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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343-12.9】빵 먹고 시퍼 잉
저녁 먹은 게 부족했던지, 아니면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 몸이 막 당분을 끌어당기며 아우성을 치는지 “여보, 나 빵이 먹고 시퍼 잉~”
아효, 내가 결정적인 약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여자들의 콧소리에 약하다는 거... “밖에 비가 와서 추운데... 나가기 싫은데...” 하면서도 내 손은 주섬주섬 옷을 찾아 입고 있다.
전에는 동네에 빵집이 여러 곳 있어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빠리가 들어온 이후로 다 문을 닫았다.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냥 공장에서 기계가 영혼 없이 대량으로 만들어 주는 ‘물건’을 골라야 한다. 빵이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데, 온 국민들이 빵을 몇 가지 밖에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불행한 자화상이다.
아내는 야채가 듬뿍 들... 은 것처럼 보이나 속은 반쯤 빈 고로케를 사다주고 나는 오늘도 역시 소보루 한 개 골랐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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