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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581번째 쪽지!
□뿌리 깊은 죄성
오래 전 인천에 있는 한 작은 교회에서 6개월 정도 살았었습니다. 교회 옆으로 골목길이 있었고 교회와 골목 사이에는 교회 담을 따라 길가의 화단 정도 되는 길쭉한 맹지(盲地)가 있었습니다.
땅이 너무 작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버려진 자투리땅을 맹지라 합니다. 당연히 국가가 소유한 국유지입니다. 교회에서 그 땅을 사지 않는 한 정말 아무 짝에도 쓸 데가 없는 땅입니다.
그런데 아침마다 교회에 출근하면서 이곳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상했습니다. 동네사람들이 밤새 온갖 쓰레기들을 이곳에 버렸기 때문입니다. 만취한 사람들이 오줌을 흥건하게 갈겨놔서 지린내가 진동했습니다. 거기다가 교회 담벼락에 무슨 나이트클럽 광고지를 강력 풀로 줄줄 붙여놓아 아침마다 그거 떼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저는 담임목사님께 여기에 화단을 만들어서 꽃을 심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교회 땅이 아니고 국유지였기 때문에 토지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할 사항이고, 그게 보통 복잡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차 한 대 댈 공간도 안 되는 작은 땅을 교회에서 비싼 돈 들여 살 이유도 없었습니다.
결국 교회 담벼락의 오줌 문제는 고민만 하다가 저는 교회를 떠나왔습니다. 15년이 지난 최근에 사진을 보니 녹색 그물망으로 길을 덮어 놓고 <경고 쓰레기 버리지 맙시다>라고 담벼락에 크게 써 놓은 것을 보니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내 안에 자리 잡은 뿌리 깊은 죄성(罪性)에 대한 묵상을 하다가 갑자기 이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예수님이 내 죄를 다 사해주셨건만, 아직도 내 안에는 죄를 짓고자 하는 본성이 시도 때도 없이 꿈틀거립니다. ⓒ최용우
♥2016.8.24.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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