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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238-8.25】 태양초 고추
웅이 할머니가 드디어 밭에서 고추를 따기 시작한다. 고추를 마당에 널어 몇날 며칠 말린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태양초’고추이다. 이렇게 말리지 않으면 금새 곯아버린다. 고추는 정말 손이 많이 간다.
요즘엔 마을마다 공동시설로 ‘대형 건조기’를 설치하여 고추든 뭐든 뚝딱 말려버린다. 그런데 기계로 습기를 제거하는 것과 이렇게 태양빛으로 천천히 말리는 것과는 때깔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자본의 논리로는 이렇게 몇날 며칠 햇빛에 말리다가는 손해 보기 십상이다. 더 많은 양을 더 빨리 건조기로 후다닥 돌려버려야 이윤이 많이 남는다. 그래서 그냥 집에서 먹을 거 아니면 건조기를 사용한다.
예전에 아내가 용감하게 고추를 제법 많이 심어서 빨간 고추를 따 말리다 그만 곯아서 내버리며 “고추 말리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그냥 조금씩 사다 먹고 말아야겠다.”고 하던 기억이 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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