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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34-2.3】밤은 아무 때나 줍는 게 아니라네
괴화산 올라가는데 길가에 밤이 수북히 떨어져 있다. 누군가 밤을 주웠다가 버린 것 같다. ㅎㅎ 첨에는 “와! 알밤이다” 하고 기분이 좋아서 막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겠죠. “큰 봉투를 가져올 걸...”하면서.
그러다가 “어디 한번 먹어보자” 하고 밤 하나의 껍질을 깠는데 속은 벌레 똥만 가득! 윽! 다른 놈을 다시 쪼개보니 역시 은단처럼 생긴 동글동글한 벌레똥만 있다.
그제서야 “이게 뭐야?” 하면서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에이~ ”하면서 주머니에 주워 담은 알밤을 모두 꺼내 미련 없이 버린다. 주머니를 뒤집어 까 먼지까지 탈탈 털어버리고 갈 길 간다.
밤은 밤송이에서 막 빠져 나올 때 외에는 거의 속이 비어 있다고 보면 된다. 과일 중에 세 겹의 두꺼운 껍질을 가진 과일은 밤이 유일하지만, 그래도 벌레에게 속을 가장 잘 털리는 열매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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