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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김학현 목사 http://omn.kr/i4yq 

국민 물 먹이는 나라, 정말 싫다

[책 뒤안길] 정치학으로 접근한 음식 이야기 <음식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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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6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과의 갈등을 잘 마무리하고(?) 새로 뽑힌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의 예방을 받았다. 그들 앞에는 찻잔과 물 컵 하나씩이 놓여 있었다.

당청이 하나 되어 새로운 마음으로 경제도약에 힘쓰자는 덕담들이 오고 갔다. 원 원내대표는 선거 운동 때 박 대통령이 코피 흘린 얘기를 꺼내며, "이제는 원내대표가 돼서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코피를 흘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아부성, 계획성 멘트를 날렸다. '말을 잘한다'는 대통령의 칭찬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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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이 끝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한 원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이 많이 웃으셨습니다. 회담 분위기도 빵빵 터졌습니다"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들이 대통령의 밥을 얻어먹었을까. 애석하게도 아니다. 이들의 만남이 끝난 시각이 11시 50분, "이왕 오셨는데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밥이나 드시고 가세요"라는 말은 결코 듣지 못했다.
그러니까 그들은 그렇게도 화기애애한, 빵빵 터지는 회담을 갖고도 물만 먹고 나온 것이다. 식사는 정치다. 정치는 음식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정치와 식사는 다른 것이었을까. 소위 '식사 정치'를 해 온, 하고 있는 박 대통령이 그날은 자신을 찾아온 여당의 고위 당직자들에게 '물만 먹여서' 보냈다.

"명색이 여당 대표로서 밥 때가 되었는데도 점심 한 끼 대접받지 못하고 청와대를 나와야 했으니 그날 김무성 대표의 심정은 좀 복잡하기도 했을 것이다. 청와대를 나서면서 김무성 대표는 함께 갔던 두 사람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내가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고기집이 하나 있는데, 우리 그 집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합시다.'"(본문 79쪽)

송영애의 <음식이 정치다>에 소개된 일화를 간추려 보았다. '밥 먹고 합시다!'라며 안방을 웃겼던 '화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란 코미디 코너가 생각난다. 무슨 일이든 다 먹으려고 한다. 우리의 일상이 그렇다. 그래서 먹는 것과 관계가 없는 일은 세상에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음식과 정치의 상관관계, 흥미롭다

음식과 정치의 관계를 이렇게 위트 있게 짚어 준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음식 스토리텔러 송영애는 정치적 음식, 먹을 것과 정치의 상관관계에 천착한다.

저자는 '음식의 정치' '정치의 음식' '배반의 음식' '화합의 음식'이라는 4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음식과 정치의 연관성을 짚어 나간다. 정치 냄새가 나는 음식 이야기가 얼마나 그럴듯한지 모른다.

저자는 "정치인도 사람이기 때문에 먹어야 산다. 정치가 직업인 사람들은 음식도 보통사람들보다 훨씬 정치적으로 먹을 거라는 다소 뜬금없는 상상에서 이 책의 밥상을 차리게 되었다"며 "역대 대통령이나 임금들을 비롯한 고위 정치인들의 정치적 음식을 주로 조리해서 상을 차렸다"고 머리글에서 그의 의도를 적는다.

우리는 '먹방' '쿡방'이 TV를 장악하고 유명 쉐프들이 연예인만큼 팬을 많이 거느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당연히 먹을 것과 정치도 다룰 만한 때가 되었다. 적시에 저자는 음식과 정치를 맛깔나게 버무려 신 메뉴를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같은 당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갈등을 빚는 이야기들이 연일 뉴스를 탄다. 20대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놓고는 그 어느 때보다 갈등이 심했다. '청와대의 복심' 때문이지 싶다. 그걸 지켜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아프다. 소위 '김무성의 옥새 파동'이란 꽤 그럴싸한 뉴스 제목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갈등을 빚는 이들은 같이 앉아서 식사를 할까? 하하. 분명히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겠는가. 혹 넘겼다 해도 제대로 소화가 될까. 때가 되었는데도 청와대의 밥을 먹지 못하고 나온 여당 대표, 무슨 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

정치가 국민을 물 먹이지 않았으면

식음을 전폐하고라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겠다는 뜻으로 단식투쟁을 한다. 1990년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는 지방자치 실시와 내각제 개헌 저지를 위해 단식투쟁을 했다.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도 민주화를 위해 단식투쟁을 했다. 단식 중 빵과 우유를 먹다 위로차 방문한 문익환 목사에게 들켰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어디까지나 소문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단식투쟁은 참 '거시기'하다. 1995년 내란죄와 뇌물수수혐의로 옥살이를 할 때 5공화국의 정통성을 지키겠노라고 단식농성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국민들의 실소와 분노를 자아냈을 뿐이다. 아이러니는 단식투쟁을 하던 전 전 대통령이 식중독에 걸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일이다. 햐, 이쯤 되면 음식이 얼마나 정치적인지 알 수 있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주역인 박관현씨는 옥중에서 단식투쟁을 하다 40일 만에 숨을 거두기도 했다.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민 아빠 김영오씨 등 유족들이 단식투쟁을 했다. 그 곁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유족들을 조롱하며 짜장면 몰래먹기 퍼포먼스를 해 많은 이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치냄새 나는 음식, 음식 냄새 나는 정치, 먹을 것에 담은 정치적 능력은 참 오묘하고 신기하다. 조선시대 임금들 중에는 국민의 굶주림을 보면서 자신의 음식 가짓수를 줄이는 '감선'을 하기도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IMF 때 조리장에게 음식 가짓수를 줄이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다.

서민 음식만 찾아다니며 먹는 퍼포먼스를 하는 후보나 대통령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TV를 통해 보면서 역시 음식은 정치적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런 식으로 국민을 위하는 척하면서 결국 권력을 잡았을 때는 국민을 물 먹이는 정치, 이제는 그런 정치는 없었으면 좋겠다.

밥 때가 되었는데도 물만 먹고 청와대를 나온 여당 대표의 모습이 자꾸 마음자리에 밟힌다. 국민의 모습 같아서 말이다. 박 정권은 창조경제, 누리과정예산, 기초연금 등 숱한 공약(公約)을 남발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는 모두 공약(空約)으로 날아갔다. 오죽하면 '창조경제'라는 프레임을 짰던 '박의 사람' 김종인이 야당으로 자리를 옮겼겠는가.

정치를 음식에 빗댄 책의 논리로 말하면, 박 대통령은 지금 국민을 물 먹이고 있다. 여당 대표가 물만 먹고 청와대를 나온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가 지금 공약(公約) 포기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계속 국민은 물 먹는 상태인 거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물만 먹는 것, 이제 정말 싫다. 제발 대통령이, 정치가 국민 물만 먹이지 말고, 제대로 된 밥상을 푸짐하게 한 상 차려 줬으면 좋겠다. 국민들이여! 20대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건강한 밥상을 차릴 줄 아는 이들을 잘 선별하여 찍자.

덧붙이는 글 | <음식이 정치다> (송영애 지음 / 채륜서 펴냄 / 2016. 3 / 327쪽 / 1만5000 원)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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