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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244-9.1】얼갈이 채소
밭에 얼갈이 채소가 딱 먹기 좋게 자랐다. 얼갈이를 뽑아서 잘 씻은 다음,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몇 방물 떨어뜨린 다음, 오물락 조물락 버무린 다음, 김이 펄펄 나는 하얀 쌀밥을 팍 엎어 비빔밥을 해 먹어도 아삭아삭 맛있겠고, 살짝 양념에 버무려 먹어도 맛있겠다.
요즘 마트에 ‘새싹채소’가 비빔밥이나 셀러드용으로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한국형 셀러드에는 얼갈이 채소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얼갈이는 땅을 깊게 파지 않고 겉만 슬렁슬렁 파는 것이고, 얼갈이 채소는 그 위에 살짝 배추나 무씨를 뿌려서 잎사귀가 연할 때 뽑아서 먹는 채소이다. 배추나 무이기는 하지만 통통하고 쭉빠진 완성체가 아니라 그렇게 크기 전에 뽑아먹는 좀 모자란 녀석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이 좀 모자란 사람을 ‘얼간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얼간이나 얼갈이가 이름도 비슷하고 쓰임새도 비슷하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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