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일기22-1.22】칼갈이
저녁에는 김치만두를 만들겠다며 묵은 김치를 썰던 아내가 “여보! 칼좀 갈아줘요” 하고 부른다. 나는 “뉍!!” 하고 대답하고 번개처럼 칼과 숫돌을 두 손으로 받아들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누군가 칼을 쥐고 있을 때는 무조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그리고 슥삭슥삭 칼을 갈았다. 어릴 적 낫을 갈던 실력이 있어 칼 가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칼을 잘 들게 한다며 너무 갈면 ‘웃갈았다’고 표현하는 상태가 된다. 한 두어번 김치를 썰면 그 다음부터는 칼이 안 든다. 그러면 칼 갈아주고도 욕먹는다.
칼은 너무 안 갈아도 안 되고, 너무 갈아도 안 된다. 칼 날이 서는 순간에 딱 멈춰야 한다. 엄지손가락으로 칼 날을 살짝 만져보면 알 수 있다. 옛날 집에서 소를 키워본 사람들은 날마다 낫을 갈아봐서 무슨 말인지 잘 알 것이다. ⓒ최용우
첫 페이지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
191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
203
204
205
206
207
208
209
210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