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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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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우 원고지 한장 칼럼-만가지 생각]


1241.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
맹자(孟子)는 ‘성선설’을 주장하면서 누구에게나 ‘남에게 참을 수 없는 마음’(不忍人之心)이 있다고 했습니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 할 때 그 아이를 붙잡지 않을 사람이 없으며, 그것은 칭찬을 받으려는 행동이 아니라 본성이라는 것입니다.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분별하는 사람이 스스로 선(善)을 행하지 못하면 그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사람입니다.

 

1242.사마리안법
사마리안 법(Good Samaritan Law)은 자신이 위험에 빠지지 않는 상황인데도,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은 ‘구조 불이행’자를 처벌하는 법입니다. ‘구조거부죄’ 또는 ‘불구조죄’라고도 하며, 선진국에서는 거의 보편화된 법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는 법입니다. 만약 있었다면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보면서도 7시간 동안 연락 두절된 분이 첫 번째 구속대상입니다.

 

1243.보따리
어떤 할머니가 뺑소니차에 치여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는 사람이 급히 업고가 병원에 입원시켜 구해주었더니, 나중에 그 할머니가 “이 사람이 그랬어.”하고 덤탱이를 씌우는 바람에 크게 고생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주변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누명을 벗긴 했지만 그 의로운 사람은 아마 평생 곤경에 빠진 사람을 더 이상은 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1244.참된 사랑
예수님은 강도만난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쳐간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으셨습니다. 율법교사에게 한 질문이 중요합니다.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가서 너도 그와 같이 하라.” 율법사의 관심은 누가 자기의 이웃인가를 규정하는 데에 있었고, 예수님의 관심은 이웃이 되어주는 데에 있었습니다.


1245.고리대금
주인에게 해고될 처지에 놓인 한 청지기가 빚을 준 사람들을 찾아가 받을 돈을 대폭 깎아주는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합니다. 당시에 이자가 50-100%나 되었다고 합니다. 완전히 고리대금이지요. 그건 율법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죄입니다. 청지기는 관행이 된 과도한 이자를 제자리로 돌린 것뿐입니다. 주인에게 이익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불법은 아닙니다.

 

1246.단순한 집과 영원한 집
불의한 청지기는 ‘세속의 재물’로 재물이 없어질 때에 환영을 받을 ‘단순한 집’을 얻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도 ‘참된 재물’로 그렇게 할 때에 ‘영원한 집’에서 맞아줄 것이라고 하십니다. 단순한 집은 세상이지만 영원한 집은 종교적 차원입니다. 루터성경은 세속의 재물을“불의한 맘몬”(ungerechte Mammon)으로, 참된 재물을 “진정한 것”(das wahre Gut)로 번역하였습니다.

 

1247.처세술이 아니라
예수님은 인간의 ‘처세술’이 아니라 ‘하나님과 그의 나라’에 대해 말씀하시는 중입니다. 청지기가 모든 걸 잃었을 때 자기를 맞아줄 이에게 최선을 다 한 것처럼, 제자들도 모든 걸 잃었을 때 받아주실 분에게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청지기가 자리를 잃는 것처럼, 우리들도 곧 죽음을 맞게 됩니다. 죽음 후에 우리를 영원한 집으로 맞아주실 분은 주님밖에 없습니다.

 

1248.현재에 집중
예배 잘 드리고, 성경 잘 읽고, 사람들에게 덕을 끼치는 것이 신앙생활의 목표라고 생각하면 잘못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근원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삶의 태도이며 결과일 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것을 잃는 바로 그 순간’을 기억하고 현재의 삶에 집중하는 자세입니다. 불의한 청지기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1249.두 얼굴 신앙
신앙은 교회 안에서만 행하는 종교 의식으로 머무르면 안 됩니다.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를 욕하는 이유는 ‘교회 안에서는 완전 천사인데 교회 밖에만 나오면 마귀가 되는 두 얼굴을 가진 기독교인들의 삶의 태도’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서나 교회 밖에서나 똑같은 마음과 자세로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라는 요구입니다.

 

1250.박쥐신앙
많은 기독교인들의 신앙이 ‘박쥐 신앙’이 된 이유는 ‘교회 중심’으로만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분투하며 세상에서 싸우는 교인들보다 교회 안에서 얌전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교인들을 더 믿음이 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점점 교인들이 야성(野性)을 잃고 교회 안에서만 큰소리치는 순응형으로 변하는 것입니다.ⓒ최용우(전재및 재배포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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