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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깡패를 때려눕힌 목사

수필칼럼사설 이계선............... 조회 수 320 추천 수 0 2015.08.15 2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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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998 

당당뉴스당당뉴스 2015년 08월 02일 (일) 23:24:33


깡패를 때려눕힌 목사


부산에서 서울교회로 올라와 보니 목사를 촌놈 취급이다. 점심 먹던 제직들이 나를 힐끔 쳐다보면서 낄낄거리고 있었다. 물어봤더니 무용담 자랑이다.

“먼저목사님을 강단에서 끌어내려 내동이친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독립문 근처에 있는 그 교회는 일제시대에 세워진 교회였다. 고참 교회답게 늙은 암탉들의 꼬꼬댁 소리가 심해 목사들이 애를 먹고 있었다. 교단본부에서 헌병특무상사 출신의 헤비급목사를 파견했다. 덩치좋은 특무상사는 기선을 제압하려고 간증설교를 자주했다. 탈영병을 개 패듯 때려잡던 이야기, 계급이 높은 장교를 무릅 꿀리고 조인트 까던 무용담도 늘어놨다. 구라가 지나쳐 참모총장 정일권 대장도 친구라고 떠들어댔다.


그 교회에는 3인의 천하무적이 있었다. 형무소교관출신 유도유단자 모 장로, 진보당간부를 지낸 모 장로, 권투선수출신 모 집사. 3인이 반기를 들었다.

“무용담 그만하세요. 이제는 저희들이 목사님에게 무용담을 보여드리겠습다”

3인은 강단으로 올라가 특무상사를 끌어내렸다. 업어치기 유도기술로 패대기를 쳐버리자 특무상사는 몽둥이 찜질을 당한 개처럼 축 늘어져 버렸다.

"그때부터 목사님은 잘 길들여진 신병처럼 저희들과 사이가 좋아졌지요“


목사님도 알아서 기라는 협박이다. 눈앞이 캄캄했다. 부부싸움 말고 나는 단 한번도 싸워 본적이 없다. 부부싸움에서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헤비급도 당했다. 나는 30대후반의 밴텀급이다. 주여, 나에게 삼손같은 힘을 주소서! 기도할수록 더 무서웠다. 그러다 일이 터져버렸다. 수요일 밤이었다.


좀 늦어 부랴부랴 교회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권투선수 집사는 피아노에 머리를 처박고 반주하는 흉내를 내고 있었다. 장로들은 엎드려 기도하는 체 하면서 게눈으로 뭘 살피고 있었다. 교인들 모두가 그랬다.

깡패들이 난입하여 아가씨들을 희롱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나가던 독립문 조폭들이 찬송소리를 듣고 들어온 것이다. 두목이 제일미녀를 차지하자 졸개들도 예쁜 아가씨들에게 달려들었다. 처녀들이 성회롱을 당하고 있는데도 교인들은 꼼짝을 못하고 있었다.


그 꼴을 보는 순간 거룩한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깡패들 보다 교인들에 대한 분노가 더했다.

‘목사에게는 호랑이처럼 용감하게 달려들면서 깡패들에게는 어린양처럼 고분고분 겸손하기만 하구나’

나는 두목에게 달려들며 소리쳤다.

“야, 무릎 꿇어!”


산천을 울리는 호랑이 포효(咆哮)에 놀란 두목은 얼른 무릎을 꿇었다. 조자룡이 장창을 높이 들어 하늘을 찌르듯 난 오른손을 하늘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있는 힘을 다하여 팔꿈치로 놈의 등을 내리찍었다. 푹! 소리가 나면서 두목은 오징어처럼 납작이가 돼버렸다. 졸개들은 줄행랑을 쳐 버렸다.


“야, 일어나 꺼져버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손을 툭툭 털고는 강단으로 올라갔다.


“찬송가 ‘성신이 오셨네‘를 찬송합시다.”

시키지도 안했는데 교인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 했다.

그 후로는 무슨 설교를 해도 아멘으로 받아드렸다. 어린양이 돼 버린 것이다.


“장로님 요즘은 왜 3인의 무용담을 안 하십니까?”

“아이구 목사님 살려주십쇼”

어쩌다 농담이라도 하면 엄살이다. 독립문근처에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다.

“영천교회에 부산 조폭두목 출신 목사가 왔다더라. 시라소니 친구였다더라”

‘아하! 주먹에게는 주먹이 특효약일 때가 있구나.’

목사도 싸움을 할 줄 알면 이로울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회를 은퇴 하자 누가 물었다.

“현역 때 이루지 못한 아쉬운게 있으십니까?”

“내가 누린 영고성쇠(榮枯盛衰)는 그만하면 만족해요. 그런데 다시 태어난다면 꼭 해보고 싶은게 하나 있어요. 싸움질입니다”


나는 평생 단 한 번도 싸워 본적이 없다. 중학교 1학년때 세 살 위인 형과 다툰적이 있었다. 감정이 격앙되자 반말이 나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순간 형의 주먹이 내 얼굴을 강타했다. 형에게 맞은게 얼마나 슬프고 억울했던지 뛰어나가 자살하고 싶었다. 101세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증언.

“7남매 중에 부모에게 단 한번도 대들지 않은 자식은 이 목사 뿐 이었어”


나는 매일 부모님에게 대들은 것 같은데? 내가 싸움을 못하는 이유는 착해서가 아니다. 나처럼 싸움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 전쟁소설은 죄다 읽었다. 삼국지는 중학교 때 10번이나 읽었다. 그런데 싸움을 못한다. 겁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강아지가 짖어대도 도망가는 겁쟁이다. 우리자식 3남매들도 애비를 닮아 싸울 줄을 모른다. 난 가끔 애들에게 독전(督戰)연설을 한다.


“얘들아 싸움을 해봐야 겁이 사라지고 세상이 무섭지 않다. 맞기도 하고 때려도 봐야 담력 요령이 생겨 세상을 이길수 있다. 감옥까지는 못가더라도 경찰서 유치장정도는 구경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빠는 생전 싸움경험이 없어서 부부싸움에서 엄마에게 완패를 당하고 있단다.”


“아냐요. 아빠는 타고난 싸움꾼이에요. 독립문 깡패를 단 한방에 때려눕힌 천하무적의 주먹이라구요”


이계선  |  628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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