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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출처 : 김학현(연서교회목사) 

박정희의 ‘레드 콤플렉스’가 밀사 황태성을 죽였다

[책 뒤안길] ‘황태성 간첩사건’ 전모를 밝힌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 
김학현(연서교회목사) | 2015.11.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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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김학민·이창훈 지음 / 푸른역사 펴냄 / 2015. 11 / 411쪽 / 2만 원)


"술래가 바뀐 뒤 박정희의 레드 콤플렉스와 사상논쟁의 트라우마는 있는 빨갱이 없는 빨갱이에 대한 병적인 공포증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위기 때마다 간첩사건을 조작하여 그 위기를 넘겼던 박정희식 통치방식을 빗대어 이리 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오. 여보! 이 말은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 말문에 적은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의 말이오.


박정희의 '레드 콤플렉스'... '밀사'를 '간첩'으로

 

박정희가 친일에서 좌익으로, 좌익에서 또 우익으로 숨 가쁜 변신'을 하면서 그가 통치하는 대한민국은 건강한 이념논쟁은 사라지고 공산주의에 대한 '레드 콤플렉스'만이 서슬 퍼랬소. 5·16쿠데타로 남로당 간부 출신 박정희가 부상하자 북한은 대화가 통할 꺼라 생각했소.


그래서 처음에는 5·16 쿠데타 직후 초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인 장도영을 비난하긴 했어도 실세 박정희를 비난하지는 않았소. 북의 김일성은 통일과 평화공존을 도모할 목적으로 박정희 가(家)와 안팎으로 친분이 두터운, 무역성 부상(차관급)을 지낸 황태성을 남한에 밀사로 보냈소.


하지만 황태성은 남으로 온 지 2년 4개월 만에 간첩혐의로 비밀 재판을 받고 1963년 12월 14일 총살당하오. 쿠데타 세력은 '간첩'이라고 하고, 황태성을 아는 주변인들은 '밀사'라고 하는 그! '황태성 간첩사건'의 미스터리를 그의 평전과 함께 다룬 첫 책이 바로 김학민·이창훈 공저의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라오.


여보! 우린 이미 박정희 정권을 거친 세대라 그의 통치 스타일을 이미 알잖소. 뭐, 그때만 해도 '대통령'하면 박정희, '박정희'하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알았지만 말이오. 그땐 참 간첩이 많았던 시대였소. 그런데 모두 간첩은 아니었다는 게 후에 밝혀진 진실 아니오.


"1961년 6월 중앙정보부가 창설되고 나서 만든 첫 작품이다. 정보기관에 의한 공안 조작사건의 원조인 것이다. 그리고 이 원조는 1964년 1차 인혁당사건, 1967년의 동백림 간첩단사건, 1973년의 김대중 납치사건과 민청학련사건, 최근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등 크고 작은 숱한 공안 조작사건으로 끝 모르게 진화해 왔다."-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 9쪽에서

 

첫 공안 조작사건, '황태성 간첩사건! 여기에 대해 정리한 책이오. 황태성은 1906년 4월 27일 일제의 조선 침탈에 맞서 반봉건·반외세 투쟁이 활발하던 상주에서 태어났소. 당연히 일제 때 광주학생운동, 신간회운동 등 항일운동에 앞장섰소.


1924년 '조선청년총동맹' 결성에 참여하면서 박상희(박정희의 형), 임종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회주의 운동을 펼친다오. '김천그룹재건협의회사건'에 연루되어 1935년 투옥되기도 하오. 해방 후에는 대구 인민항쟁의 배후로 지목되어 미군정이 수배되자 1946년 11월 월북하오.


대구 인민항쟁 때 박상희(박정희 형)는 경찰에 의해 죽소. 박정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한 형과 친했던 황태성을 젊은 시절 한동안 멘토로 삼았다고 하오. 그런데 박정희는 황태성을 왜 죽였을까요? 책은 이 부분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소.

박정희식 정치... '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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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성을 간첩 혐의로 처형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경향신문.


여보! 황태성이 독립운동 중 알게 된 조귀분을 박상희에게 중매했다오. 이 부부의 딸 박영옥이 김종필과 결혼했고. 나중에 중앙정보부에 황태성의 남하 소식을 알린 이가 조귀분이오. 그러니까 김졸필은 박정희의 조카사위인 거요. 이 부분이 김일성이 황태성을 밀사로 보낸 이유요.


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는 민정이양 약속을 번복하고 총선에 출마, 윤보선을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제5대 대통령에 당선되오. 모름지기 이 당선에 황태성이 공헌했다는 건 말할 필요가 없소. 박정희식 정치의 결과라오. 황태성 사건이 윤보선이 내세운 중요 쟁점이었소. 황태성과 박정희는 노선(좌익)이 같다는 거지요.


하지만 박정희는 자신이 황태성처럼 좌익이 아니란 걸 보여줘야 했소. 당연히 황태성은 간첩이 되어야 하는 거요. 이때 미국은 남로당 전력 때문에 박정희의 사상을 의심했고, 황태성은 박정희 면담을 요구하고, 박정희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니겠소. 그를 만나기보다(만났는지도 모름) 죽임으로 자신이 황태성과 같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란 걸 버젓이 온 천하에 드러낸 거요.


박정희식 정치의 전형이며 박정희 레드 콤플렉스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였소. 아! 황태성! 참 불운한 사람이오. 일제하에서는 독립운동에 매진했고 해방 후 남북이 하나 되는 일에 몸을 던졌던 이요. 살려고 북으로 갔던 그가 죽음을 무릅쓰고 다시 남으로 온 것은 남북의 하나 됨이 주목적이었소.


하지만 박정희는 '황태성 간첩사건'을 만들었고 이 사건의 최고 수혜자가 된다오. 5·16 쿠데타 세력도 처음에는 그를 간첩이 아닌 북한의 밀사로 받아들였던 듯하지만, 결국 미국이 박정희 일파의 남로당 전력을 의심하자 간첩으로 처형하오. 윤보선의 공격도 한몫했고요.


박정희는 만주 신경군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혈서를 써 일본에 충성서약을 하고 다카키 마사오로 창씨개명을 하고 일본에 충성했소. 또 조선경비대 근무하면서 진급을 위해 남로당 간부들의 힘이 필요해 남로당에도 가입하게 되었소. 그의 치명적 '레드 콤플렉스'는 황태성이 간첩이어야만 하는 충분한 이유요.


대선에 나선 윤보선의 공격도 바로 여기 맞춰졌소. 때를 같이하여 미국과 국내 보수세력의 의심이 박정희에게 쏟아지자, 이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소. 결국 형의 친구이자 북한의 밀사인 황태성을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간첩으로 몰아 처형한 거요.


지금은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가 통치하는 시대지 않소.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매국행위라고 말하는 이들이 통치하는 시대! 이 뿌리가 어디겠소? 여보! 이런 때 황태성의 비운의 죽음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소. 아버지를 쏙 빼닮은 박근혜 대통령을 보며 책의 한 구절을 명심해야 할 것 같소.


"박근혜는 결이 다르지만, 아버지 못지않은, 어쩌면 더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랑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부모가 따로따로 총에 맞아 희생된 집은 그 댁밖에 없다. 심각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 제대로 치유의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최고 권력자가 되었을 때 개인만이 아니라 그가 다스리는 사회 전체가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 382쪽에서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이 글에서 말하는 '여보'는 제 아내만이 아닙니다. '너'요 '나'요 '우리'입니다.


김학현(연서교회목사)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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