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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출처 : 김학현 목사 

10월 26일과 2월 14일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책 뒤안길] 하얼빈 의거 그대로 보여주는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 
김학현(연서교회목사) 2015.08.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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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중근 재판정 찬관기> 표지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김흥식 지음 / 서해문집 펴냄 / 2015. 8 / 182쪽 / 9800 원)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다른 맘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편지는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것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거라.”


여보! 애국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이 올올히 맺힌 편지라오. 그 애국자는 안중근 의사요, 그 어머니는 조마리아 여사라오.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 자체가 불효였던 시대에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신보다 먼저 죽으라고 말하는 담 큰 어머니, 이런 어머니가 있었기에 안중근 의사 같은 분이 계시지 않았나 생각이 드오.


안중근 의사는 왜 항소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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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즌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자기보다 먼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항소하지 말라고 편지로 안 의사에게 당부했다.(OBS)


안중근 의사는 지금부터 105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죽인 혐의로 하얼빈 역 현장에서 잡혀 여섯 번의 형식적인 재판을 받고 1910년 3월 26일 순국하셨소. 왜 이토 히로부미였을까, 무슨 이유로 그를 죽였을까, 안중근 의사는 어떻게 죽음을 맞으셨을까, 이 모두를 알 수 있는 재판정 모습을 실감나게 재현해주는 책이 있소.

김흥식의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서해문집 펴냄)이 그것인데, 당시 생생한 재판정 기록을 사실대로 기록해 주고 있어 후대를 사는 우리가 안중근 의사를 좀 더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아닌가 싶소. 일심재판 여섯 번의 공판 중에 세 번째만 빼고 모든 재판기록이 비교적 상세히 기술되어 있어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애국자들의 당시 생각과 애국심을 그대로 읽을 수 있소.


여보! 아무리 일본제국시대라 해도 삼심제가 어엿한데 안중근 의사는 더 이상의 재판을 받지 않았소. 이미 어머니의 뜻을 편지에서 읽었듯,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던 것이오. 죽을 각오를 하고 한 일이니 죽음으로 애국을 택한 것이지요. 안 의사는 도망가지 않은 이유에 대한 미나베 재판장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오.


“도망칠 까닭이 없다. 이토를 죽이는 것은 오로지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한 기회를 얻기 위함인데, 뭐가 그릇된 일인가? 그러니 도주할 필요도 없다.”(본문 62쪽)


거사 후 안중근 의사는 러시아 헌병에게 붙잡혀 넘어졌고, 권총도 손에서 내던져졌다며 결박 후에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를 세 번 외쳤다고 말하고 있소. 외부의 힘에 의해 넘어질지언정, 결박될지언정 결코 넘어질 수 없는 강인함이 붙잡히는 순간까지 드러나지요.


안중근 의사는 왜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나?


여보! 안중근 의사는 왜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을까요?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그것은 그가 제국주의에 의한 아시아 침략에 앞장섰기 때문이오. 조선에 을사늑약(乙巳勒約)을 강요하고 헤이그 특사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다오. 결국 본보기로 그를 택한 것이오.


안중근 의사의 법정 증언을 그대로 옮겨보겠소.


“이토를 살해한 것은 내가 사람 죽이는 것을 좋아해서 한 것이 아니라 큰 목적(동양 평화)이 있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살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중략) 이토가 통감이 되어 한국에 오면서 5개조 조약(을사늑약)을 체결한 것은 한국 상하 인민을 속이고 일본천황의 성스러운 배려를 거스른 것이다. (중략)


강제로 한국 황제를 폐위시키고 더욱 방약무인한 행위를 하였기에 한국 인민은 통감을 마치 원수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중략) 오늘 이토를 하얼빈에서 살해한 것은 한국독립전쟁의 의병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한 일이다. 이 법정에 끌려나온 것은 전쟁에 나가 포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일개 자객으로 신문을 받을 이유가 없다.”(본문 93~97쪽)


여보, 안중근 의사는 재판정에서 줄곧 자신을 살인자 취급하지 말고 전쟁포로로 대해 달라고 호소하오. 그 의연함이 하늘을 찌르지요. 이토가 한국에 근무하는 이상 황제폐하의 신하여야 하는데 무엄하게 고종황제를 억류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은 죄가 막중하다고 말하오. 자신이 죄인이 아니고 이토가 죄인이라는 말이오.


안중근 의사는 일본천황도 동양 평화와 한국 독립을 공고히 한다고 했는데, 이토 히로부미가 이를 어기고 외부, 공부, 법부, 통신기관을 장악했다고 공분하오. 검사, 재판관과 변호사 모두 일본인들이어서 마치 그들과 안중근 의사 한사람의 싸움으로 비쳐지는 재판정, 싸늘한 풍경이지만 안 의사는 기개를 전혀 잃지 않는다는 게 신기할 정도요.


안중근 의사, ‘나는 자객이 아니라 전쟁포로다’


여보, 1910년 2월 7일에 시작된 첫 공판으로부터 2월 14일까지, 단 일주일 만에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이 선고되었소. 아마 이런 재판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오. 가족들이 신청한 한국인 변호사를 배제하고 일본인 관선 변호사만 허락된 재판 아닌 재판에서 말이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 한 사람을 죽여서 동양 평화가 이뤄진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소. 그럼에도 동양 평화로 가는 첫 걸음으로 그를 택해 제거한 것이오. 심지어는 일본인 변호사조차도 “피고는 이토 공을 살해함으로써 훗날 일본과 한국의 의사(義士)가 될 뿐”이라며 징역 3년이 적당하다고 말했소. 그의 말은 적중했소. 안중근은 의사(義士)가 되었으니까요.


문제는 일본인 변호사들은 하나 같이 안중근 의사를 ‘자객’이라며 서재필 의사와 이재명 의사를 거명하며 형량을 낮출 것을 요구했소. “본래 자객은 형벌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아니므로 피고에게 사형을 내린다 해도 검찰관의 희망은 달성될 수 없을 것”(141쪽)이라는 변호사의 말이 이를 대변해 주고 있소. 그러나 안중근 의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자신은 살인한 자객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싸운 전쟁포로라고 맞섰소.


“3년 전부터 품고 있던 생각을 실행에 옮긴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행동은 내가 한국의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하얼빈 역에서 독립전쟁을 일으켜 이토를 죽인 것이기 때문에 결코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를 전쟁포로로 취급해야 함에도 한낱 살인자로 여기며 피고인 취급을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본문 36쪽)


여보! 10월 26일과 2월 14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오? ‘10·26사태(박정희 시해사건)’가 일어난 날이고 ‘밸런타인데이’라고요? 아니오. 그렇게만 기억하면 아니 되오. 우리는 안중근 의사와 관련하여 두 날짜를 기억할 필요가 있소. 안중근 의사의 거사일이고, 안 의사가 사형 언도를 받은 날이오.


재판정의 기록이라 단순하기는 하지만 책에는 안중근 의사와 그와 함께 했던 애국지사들의 높은 뜻이 그대로 녹아 있소. 광복 70년을 맞은 지금도 독도가 자기 나라 땅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위안부가 자발적 매춘부라고 씨불이는 일본의 왜곡이 여전한 지금, 자신이 자객이 아니라 전쟁포로라는 안 의사의 말을 가슴에 담을 필요가 있소. 왜곡이 정당화되면 안 되겠기에.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이 글에서 말하는 ‘여보’는 내 아내만이 아닙니다. ‘너’요 ‘나’요 ‘우리’입니다.

김학현(연서교회목사)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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