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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김학현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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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배고픈 건 착각이다> 책 표지
식탐과 식욕 구분 못하는 미생들에게
[책 뒤안길] 무라야마 아야의 <당신이 배고픈 건 착각이다>
김학현(연서교회목사) | 승인2015.06.02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참 삶이 무미건조할 것이다. 배고플 때는 물론,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공허함이 몰려올 때 무엇인가 먹고 싶은 욕구가 솟는 것은 어쩌면 살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해서 그렇지 식탐을 부리면서 조물주가 준 식욕이라고 착각할 때가 많다.
식탐과 식욕은 엄연히 다르다. 식탐은 몸을 망친다. 그러나 식욕은 몸을 세운다. '식음을 끊었다'는 말은 식욕이 없다는 뜻이고, 식욕이 없어졌다는 말은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린다는 뜻이다. 식욕이 없으면 안 된다. 식욕은 자연스런 것이다. 식욕이 충만해야 다른 의욕도 살아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자연스런 식욕이 식탐과 같은 말로 씌어 홀대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식욕 센서가 스트레스로 망가져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그렇다. 건전한 식욕이 식탐으로 바뀌고, 그렇게 됨으로 너무 비만하거나 균형을 잃은 몸이 된다.
망가진 식욕 센서를 고쳐야
이런 주장은 무라야마 아야가 <당신이 배고픈 건 착각이다>(SEEDPAPER 펴냄)에서 말하는 주된 골자다. 저자는 스포츠 영양사로 철인3종 경기 선수로 활동 중인데, 식욕 조절과 식이지도 컨설턴트로 이 분야의 전문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KBS2TV <비타민>에 출연 중인 이기호 교수가 '푸드테라피(음식으로 질병을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배고프지 않은데 먹고, 동물들이 먹지 않는 음식을 먹어서 병이 생기고, 이 때문에 늙고 병들어가는 인간들은 또 다시 그 어떤 동물에게도 적용할 수 없는 특이한 식이요법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식단들이 맞다 틀리다 갑론을박을 하
면서도 과자를 먹고 설탕물을 마신다."- '추천의 글' 중에서
이런 이기호 교수의 지적은 우리의 식탐이 얼마나 일그러져 있는지 잘 나타내 준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이것이 문제다. 그러나 그것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게 잘못된 식욕 센서를 회복하는 일이다. 보통 '다이어트' 하면 '하루에 한 끼만 먹어라', '곡기를 끊고 채소만 갈아마셔라', '주기적으로 굶어라' 등 어떻게 칼로리를 낮출 것인가를 안내한다.
그러나 저자는 'PFC 밸런스'를 강조한다. 즉 3대영양소(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를 충분히 섭취하라는 것이다. 적게 먹거나 무엇을 먹지 않는 것으로 절대로 건강한 몸이나 다이어트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매스컴은 '먹방' '식도락' 프로그램으로 넘쳐나는데 정작 균형 잡힌 식단에 대해서는 별로 강조하지 않는다.
건강 프로그램에서도 칼로리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게 영양밸런스다. 저자는 하루에 1000kcal의 식용유를 먹는 사람과 2000kcal의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을 비교하며 후자가 맞다고 말한다. 칼로리 신화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그야말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다.
본능의 식욕에 충실해야
우리 몸 본연의 흐름에 충실한 식욕 조절이 답이다. 살을 빼기 위해 먹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기보다는, 적절한 운동과 제대로 된 식단으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덜 나게 만들어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만을 채워주면 건강하고 날씬해질 수 있다.
"고장 난 식욕 센서를 수리하고 우리 몸에 본디 갖추어진 정상적인 식욕 센서를 회복하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음식이 먹고 싶어진다. 한마디로 더 이상 먹고 싶은 욕구를 참을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식욕 센서를 수리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건강하고 날씬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당신이 배고픈 건 착각이다> 43쪽
저자는 식욕 센서가 회복되면, 먹고 싶은 대로 마음껏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이어트란 걸 해 본 사람이면 이 무슨 해괴한 소리냐고 맞받아칠지 모른다. 이는 그릇된 식탐을 올바른 식욕으로 바꾸면 가능한 일이다. 바른 식욕이 그른 음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야생 동물들은 먹고 싶은 대로 먹어도 비만하거나 건강에 이상이 없다. 야생 동물들은 식욕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원래 우리의 몸이 가지고 태어난 올바른 식욕 센서를 되찾으면 야생 동물들처럼 그저 필요한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먹으며 우아하게 살 수 있다.
정상적인 인간은 영양소가 부족하면 식욕 센서가 발동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여러 환경적 요소들로 인하여 이 식욕 센서가 고장 나 있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칼로리 제로 식품을 섭취해도 센서가 고장 난다. 귀가 안 들리면 점점 고성을 지르듯, 식욕 센서가 고장 난 사람은 점점 자극성 있는 음식을 요구하게 된다.
고장 난 식욕 센서 치료법
저자는 자신의 몸이 보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충고한다. 식욕 센서의 감도를 높이는 첫 번째가 운동이다. 하루 20분 이상 땀 날 정도로 운동하고, 운동 후 소모된 영양소를 보충하는 식사를 하면 잠들어 있던 세포가 일어나며 센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폭식이나 잘못된 식탐에서 벗어나야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다고 충고한다. 본래의 식욕 센서를 회복하면 몸이 원하는 대로 먹어도 비만하거나 건강을 잃지 않는다. 식욕 센서가 수리되면 입맛이 변한다. 억지로 생활을 바꾸지 않아도 운동을 하면 자연히 몸이 필요한 음식이 당긴다.
몸의 독소를 빼는데 달리기가 좋다. 센서의 회복으로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담긴 음식이 당긴다. 이렇게 되면 마음껏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 다만 '5색5미'는 염두에 두라고 충고한다. '빨강, 초록, 노랑, 하양, 검정색' 식품을 기본으로 '단맛, 매운맛, 짠맛, 신맛, 쓴맛'을 골고루 즐겨야 한다.
'지금의 내 몸은 6개월 전에 먹은 음식으로 이뤄졌다'는 말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만든다. 저자의 음식에 대한 충고는 저칼로리식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단이다. '1식3찬, 5색5미, 하루 20분 땀내기, 세끼 사진 찍기, 젓가락질 바로 하기' 등 구체적인 식욕 센서 치료법은 그리 요란한 게 아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책이 사용하는 '식욕 센서'가 학문적으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영양의 균형'은 '칼로리'에 대한 반향으로 나온 듯하지만 상식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독자에겐 실망이 될 수도 있다. '고작 운동 20분'하며 시큰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평범하니 더 실천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는 부록으로 식욕 센서를 회복하는 밥상 레시피까지 들어 있다. 스트레스, 만성피로, 폭식의 악순환에 시달리는 '미생'들이여, 식탐을 식욕이라 혼동하는 '미생'들이여, 한번 마음먹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 가슴에 와 닿는 책의 경구들을 적으며 글을 마친다.
음식이 나쁘면 약이 소용없고 음식이 좋으면 약이 필요 없다. 내 몸은 내가 먹은 음식으로 이루어진다. 즉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미래의 내 몸이 달라진다.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김학현(연서교회목사)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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