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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112-4.22】럭셔리(luxury)한 장면
미장원에서 머리 깎고 오는 길에 면사무소 앞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와아아아아......” 하는 소리가 들린다. 면사무소 화단에 있는 산사나무에 하얀 꽃이 얼마나 다닥다닥 많이 피었는지 마치 한겨울에 눈 덮인 태백산 설목(雪木)같다.
그걸 보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그냥 가지 못하고 감탄사를 날리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나도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정말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감동적이고 화려하고 럭셔리(luxury)한 장면이다.
산사나무의 열매는 떫고 시고 맛이 없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열매이다. 그러므로 산사나무의 최고의 순간은 열매를 딸 때가 아니라 일제히 모든 꽃을 다 피운 오늘이 바로 최고로 화려한 순간이 아닐까?
나에게는 저 산사처럼 럭셔리한 최고의 날은 언제일까? 이미 지나갔을까? 아니면 아직 안 온 것일까? 음... 잘 모르겠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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