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내가 산에서 노란 감국을 꺾어와
여기저기에 꽂아 놓았습니다.
그 향기가 참 좋네요. 어쩜 들꽃은
보아주는 이 없는데도
그렇게 고운 꽃 피우고 맡아 주는 이
없어도 은은한 향기를 풍길까요?
사람이 아무리 잘난 척 하고
믿음이 깊다고 해도 들꽃만 할까요?
가진 것 없이 하늘 바람, 비, 햇빛, 흙만 가지고도 스스로를
아름답게 빚어내는 들꽃.
너는 흙으로 네 영혼의 무지개를 빚는구나.
들꽃 같은 사람. 다툴 줄 몰라, 미움도 분노도 몰라, 홀로
기쁘고,
홀로 자유로워 누구와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 누구나 축복하는
사람,
들꽃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이 그립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을 부려봅니다.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하나만큼 차려
입지 못하였다."(마태 6:29)
해가 넘어가는 저녁 노을에 추수 끝낸 논바닥이 황금색으로
변합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단풍의 고운 색깔이 화려한 파티를
열고
갈대숲의 어석거림, 가을 바람의 풍성함, 낙엽이 뒹굴고
빠알갛게 익은 감이 감나무에 주렁주렁
밭에서 들깨대를 배어 내는 아내의 그림 같은 모습
어디선가 구절초와 감국의 향기가 날아와 머리를 맑게 합니다.
그렇게 가을을 마음껏 느끼며 나무 의자에 앉아 고요를
즐깁니다.
아! 내가 이렇게 좋은 가을을 또다시 맞이하게 되다니.
이렇게 좋은 가을을 내가 40번이나 누리다니 보통 은총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내 생애에 다시
돌아온 가을의 한 가운데 서있다는
사실
그것만 가지고도 이 가을이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최용우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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