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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93-4.2】 봄볕은 이렇게 따뜻한데
언젠가 수족관에서 아귀를 본 적이 있다. 입이 몸 크기의 반이나 되는 이 잡식성 물고기는 바닥에 붙어 있다가 물고기가 접근하면 순식간에 큰 아가리를 벌려서 물고기를 통째로 삼켜버린다. 자기 몸 만한 물고기를 그냥 꿀꺽해버린다. 그래서 아귀는 탐욕과 욕심의 상징이다.
그래서 조물주가 뭐든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아귀를 벌하여 목구멍을 바늘귀만 하게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입은 크고 밥통도 큰데 목구멍이 작아 먹어도 먹어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늘 배가 고플 수밖에.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돈은 마치 아귀 같다. 무엇이든지 다 먹어치우고도 늘 배가 고파한다.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예술인이든 종교인이든 다들 ‘배가 고프다’고만 한다. 돈은 인간에 대한 예의, 생명에 대한 양심, 상식과 염치와 인간미를 빛의 속도로 먹어치우고 있다.
꽃은 피어 아름답고 봄볕은 이렇게 따뜻한데.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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