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햇빛일기288-10.14】 비 개인 틈을 타서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더니 반짝 하늘이 맑아지자 그 틈에 웅이 할머니가 얼른 마당에 들깨 털어 놓았던 것을 쫙 펴서 말린다. 쨍한 햇볕에 들깨가 고소한 향내를 내며 말라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비록 내가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풍요롭다.
우리 집 안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길고양이가 가끔 들깨를 밟고 다닌다. 그러면 웅이 할머니는 뿔이 나서 ‘걸리면 디진다’고 씩씩 거리신다. 어째 고양이는 좋은 길 놔두고 하필이면 널어놓은 들깨를 밟고 지나가냔 말이야!
날로 살기 좋은 아파트가 점점 세종시를 채워가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이렇게 마당에 들깨를 널어놓은 곳은 없을 것이다. 이런 자연스럽고 사람 사는 냄새 나는 풍경은 시골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아무리 인공미가 뛰어난 풍경도 자연미를 당할 수는 없다. ⓒ최용우
첫 페이지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