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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118-4.28】미리하면 자유롭다
점액질 기질인 나는 매사에 서두르는 법이 없다. 그러다보니 어떤 일을 미루고 미루다가 닥쳐서 처리하느라 정신없기 일쑤이다. 그래서 내 눈에 가장 잘 보이는 창문 꾸석때기에 <미루는 것은 영적으로 눌린 것이다. 미리하면 자유롭다>하고 포스트잍에 써서 붙여놓았는데, 오늘 가만히 들여다보니 얼마나 오랫동안 붙어 있었는지 글씨가 바래 희미해졌다.
그럼 그렇게 오랫동안 내 눈앞에 있었던 저 글씨대로 내가 미루는 버릇을 고쳤느냐? 전혀 아니다. 그냥 이대로 살다가 죽어야 할 모양이다. 하나님이 주신 기질적 특성은 노력한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닌가 보다.
그 대신 미루고 미룬 일을 막판에 처리할 때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며칠 걸릴 일도 하룻밤에 끝내버린다. 날마다 이렇게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아마 아인쉬타인 만큼 많은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쪽지를 철거했다. 그냥 이대로 살래.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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