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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286-10.12】 담 넘어 오네!
점점 해가 짧아지면서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웅이 할머니는 새벽 5시면 일어나 밭에 앉아 일을 하신다. 요 며칠은 고구마 캐기. 깻대 베어 말리기를 하시느라 정신이 없으시다.
가을에는 사람만 바쁜 것이 아니다. 식물들도 때가 얼마 안 남은 것을 알고 마지막 열매 한 개라도 더 맺으려고 안간 힘을 쓴다. 파출소 뒤 아랫집 마당의 호박넝쿨이 담 넘어 나온다. 바깥세상이 궁금했나?
이 즈음에 열리는 호박들은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따 먹어야 한다. 오일장날 장에 가 보면 할머니들이 주먹만 한 파란 호박들을 죄다 따 와서 바구니에 담아놓고 판다. 서리라도 맞으면 그나마도 물러져서 못 먹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대로 따는 것이다.
때가 있다. 지금은 하루 빨리 마무리를 해야 할 때이다. 서리 맞으면 안 되는 곡식들은 상강 이전에 다 거둬들여야 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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