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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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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중계동에서 살 때의 일입니다. 20대 후반이었던 그 당시 대학원을 다니느라 열한시가 넘어 전철을 타고 밤늦게 늘 귀가하던 시절 이었습니다. 취객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지치고 피곤한 사람들이 졸면서 집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깊은 밤의 노곤함을 뒤흔들어 놓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 예수를 믿어라! 믿는 자는 천국이요, 믿지 않는 자는 지옥이니...” 단전에서 울어 나오는 굵고 탁한 그 외침은 취한 자와 졸고 있는 자 모두를 깨우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습니다. 일순간 전철 안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짜증으로 일그러집니다. 그런 일이 한 달 정도 이어지고 있던 어느 날 용기를 내어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 저도 교회를 다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전도방식은 오히려 하나님과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그 분은 나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손가락질을 하면서 한 층 더 큰 목소리 외쳤습니다. “ 사탄아 물러가라!” 피가 뜨겁던 그 시절 나도 모르고 언성을 높여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습니다. “ 젊어서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이런 식으로 회개하십니까!”
지금도 그 사람의 두꺼운 안경너머로 전해져 온 적개심이 가득 찬 얼굴표정이 떠오릅니다. 그 때 받은 충격과 상처는 너무나 깊어 그 후 이를 치유하는데 10여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로 인해 기독교라는 종교에 근본적 회의가 몰려 왔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변 기독교신자들은 그런 행동을 내심 거북해 하면서도 깊은 신앙심의 결과로 보고 수수방관하는 분위기 입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그런 식의 전도를 하는 것은 분명히 신앙 이전에 무례하고 오만한 행동입니다. 또한 미지의 누군가에게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영혼에 대한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무지하고 맹목적인 신자들이 결국 기독교를 현재와 같이 타종교인이나 많은 지성인들에게 외면 받고 조롱받는 종교로 만든 것이 아닐까요? 내가 절대적으로 믿는 진리를 전파하기만 하면 누가 다치던 죽던 상관하지 않는다는 이 무서운 이기심과 섬뜩한 도그마가 개인간의 불화, 집단 민족간의 갈등 그리고 국가간의 전쟁, 나아가 문명충돌로 이어진다고 생각됩니다.
그 늦은 밤에 뭇 사람들의 온갖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그런 행동을 하도록 떠밀어 넣은 우리의 종교문화와 사회 분위기를 반성합니다. 이건 아니라고 감히 용기 있게 권위 있게 말하고 설득할 수 있는 성직자가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나의 것이 그토록 소중하면 남의 것 또한 존중해주고, 때로는 남의 말도 귀기우려 듣고 무언가 배우고자하는 넓고 성숙한 인격들이 많아지기를 소원합니다. *
“ 저도 교회를 다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전도방식은 오히려 하나님과 예수님을 욕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그 분은 나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손가락질을 하면서 한 층 더 큰 목소리 외쳤습니다. “ 사탄아 물러가라!” 피가 뜨겁던 그 시절 나도 모르고 언성을 높여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습니다. “ 젊어서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이런 식으로 회개하십니까!”
지금도 그 사람의 두꺼운 안경너머로 전해져 온 적개심이 가득 찬 얼굴표정이 떠오릅니다. 그 때 받은 충격과 상처는 너무나 깊어 그 후 이를 치유하는데 10여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로 인해 기독교라는 종교에 근본적 회의가 몰려 왔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변 기독교신자들은 그런 행동을 내심 거북해 하면서도 깊은 신앙심의 결과로 보고 수수방관하는 분위기 입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그런 식의 전도를 하는 것은 분명히 신앙 이전에 무례하고 오만한 행동입니다. 또한 미지의 누군가에게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영혼에 대한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무지하고 맹목적인 신자들이 결국 기독교를 현재와 같이 타종교인이나 많은 지성인들에게 외면 받고 조롱받는 종교로 만든 것이 아닐까요? 내가 절대적으로 믿는 진리를 전파하기만 하면 누가 다치던 죽던 상관하지 않는다는 이 무서운 이기심과 섬뜩한 도그마가 개인간의 불화, 집단 민족간의 갈등 그리고 국가간의 전쟁, 나아가 문명충돌로 이어진다고 생각됩니다.
그 늦은 밤에 뭇 사람들의 온갖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그런 행동을 하도록 떠밀어 넣은 우리의 종교문화와 사회 분위기를 반성합니다. 이건 아니라고 감히 용기 있게 권위 있게 말하고 설득할 수 있는 성직자가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나의 것이 그토록 소중하면 남의 것 또한 존중해주고, 때로는 남의 말도 귀기우려 듣고 무언가 배우고자하는 넓고 성숙한 인격들이 많아지기를 소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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