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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성령훼방죄란 어떤 죄인가

논문신학성경 박일민............... 조회 수 7078 추천 수 0 2007.09.23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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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박일민 교수(칼빈대학교 신학대학원장)

   경건하게 살려고 하는 성도들은 흔히 성령훼방죄에 대한 문제에 부딪쳐, 내가 정말 성령훼방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해서 심각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교회 안에서 생겨난 어떤 일을 두고 그것이 성령훼방죄에 해당된다느니 안 된다느니 하여 서로 격한 논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워 할 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에게 성령훼방죄를 범한 사람이라는 판정이 주어지면, 그 사람은 자기 스스로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참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지고 마는 것을 보기도 한다.

   성령훼방죄란 어떤 죄이며, 우리는 성령훼방죄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자.

   1. 성령훼방죄의 다른 이름들

   성령훼방죄란 말은 예수님의 말씀에서부터 생겨났다. 안식일에 회당에서 병자들을 고치시는 예수님을 보고,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서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었기 때문이라고 비난을 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성령을 훼방하는 것은 사하심을 얻지 못하겠고, 또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고 하시면서, 성령훼방죄를 언급하셨다(마 12:31, 32).

   예수님께서 다른 모든 죄들은 용서받을 수 있으나, 유일하게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던 성령훼방죄를 히브리서의 저자는 ‘다시는 회개로 새롭게 될 수 없는 죄’ 또는 ‘짐짓 범한 죄’라고 표현하면서, 한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나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본 사람이 타락하여 범한 죄 또는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사람이 범한 죄라고 말했다. “한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예한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케 할 수 없나니 이는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아 현저히 욕을 보임이라”(히 6:4~6). “우리가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후 짐짓 죄를 범한즉 다시 속죄하는 제사가 없고 오직 무서운 마음으로 심판을 기다리는 것과 대적하는 자를 소멸할 맹렬한 불만 있으리라”(히 10:26, 27).

   한편, 사도 요한께서는 성령훼방죄처럼 용서받을 수 없는 죄에 대해 말씀하면서, ‘사망에 이르는 죄’ 그러므로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는 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누구든지 형제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한 죄 범하는 것을 보거든 구하라. 그러면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는 범죄자들을 위하여 저에게 생명을 주시리라. 사망에 이르는 죄가 있으니 이에 대하여 나는 구하라 하지 않노라”(요일 5:16).

   예수님이나 히브리서의 저자, 그리고 사도 요한의 말씀은 모두 동일한 죄를 말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성령훼방죄나 용서받을 수 없는 죄(不可赦罪), 새롭게 될 수 없는 죄, 짐짓 범한 죄, 사망에 이르는 죄는 동일한 하나의 죄를 각기 다른 시각에서 부르는 이름들이라고 할 수 있다.

   2. 성령훼방죄의 내용

   성령훼방죄와 관련된 말씀들을 종합해 보면, 성령훼방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 죄이다.

   1) 구원받은 성도의 죄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인들의 죄가 용서함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돌아가셨다(사 53: 롬 5:18,19). 그리스도께서 용서해주시려고 했던 죄는 사람들이 범한 모든 죄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를 믿는 사람은 어떠한 형태의 죄를 범했는가 하는 것과 상관없이 모든 죄들을 다 용서받는다. 그 결과 성도는 아무도 정죄할 수 없는 의인이 되어(롬 8:34), 죄와 사망의 법에서 영원히 해방을 받는 온전히 거룩한 사람이 된다(히10:14). 성경은 예수 믿는 사람을 사망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옮겨진 사람이라고 한다(요 5:24). 영원한 생명이란 결코 취소되는 일이 없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한번 구원받은 성도는 결코 사망에 이르지 아니한다. 또 구원받은 성도에게는 천국의 삶이 주어진다(마 18:3). 그런데 천국은 죄가 없는 곳이다. 따라서 성도는 사망에 이르는 죄, 용서받을 수 없는 죄, 즉 성령훼방죄를 범하지 않는다.

   2) 불신자의 죄가 아니다

   성령훼방죄는 ‘한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본 사람’,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본 사람’,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사람’이 범하는 죄이다. 이런 사람은 전혀 예수를 모르는 불신자가 아니다. 상당한 시간동안 교회생활이나 성경공부를 통해서 무엇이 성령의 생각이고 무엇이 성령의 사역인지를 분별할만한 능력을 얻은 사람이다. 교회 안에는 알곡들 속에 섞여 있는 가라지 같은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는 구원받은 성도가 아니면서도 마치 성도이기라도 한 것처럼 행세를 하거나 스스로 자신이 성도인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성령훼방죄는 참 성도나 전혀 불신자들이 범하는 죄가 아니라, 바로 이런 가라지 같은 사람들이 범하는 죄이다.

   3) 고의적인 죄이다

   사람은 무지함이나 부주의함 때문에 성령을 훼방할 수 있다. 사도 바울께서는 자신이 과거에 ‘훼방자’이었음을 고백하셨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알지 못했기에 범한’ 죄이었다고 하셨다. 그런데 사도 바울께서는 바로 이어 말씀하시기를, 자신은 도리어 긍휼을 입어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넘치도록 풍성한 주의 은혜를 받았다고 하셨다(딤전 1:13,14). 이것을 보면 사도 바울의 훼방죄는 용서를 받았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 성령훼방죄는 부지함이나 부주의함 때문에 범한 죄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범하는 죄임이 분명하다.

   4) 성령을 대상으로 한 죄이다

   예수님께서는 성령훼방죄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죄와 분명하게 구분하셨다. 그리고 “사람의 모든 죄와 무릇 훼방하는 훼방은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성령을 훼방하는 자는 사하심을 영원히 얻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처하느니라”고 하셨다(막 3:28-29). 훼방이란 해치거나 방해를 하는 말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성령훼방죄는 성령 하나님이나 그의 사역을 상대로 방해를 하는 말이나 행동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한다.

   5) 구체적인 사례를 말하기가 어려운 죄이다

   어떤 경우가 성령훼방죄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보기에 아무리 크고 중해 보이는 죄라 하더라도 하나님께는 용서 못하실 죄가 아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죄가 아무리 막중할지라도 동에서 서가 먼 것 같이 기억조차 하지 않으시는 은혜로운 분이시다. 믿음의 선진들이 범했던 맹세코 예수님을 부인했던 죄, 예수 믿는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복음전파를 방해하고 교회를 핍박했던 죄, 의도적인 간음에 살인을 더했던 죄,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사명을 피해 다른 곳으로 도망했던 죄 등 모든 죄가 다 용서를 받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구체적인 행동을 보고 그것이야말로 성령훼방죄 임에 틀림이 없다는 속단을 내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로서는 그 사람이 장차 베드로, 바울, 다윗, 요나처럼 회개하게 될 것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6) 끝까지 회개하기를 거부하는 죄이다

   죄를 용서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믿음과 회개를 통해서 임하여진다(행 3:19). 회개는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여서 어떠한 죄라도 용서받을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끝까지 회개하기를 거부하면, 하나님의 의로우신 판단이 나타나는 그 날에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를 피할 수 없게 된다(롬 2:5). 그러므로 성령훼방죄, 즉 용서받을 수 없는 죄는 끝까지 회개하기를 거부하는 죄라고 할 수 있다.

   3. 성령훼방죄에 대한 태도

   성도는 성령훼방죄가 다시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임을 알고, 성령훼방죄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불신자나 경건하게 살아보려는 의욕이 없는 사람에게는 성령훼방죄에 대한 의식이나 두려움이 없다. 경건하게 살려고 하는 의인일수록 죄의식이 강하고, 성령훼방죄에 대한 두려움도 심하다. 그러나 성도는 모든 죄를 용서받았기에 다시는 정죄 받을 일이 없는 의인이다. 따라서 성도는 성령훼방죄의 두려움에 지나치게 눌려 있을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훼방죄에 대한 자유함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성령훼방죄에 대한 두려움으로 구원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리고 좌절 속에서 영생의 길로부터 멀어지게 하려는 마귀의 경건을 가장한 간교한 속임수에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한편, 성령훼방죄는 소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서 나타나는 죄임을 기억하고, 성도는 자신이 참으로 구원받은 성도인지 아니면 성도라는 이름만 가진 사람인지를 살피는 일이 필요하다. 성도는 항상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하신(빌 2:12) 사도 바울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만일 성령훼방죄로 여겨질만한 일이 생각나면, 미루지 말고 즉시로 회개하여 바른 길로 돌아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에서가 영원히 축복의 기업을 놓치고 말았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히 12:17).

   성령훼방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 사망에 이르는 죄, 짐짓 범하는 죄 등으로도 불리는 참으로 무서운 죄이다. 그러나 이 죄는 구원받은 성도의 죄가 아니다. 성도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성령의 역사인 것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범하는 죄이다. 또 그 구체적인 사례를 말하기가 매우 어려운 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부로 어떤 행위에 성령훼방죄라는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신중한 자세로 자기 자신을 살피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 그리고 만일 자신의 죄가 깨달아질 때에는 지나친 두려움에 짓눌리지 말고, 기꺼운 마음으로 회개하여 의인이 누리는 평안을 가져야 한다. (2007. 8. 23. 교회와신앙)

   박일민 교수
   총신대학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중앙대학교 대학원
   칼빈대학교 교수(조직신학)
   칼빈대학교 신학대학원장
   저서 '개혁교회의 신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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