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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30-1.30】독한 놈들!
소복히 쌓인 흰 눈 사이로 마늘 줄기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농사는 따뜻한 봄에 씨를 뿌려서 여름에 가꾸어 가을에 거두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지 않다. 사실상 4계절 모두 농사를 짓는다.
특히 겨울농사는 가을에 씨앗을 뿌리는 밀, 보리, 마늘, 양파같은 것들인데,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얼어 죽지 않고 겨울을 나면서 안으로 독해지며 영글어가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엄동에 밭에 가 보면 두꺼운 눈 아래 푸른 생명이 자라고 있다. 겨울의 맹추위는 흙을 곱게 갈아준다. 물 먹은 돌이나 흙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자연스럽게 흙이 고와진다.
날씨가 풀리는 봄에 그지없던 밭에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 저놈은 겨울을 어떻게 얼어 죽지 않고 살아남았을까...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세상에는 독한 것들이 참 많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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