓴 <돌베개>라는 거 있습니다. 일진 깊이 갔다가 달아나 가지고 독립군 찾아가는 과정을 적어 놨거든요. 그건 정말 돌베개입니다. 야곱이 고향 찾아가는 그 과정보다 더 힘들었지요.

김창숙이라는 사람 책하고, 리영희, 강만길 같은 분들 책들 모두 좋습니다. 다섯 권만이 아니라…. 역사 인물로서는 허균이라는 사람 전기를 될 수 있으면 구해 보시고…. 그 다음에 생각이 안 나서 그러는데 또 있어요. 우리가 약소국가였기 때문에 그때그때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펴보면 좋은 사람 많습니다."

"요즘은 좋은 책이 안 나오잖아요. 옛날에 나왔던 책들이나 좀 보고…"

- 주로 역사 관련한 책들을 권하시네요.
"구약성서가 이스라엘 역사잖아요. 함석헌 선생 책 <뜻으로 본 한국역사> 같은 거, 함석헌 선생님 책들도 다 좋아요. 누가 썼는지 모르지만 <사람의 아들>이라는 책 그거 보면 예수님에게 누구 어머니인지 '그런 불한당 같은 놈이 자식들 데려다가 다 버려 놓는다!'고 욕한 어머니가 거기 나와요. 제자 된 사람 가운데 한 어머니인데, 집에서 열심히 일하는 착한 애를 데려다가 저놈 자식이 다 베려 놓았다고 그런 장면이에요. 나사렛 그 목수 놈의 아들 자식이….(웃음)"

- 제가 부족하지만 <오마이뉴스>라는 인터넷 뉴스에다 책 소개하는 연재 기사를 쓰고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건데….
"다들 잘 알 겁니다. 강만길, 리영희, 송건호… 이런 사람들 책은 다 고전이니까. 판소리, 신재효입니까? 그 만들어 놓은 거 <춘향전>이나 <가루지기타령>이라는 거 있어요. <변강쇠전>이나 그거 정말 눈물겹지요."

- 요즘 아이들이 책을 잘 읽지 않습니다. 그림책도 잘 안 읽으려고 하는 데, 우리 도서관을 하다 보니까 답답해 죽겠어요.
"애들은 그냥 안 읽어도 됩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그냥 놀게 하고 그 다음에 중3학년이나 고등학교 되면 자기가 읽어야 돼요. 정신 차려 가지고 누가 읽어라, 읽어라 하지 않아도. 그 다음부터는 자기 인생을 살아야하기 때문에 선배들 어떻게 살았나 하면서 책을 읽겠지요."

- 선생님도 중학생 그 정도 연배 때에 책을 많이 읽었나요?
"책을 읽었는데 잘 못 읽었어요. 열일곱 열여덟 살 때, 이광수 책을 그 땐 베스트셀러라고 해 가지고 또 그땐 책이 없어서 헌책방에 가서 구해 읽었는데, 이광수 그 사람 우리 역사를 많이 왜곡시켜놨어요. <단종애사> 같은 거. 그런데 김동인의 <젊은 그들>이라는 건 괜찮아요. 박종화의 <금산의 피>라든가. 또 현진건의 <무영탑> 같은 거도 괜찮아요. 그런데 이광수 책은 아주 안 좋아요. 그리고 우리 작가들도 좋은 책 많지요. 그 누구지요? 채만식의 단편들…."

- 선생님, 요즘도 독서 열심히 하시지요?
"건강 때문에 많이 못 읽지요."

- 요즘엔 어떤 책들을 읽으세요?
"요즘은 좋은 책이 안 나오잖아요. 옛날에 나왔던 책들이나 좀 보고….

찾아보시면 좋은 책들이 있어요. 본 회퍼 전기 같은 거. 김교신이라는 사람 수기, 일본의 누구지요? 우찌무라 간조 그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또 누구지요? 노동운동 했던 사람, 일본 사람… 그 사람이 나중에 변절을 해 가지고 일본군국주의 협조를 하고 그래가지고 나쁜 사람이 되어 버렸는데 그 전에까지는 괜찮아요.

어떻든지 헌책방 다니셔 가지고… 부산이나 광주 이쪽으로 아니면 서울 가시거들랑… 헌책방 다니셔 가지고 책을 모으세요. 아이구 목회하는 분들도 힘들 겁니다. 그러나 기성교회 따라가서는 안돼요."

- 따라 가지 말자고 하는데 그게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하다 보니 진짜 아는 것도 짧고 내가 경험에서 우러나야 하는 데 그것도 아직은….
"앞으로 열심히 살면 되지요. 아이고, 이제 가시지요. 제가 힘들어 안 되겠네."

- 네, 그럼 선생님, 그만 물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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