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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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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omn.kr/ki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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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똥아 고마워" 인사하는 교수

[책 뒤안길] 강수돌의 착한 경제학 책 <지구를 구하는 소비>


수 년 전, 미국 여행 중에 있었던 이야기다. 지인이 저녁 식사에 우리 부부를 초대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꽤 알려진 한식당으로 우릴 안내했다. 우리는 앉자마자 음식을 주문했고, 잠시 후 음식이 나왔다. 우리 부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 사람이 먹을 양으로는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분명히 3인분을 주문했음에도 6인분쯤 되는 양이 식탁 위로 그들먹하게 놓였다. 너무 많이 시켰다며 그걸 어떻게 셋이 다 먹느냐고 지인에게 말했을 때 그의 대답이 이랬다.

"이게 3인분입니다. 이렇게 소비해줘야 경제가 돌아갑니다. 미국 경제는, 아니 자본주의 경제는 대량소비·대량생산이 기본입니다. 그래야 생산자도 소비자도 먹고 살 수가 있습니다. 세계 경제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하고 잡수시다가 남으면 아까워 말고 남기십시오." 남는 음식을 버리는 게 낭비가 아니라 경제의 원리라니, 첨에는 이해가 안 갔지만 이후 그 말을 곱씹으면서 지금의 우리 경제를 보고 그게 맞다는 생각으로 여태 살아왔다. 어렸을 때 "아깝다. 음식 남기면 벌 받는다"라며 음식 남기는 걸 죄로까지 연결하시던 내 어머니의 생각과는 너무도 다르게 말이다.

그 이후 지인의 이 말은 내가 자본주의 경제의 원리라고 철석같이 믿은 경제원리가 되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강수돌 교수의 <지구를 구하는 소비>는 내게 어머니의 경제학이 맞는 것이었음을 다시 일깨웠다. 저자는 '낭비사회'의 종말을 예견하고 있다.

경제는 '돈벌이'가 아니라 '살림살이'로 이해해야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지만, 한 마을의 이장까지 지내며 경제를 몸으로 실천했던, 지금도 귀틀집을 손수 지어 그 집에 살면서 보다 나은 경제를 보여주고 있는 저자는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다시 내 어머니께서 일러주셨던 검약의 경제학이 맞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시대의 지본주의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살림살이'로 이해해야 할 경제를 '돈벌이'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가 병들었다고 질타한다. 저자는 동화작가 권정생의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의 내용으로 글을 시작한다.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으면 산에 들에 더 예쁜 꽃이 필 수 있다는 전제를 경제의 원리에 적용한다. 돈으로 모든 걸 쉽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며 사람을 살리는 경제, 지구를 살리는 경제는 소비자가 똑똑해질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으면 나무나 풀을 덜 소비해도 된다. 그러니 당연히 지구는 더 많은 꽃으로 아름다울 수 있다. 아주 단순한 원리지만 이것이 바로 지구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살림살이 경제학의 원리라고 귀띔한다.

저자는 책에서, 그러니까 내가 미국에 가서 겪었던 그리고 많은 세월을 그게 현대 경제학의 기본원리라고 믿었던, 어리석기 짝이 없는 대량소비·대량생산의 경제는 그야말로 돈밖에 모르는 물신주의 마귀의 속삭임이었음을 일깨워준다. 그는 이렇게 강조한다


"원래 경제라는 것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물자를 만들고 쓰는 과정, 즉 살림살이 과정입니다. (중략)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변화의 시작은 바로 소비자입니다. 우리가 돈벌이 경제가 아닌 살림살이 경제를 원하면 그렇게 될 수 있죠." - 본문 18쪽
우리는 '손님이 왕'이라는 말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종노릇만 한다. 생산자의 의도대로 소비하고, 광고에 현혹되어 움직인다. 이제는 우리의 소비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볼 때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을 위해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밥상에 오르는 먹을거리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온갖 상품들, 사람을 위한다는 모든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경제를 돈으로 보지 않고 더 행복해지는 살림살이로 볼 때 가능하다.

편리함보다 '살리는 경제'를

책은 좋은 소비가 무엇인지를 말하는 경제학 책이다. 그런데 경제학 책만이 아니다. 경제를 이야기하지만 학문만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이 곧 경제임을 말한다. 참 경제, 참 소비를 위해 시골에 귀틀집을 짓고 생활하는 대학 교수, 불편함을 감수하여 참 경제를 손수 보여주는 실천적 경제학자, 참 멋있지 않은가.
"내가 바라고 꿈꿔 온 살림살이 경제를 나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그 소망이 마침내 이뤄진 것이죠.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을 시골집에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답니다. 심지어 나는 아침마다 우리 집 생태 뒷간에 똥을 누고는, '똥아, 잘 나와 줘서 고마워!'라고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요." - 본문 59쪽

좀 특이하다. 하지만 그의 경제 이론을 이해하면 당연하다. 똥이 밥이 되고, 밥이 똥이 되는 생태순환의 살림살이가 바람직하다는 전제는 그로 하여금 이론가가 아니라 실천가가 되도록 한 것이다. 일정한 소득 수준이 넘으면 소득이 더 많아지더라도 행복하지 않다. 1974년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가 주장한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소비가 많아진다고 더 행복하지 않다.

양변기에 똥을 누는 것이 일상인 현대인은 재래식 뒷간이 불편하다는 건 진리다. 하지만 그게 지구를 살리고 더 나아가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 한다. 양변기에 대소변을 누고 틀어댄 물, 그 똥물을 정화하기 위해 쓰는 화학물질이나 더 많은 물의 희석, 분명히 지구는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밖에도 여러 면에서 살림살이 경제를 짚어준다.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물물교환 콜라보'나, 공유 사이트 '코자자'를 비롯하여 일자리 공유를 말한다. 진짜 잘 사는 건 서로가 도우며 공유할 때 가능하다. 대형마트나 맥도날드의 가격경쟁력은 생산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은 부정의에 기초한다.

또 동물복지, 우리의 밥상에 건강하지 않은 농산물이 오르는 일, 풍요의 뒷면에서 빚으로 허덕이는 사람, 경제성장이 사람의 행복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 등에 대하여도 말한다. 기업은 돈의 눈이 아니라 사람의 눈으로 경제를 보라고 충고한다. 10%의 부자들보다 90%의 국민에게 적절한 소득을 올리고 소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의 목적이 돈과 이윤이 아니라 협동의 원리, 즉 서로 돕고 사는 원리로 바뀌길 희망한다. 그러니까 재물이 아니라 인간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주장에서 예수의 정신이 느껴진다. 돈이 아니라 사람, 보이는 물질이 아니라 아파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마음, 정말 이를 볼 줄 아는 경제라면 누구든 환영하지 않을까.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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