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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234-8.22】백합과 채송화
화려한 백합꽃의 향현(響絃)이 끝나고 말라버린 백합 줄기를 베었더니 이제 그 빈자리에 채송화 꽃이 피어 벌을 부르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해마다 이 작은 화분에서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백합은 어머님이 주신 것을 화분에 심은 기억이 나지만, 채송화는 일부러 심은 적이 없다. 어느 해인가 옆 화분에 심었던 채송화 씨앗이 날아와 그때부터 백합과 채송화의 동거는 시작된 것이다.
서로 꽃이 피는 시기가 달라 한 화분으로 두 번 꽃을 본다. 백합은 먼저 자신의 꽃을 활짝 피운 다음에 말없이 자리를 비워줄 뿐 자신의 영역에 채송화가 자라는 것에 대해 불평이 없다. 그저 바라만 볼 뿐.
우리의 삶이 백합과 채송화 같았으면 좋겠다. 한 사람이 이 땅에서 사라지면 그 사람에 관련된 모든 것이 사라진다. 그러면 그 자리를 다시 누군가가 채운다. 인간도 자연의 선순환 속에 있는 것을.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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