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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216-8.3】 저 요염함은 뭐냐?
여름은 더워야 여름답다지만 더워도 너무 더우니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리겠다. 일을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고 책상에 앉아 있으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다. 어느 때는 내 코 고는 소리에 내가 깜짝 놀라 번쩍 정신이 돌아오기도 한다.
고양이도 더운지 아내의 파 밭 화분에 드러누워 세상을 달관한 표정이다. “그렇잖아도 더운데 털옷을 입고 있으니 얼마나 더 더웁냐...”
다른 때 같았으면 파 밭을 망쳤다고 아내가 노발대발 했을 터인데, 날씨가 더우니 귀찮아진 것인지 고양이를 바라보고 그냥 만다.
에어컨은 온 가족이 모였을 때 밤에 한 30분 반짝 돌리다 만다. 두 대의 선풍기가 고개 떨어지도록 하루 종일 돌아간다. 그래도 여름에 이렇게 더워야 곡식이 잘 익고 알차서 풍년이 된다니 농부들을 생각해서라도 더위를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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