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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299-10.25】 소녀 감성
교회 다녀오는데 창 밖으로 노란 산국이 흐트러지게 피어있다.
“여보! 나 꽃 꺾어죠” “넵!!”
나는 오고가며 보아둔 산국이 많은 길가에 차를 대고 언덕으로 올라가 산국을 꺾어 탈탈 턴 다음 트렁크에 실었다. 아이들이 엄마는 아직도 ‘소녀 감성’을 가지고 있어요 어쩌고 저쩌고...
꽃을 꺾어다 주는 아빠는 ‘소년 감성’이다!... 뭐, 어쩔래?
지나가는 주춤주춤 까만 양복 입은 남자가 산비탈에서 꽃을 꺾는 모습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지나간다. 멀 봐 진짜... 나 결혼한 후 평생 이러고 살았다... 뭐, 어쩔래?
꽃을 다듬어 컵에 소복히 꽂아 거실 탁자에 올려놓으니 집안에 산국 향기가 금새 가득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
나는 ‘꽃을 든 남자’가 아니고 ‘꽃을 꺾는 남자’이다.ㅠㅠ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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