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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의 기도 -살림교회 주보

기도자료 나무............... 조회 수 2090 추천 수 0 2017.06.23 0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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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버지

6월 첫 주일 아침, 아버지 앞에 나왔습니다. 치열한 세상에서 주저앉지 않고 정신을 차려 주 앞에 나올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그 어느 것 하나 주님께로부터 받지 않은 것이 없는데, 움켜 쥐었던 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는 듯 아쉬워하고, 낙담합니다. 내 뜻대로 잘될 때 자랑 하고 잘난 체 합니다. 모든 것이 주님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자주 잊어버립니다. 하나님께도 인색하였고, 작은 이웃을 눈 여겨 보고 이웃의 필요에 민감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모인 이 곳에서는 경쟁과 자랑이 아니라 말씀 안에서 서로 세워나가며 추켜 세우며 함께 주의 일꾼 되기를 결심하는 장소가 되게 하옵소서. 이 땅에서 살아갈 시간들을 욕심을 부리는 데 허비하지 않게 하시고, 온전히 주의 뜻을 위해 알차게 살게 해 주시옵소서. 내 멋대로 하려 드는 저희 영혼에 성령이 늘 함께 하셔서 편견과 고집을 버리고 성령의 인도하심 따라 살게 해 주시옵소서.

6월을 맞이하였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감사하며 자유를 누리게 하시고, 오늘 우리의 삶이 누군가의 자유로 이어지게 해 주시옵소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과 한반도가 사람의 생명과 평화와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곳이 되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오늘 주님의 성찬에 임함으로 가족들에 대해, 교회에 대해, 세상과 이웃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살았던 것을 내려놓고 주님의 살과 피의 의미를 되새겨 주님 뜻에 기쁜 마음으로 순종할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6.4주보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

오월의 밝은 태양과 파란 하늘을 통해 우리 눈을 정화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저희가 사는 이 땅에 작은 희망이 싹트도록 인도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언제 찾아올지 모를 미세먼지 걱정, 무슨 일로 인해 싹트던 희망이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놓으면 희망이 커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희망이 물거품처럼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 각자가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게 해 주시옵소서.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기쁘고, 좀 더 웃음이 회복되고 ,좀 더 섬기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삶이 무겁고 답답해하는 옆의 사람의 마음이 나로 인해 맑아지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얼굴 환한 사람 만나기 어려운 때입니다. 바라만 보아도 걱정을 잊게 만들고, 신실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하는 그런 얼굴을 만나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얼굴로 대면했던 세례 요한, 안드레, 요한, 빌립과 베드로, 나다나엘이 부럽습니다. 삭게오도 부럽습니다. 주님, 저희 삶이 주님과 연결되지 못해 지쳐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새 마음과 새 영을 우리에게 주시옵소서.

돌아온 아들을 맞아주시는 아버지, 우리 교회가 이 아버지를 알고,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 그 사랑에 감사 감격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교회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5.28주보

 

넘어지는 사람은 붙들어 주시고,

짓눌린 사람은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 우리도 주님의 성품을 닮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주님은 우리더러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우리 삶은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흔들립니다. 영혼의 갈망을 따라 살기 원하지만 육체의 정욕이 우리를 확고하게 쥐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땅에 뿌리를 박고도 하늘을 향해 발돋움하는 나무들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이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 모두는 본질적으로 죽어서 가는 하나님의 나라는 좋아하면서도 살아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것은 싫어하는 존재들인 것을 고백합니다. ‘나라가 임하게 하옵소서’라고 수도 없이 많이 기도했지만 정작 내 삶과 가정과 일터는 다 나의 제국으로 만들고 하나님을 조연으로, 머슴으로만 사용하려고 했던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다스려 주옵소서. 우리 각자의 삶의 영역에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지 않는 부분이 하나도 없을 때까지 우리 삶의 영역을 하나씩 하나씩 내어 드리는 용기를 더하여 주옵소서. 무슨 일이나 무슨 생각을 할 때마다 주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하고,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이라고 말하는지 진지하게 묵상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우리 각자의 삶에서부터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삶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5.21주보

 

하나님 아버지,

오월의 푸른 하늘과 연초록 수목들처럼 그렇게 살라고 우리를 세상 한 복판에 보내신 주께 참회합니다. 좀 더 순수하고 결백한 심정으로 주님을 따르게 해 주시옵소서. 크고 거창한 것보다 작고 평범한 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소박한 마음을 주시옵소서.

분주하여 사람과의 만남도 대충 해 버리고, 사람보다 일과 업무를 더 소중히 여겼던 날들을 뉘우칩니다. 그가 우리 곁에 있을 때는 몰랐다가 떠난 뒤에야 소중함을 깨달아 후회하곤 합니다. 주님, 저희에게 주님의 마음을 주시옵소서. 가시던 걸음 멈추셔서 자식의 죽음으로 절망에 처한 과부를 긍휼히 보시고 그녀의 자식을 살려주신 주님, 굶주린 이들의 심정을 헤아리시고 주린 배를 채워주신 주님, 진리의 가르침에 목말라하며 주를 따르던 사람들의 연약함에 눈물 흘리시던 주님, 손가락질 당하며 현장에서 돌무덤에 갇힐 뻔했던 여인을 갱생의 길로 이끄신 주님, 우리의 쇳덩어리 같이 차가운 심장을 녹여주시옵소서.

하나님, 새로 뽑힌 대통령이 주님의 백분의 일, 천분의 일, 만분의 일이나 따라올 수 있겠습니까? 주님은 흥하셔야 하고, 그는 쇠하여야 합니다. 하오나 주님, 그에게 연약한 자의 아픔을 만지셨던 주님의 마음을 주셔서 어두운 세월을 보내느라 지친 국민들을 주께 하듯 하게 해 주시옵소서. 오래 전 그의 친구는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대통령이 욕을 먹어 국민이 행복하다면 그것도 대통령의 몫이라고 했답니다. 답답할 때 인내로 분노를 이기게 해 주시옵소서. 국민과 싸워 이긴 지도자 없음을 알고 겸허하게 걷게 해 주시옵소서. 그가 하고자 하는 개혁과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도와주시옵소서. 주님, 우리 각자도 주님이 사람 속에 내재하고 있는 잠재성을 끄집어 호명하셨듯이 그 사람의 가능성을 읽을 줄 알게 하시고, 무엇보다 당신이 지니셨던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철저한 순종의 마음을 우리도 지니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5.14주보

 

하나님 아버지,

우리 한 사람을 귀하게 인정해주시고, 그런 우리들이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이곳에 모이게 해 주셨습니다. 이 곳에서의 교우들과의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하기만 합니다. 혼자만 잘 살고 내 한 몸과 가정 울타리 안에만 머물던 우리가 이 곳에서 하나님을 보고, 세상을 보고, 사람을 봅니다. 이기적인 삶에서 다른 삶의 방향과 뜻을 때마다 저희에게 일러주셨습니다. 나만 잘 살고자 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고 남들이 어떻든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함께 살고자 한다면 다른 이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다른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나만을 위한 삶과 다른 이와 함께 살려는 삶이 얼마나 다른지, 함께 살아가는 삶을 배우지 못할 때 세상이 얼마나 끔찍하게 변할 수 있는지 처참한 배의 모습을 보면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침몰된 배의 방치, 무능한 권력과 우리들의 무관심, 탄핵과 인양과 새 지도자 선출의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물에 잠겨 죽어간 아이들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고 간 것일까요? 주님, 이제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간이 지나면 좋은 지도자가 주는 기쁨을 조금이라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가정에서 아이들의 부모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세상에서 봉사와 섬기는 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살림교회 신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누군가의 이웃으로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야할지… 우리 각자가 몸담고 살아가는 공간과 시간과 상황을 하나님께서 주신 것으로 알고 귀하게 여기며 진지하게 살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5.7주보

 

하나님 아버지,

거친 세상 속에서도 곳곳에서 피어나는 꽃들로 인해 우리의 눈과 마음이 호강을 합니다. 나무와 꽃들과 들풀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꽃은 잎사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잎사귀는 꽃을 돋보이게 합니다. 주님, 우리 안에도 이런 평화와 조화가 있게 하소서. 서로가 서로를 아름다운 사람으로 세우게 하옵소서. 우리 모두가 주 안에서 자매 형제라고 하지만 마음과 생각만 있을 뿐 그것이 뜨거운 애정과 행실로 나타나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사랑을 하되 전심으로 하지 않고, 열정도 없습니다. 거짓을 보면서도 분노할 줄 모르고 미워할 줄 모릅니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는 비상한 열심을 보이면서도 정의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며 냉담하기 그지없습니다. 우리의 어리석음과 게으름과 이기심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주님, 지금까지 우리가 했던 일들, 하고 있는 일들, 하고자 하는 일들을 보게 하소서. 주님께서 유다에게 ‘네가 할 일을 속히 하라’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한 사람을 마음에 품을 때의 감격과, 반면에 한 사람을 마음에서 지울 때의 아픔과 책임이 따릅니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를 마음에서 지우려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것에 마음 뺏기지 않게 하시고, 자신 안에 갇히지 않게 하소서. 우리 안에 밝은 기운이 점점 자라 자신 안에 있는 어둠 그리고 세상의 어둠을 이기게 하소서.
기로에 서 있는 우리 민족의 앞날을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옵소서. 전쟁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이들, 그것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이들, 그것을 이용해서 권력을 쥐려하는 이들의 음흉함을 가려낼 줄 알게 하소서.

우리에게 혜안을 주셔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을 선택하게 하소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종은 이방까지 공의를 베풀며, 상한 갈대와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는 자, 즉 약한 자 편을 드는 자(사42:1-4)라 하셨습니다. 우리 또한 그러한 종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4.30주보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태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역사를 이끌어 오시는 성실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아침과 저녁으로 마음이 바뀌는 저희들입니다. 변함없는 주님의 성실하심을 닮고 싶습니다. 주께서 우리 마음 밭에 뿌려주신 말씀의 씨앗을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단단히 붙들고 살아가게 해주시옵소서. 인내를 통해 믿음의 뿌리를 더욱 튼튼히 키워가는 이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우리 사회의 욕망이 사람들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도록 만들었습니다. 경쟁 속에서 자신감으로 출발했다가 낙오되어 스스로 주저앉거나 생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 욕망의 쇠사슬을 끊어주시고 모두가 자유와 기쁨을 누리며 사는 세상이 되게 하시옵소서.

주님, 즐거움을 누리며 경탄 속에 삶을 누리며 살아가라고 주신 삶을 허덕이며 살아가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의지하고 섬기며 살아가라고 허락하신 이웃을 소홀히 여기며 살아가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이지만 어딘가에 땀 흘리며 일하는 주님의 일꾼들도 있음을 잊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다시 한 번 소망을 품게 하시고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알려 주시고, 힘찬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4.23주보

 

하나님 아버지,

어둠의 자식들로 살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빛의 자녀가 되게 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어두움을 즐기며, 어두움이 주는 한 순간의 이득에 눈이 멀어서 진리를 외면할 때가 많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내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잘 살피게 하시옵소서. 밝은 빛이 되시며, 가장 정확한 인생의 안내자가 되시는 주님과 동행함으로 진정 어둠에 거하지 아니하고 빛 속에서 은총을 누리는 복된 생애가 되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안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온 우리의 삶은 그 불완전함을 소유와 화려한 이력서로 채울 수 있다고 믿으며 빡빡하게 살아왔던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유로 우리의 삶을 채우려고 애쓰는 동안 다른 공간의 한쪽에서는 우리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가족들이, 주변 사람들이 주려하고 아파했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더 이상 사람에게 보이려고 애쓰는 삶으로는 우리의 연약함과 허물을 가릴 수 없는 존재임을 고백하며 완전하신 하나님 앞에서 지어져 가는 존재로 서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연약함 안에, 결핍됨 안에, 모자람 안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으로 채워지는 삶이 됨으로써 하나님 앞에 의롭다 인정함을 받는 온전한 사람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7.4.9주보


하나님 아버지,

사월 첫 주일 아침에 참회합니다. 저희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지만, 그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채 그냥 우리의 현실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저희들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 따라가느라 본래의 길을 잊고 살았습니다. 외형을 가꾸는 데만 진력할 뿐 속사람을 단장하는 일에는 게을렀습니다. 자기에게만 몰두하느라 함께 평화롭게 살라고 붙여 주신 이웃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살았습니다. 거친 세상일에 시달리면서 받은 상처로 담을 쌓고 자기 연민에 사로잡힌 채 살았습니다. 어둠이 지배하는 세상에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저희들을 주님의 손으로 붙잡아주시옵소서. 순간마다 하나님의 뜻을 여쭤보며 살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긴 세월 물에 잠겼던 세월호가 인양되었습니다. 정말 우리는 세파에 휩쓸려가는 무력한 사람들입니다. 물에 잠겼던 배는 우리의 그런 모습을 끈질기게 꾸짖었습니다. 세상의 흐름이 아니라 사람을 보아야 한다고 책망하였습니다. 사건을 통해 깨닫게 해 주시는 주님, 우리의 비극의 원인은 인간에 대한 무관심과 합리성을 잃어버린 우리 사회에 있었습니다. 주님, 다시는 이 땅에 세월호와 같은 사고, 대통령 탄핵과 구속과 같은 일들이 반복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이런 아픔의 일들을 통해 우리가 이 땅을 하나님의 뜻 안에서 바르게 세워나가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4.2주보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은총을 사모하는 저희가 머리 숙여 예배하며 참회합니다. 주님의 고난의 길을 묵상하는 사순절 절기에도 감격과 변화가 없는 저희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우리가 빨리 도달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와 달리 주님의 걸음은 느려 주님이 따라오지 못하시고 우리만 앞 서 갈 때가 많습니다. 주님, 저희의 호흡을 좀 더 길게, 걸음을 느리게, 그리하여 주님과 더불어 가는 저희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침몰된 세월호가 3년 만에 인양되게 하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3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 무능한 권력자를 내려오게 하는 단초가 될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한 번만 안아보고 싶구나, 내새끼…’ 절규하던 유가족에게 위로와 진상규명을, 그들을 공감하고 위로하고자 했던 이들에게는 하늘의 위로로, 어려운 때를 보내느라 지쳐 있는 우리 민족에게 치료와 회복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이제는 우리 거리에 슬피 부르짖음(시144:14)이 없게 하시고, 우리의 아이들이 천진스럽게 노는 소리 울려 퍼지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땅 되게 하소서.

이 땅에서 일어나는 크고 놀라운 사건을 보고 들을 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할 뿐 아니라, 주님의 심정과 시선으로 사람을 대하게 하시고, 나의 삶에 일어나는 작은 일 가운데서도,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일상 속에서도 진리를 분별하는 지혜를 더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3.26주보


하나님 아버지,

사순절 셋째 주일에 주 앞에 나와 참회합니다. 주님께서는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오라고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우리의 병든 이기심을 붙잡고, 내 야망을 붙잡고, 주님마저 이용하려고 했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소금과 빛으로 살기는커녕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든 장본인임을 고백합니다.

이 시대의 위기가 경제의 위기가 아니라 부정과 부패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진리를 가진 자답게 바르게 살지 못한 우리 자신임을 깨닫습니다. 십자가는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굴러다니고 있었고, 교회는 현실의 부당한 권력을 정당화하는데 앞장섰습니다. 주님, 저희가 풍요의 환상에 사로잡혀 가련하고 가난한 사람이 짓밟히고 울부짖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이름을 팔아 풍요를 누리면서도 주님이 걸어가신 길은 한사코 거부하는 저희들입니다. 주님, 지금의 현실은 우리 신자들과 교회가 서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를 부단히 묻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생명을 주시고 이 땅을 품으셨던 것처럼, 우리 모두도 자기 십자가를 짐으로 진흙탕 같은 이 땅을 품는 자들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자기 부인의 모습을 통해서 이 땅의 사람들이 진리를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알게 하옵소서. 우리가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의 손을 잡아줄 때 주님께서 우리의 손을 붙잡아 주신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7.3.19주보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

긴 겨울 잠들었던 생명들이 깨어나는 때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남보다 더 빨리 앞서가려는 현실에서 추월당할까 두려워 깨어나는 생명들을 볼만한 한가함마저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우리를 향해 주님은 들에 핀 백합화와 공중 나는 새를 쳐다보며 살라고 하셨습니다. 주님, 저희가 아무리 바빠도 생명의 근본이 누구신지를 잊지 말고 살게 해 주시옵소서. 조바심을 버리고 기지개 펴며 솟아나는 작은 싹들을 한 번 내려다볼 수 있는 삶의 여유를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사울을 처음 왕으로 세우셨다가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신 하나님, 역사의 반복을 통해 우리와 권력자들이 겸허함을 배우게 하소서. 하나님, 저희가 하나님을 믿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또한 믿습니다. 더 나아가 그런 세상이 되기 위해 땀 흘리게 해 주시옵소서. ‘내가 온 것은 나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였다’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뜻은 모든 생명이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누리며, 모든 지음 받은 존재들이 서로 조화 속에서 하나님의 평화를 누리는 것임을 믿습니다. 주님, 이런 소망은 어느 탁월한 지도자가 등장하여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그런 세상을 꿈꾸며 자신의 자리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나가십니다. 언제 그런 세상이 오겠냐며 가만히 있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중에 누군가는 울며 씨를 심고, 누군가는 물을 주게 하소서. 거기에 나를 포함시킬 줄 알게 해 주소서. 그런데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이 역사의 부르심에 순종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3.12주보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새로운 계절을 열어주시고 우리 갈 길을 인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긴 겨울 보내고 맞이한 봄과 함께 시작하는 사순절 순례의 여정이 의미가 있도록, 주님과 동행하는 사순절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옵소서. 긴 겨울을 보내며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심성이 강퍅해졌고 타인에 대하여 관대함이 사라지고 자신의 기준만을 세우며 살았습니다. 우리가 세상의 아픔을 지적하며 정의를 외치되 자신을 성찰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냉정함을 녹여주시고, 주님의 부드러운 마음을 심어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날마다 성실하게 땀 흘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 이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늦은 시간까지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경험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회복시켜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시대에 신자로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주께 여쭈며 살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대하고 이 세상에 희망을 주는 신자와 교회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3.5주보

 

자비와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새로운 계절을 주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오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날씨가 더 이상 겨울이 아님을 느낍니다. 따스한 햇살은 봄의 그것이옵니다. 힘들고 고단했고 가슴 졸였던 긴 겨울을 보낸 저희가 간절히 봄 같은 희망의 날들을 소원합니다. 저희의 소원을 들어주시옵소서. 먼저 저희 내면에 여전히 남아있는 얼음덩어리들을 녹여주시고, 사람에 대해 굳어지고 인색했던 마음을 녹여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고 살던 교만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주님, 냉혹한 세상 속에서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한 겨울의 꽁꽁 얼어붙은 것 같은 상황과 싸우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품고 살게 해 주시고 우리가 그들의 벗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과정은 성숙한 민주주의 교육의 장임에 틀림없지만, 많은 혼돈과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없어도 될 갈등과 거짓과 비난이 사라지게 하시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진실과 상식이 드러나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사순절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주님의 삶과 걸음을 묵상하면서 주님과 더욱 친숙해지는 시간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교회의 사명, 나라의 미래, 이웃을 더욱 생각하며 기도하며 실천하는 시간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2.26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아버지,

얼어붙은 땅이 녹아내리고 살아있는 것들이 서서히 긴 잠에서 깨어나 솟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일에 치여 짓눌려 살던 저희 영혼도 새롭게 솟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바쁜 삶 속에서 잃어버린 사명을 회복시켜주시고 주께서 주시는 새로운 힘으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지난 겨울은 우리 모두에게 힘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지친 저희에게 희망을 주시옵소서. 주님, 이 나라의 어수선한 정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살림가족들이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이 오고, 겨울이 깊을수록 봄이 멀지않다는 소망을 갖고 당당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이웃사랑과 평화를 말하는 저희 안에는 이중성과 미움과 폭력성이 남아있습니다. 하나님, 우리 속에 단단하고 거친 것들을 제하여 주시고 부드러운 주님의 마음을 심어주시옵소서. 어렵고 더디더라도 주님의 방식을 택하여 평화의 길을 걷는 우리 모두이게 하옵소서.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2.19주보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신 하나님 아버지,

힘들었던 한 주간을 보내고 주일을 맞았습니다. 돌이켜보면 힘든 와중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거친 삶속에서도 부드러운 주님의 손길이 있었습니다.주님, 주님의 손길을 읽어내곤 어린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갖고 감사하게 하소서.

도시의 좁은 땅에 함께 살면서 서로 부대끼면서 갈등과 짜증의 연속 속에 살아가고 있는 저희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마음의 여유 없이 서로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삽니다.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남자와 여자 사이에 갈등하곤 합니다. 남과 북이, 강대국과 약소국이, 나라와 나라, 민족과 민족이 갈등 가운데 있습니다. 그 갈등 속에서도 교묘히 더 갈등을 심화시켜 자신의 이익을 구하고 자리를 유지하는 악한 세력들도 있음을 봅니다. 평화의 주님, 갈등 많은 세상에서 사랑과 이해가 넘치는 살림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곳에서 주님의 마음과 여유를 공급받게 해 주시옵소서. 그래서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보게 하시고, 그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의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작은 불빛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지금은 지도자에 대한 실망과 상실, 그리고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뒤섞인 시간들을 우리 민족이 보내고 있습니다. 민족을 이끌고 가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속내를 읽을 수 없어 혼란스럽습니다. 주님, 저희에게 바른 분별력을 허락해주셔서 건강한 사람, 상식적인 사람, 평화의 사람, 약자 편에 설 줄 아는 사람을 골라내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이제는 국민이 지도자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일이 줄어들어가는 그런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의 기도 들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2.12주보

 

하나님 아버지,

설 명절의 즐거움과 분주함을 뒤로하고 주님을 바라보며 예배합니다. 지난 한 달 돌아보니 걸어온 길 어지럽기 그지없습니다. 하루, 한 주간, 한 달을 보내면서 저희가 자신이 이룬 일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고,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해서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의 결산은 자신의 ‘이룬 일’이 아니라 자신의 ‘되어짐’에 대한 것임을 깨닫게 해 주옵소서.

지금 내가 나의 손에 많은 업적을 움켜쥐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바르지 못한 과정의 결과요, 나 자신의 성숙을 이루지 못한 것이라면 그 손을 펴고 하나님께 회개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비록 나의 손에 아주 작은 것이 쥐여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바른 그리스도인의 삶의 결과요, 그 속에 하나님을 닮아 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기쁨이 되게 하시고, 또한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선한 결과로 채워 주실 것임을 믿으며 소망 가운데 새 날들을 뜨개질하며 살아가게 해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무엇이든지 조금이라도 더 가져야 하고, 조금이라도 더 높은 자리에 있어야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더 유익하다고 착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가지든지 덜 가지든지, 더 많이 배우든지 덜 배우든지 간에 그리고 더 높은 자리에 있든지 그렇지 못하든지 간에 어느 상황, 어느 환경에서든지 하나님을 신뢰하는 그런 자녀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혹시 남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면 그 곳에서 하나님을 섬기듯이 사람을 섬기는 주님 닮은 자녀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7.1.29주보

 

사랑의 하나님,

한 주간도 주님의 넉넉하신 사랑과 은총을 힘입어 살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돌이켜보면은총의 한 주간이었지만,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기보다는 내 뜻대로 움직일 때가 많았습니다. 복잡한 세상살이에서 길을 잃을 때가 많았던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어두운 영혼에 빛을 비춰주셔서 어둠의 생각들을 제하여 주시고 선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충만하여 그 아름다운 것을 주변에 내놓으며 살게 해 주시옵소서. 한 주간을 당신의 자녀로 부끄럽지 않게 살았는지 돌아보면 그때는 옳다고 생각했으나 지나고 나면 말씀에 순종하였다고, 나는 어두움이 아니라 빛의 자녀라고 말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이런 자신을 깨닫게 해 주시고, 빛의 자녀로 살라고 새롭게 인도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자신을 지키는 일에, 다른 사람을 주님의 길로 인도하는 일에 작은 빛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지난 가을 이후부터 이 땅에 만연한 거짓과 은폐에 가려져 있었던 진실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정의에 대한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의의 하나님, 어둠이 물러가고 정의와 진실이 태양처럼 떠오르는 것을 보게 해 주시옵소서. 진실과 정의를 드러내는 일에 쓰임 받아야 하는 기관들과 사람들이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신음하고 아파하는 우리 민족을 회복시켜주시고,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아 서로 위하는 마음을 갖고 살게 해 주시옵소서. 아무리 세상이 혼란스러워도 우리 신자들이 가야할 길이 있음을 이 곳에서 예배하며 교제하며 깨닫고 잊지 않는 저희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1.22주보

 

우리의 삶을 이끌어주시는 하나님,

먹고 사는데 따른 염려와 추위에 떠는 저희들입니다. 광야에서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해주셨듯이 저희를 그렇게 이끌어주옵소서. 우리의 온갖 걱정과 시름들을 씻어낼 은혜를 내려주옵소서. 혼탁한 오늘의 현실을 살고 있는 저희에게 당신의 섭리를 헤아릴 줄 아는 혜안을 허락하옵소서.

주님, 고귀한 인간의 삶이 폭력으로 희생되고, 돈으로 계산되고, 경쟁의 대열에서 무시되는 우리의 부끄러운 삶을 고쳐주시옵소서. 나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나뉨과 분열도 서슴없이 행하는 우리의 죄악의 성품을 고쳐주시옵소서. 우리 민족은 여전히 분단의 질곡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실현하려는 진실된 노력보다는 이념논쟁을 불러일으켜 분단을 고착화시킴으로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 민족을 긍휼히 여기시어 남과 북 사이의 적대감이 사라지게 해주시고, 하나됨을 향한 조심스런 발걸음을 멈추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불의하고 나쁜 권력에 맞서 켠 촛불로 인해 어두운 세상 밝아지게 하시고, 울고 있는 이웃이 보이게 하시며, 우리가 이런 아픔의 과정을 통해 함께 가야할 소중한 이웃이 누구인지 알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좁게는 교회와 가정 그리고 일터에서 평화를 일구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오늘 우리 각자가 주님께 필요한 복을 구하는 것만큼 주님의 의를 사모하게 하시고 당신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실현하는 일에 헌신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7.1.15주보

 

하나님 아버지,

절망의 연속이었던 묵은 해의 달력 넘기느라 지친 우리에게 햇살 가득한 새 날을 열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부족한 우리에게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위해 살라고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사랑에 비해 우리 각자의 삶은 주님 보시기에 부끄럽습니다. 악인 줄 알면서도 저지른 죄들이 있습니다. 권력을 지닌 이들의 추한 모습들을 보면서 내 안에도 그런 모습들이 겹쳐져 있음을 봅니다. 우리 역시 나의 이익이, 가족의 테두리가 우선이었습니다. 위선과 거짓을 치장해서 그럴듯한 사람으로 보이려 했습니다. 타인과 더불어 살기보다는 혼자 살아가기에 치중했습니다. 주님, 점점 이기적인 쪽으로 가고 있는 우리를 붙들어주시고 용서해 주시옵소서..

죄 없는 이들이 물속에 수장된 세월이 천일이 되어갑니다. ‘모른다’ ‘나는 아니다’ 책임 회피와 비난의 소리만 높이 울려퍼졌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주님, 무뎌져 가는 우리의 양심과 감성을 흔들어 주시옵소서. 자식 잃은 산자들이 치룬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죄 없는 이들의 희생이 종식되는 세상은 언제 올는지요? 점점 더 좋은 세상 되기를 바라는 구석구석의 외침을 들어주소서. 자신의 고단한 삶을 핑계 삼아 이웃의 아픔을 덮어버리지 않는 저희들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 오늘 이 곳 살림교회에서 더욱 주님의 마음을 닮아가고 주님의 삶을 본받는 저희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1.8주보

 

자비로우신 하나님,

저희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한 주간도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하였고, 염려와 걱정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나라와 뜻에 집중하라하신 말씀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우리의 필요를 넉넉히 주셨는데 그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좀 더 많이 소유하고 높아져야만 행복할 거라고 착각하여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웃과 자신의 삶을 파괴하였습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새해 첫 날, 어두운 세상 구하시려 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를 입고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을 기억합니다. 우리 인간들의 아픔에 공감하시는 하나님, 저희는 각자의 아픔과 공동체의 아픔, 시대의 아픔과 불의를 보며 절망합니다. 그러나 이 고통과 아픔에 함께 아파하시는 주님이 계심을 깨닫습니다. 주 안에서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주님은 외로운 섬들과 같은 우리들을 연결해 주는 사랑과 평화의 다리입니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진리가 죽는 것 같이 보였으나 부활하심으로 진리가 드러난 것처럼,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진실과 평화가 다시 살아나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기억하시고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의 아픔과 부르짖음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공감할 줄 아는 사회, 입장의 동일함을 취하는 사회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새해에는 피눈물 흘리는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평화의 지도자가 세워지게 해 주시옵소서. 그 사람은 약자의 아픔을 공감하는 이, 진실 앞에서 용감한 이, 자신을 늘 성찰할 줄 아는 겸손한 이여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바른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열어주시옵소서. 새해에 새로운 희망의 세계로 이끌어 가실 주님을 찬양하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7.1.1주보

 

우리의 죄를 씻어주셔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의 죄를 내려놓습니다. 자신만의 안일과 번영을 위해 살았던 죄를 내려놓습니다. 나를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은 세상의 악을 제하시고 약한 자를 붙들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저희는 세상에 살면서 이같은 하나님의 하시는 일에 무관심하였습니다. 저희를 용서하여 주시고 주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역사의 현장에 작은 불빛이 되어 어둠을 제거하고 밝은 세상 만드는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게 하소서. 높은 산을 깍아 내 그 흙을 골짜기에 메꿔서 평평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처사에 찬양을 드립니다. 마리아가 수태소식을 듣고는 ‘권세자를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셨고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린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게 하셨다’고 찬양하였습니다. 주님, 대강절 절기에 빛되신 주님께서 친히 이 땅에 오셔서 어둠을 물리쳐주시고,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게 하시고 위로가 필요한 상한 마음 가진 이들을 고쳐주시옵소서. 연말 스산한 한국 땅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는 저희가 이웃이 누구인지 알아가게 하시고 그들을 품으시는 주님의 도구로 살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연약한 저희가 이 곳 살림교회에서 서로 만나 하나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 곳이 주님이 원하시는 공동체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6.12.18주보

 

하나님 아버지,

가로수마다 아직 매달려 있는 잎들을 보면서 이미 찾아온 겨울 속에 늦가을의 미련이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추운 날씨 탓에 떠나가 버린 가을을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계절과 시간은 정해진 시간이 되면 돌아갑니다. 주님, ‘지금’ 그리고 ‘여기’가 가장 아름다운 때와 장소임을 자각하게 해 주시옵소서. 지나간 과거의 아쉬움과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불안에 마음 뺏겨 오늘을 소홀히 여기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부끄러움 없는 삶에 대한 간절한 소망으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겠다’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한 시인의 고백처럼 우리 각자가 순명의 길을 걸어가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변화의 길에 들어선 우리 민족을 주목해주시옵소서. 가장 평화적인 것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어리석은 짓은 하면할수록 그 대가가 점점 커져 감을 깨닫습니다.

-2016.12.11주보

 

하나님 아버지,

세상에 한 주간 발 딛고 사는 동안 점점 무정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뿌연 하늘처럼 우리의 영혼과 마음이 무자비와 강퍅함으로 혼탁해졌습니다. 칼날 같이 날카로워진 마음과 말로 인해 자신도 상처를 입고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었습니다. 주의 성령을 거두지 마시고 오염된 우리 몸과 마음을 고쳐주시옵소서. 자비와 사랑의 마음을 우리 속에 넣어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셨던 본래의 마음과 형상을 회복할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나라를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여전히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자리에만 연연하고 있는 권력자를 꾸짖어주시옵소서. 진실과 공의가 드러나도록 애쓰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어려운 위기 때마다 촛불이 켜지곤 하였습니다. 촛불이 켜지면 우리는 바쁘게 가던 걸음이 느려지고 생각이 확장되어가곤 합니다.

어둠을 물리치신 빛이신 예수님,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어둠을 몰아내주시고, 빛으로 충만한 세상으로 바꿔 주시옵소서. 이런 아픔의 과정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바른 분별력이 더욱 싹트게 하시고, 우리 신자들의 마음을 넓혀주셔서 어려운 이웃들 앞에 놓인 거침돌들을 치우는 일에 앞장서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께서 진실이 침몰해가는 이 땅의 선장이 되어주셔서 바른 방향으로 인도해 주시고, 진실과 주님의 진리가 드러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1.20주보

 

하나님 아버지,

겨울이 한 걸음 더 다가온 주일 아침, 살림의 자매형제들이 모여 세상에 대한 분노와 걱정과 두려움 내려놓고 참회합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의 원인은 권력과 물질에 대한 탐욕 때문이었습니다. 탐욕은 지위,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을 타락의 나락으로 밀어버렸나이다. 이 탐욕이 불의한 권력자와 결탁하여 엄청난 재난을 끌고 왔습니다.

애굽의 고역에서 부르짖는 백성들의 신음소리에 귀 기울이신 하나님, 오늘 거리에서 들려온 소리들을 들으신 줄 믿습니다. 저희가 살아가면서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담아 들을 줄 아는 마음 주시옵소서. 지금의 나라의 모습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거리로 나선 이들의 외침이 평화롭게 끝나게 됨에 감사드리며, 불의에 대해 외칠 줄 아는 힘, 그 외침이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억울한 농민의 죽음을 겪고 난 후라 시민도 경찰도 모두 조심하면서 진지하고 평화롭게 외쳤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부디 이 외침이 재출발의 기회로 이어지게 하시고, 모든 권력이 하나님 경외로, 주인인 국민을 소중히 여기는 데로 사용되게 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세상이 이렇다보니 삶이 피폐해지고 즐거움이 줄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을 잘 살아내게 하시고 생의 즐거움을 회복시켜주시옵소서. 자라온 환경, 성격, 하는 일도 서로 다른 저희가 살림교회에서 만나 한 분이신 주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가뭄 끝에 비를 기다리는 것처럼, 추위 속에 따스함을 사모하는 것처럼 단비 같은 따스한 교회와 저희가 되게 하소서. 하나님을 올바로 믿고 바르게 따르는 살림교회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1.13주보

 

우리의 구세주가 되시고 인도자가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어그러진 지도자의 모습 때문에 실망하며 한 주간을 보낸 저희가 주님 앞에 나와 참회하며 거룩한 주의 식탁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나라의 일에 무심했던 저희가 이런 일을 겪고 보니 나랏일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 신자가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하는 지를 깨닫습니다. 나라의 조직과 권력이 극도로 비정상입니다. 하나씩 드러나는 일마다 온 국민들이 낙심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겼으나 우리 민족이 겪는 이러한 과정과 진통이 결코 소모적인 불필요한 일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이런 과정을 통해 신자들과 교회가 더욱 깨어있게 하시고, 건강한 시민의식이 싹트게 하시옵소서. 지성인들의 사회비판의식이 다시 깨어나게 하신 것, 아이를 기르는 엄마들이 자녀들의 미래를 염려하며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음에 다행스럽습니다. 끝까지 믿을 수 있는 언론이 생기고 혼탁한정치판이 새로워지게 하시고 지도자들이나 백성들의 마음이 열리고 성숙해지게 하소서.

평화와 자유와 정의라는 단어가 금기시 되어버린 세상이기에 우리는 더욱 이것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따스한 바람처럼 우리 속에 생명의 불을 지피시는 주님, 우리 속에 냉소와 무관심을 버리고 진지함, 사랑과 감사가 넘치게 하옵소서. 사람 앞에 서서 지도자가 되어 길을 안내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역사의 바른 방향을 모르면 사람들을 멸망으로 몰아갈 수도 있음을 깨닫습니다. 바른 지도자를 기다리는 열망을 들어주시고, 신자인 우리가 당신의 가르침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1.6주보

 

하나님 아버지,

의지할 곳 없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저희를 부르셔서 품어주시고 지은 죄 용서해주겠다 하시니 언제나 우리를 받아주시는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깨닫고 회개하는 죄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주님의 한없는 배려로 자유를 누리면서 우리는 주님을 내 사고 속에 가두는 일을 밥 먹듯 해왔습니다. 주님은 내가 남과 경쟁할 때 언제나 내 편에 계셔야 했고, 내가 무엇이든 갖고 싶어 할 때 나만을 위한 공급자가 되셔야만 했고, 내가 높아지고자 할 때 내 뒷바라지만 하셔야 했고, 내가 욕망에 사로잡혀 엉뚱한 짓을 할 때 뒷짐 지고 돌아서 계셔야 했습니다. 내 생각이 곧 당신의 계획이요 내 행동이 곧 순리였기에 주님은 따로 판단하실 필요가 없었습니다. 내가 미워하는 자들에게는 저주를 내리시고 내가 좋아하는 자들에게는 은총을 퍼부어주시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은 언제나 ‘자유’ 그 자체이셨습니다. 편협한 나의 생각 밖의 넓은 공간이 주님의 활동무대이셨습니다. 내가 습득한 지식과 경험의 잣대가 주님을 측량하는 데는 보잘 것 없는 막대기에 불과했습니다. 주님을 내 안에 가두려하면 할수록 오히려 내가 갇힌 신세가 된다는 진리를 마음깊이 새기게 하옵소서.

하나님, 이 나라의 대통령과 그 주변을 위해 기도합니다. 자신들이 범한 죄의 무거움을 진실로 깨닫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기초가 흔들리고 있는 이 나라를 지켜주시옵소서. 실망한 국민들을 위로해 주시고 새로운 희망을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0.30주보

 

하나님 아버지,

주일을 허락해주셔서 시끄러운 소리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분주했던 손 멈추고, 빠르게 달려가는 마음 내려놓고 주께 예배하고 회개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때로는 과거에 매이고 오지도 않을 미래에 붙들려 오늘을, 지금을 잘 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음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저희를 고쳐주시옵소서. 저희는 날마다 흉악한 범죄 속에서 악마를 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악한 세상과 악한 존재 때문에 우리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게 하옵소서. 애를 써도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 좌절감이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하게 해 주시옵소서. 작은 기쁨을 큰 기쁨으로 누릴 줄 알게 하시고 하나님의 뜻에 따르는 삶을 중단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어제의 후회와 내일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오늘 사랑을 훈련하며 누리며 기뻐하며 살게 하옵소서.

저희는 먹고 사는 일에 매여 영혼이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우는 이들을 귀찮게 여겼습니다. 무정한 세상이 된 것은 저희들 때문입니다. 졸지에 고통을 당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는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거리에서 서늘한 새벽을 맞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고통의 자리에 오셔서 진실이 드러나게 하시고 정의를 회복시켜주시옵소서. 지금은 정치와 지도자들이 국민의 걱정거리가 되었나이다. 힘 주셨을 때 남용하다가 부끄러움을 당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을 책망해 주시고, 희망을 주는 이들로 변화시켜주시옵소서.

오늘 저희의 방향이 주님께로 향하도록 이끌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0.23 주보

 

여름 내내 지쳤던 저희를 위로하러,

불어오는 가을바람처럼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자비하신 하나님,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해는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밖으로만 나돌던 우리 마음을 안으로 거두어들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내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더럽다고 욕하면서 내가 그 속에 속해 더럽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하면서 내가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미래의 환상에 젖어 ‘지금’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며, 행복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기쁨을 유보하는 일에 익숙해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이기적인 삶의 존재 방식을 버리고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삶을 살므로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주님, 세상방식에 익숙해져가는 우리의 생각을 하나님의 뜻에 맞춰 조율해나가게 해 주시옵소서.

세상에는 가슴 아픈 일이 참 많습니다. 국가가, 공권력이, 해박한 지식인들이 어떻게 국민을 고통과 슬픔으로 몰고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인간의 기본 예의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이 세상을 꾸짖어주셔서 부끄러움을 알게 하시고, 양심이 되살아나게 해주시옵소서.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교회의 주인은 주님이시나, 이 안에 있는 저희는 참으로 약한 존재들입니다. 주인께서 지금까지 인도하심에 감사드리며, 지금 우리가 당면한 변화와 어려움에 모든 성도가 선으로 협력하여 극복하고 헤쳐 나가 교회의 됨됨이를 키워나가는 지혜와 담대함을 허락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0.16 주보

 

모든 진과 선과 미의 근원이 되시는 주님,

이 가을 주택가 담장마다 감나무들이 도시의 찌든 공해 속에서도 자신의 가지가지에 알알이 맺힌 과실을 미련 없이 인간에게 내어 주었습니다. 누가 보든 말든, 알아주든 말든, 제 할 일을 다하고 고고하게 서 있는 과일나무를 보며 머리 숙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살아갈 걱정, 세상 걱정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공중에 나는 새를 보아라’, ‘들에 핀 꽃을 보아라’ 일러주시던 주님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주님, 계절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재촉하는데 계절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짧은 가을날을 몇 날만 더 주소서. 우리로 하여금 땀 흘려 뿌린 만큼 수확의 기쁨을 맛보도록, 나눔을 경험하도록, 살아온 분량만큼 감사할 수 있도록, 분주하게 살아왔던 만큼 기도하도록, 무엇보다도 온 인류가 구원의 열매를 맛보도록, 자기 삶을 낙엽처럼 내놓으신 예수님을 만나도록 도와주소서.

어김없이 왔다 가는 세월과 계절이 무상합니다. 모든 게 다 지나가고 고통마저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고통으로 험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있나이다. 주님, 이 땅에, 주변에 고통당하는 이들의 억울함을 신원하여 주시옵소서. 나라를 책임진 이들이 가진 자뿐 아니라 가난한 서민, 노동자, 농민 한 사람까지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을 주시옵소서. 우리에게 주님의 마음을 주사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변의 사람들의 곁에 있게 하시고, 여린 생명들이 지르는 고통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0.9 주보

 

하나님 아버지,

천하 만물이 가장 고귀하고 투명하여 자신을 드러내는 계절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이 시간만큼은 우리도 아버지 앞에서 숨기지 말고 솔직해지고 싶습니다. 한 주간도 세상 뜻 맞추어 사느라 지쳤습니다. 마지막 날 하나님 아버지 앞에 섰을 때 이 땅에서 잘 살았나 못 살았나의 문제가 아닌 것을 부자와 나사로 이야기를 통해 일러주셨는데도 우리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제껴 두고 살고자 하는 마음, 하나님 없이 우리끼리 살고자 하는 마음 제거해 주시고 정신 차려서 우리가 서로 세워주고 함께 마음과 귀를 열어 주님 말씀으로 살게 해 주시옵소서.

지진으로 인해 삶의 근간이 흔들려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발 딛고 사는 이 땅이 결코 안전하지 않음을 알아 늘 대비하며 살게 해주시옵소서. 계속되는 흔들림에 불안 속에 떨고 있는 주민들이 다시 용기를 내어 일상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또한 우리 각 사람이 자신이 디디고 설 수 있는 흔들림 없는 반석 위에 삶의 기초와 뿌리를 잘 내리고 있는지 돌아보게 해 주시옵소서. 우리의 반석이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9.25 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따스한 햇살로 논밭의 오곡백과를 영글어가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탐욕과 허영으로 들떠있는 우리의 영혼을 시원한 가을바람으로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시옵소서. 주님 앞에 나와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내면을 살찌우는 사람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저희는 끊임없이 물고 물리고, 배신하고 배신당하고 욕망을 부채질하는 도시 한복판에서 살면서 하나님이 주신 나의 원래의 모습대로 살기보다는 물질을 얻기 위해 나의 이상을 쫓아 사는 일에 익숙해져가고 있습니다. 경쟁과 남을 누르고 지배하는 삶, 전쟁과 폭력에 무감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 때가지만’이라는 미명하에 하나님께서 내 주변에 허락해 주신 사람들에게 애정을 주지 않고 지냈습니다. 옆의 사람을 정복하고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참여하는 것으로 위장해 온 우리들의 정복자적인 신앙행위를 용서해주시옵소서. 뭇 생명들을 탐욕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생명으로 대하는 삶의 방식을 찾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우리들의 마음을 넓혀주시옵소서. 그리고 화평케 하는 사람들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다양한 생물들이 어울려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듯이,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존중함으로 평화를 이룩하는 새 사람들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6.9.18주보

 

하나님 아버지,

여름 내내 지친 저희에게 새로운 계절의 바람을 보내 시원케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하시는 일 앞에 머리 숙입니다. 부채 하나로 더위를 이겨나갔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에어컨 없이는 버티지 못하는 저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듯 문명의 노예가 되어버린 저희를 용서하여주옵소서. 누리는 것만큼 버려지고, 버리는 만큼 이 땅은 죽어가고 있음을 볼 줄 알게 하옵소서. 자연을 이기려 하기 보다 순응할 줄 아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주님, 한 주간도 세상 염려에 떠밀려 살았습니다. 우리 속에 있는 염려, 근심, 의심, 두려움, 적대감과 분열을 제거해 주시옵소서. 이렇게 살아가는 저희로 인하여 주님께서 얼마나 마음을 끓이십니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리 마음을 주님께 맡깁니다. 허황됨으로 부풀어 오른 마음을 식혀주시고, 이런 저런 일로 상처받아 쪼그라진 마음을 회복시켜주옵소서. 일상의 반복이 주님의 은총임을 깨달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나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살게 하옵소서.

생명과 평화의 근원이신 하나님 아버지, 지금 이 한반도는 최첨단 무기전시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만드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하옵소서. 남과 북, 서로를 보는 마음이 점점 더 가파르기만 합니다. 십자가로 둘을 한 몸 되게 하시고, 원수된 것을 소멸하시는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게 해주시옵소서. 평화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9.11주보

 

하나님 아버지,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가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지친 우리를 어루만져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 앞에서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다’는 전도서의 말씀이 마음에 더욱 와 닿는 날들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하나님의 때를 깨닫지 못하고 나의 때만 생각하다가 조바심으로, 때로는 때를 놓쳤다는 후회 사이에서, 남보다 앞 서 가야 직성이 풀리는 데 쳐졌다는 생각에 우울하게 살 때가 많았습니다. 시들어버린 우리들을 새롭게 해 주시고 하나님의 때와 창조사역에 우리의 때를 조율하게 하옵소서.

세상에 발 딛고 사는 동안은 불안과 두려움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스펙을 쌓고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해야 한다고 세상은 말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충족은 다음 순간 또 다른 욕망이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붙잡아야 남보다 쳐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쉼 없이 살아갑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 거하게 하옵소서. 여인이, 제자들이 주님의 성찬에 참여한 후 주님을 알아보고 그리스도 안에 있듯, 오늘 우리가 주의 성찬에 참여함으로 나의 때에서 하나님의 때로, 조바심에서 여유로, 소유에서 존재로, 나에게서 너에게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9.4주보

 

계절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렇게 무덥던 여름도 비 한 번에 그 열기가 수그러들고 가을의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으로 여름의 폭염으로 지친 저희를 위로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여름은 제 할 일 다한 후, 가을을 불러다놓곤 표표히 떠나가고 있습니다. 조금 이르거나 늦지만 어김없습니다. 가고오는 계절 앞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아 원망, 조급함, 변덕스러움, 무례한 말로 가득했던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저희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많은 것들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그 어느 것 하나 우리는 만들 수 없는 것들입니다. 청명한 하늘, 마실 수 있는 공기, 새싹, 바람, 소낙비, 함박눈… 이 모든 것들 속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을 볼 줄만 알아도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철부지 아이처럼 덥다고 불평만 늘어놓고 있었을 때, 세상 구석구석에는 폭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지진, 테러, 전쟁, 기근, 전염병으로 소중한 생명들이 스러지고 있습니다. 가난한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뉴스거리도 되지 않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나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하나님, 하늘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상대가 막을 수 없는 무기들을 디밀며 전쟁을 연습하며 갈등을 키워가는 우리 민족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서로를 제압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서로 살림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저희를 구원해 주셔서 자녀삼아 주셨습니다. 구원은 삶 속에서 안락을 누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죄로 오염된 세상에서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라고 주신 것입니다. 오늘 그렇게 살지 못했음을 참회하는 저희를 용서해 주시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8.28주보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도 여전히 가시지 않은 폭염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저희를 불러주시니 감사합니다. 뜨거워진 대기와 땅을 식혀주시옵소서. 하나님이 질서정연하게 지으신 계절의 흐름에 맞춰 살아갈 줄 아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우리 인간들의 지나친 욕망에 의해 자연이 훼손되고 기후가 변하고 있습니다. 불편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조금 덜 쓰며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살아갈 지혜를 주시옵소서. 오늘 우리 세대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 다음 세대 그리고 이웃들에게 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흉흉한 한반도를 기억하시고 하나님의 평화를 주시옵소서. 북은 핵과 미사일을 택하고 남은 사드를 택하여 치열한 군비확장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그리고 한반도를 보고 이해타산을 따지는 모든 강대국들이 파멸의 경주를 하고 있습니다. 멈추게 해 주시고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녹여 낫을 만드는 평화의 꿈이 이 땅에서 실현되게 해 주시옵소서.

한 주간을 보낸 저희는 끝없이 밀려오는 일들을 처리하느라 지쳤고, 마음의 여백이 사라진 자리에 불평과 원망이 깃들었습니다. 함께 도우며 살라고 주신 이웃들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많았습니다. 주님을 위한 헌신도 변덕스러웠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보여주신 그 사랑을 의지하여 고백하오니 주께 대하여 이웃과 사람에 대하여 인색했던 것을 용서하여 주소서. 오늘의 예배를 통해 주님과의 소중한 만남이 있게 하시고 그 만남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관계가 새로워지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8.21 주보


2016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올해도 남과 북(북과 남)의 교회가 한 마음으로 광복(해방)의 기쁨을 나누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오랜 약속을 잊지 않고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아 공동기도를 드리도록 인도하신 주님의 은혜가 크고 놀랍습니다. 주님께 드리는 간절한 염원을 받아주시옵소서.
71년 전, 우리나라는 잃었던 나라를 되찾고 광복(해방)의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믿었기에 반드시 그날이 올 것을 소망했으며, 의로운 피와 땀을 흘리며 인내했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 만세가 메아리치고, 삼천만 가슴마다 해방의 감격이 용솟음치던 그날의 감격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자비로우신 하나님!
해방의 감격도 잠시, 우리 민족의 뜻과 배치되게 강대국에 의한 민족분열의 고통을 당하며 험하디 험한 길을 거쳐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만남과 대화로 화해의 물꼬를 트기도 했고, 경제협력을 통해 공동번영의 꿈을 잉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보다 더 높은 마음의 담을 쌓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깊은 불신의 강을 건너고, 분노의 아골 골짜기를 지나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주여,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주님은 교회에게 화목의 직분을 주셨지만 이 민족을 바르게 섬기지 못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평화의 사도로 부르셨지만 화해를 도모하기보다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둘로 나뉜 서로를 같은 동포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아예 사랑할 마음조차 품지 않았습니다. 주여, 우리의 허물과 죄를 고백하오니 용서해 주시옵소서.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
지금은 멀어질 대로 멀어진 남과 북(북과 남)이지만,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날이 곧 올 줄로 믿습니다. 찢어질 대로 찢어진 가슴이지만 아픈 상처를 꿰매고 서로 위로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깨닫습니다.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남과 북/북과 남의 관계를 개선하며 민족의 대단결로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게 하옵소서.
주님, 갈라진 이 민족을 하나 되게 하시고, 산산이 흩어진 식구들이 다시 합치게 하옵소서. 남북의 아이들이 한솥밥을 먹게 하시고, 북남의 청년들이 한 책상에서 인류의 희망을 노래하게 하옵소서. 민족공존의 발걸음이 한라에서 백두까지 이어지게 하시고, 평화공영의 큰 물결이 독도에서 서해로 넘실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이 민족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한반도/조선반도에서 7천만 겨레 누구나 행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하나 되어 더욱 커진 민족의 기상으로 온 세상을 두루 섬기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2016년 8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

 -2016.8.14주보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마땅히 쉴 곳 없는 세상에서 우리의 안식처가 되어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무더위로 지쳐서 하루하루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방향을 잃지 않고 오늘도 주님 앞에 나왔습니다. 주님께 닿은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주셔서 잘못된 길을 찾아 걷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우리의 걸음이 주님과 함께하는 걸음, 이웃과 함께 하는 걸음이게 하옵소서. 저희는 이렇게 더워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아가고 있지만, 더위에 지친 가난한 이들, 끔찍한 사고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도자들은 자신의 역할이 섬기는 일인데 지도자가 아니라 지배자가 되어 군림하고 무시하고 깔보고 막말을 서슴지 않고 연약한 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 역시 마음이 점점 굳어져서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무심해져 갑니다. 하나님, 저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희망을 보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신 구원을 지켜나가게 하시고, 구원은 나의 안락만을 누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과 의를 나타내라고 주신 것임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성실과 열심으로 살아가되 나의 성취에만 눈멀어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게 하옵소서. 오늘 주님의 성찬에 임하므로 저희 각 사람이 평화의 사람으로 다시 지어져 가는 은총을 입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8.7 주보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한 분이시며 세 분이시고 세 분이시며 또한 한 분이십니다. 분열과 다툼에 익숙한 저희로서는 하나님의 이 같은 삼위일체 존재방식을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싸움터로 변한 세상에 살면서 지친 저희가 주님을 믿고 신뢰하며 하나님의 존재방식을 사모하게 하옵소서. 일상이 되어버린 냉소적이고 과격한 말, 타인에 대한 거친 눈길, 난폭한 행동, 나의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심이 우리 영혼을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그 놀라운 사랑, 평화, 일치를 저희에게 가르쳐 주시옵소서.

칠월 한 달을 속절없이 보냈습니다. 새 달 첫 날의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는 과거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왔습니다. 거센 물결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세상 방식에 역류할 줄 아는 강인한 신자로 변화시켜 주시옵소서. 신자로서 가야할 길을 가르쳐주시고, 잘못된 길에 들어설 때마다 엄히 꾸짖어 주시옵소서.

평화의 주님, 이 세상은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테러, 폭력으로 인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막힌 담을 헐고 평화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주셔서 우리들 속에 있는 분열의 담을 헐게 하시고, 평화의 길을 오롯이 걷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7.31주보


하나님 아버지,

주님이 저희를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저희는 용납이 없는 잔인하고 살벌한 세상에서 살아갈 희망이 없습니다. 무더위로 지친 저희들이지만 오늘 예배의 기쁨, 용서의 기쁨을 사모하며 주 앞에 나오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의 짧은 생각으로는 주님의 뜻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스스로 세운 기준과 이해타산에 의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판단은 옳았어도 용기가 부족하여 행동으로 이어지기가 어렵습니다. 하나님, 저희가 이 혼란한 세상에서 올바른 판단과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을 주옵소서.

하나님, 기초가 무너진 세상, 잔인한 시간들이 멈출 줄 모르는 세상입니다. 세상이 이렇게 된 것은 저희들 잘못 때문입니다. 잘못된 길을 걸어가던 저희가 멈추어 서서 주님을 바라보며 우리의 시선을 주님의 시선에, 우리의 관심을 주님의 관심에 조절하게 하옵소서.

살림교회의 구성원들인 저희가 서로 합력하여 주님의 선을 이루는 평화의 공동체가 되게 하시옵소서. 오늘의 예배를 통하여 지나간 한 주간의 복잡함이 정리되고 새롭게 맞게 될 한 주간을 주의 뜻대로 살아가기 위한 동기와 힘을 얻어 살아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7.24주보


하나님 아버지,

장마와 무더위의 눅눅함에 시달려 지친 저희가 죄와 연약함을 벗겨주시고 안아주실 사랑을 구하며 머리 숙여 참회합니다. 오늘도 자신을 살피며 주님 말씀 안에서 새로운 것들에 눈 뜨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의지하여 한 주간도 제 힘만 믿고 혼자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살았던 것을 참회합니다. 하나님과 말씀을 의지하지 않고는 우리가 제대로 바른 판단과 바른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예배하고 성경을 읽고 말씀을 나누는 동안 우리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에 이끌리게 하옵소서. 작은 아이, 연약한 여성,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자를 살피시고 부르신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소유가 많고 권력을 가지면 최고이고 개인의 욕망이 우선이라는 세상 논리를 뒤집어 놓는 주님의 말씀을 읽고 배우면서 우리 각자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내가 이룬 것처럼 착각하여 자랑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내 몸 하나 추스르는데 마음 뺏겨서 이웃을 돌아보고 살피는 일에 소홀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옳고 진실한 것, 성실함, 하나님 안에서 모든 사건과 상황을 읽고 볼 줄 아는 것, 하나님 안에서 세상과 생명을 보살피는 일과 평화를 일궈가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따를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의 뜻을 함께 나누고 품을 수 있는 교우들이 곁에 있어 방황하지 않고 주께로 돌아올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 안에서 우리가 서로를 바르게 세워주는 도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7.17주보

 

하나님,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보시옵소서.

세상이, 사람들이, 사람들의 마음이 갈라지고 있습니다. 이미 나쁜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더 못한 일자리로 밀려나고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더 큰 가난과 질병의 질고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열과 꿈을 가진 청년들이 세상에 발붙일 일거리, 세상에 봉사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생을 빈곤을 면하고자 노력했지만 쉴 틈이 없이 생존의 마지막을 위해 허둥대는 노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평화와 위로를 주시는 주님, 이 불안과 불신의 시대, 양 극단으로 나누어지는 시대에 이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이해타산과 짧은 식견이 우리를 가려 주님의 뜻을 깨닫지 못할 때가 너무 많은 저희들입니다. 지금은 저희가 하나님 앞에 엎드려 욕심에 이끌려 왔던 삶을 회개하고 주님의 용서를 입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저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를 돈 탓으로만 여기고 물신을 숭배하였던 것을 회개해야 할 때입니다. 당신의 진리와 지혜를 기다립니다. 우리는 충분히 알지 못하오니 평강의 왕이신 당신께서 길을 보여주시길 기도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사랑과 평화를 이루는 나무가 되어 생명의 숲을 이루어 가는 용기를 주소서. 우리가 반석이시며 산성이시자 목자이신 주님을 의지합니다. 이제 주께서 우리들의 마음을 주관하시고 당신의 말씀이 복된 소식으로 가슴가득 채워지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7.10주보

 

하나님 아버지,

흩어져있던 살림식구들이 아버지 집에 나와 한 마음으로 찬양하고 기도하며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한 주간도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다고 다짐하였으나 한눈팔며 살 때가 많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연약하여 쉽고 빠른 길을 따라 살았습니다. 이익 따라 살기에 부지런했으나 하나님의 뜻 따라 살기에는 게을렀습니다. 염치없이 참회하는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려고 몸부림을 치되 그것이 나의 올바름을 증명하기 위한 목적이거나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도구가 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려고 애씀이 하나님의 마음을 더욱 깊이 읽기 위함이게 하시고, 더욱 하나님의 성품을 본받는 과정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신앙 연륜이 깊어질수록 하나님의 모습이 우리에게서 나타나게 하여 주옵소서. 연약한 사람들을 품을 줄 알게 하시고, 세상에서 외면당하고 버림받은 사람을 만날 때, 하나님은 세상과 같은 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보여주는 통로가 나 자신이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살림교회에서 만나기 전에는 저희가 서로 몰랐던 사람들이었는데 우리 모두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이곳으로 부르셔서 주님의 교회를 이루어가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여기서의 지난 시간보다 앞으로의 시간, 더 나아가서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있게 하여 주옵소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용납하게 하시고,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아 서로 섬기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 교회가 사람의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가 되게 하시고, 수고와 대가를 지불하고도 그것이 자랑이 아니라 은총이 되고, 기쁨이 되고 감격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6.6.26주보

 

하나님 아버지,

저희는 한 주간도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그 계명과 교훈대로 선을 행하며 살기보다 이기심과 욕망을 따라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삶을 온전히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지 못하고 땅의 것만 바라보며 눈앞의 것만 손에 잡으려는 어리석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주님의 뜻에 나의 뜻을 맞추기보다는 내 뜻에 주님의 뜻을 맞추려하였습니다. 주여! 우리들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고치려하지 않는 완악한 마음을 성령의 능력으로 녹여주시고 새 마음을 부어주시옵소서. 불안한 미래로 인해 힘에 겨운 시간을 보내던 아브라함에게 하늘의 별을 보라고 말씀하셨던 하나님,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만 바라보던 우리 시선을 거두어 하나님의 마음을 볼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이름이 소홀히 여겨지는 세상에서, 우리의 삶과 발자취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하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생명이 너무 소홀히 다뤄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들리는 ‘왜 나를 지켜주지 않았나요?’라는 비명과 절규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옵소서. 무관심, 허위진술과 책임회피만 있고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는 우리 사회를 엄히 꾸짖어주시옵소서. 생명이 소홀히 여겨지는 세상에 익숙해진 시선과 생각에서 벗어나 주님의 심정으로 대하게 하옵소서.

살림교회가 설립된 지 40년을 맞게 됩니다. 교회가 설립되고 여기까지 오기까지 여러 수고와 희생의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후배들을 위하여 희생의 손길을 펴지 못하였고, 수고의 땀방울을 흘리는데 인색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관심보다는 자신의 관심과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이 문지방을 드나들 때가 많았습니다. 주님, 우리를 용서하소서. 그리고 교회의 앞 날의 변화와 함께 우리 각자가 하나님의 전으로 지어져가는 존재들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6.6.12주보


하나님,

우리의 모든 것 되시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세상의 흐름을 따라 살다가 가쁜 숨을 쉬며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채 정리되지 않은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왔습니다. 주님, 주님의 넓은 품 안에서 우리의 호흡이 평안해지게 하시고, 진리의 말씀을 깨달아 참 생명의 길을 발견하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이 땅에서 받아야 하고, 통과해야 하는 크고 작은 관문에는 노심초사하면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상속받을지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전심전력을 다해서 애를 쓰라고 하셨음에도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넓은 문은 없는지, 좀 더 큰소리칠 수 있는 길은 없는 지에만 기웃거렸음을 고백합니다.

비록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조롱을 할지라도 주님께서 말씀하신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삶을 위해 전력질주하게 하시고, 우리의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 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인도하소서.

우리 각자가 우리에게 주어진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을 성실하게 걸어감으로 훗날에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시며 우리의 등을 두드려 주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입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6.5.29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정신없이 앞만 보며 달리던 저희들이기에 고르지 못한 숨결로 주님 앞에 섰습니다. 한 주간 분주하기는 했으나 지금 우리 손은 비어있습니다. 빈손이 부끄럽지만 주님 앞에 두 손을 모을 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영혼의 갈증은 소유가 아니라 주님의 사랑의 손길과 은총의 덧입음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부르시는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햇살처럼 끊임없이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주님, 비좁은 우리 마음에 오시옵소서. 오셔서 주님의 귀로 세상 소리를 듣고, 주님의 눈으로 이웃들을 바라보게 해주시옵소서.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인답시고 세상의 소리에 귀 막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게 하옵소서. 세상의 소리에 민감한답시고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게 하옵소서. 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긍휼과 진리가 만나는 세상을 이루는 일에 기꺼이 동참하게 해주시옵소서.

주님, 우리가 아주 가까이에서 만나는 가족, 이웃과 더불어 화해하고 평화롭게 하옵소서.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작은 평화 속에 머물 줄 아는 지혜로 세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하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는 눈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게 하시고 세상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5.22주보

 

하나님 아버지,

시간은 흘러 4월을 보내고 어느새 5월의 한 가운데 저희가 서 있습니다. 덧없이 흘러가는 세상사가 심란하기 이를 데 없지만, 푸른 잎들과 꽃들은 싱그럽기만 합니다. 근심과 걱정으로 마음 편할 날 없는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주님의 넓으신 품에 안겨 울고 싶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살라 이르셨건만 우리는 차가운 시선으로 서로를 봅니다.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을 찾아내고 비난하는 일에는 솜씨를 발휘하지만, 돌보고, 보듬어 안고, 북돋는 일에는 미숙합니다. 섬기라 하셨지만 높임받기를 바라며 삽니다. 충격적인 사건들의 연속 속에서도 나와 내 가정만 안전하다면 그냥 넘기는 철의 심장의 소유자들이 되고 만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시간의 오월은 푸르지만, 이 나라의 오월은 아픔의 달입니다. 인간사 그 어느 날도 아픔 없었던 때 없지만, 우리와는 너무 다른 오월의 기억을 가슴에 안고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위로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우리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그 아픔이 나의 아픔이 아니기에 슬픈 영화 한 편 보고 나서 눈물 흘리고 다시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듯이 저들의 상처를 남의 이야기로만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아니면 그들의 상처는 그들의 죄에 대한 응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주님, 돌 가슴을 지닌 우리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죄에 대해 민감하고 단호하신지를 배우게 하시고, 억울함과 한 맺힌 이들의 심정을 공감하시는 주님 마음 배워나가게 해 주옵소서. 진정한 회개와 동시에 용서와 사랑을 배우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5.15주보

 

하나님 아버지,

교회 마당 구석에 새로 심은 어린 사과와 배나무가 내린 비 흠뻑 맞고는 순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신앙은 ‘한그루의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이라 하셨는데, 조금씩 자라는 나무를 볼 때마다 주님 말씀 떠 올리며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게 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예수께서 인간과의 연대를 위해 육체를 입고 오셨으되 죄는 범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신앙적 진리를 지킨다는 핑계로 독선적인 사람이 될 때가 많았고, 유연성을 강조한다는 핑계로 적당히 타협할 때가 많았습니다. 주님의 진리에 담겨 있는 넉넉한 포용성을 깨달아 알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본질적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고도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인격을 다듬어 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유연성의 옷을 입되 진리를 왜곡하거나 포기하는 죄는 범하지 않으며 살게 하옵소서.

어버이 주일 아침에 ‘부모를 공경하라’하신 말씀을 마음에 다시 새깁니다. 부모를 통해 베풀어주신 아낌없는 사랑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식은 사랑으로 기르는 것이 아니라 근심으로 기른다 합니다. 우리 위해 흘린 부모의 근심의 눈물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어버이날이 되어도 가슴에 자식을 묻고 눈물 쏟으며, 살아갈 기력을 잃어버린 이들을 잊지말아주시옵소서. 그들 곁에 계셔서 위로해 주시고, 살 기력을 회복시켜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5.8주보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

해맑은 어린이들의 미소, 부모, 가정의 소중함… 동시에 지난 날 불의한 권력을 쥔 자들의 폭력으로 인해 무례하고 몰염치했던 일들이 떠오르는 오월 첫날입니다. 같은 꽃향기의 세월을 살면서도 소중한 가족과 자식, 벗들을 잃고 망연자실하여 허탈해 있는 이들의 마음을 만져주시옵소서. 폭력은 침묵과 망각 속에 다시 싹트곤 하였습니다. 반성 없는 역사는 개인이나 국가나 반복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말씀 앞에서 철저한 회개가 있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다 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저희 귀와 눈을 닫아버리지 않게 해 주옵소서. 저희는 나만의 행복을 위해 이웃에 관심을 돌리는 일에 무심하였습니다. 내가 풍요하기에 주린 이들의 부르짖음이 시끄럽게 들려졌습니다. 나의 삶에 불편함이 없기에 삶의 불편함으로 인해 신음하는 이웃의 고통과 부르짖음이 듣기 불편해졌습니다. 예수께서는 긴 세월 질병으로 구부러진 여인, 중풍병자, 들판에서 주려있는 군중들, 그 누구든 관심 밖의 사람들을 주목하시고 손길을 내밀어 치유해 주셨습니다. 주님의 그 손길이 내게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내가 그 같은 주님의 손길, 작지만 그런 의미를 지닌 주의 손길 되게 하소서. 주님의 눈길이 닿는 곳에 우리의 눈길도 머물게 하시고, 주님의 발길이 닿는 곳에 우리 발길도 머물게 해주시옵소서. 누구를 대하든 지극 정성을 다하게 해주시고, 만나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 평화의 씨를 파종하며 살게 해주시옵소서.

봄바람에 모든 만물들이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다른 이를 대할 때에는 봄바람 같은 부드러움으로 대하게 하시고,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 서리처럼 차갑고 냉철하게 대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5.1주보

 

하나님 아버지,

햇빛과 먹구름, 기쁨과 슬픔이 갈마드는 한 주간을 보내고 4월 마지막 주일에 주 앞에 나와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산과 들과 길모퉁이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었습니다. 메마른 인간들 옆에 이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꽃들이 있어 함께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때를 알고 피었다 지는 꽃들을 봅니다. 이 땅에 꽃보다 더 소중한 청춘들이 자신을 펴보지도 못한 채 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노래했습니다. 주께서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불러주셔서 의미 있는 존재로 세워주심에 감사하는 삶을 살게 하시고 서로에게 꽃이 되어 잊혀 지지 않는 의미로 살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우리에게는 세상 것이 어느 정도 충족되면 하나님을 잘 따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아직 좀 이르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기를 미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삶을 내려놓고 주님의 뜻에 조율해 나가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갈등과 분열과 증오를 일으키는 세력의 뒤에 거대 자본이 있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물질 앞에서 허약한지요. 생명력 있는 물고기가 역류할 줄 알 듯 하나님의 생명을 품고 사는 저희가 시대를 역류할 줄 아는 지혜와 용기를 주시옵소서.

나라의 위정자들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게 하시고, 그들을 통해, 괴로운 일을 겪고도 하소연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공의를 체험하게 해 주시옵소서. 우리들에게도 주어진 사명이 있는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 지 돌아보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4.24주보

 

좋으신 하나님,

우리의 마음과 몸을 가다듬어 살아계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봄은 성큼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으나 지난 한 주간을 보내면서 차가운 현실과 냉랭한 일상에 마음 시릴 때가 많아 아직 기쁘게 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였지만, 이 시간 예배를 통하여 주님 안에서 생명의 온기를 느끼는 우리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위선과 교만이 뒤섞인 만남, 경쟁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생명의 리듬을 놓친 채 경직된 삶을 사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우리의 몸을 풀어주시옵소서. 헛된 교만과 걱정도 내려놓게 해주시옵소서.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보다 더 중요한 삶의 태도와 진정성을 말씀 안에서 키워나가는 살림교회가 되게 하시옵소서.

하나님, 십자가를 건물 높은 곳에 세우고 불을 밝힐 뿐 십자가를 지지 않으려는 오늘의 교회와 교인들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십자가의 고난 없이 부활의 영광만을 탐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이들이 되게 해주시옵소서.하나님, 선거가 끝났습니다. 선거의 결과에 담겨진 하나님의 오묘한 뜻을 읽어낼 줄 알게 하소서. 이겼다 해서 교만하지 않게 하시고 졌다고 해서 분노하지 않게 하소서. 새로 선출된 이들이 민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시고, 이전에 힘과 숫자로 밀어붙이려 했던 노동악법, 역사왜곡, 가진 자들을 더 배불리게 하는 법안들을 막고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고통 받는 세상이 되도록 힘쓰는 이들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4.17주보

 

우리의 작고 미천한 부르짖음과 소리에도 귀 기울이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우리의 아빠가 되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세상에 살면서 사람들의 소리에 귀 닫고 살 때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의 고통과 부르짖음을 건성으로 듣기가 일쑤였습니다. 나의 신분에 맞는 사람들이나 높은 신분의 사람의 말 듣기에는 바빴습니다. 그리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내게 부르짖을 때 그들의 잘못과 죄를 먼저 찾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연민의 정을 보내기는 하지만, 곧바로 그들의 죄와 잘못을 떠올리며 그들이 그렇게 어려움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들의 불행이나 어려움이 나를 귀찮게 만들지 않도록 울타리를 겹겹이 쳤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 세상은 점점 사람들이 함께 호흡하며 서로 부족함을 채워가는 사회공동체를 세우는 일은 뒤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자유, 평화, 정의… 이런 단어들은 점점 쓰기가 불편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은혜로우신 하나님, 내 귀가 늘 낮은 곳에서 나는 소리에 열려 있게 하옵소서. 낮은 곳으로부터 배울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낮은 곳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입장의 동일함을 취할 줄 알며, 내 성공이나 성취 속에 담겨 있는 죄를 그들의 불행과 연결시켜 회개할 줄 아는 감성을 키워주시옵소서. 세상을 향하신, 우리 각자를 향하신 하나님의 꿈을 바로 발견하고 정직하게 키워가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4.10주보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종려주일 아침에 당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직무를 위해 십자가 길 가시는 예수님을 보며 참회합니다. 저희는 자유로운 믿음을 원했지만, 강요받는 걸 싫어했지만, 책임은 지려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중심적인 우리들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교회가 하는 일이 너무 미약하게 보여 존재를 의심하곤 합니다. 이곳에 살림교회를 세우신 뜻이 무엇이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주시고 이끌어 주시옵소서. 우리를 주께 온전히 맡길 수 있게 하시고, 우리의 무거운 욕망의 끈을 주께 내려놓게 해 주시옵소서. 위선과 교만이 사라지게 하시고, 이해와 배려가 늘어나게 하시옵소서. 서로 나누고 애통함이 있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오늘 우리를 제대로 성찰하게 하소서. 감사할 줄 모릅니다. 감사 조건이 많음에도 항상 갈증에 놓여있고 항상 부족하다고 발버둥 칩니다. 교회가 우리의 끊임없는 욕망을 경계하는 나팔소리가 되어 제대로 나팔을 불게 해 주시옵소서. 경쟁을 신앙화하고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우리들은 다른 이의 고통에 대해 무뎌져가고 있습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피눈물 흘리며 통곡하고 있는 이들의 신음소리가 귀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귀 먼 자들의 도시에 살면서 마음도 입도 거칠어져 가고 있습니다. 울부짖는 이들에게 거친 말들을 쏟아내었습니다. 우리들의 무례함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사랑 많으신 주님, 참회하는 저희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사죄와 용서의 기쁨을 품고 한 주간 그 사랑으로 섬기며 사랑하며 살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3.20주보

 

하나님 아버지,

지금 저희가 주님이 걸어가신 사순절 여정을 더듬어가고 있습니다. 이 길 가는 동안 우리도 모르게 익숙해져가고 있던 죄악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인간이 만든 알파고의 탁월함에 감탄할 정도로 인간의 머리는 점점 더 우수해져 갑니다. 그러나 원영이의 죽음은 한 쪽 어두운 곳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사회의 안전망은 너무나 허술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사람됨을 잃어버린 우리 사회를 꾸짖어주시옵소서. 뻔뻔한 부모, 무례한 정치인들, 소통을 모르는 남북의 권력자들로 인해 더욱 굳어져 가는 이 세상을 보시고 망연자실 하실 하나님, 마음 아파하실 하나님이 떠오릅니다.

하나님, 사순절의 길을 걷는 동안 저희가 주님의 마음을 품고 이웃과 세상을 보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의 도구가 되어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게 해 주시옵소서. 보시기에 좋은 세상으로 회복해 나가시려는 주님의 심정을 품고 살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봄은 다가오는데 아직도 몸과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식 잃고 여전히 슬픔과 고통과 위축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봄이 두려운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속에 편견과 거친 것을 제해 주셔서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교회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분열과 불화의 각축전이 되어버린 이 한반도에 속히 오셔서 인간의 머리로 만들어낸 파괴하는 첨단 살상무기들과 우리 마음에 품은 독한 무기들을 제거해주시고 살림의 역사를 일으키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3.13주보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을 살면서 우리 마음은 메마르고 거칠어졌습니다. 마음의 평안을 잃어버렸습니다. 타인을 위한 배려의 마음이 줄어들었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거칠어져서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시대가 주는 고통의 무게를 피하려했습니다. 촉촉한 봄비를 내려주셔서 거칠고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신 것처럼 우리 마음에 봄비같은 은총을 내려주셔서 부드럽게 갈아엎어주시옵소서.

내편에서만 생각하거나 나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나의 성공에 눈멀어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다른 이를 향한 사랑의 마음이 커가게 해 주시옵소서.

보내신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느리고 어린 나귀새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는 주님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남보다 뒤쳐질까봐 빠른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느라 마음 바빴던 저희들입니다. ‘빨리’가 아니라 ‘바르게’ 가게 해 주시고, 쳐진 이들과 ‘함께’ 갈 줄 아는 저희되게 해 주시옵소서.

평화의 주님, 다시 한 번 분단된 이 땅을 돌아보시옵소서. 싸드 무기 배치보다는 제재를, 제재보다는 대화를, 대화에서 배려로, 왕래와 나눔으로 발전해 나가게 해주시고 남과 북의 형제들 모두 세계평화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남과 북의 갈등을 극대화시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여 자리를 공고히 하거나 이익을 보려는 이들이 있다면 막아주시옵소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평화를 심게 하시고, 이 땅을 풍성하게 하는 일에 앞장서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3.6주보

 

하나님 아버지,

정치와 경제의 불안, 분단으로 인한 갈등과 한숨으로 뒤엉킨 이 세상을 보시옵소서. 이 세상은 욕망을 부추기고 경쟁과 승리를 최선의 가치로 여기며, 물질이 세상을 움직이는 최대의 가치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물질을 쥐고 있는 자의 범죄 앞에 법은 너그러웠고, 한 끼의 먹거리와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힘없는 이들의 항거는 엄한 법의 잣대로 제한받기 일쑤입니다. 우리 교회들마저 신앙의 이름으로 욕망을 부추기고 경쟁과 승리를 하늘이 내리신 복이라고 설교하고 말았습니다. 주님, 이러한 우리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순간순간 소중한 갈림길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옵소서. 어느 것이 바른 것인지 분별할 줄 알게 하시옵소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하나님, 지금 이 땅은 서로가 상대를 ‘악’으로 규정한 뒤 상대보다 더 센 무기들로 제압하려고 무기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평화의 주님께서 개입해주셔서 군사력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하나님께서 지키실만한 국가로 다듬어가게 하여 주옵소서. 개인이든 국가든 이웃관계를 평화로운 관계로 바로 잡아가게 하옵소서.

하나님과 국민의 대리자가 되어 공의를 시행하고 평화를 위해 일해야 할 권력자들이, 군림하고 감시하고 제압하려 합니다. 그들에게 하나님 경외하는 마음 주시고 품을 넓혀주시옵소서. 힘없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하옵소서. 찬바람 속에서 촛불 들고 거리에 서 있는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하옵소서. 속으로 신음을 삼켜야만 하는 이들의 마음을 만지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2.28주보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바람은 아직 차지만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새로운 계절을 준비해주시고 우리의 삶을 인도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의 때를 알지 못하여 성급하여 안달하며 살아가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비바람 몰아쳐도 믿음의 뿌리를 견고히 내리게 하시고, 하루하루를 영원에 잇대어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의 작은 기도까지 모두 들으시고 기억하시며 또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저희는 항상 나의 이야기만 하나님께 하고, 투덜거리면서 왜 제 소원을 이루어주시지 않느냐고 불평하고,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일에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듣는 데에는 소홀히 합니다. 이제는 변화하여 주님을 알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가고 하나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평화의 주님, 세상은 더욱 더 나빠져 가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권력자들의 오만과 무지가 걸러지지 않은채 첨단무기를 동원한 군사훈련으로 긴장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말하기가 두렵습니다. 이 땅에 주님이 오셔서 평화를 외치신다면 사람들은 뭐라 할까요? 다른 이에게만 책임을 묻는 무능한 정부, 진실보도보다는 가십만 찾는 언론, 평화보다는 응징에 힘을 실어주는 교회. 이런 현실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을 꾸짖어주시옵소서. 남과 북 사이에 소통과 대화가 다시 싹트게 하시고, 평화의 봄이 오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2.21주보

 

하나님 아버지,

겨울이 조금씩 물러가고 새로운 계절인 봄을 조금씩 만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통해 게으른 우리의 삶을 일깨우시는 하나님, 조금씩 돋아나기 시작하는 새싹들을 보면서 조화를 배우게 하옵소서. 식물들이 저마다 태양을 향해 다투는 것처럼 자랄지라도 나무와 나무가 서로 어우러져 숲을 이루듯 저희가 서로 다른 출신과 고향, 스타일, 이념과 다양한 신앙경험 속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게 하소서. 저희가 주님의 따스한 사랑을 품고 차가운 세상을 따스한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도구가 되게 하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살피고 알아가는 일을 불편하게 여기고 강요당하는 일처럼 생각했습니다. 자신을 점검하는 일, 이웃과 세상을 위해 사는 일은 손해가 되고 답답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일들을 그냥 지나쳐감으로 하나님의 뜻을 놓쳐버릴 때가 많았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이 될 가족과 교우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일궈나가게 하소서. 그리하여 가정과 교회에서부터 서로 모델이 되고 소통과 대화를 키워나가게 해 주시옵소서.

지금 한반도는 꽁꽁 얼어붙은 한 겨울입니다. 남과 북 서로가 강한 무기 위에 더 강한 무기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향해 질주하여 충돌직전에 있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남과 북의 지도자들은 자신이 펼치는 정책만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저들은 저들이 하는 잘못을 알지 못합니다. 저들이 한반도를 극단으로 몰고 가지 않게 하시고, 막힌 소통의 통로가 다시 열리게 하시고, 서로가 겁을 주지 않게 하시고, 백성들과 개성공단에서 쫒겨난 기업인들의 불안을 속히 덜어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2.14주보


주님, 저희는 마음이 충분히 가난하지 못하여 주님 안에서만의 행복을 구하지 못합니다.

주님, 우리에게 오시어 주님의 존재가 우리의 행복의 근원, 삶의 근원이 되게 하소서. 주님, 또한 저희는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리지 못합니다. 우리의 마음에 온갖 욕망의 방해물들이 가득 채워져 전폭적으로 당신을 의지하지 못합니다. 재처럼 식어 버린 우리의 믿음의 불꽃을 일으키소서. 주여, 더 나아가서 저희는 정의를 위한 고난을 회피했습니다. 오시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소서. 우리의 용기를 강하게 하소서. 우리를 용서하시고 새롭게 하사 당신의 은총이 우리와 동행하게 하시고, 우리를 항상 당신의 음성의 범주 안에 머물게 하소서.

주님, 강한 자 중심의 세계역사에서 눌림과 가난으로 점철된 아시아를 긍휼히 여겨주시고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있는 등짐과 전쟁과 대립과 보복의 악순환의 고리를 제거해주시옵소서. 서로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한 전쟁과 파멸뿐임을 알게 하시고, 우리 신앙인들이 평화를 외치게 하시고 평화를 말하는 자의 수가 이 땅에 더 늘어가게 하시옵소서.

주님, 감당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해 고통 중에 처해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즐거워해야 할 설 명절이 졸지에 사랑하는 아들, 딸들, 부모를 잃고는 큰 절망에 빠져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랑의 주님께서 친히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시옵소서.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그들을 돌보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2.7주보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 나라의 가치보다는 세상의 논리와 가치가 더 좋아 보여 그것을 따르던 삶을 살던 저희가 주 앞에 나왔습니다. 내가 바뀌기보다는 하나님마저 그런 내 생각을 옹호해주시기를 바라고 내 생각에 맞추어 하나님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는 우리의 오만한 마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효율과 실용과 경쟁을 부추기는 이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를 지켜가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져갑니다. 속도와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의 뒤안길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뒤쳐진 이들의 아픔을 위로해주시옵소서. 삶이 편안할수록 마음은 더욱 낮은 곳에 두는 영적 지혜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시옵소서.

사울을 세우고 다시 사울을 징계하신 하나님, 세상의 권력자들이 당신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아 알게 하시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두려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섬기게 하옵소서. 권력자들이 더 이상 국민의 고통의 원천이 되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삶을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 절망감과 싸워나갈 수밖에 없는 혼탁하기만 한 오늘의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당신의 섭리를 헤아릴 수 있는 혜안을 허락하옵소서. 복을 구하는 것만큼 하나님의 의를 사모하게 하시며 당신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실현하는 일에 헌신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의를 위해 헌신한다는 미명 아래 작은 일에 무관심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게 하옵소서. 인류 구원의 대업과 소외된 작은 자들에게 대한 사랑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실현하셨던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6.1.31주보

 

하나님 아버지, 주님이 세상에 당신의 몸을 비로소 드러내신 주현절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견디기 어려운 혹독한 추위를 막으려고 옷을 더 껴입고 목도리를 두르면서 알몸으로 오신 주님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가장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하신 주님 말씀을 잘 알면서도 안락하고 따뜻한 삶을 포기할 수 없어 주님 말씀을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봅니다. 외면할수록 우리 마음은 불편했고, 그 불편이 주님과의 멀어짐으로 다가왔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주님 말씀에 순종하기보다는 주님으로 인해 누릴 영광과 주실 것에 대한 기대만을 지닌 이기적인 이들이었습니다. 은혜로우신 하나님. 우리가 주님을 예배하는 것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예배가 되지 않도록 늘 깨어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이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주시는 분이시기에 예배하고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자체로 인해 기뻐하고 예배할 수 있는 믿음을 주옵소서. 또한 무리들의 환호나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신 예수님을 본받아 살게 하옵소서. 환호에 눈멀지 않고, 비난에 소심해지지 않는 신앙인격을 키워주옵소서.

가진 자 중심으로 점점 더 재편성되어가는 세상에서 힘없는 이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져가고, 바른 세상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이들의 몸부림은 위축되고 있습니다. 권력은 제대로 된 심판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합니다. 또한 우리 교회들은 힘을 많이 잃어가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가 서로 서 있는 삶의 자리는 다를지라도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주님의 것과 일치되게 하시고 예수님의 관심사를 우리의 관심사로 삼고 세상에 살림과 평화를 심는 교회와 지체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24주보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의 삶을 돌아보며 참회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께로 향하지 않고, 우리의 경험과 탐욕을 잣대삼아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할 만큼 둔한 채 알면서 저지른 죄, 모르고 저지른 죄가 엉켜있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그러면서 남을 대할 때는 잘난 사람처럼 자신을 과대포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에 대해서는 가을서리처럼 냉정하게 대하여야 하는데 정반대로 처신하였습니다. 다른 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키우지 못하고 나와 같지 않은 사람은 나보다 형편없는 사람,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곤 하였습니다. 할 수 없다, 어렵다, 힘들다, 나중에 하겠다는 핑계들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을 포기하였습니다. 주님 앞에 나와서야 주님 뜻대로 살지 못해 심하게 병들어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깨닫고 회개하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시옵소서.

새해를 맞이하였어도 여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자기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잘못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바꾸려하지 않고 핑계로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바울이 감옥에서 쓴 빌립보서신이 당시 감옥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금 우리들에게도 은혜를 끼쳤습니다. 현재에도 고난과 감옥과 같은 갇힌 상태에서도 그러한 삶을 살다 간 이들도 있습니다. 주님, 우리가 각자의 어려운 상황을 핑계 삼아 마땅히 주의 뜻 따라야할 것을 포기하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의 부족함을 말씀과 기도를 통해 주님으로부터 채워나가게 하옵소서. 늘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으며 사람을 대하게 하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17주보

 

하나님 아버지, 겨울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추위 속에서 움츠러들면 긴장이 되지만 정작 우리 속사람은 긴장없이, 하나님 없이 아니 하나님을 믿는다 해도 하나님을 제껴 두고 세상의 흐름에 민감하게 적응해 가며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을 알 수 없듯이 우리가 쉽게 알 수 없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의 뜻대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아는 감각과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삶 속에서 회복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관심과 무감각이 점점 더 깊어가는 세상에서 살면서 저희는 사랑과 정에 주려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이웃에게 교우에게 가족에게 다가가려고 선뜻 나 자신을 열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굳어져가는 마음을 만져주시고, 꺼져가는 사랑의 심지를 다시 세워주시옵소서. 돌아온 둘째 아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신 아버지, 우리 교회가 이 아버지의 심정을 알고, 아들 그리스도를 알아 그 사랑에 감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교회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한반도에 하나님의 평화를 심어주시옵소서. 강대국의 지배, 분단, 전쟁을 경험하면서 쌓인 아픔과 상처를 씻어주시옵소서. 꽃다운 소녀들을 성노예로 부린 전범국가 일본의 파렴치한 행태가 반성과 회개의 과정도 없이 묻혀버린다면 할머니들이 되어버린 그분들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강력한 무기로 대치되어 있는 이 땅 남북의 지도자들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선택할 수 있게 마음을 돌려주시옵소서.

우리가 갖지 못한 용기를 갖고 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약자들 편에 서서 구석구석에서 의와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을 격려하여 주시고, 그들이 하는 일들이 위축되는 일이 없게 하여 주옵소서. 부족한 우리들, 누군가에게 좋은 신앙의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10주보

 

하나님 아버지, 회안으로 얼룩진 한 해의 달력을 보며 좌절하고 있었을 때,

또 다른 달력을 주셔서 새 삶의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롭게 펼쳐지는 시간은 주님의 뜻에 좀 더 순종하기 위한 창의적인 꿈으로 충만케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회안으로 얼룩진 한 해의 달력을 보며 좌절하고 있을 때, 또 다른 달력을 주셔서 새 삶의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롭게 펼쳐지는 시간은 주님의 뜻에 좀 더 순종하기 위한 창의적인 꿈으로 충만케 하옵소서. 묵은해를 살면서 우리가 만들어 놓았던 분열, 소외와 단절은 여전히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지난 시절 우리는 나의 편리와 입맛과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을 갈라놓았습니다. 새해에는 분열의 장벽을 헐기 위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일, 어둡고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도 주님이 계심을 믿는 믿음으로 어두운 세상 밝게 하는 일 잊지 않게 하옵소서.

새해에 살림교회를 기억해 주소서. 교회 구성원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 같이 작은 자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져서 자녀삼아 주심에 감사하는 삶,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삶을 살게 하소서. 헌신적인 수녀의 기도문 ‘한 번에 한 사람’처럼 그런 심정을 갖고 ‘한 사람을 세례교인으로 세우기’로 교회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 한 해의 마지막이 또 다가와 삼백육십오일의 삶의 발자국을 덮을 때쯤엔 그 날수 만큼은 아니더라도 ‘한 사람’을 친구로 얻는 일, 그 한 사람을 주님의 사람으로 세우는 일로 인해 크게 감사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6.1.3주보

 

영원하신 분이시며 시간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의 주어진 삶은 아버지보시기에 하루만도 못한 날들인데 저희는 헛된 허상과 그림자만 쫒다가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친밀한 기도의 교제의 시간마저 잃어버린 채 헛된 불만과 집착 속에서 허비하였음을 오늘 마지막 주일에 고백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인간의 몸으로 오신 주님께서는 습관적으로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 산다고 하지만 얼마나 기도와는 무관하게 사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는 것보다 하나님의 손에 든 것을 더 좋아하며, 거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고백합니다. 하나님, 저희가 다시 기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께 무엇을 얻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더 친하게 지내고, 더욱 깊이 있게 교제를 나누기 위해서 엎드리게 하여 주시고, 우리의 기도의 호흡이 더욱 길어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바쁘면 더욱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하기 위해서 엎드리게 하여 주시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더욱 하나님의 성품을 알아가기 위해서 기도하게 하여 주시고, 나의 기도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할 줄 아는 넉넉함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2.27주보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품으로 우리를 늘 품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추운 날씨 탓에 몸만이 아닌, 비정한 세상살이에 마음마저 움츠러든 우리를 긍휼히 보시옵소서. 무책임과 탐욕과 거짓으로 뭉쳐있는 세상 권력자들에게 세상을 맡기고 사는 세상살이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점점 작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무관심과 침묵의 공범이 된 저희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부끄럽지 않은 신자가 되려고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세상에서 잘 발붙이고 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따스함을 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 주시옵소서. 주님의 따스한 사랑 가슴에 품고 몸과 마음이 얼어붙은 이 세상과 한 영혼을 꼭 품게 하여 주옵소서.

이 대강절 절기를 통해 우리의 영혼이 더욱 순수하고 진실해지기 소원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같은 몸이 되어 이 땅에 오시려고 하실 때, 마리아는 자신을 온전히 비워 당신께 ‘예’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오늘도 우리에게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우리 몸에 오시고자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이 우리의 삶의 주인이 되어 ‘예’하고 순종하지 못합니다. 성탄을 기다린다고 당신께 고백하면서도 정작 우리 자신을 비워 당신이 오시는 길을 예비하지 못하는 우리의 잘못을 고백합니다. 주님, 이 대강절에 주님께서 우리의 몸과 생활로 오시도록 먼저 우리 마음에 순종의 덕을 가득하게 하옵소서. 맑고 밝은 마음으로 주님께 ‘예’하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2.20.주보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세상살이가 순탄하였습니다.

어부, 목동, 세리, 성전에는 설교하는 사람, 듣고 순종하는 사람, 궁궐 안에는 다스리는 사람, 밖에는 다스림을 받는 사람들이 있어 기계 부품처럼 각각 자기 자리에서 제 일만 하는, 그렇게 안정된 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 오신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세상과 삶과 안정이 흔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왕이 떨기 시작했고, 종교가들이 설 자리 잃을까 두려워했습니다. 주님 말씀이 속에 들어오자 높은 사람 낮아지고, 섬김 받던 이가 섬기고, 눈먼 사람이 보게 되고, 갇힌 자가 자유를, 세리가 제자로, 몸 파는 이가 성녀로 변화하였습니다. ‘안정만이 살 길’이라고 부르짖는 이들에게는 큰 충격이었고, ‘순응과 체념’으로 살았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눈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의 오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권력자와 종교지도자들의 오만이 치솟고, 가난하고, 소외되고, 절박한 이들의 부르짖음이 더 커지고, 분열의 삶을 산다면, 그리고 신자인 우리가 자기 울타리 안에 갇혀 있다면 주님의 오심은 오늘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다닌 긴 세월만큼이나 그냥 지나쳤던 자기 변화, 선한 일, 이웃들이 많았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는 자신에게만 유리하고 유익한 것만을 사랑합니다. 우리들의 자기만족, 안정, 오만을 부숴주시옵소서. 우리의 신앙에 변화가 있게 하시고, 자신이 고달팠던 것처럼 지금 고달픈 이들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품게 하옵소서. 혼자 힘으로 할 수 없기에 이 작은 교회에서 서로 만나 서로에게 눈이 되게 하시고, 교회 밖에 나가서도 같은 역할 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2.13.주보

 

하나님 아버지, 온기 없는 냉냉한 계절과 시대를 살면서 움츠러든 저희를 품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이 저희를 세상에 보내실 때 주님의 빛으로 살라하셨는데, 살면서 저희는 나의 일, 나의 자식, 나의 건강, 나의 풍요, 나의 이익, 나의 손해에만 몰입하며 살았습니다. 절박한 사람들의 외침을 외면하며 살았고 저들의 외침을 우려의 시선으로 보기 일쑤였습니다. 저희를 용서하여 주소서.

하나님 아버지, 나라의 살림살이를 위임받은 위정자들을 감시하여 주시옵소서. 혹시라도 저들이 오만하여 위임해 주신 하나님을 몰라보는 일, 위정자들의 잘못을 지적한 것을 권력에 맞선다고 생각하여 이들을 폭력적이라 여기는 일, 국가폭력은 정당성을 빌미로 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게 하옵소서. 이 땅에 부모로부터, 남편으로부터, 교사로부터, 목사로부터, 권력자들로부터 당하는 폭력이 만연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아내가, 학생이, 여성이, 교인이, 농민이 고통 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대강절 둘째 주일에 만삭의 마리아 부부가 쉴 곳을 찾아 이리 저리 방황했을 모습과 심정을 생각하면서 나에게서 세상으로, 소중한 한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리게 하옵소서. 우리의 이중성과 부족을 담아 참회하는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2.6.주보

 

하나님 아버지, 대강절 첫 주일 아침에 따스한 주님의 품에 안겨 더없는 기쁨으로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 시간 죄의 멍에를 내려놓고 겸허한 마음으로 참회하고 진정한 예배자로 서고 싶습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계절에, 우리 마음 가장 깊고 소중한 곳에 주님을 모실 공간을 마련하게 하옵소서. 주님 오심을 준비한 세례 요한이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우리는 우리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주님 거하실 곳이 없습니다. 쇠하여야 하고 무너져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사람들의 자신에게 향한 시선을 과감하게 예수님께로 돌린 세례 요한의 삶을 따라 대강절을 보내게 하옵소서. 사람들을 내 영향권 아래 두고자 하는 끈질긴 욕구를 단호하게 끊고, 예수님의 영향권 안으로 보낼 줄 아는 과단성을 갖추어나가는 대강절이 되게 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한 사람의 삶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입니다. 군사독재정권의 흉포한 사슬 속에서도 부당한 권력에 항의하고 역사의 후퇴를 막으려했던 전직 대통령이었던 한 신앙인의 죽음을 보면서 그의 과업의 실패와 아쉬움은 반면교사로 삼게 하시고, 그가 남긴 하나님의 뜻에 가까운 소중한 가치들은 잘 키워나가는 우리 민족이 되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주신 권력을 남용하지 않게 하시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권력자들에게 주시옵소서. 농민, 노동자, 서민들의 외침을 귀담아 듣고 정치에 반영하려고 애쓰는 지도자들이 되게 하시고, 국민을 상대로 다투는 어리석은 권력자들이 되지 않도록 바른 분별력을 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남 부러워할 만한 힘과 물질, 재능을 주셨을 때 겸허히 사람들을 섬길 줄 아는 저희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1.29.주보


하나님 아버지,

비 내린 후 점점 깊어만 가는 가을을 절감하면서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라고 일러주심을 깨닫습니다. 계절 뿐 아니라 우리시대도 겨울을 향해 가는 것 같습니다. 시련의 계절을 앞두고 저희를 좀 더 강한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소서. 점점 혹독해져만 가는 우리시대를 살면서 신앙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저희되게 하소서.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마음의 평안을 지키기 어려운 때에 주변에, 지구촌에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세상에 살면서 저희도 모르게 마음은 무뎌지고 이웃을 위한 마음은 좁아만 가고 있습니다. 테러로 무고한 이들이 죽어감도, 광장에서의 농민과 노동자와 약자의 부르짖음도, 권력을 지닌 자들의 오만함도, 나와 나의 자식문제가 아니면 안타까움도 진지함도 설렘도 없이 나의 욕심에만 매몰되어 살아가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하나님, 힘으로 밀어붙이는 곳에 충돌만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충돌에서 상대의 야만성을 응징해야한다는 명분 아래 더 큰 보복의 싹을 키우기 쉽습니다.

평화의 주님, 주님께서는 세상에 참된 평화를 주시기 위해 자신을 비워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주님의 삶을 세상이 본받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극을 경험하면서도 인류는 아직 주님의 교훈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비워 하나님과 세상의 평 화를 이룩하신 주님의 삶을 우리와 세상이 배우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1.15.주보

 

하나님 아버지,

 겨울의 문턱에 서서 하나님의 창조의 오묘한 섭리 앞에 머리 숙여 경배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희 허물의 고백에 귀를 열어 친절히 경청해 주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우리와 항상 교제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그러나 이 세상은 하나님의 뜻과는 달리 진정한 교제와 대화가 단절되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 같은 가정공동체와 교회공동체에 몸담고 있으면서 스스로를 ‘우리’라고, ‘공동체’라고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거짓된 것일까요? 식구들과의 불통, 동료와의 불통,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자와 국민과의 불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내 입장에서 나의 의지를 가족에게, 동료에게, 상대에게 강요하고 관철시키려 하였습니까?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나의 기준에 맞추려하고, 나의 지배의 영역 안에 머물게 하고자하는 욕망이 늘어날수록 비정상, 비상식의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하나님, 우리들과 우리 사회가 범하고 있는 잘못을 용서하여 주시고 바로 잡아주시옵소서. 상대를 인정해줌으로 정상적인 만남과 대화가 회복되게 하여주옵소서. 굳어져가는 우리의 좁은 생각으로 세상과 상대를 보지 않게 하시고, 오해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이 곳, 살림교회가 주님의 마음을 품고 열린 눈으로 세상과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연습장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1.8 .주보

 

평화의 원천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십일월 초하룻날, 추워진 날씨 때문만은 아닌, 혼탁한 세상의 시끄러움으로 인해 마음이 위축된 저희가 주님께 나왔나이다. 들리는 소리들, 눈길을 모으는 글마다 가장 많이 대하는 것은 평화입니다. 평화를 부르짖는 외침의 소리가 홍수를 이루지만, 평화를 목말라 하는 우리들의 삶을 고백합니다. 평화의 복음의 보루인 교회가 그리고 교인들의 모습이 작게 느껴집니다. 총칼로 이룩한 평화, 법으로 묶어놓은 안정, 힘으로 규정짓는 역사… 이런 것과는 다른 하나님의 평화와 안정과 역사는 언제 이룩되는 것입니까?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할 때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메마르고 지친 영혼을 감싸주시는 사랑도, 극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확신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모두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기심, 욕심, 게으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 속에 정의와 평화와 사랑이 넘치고 창조의 온전한 섭리가 온 나라에 충만하게 되도록 하는 일을 저희에게 맡기셨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 주변에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볼 줄 아는 눈을 열어주소서. 오늘도 우리가 성실하게 예배하고 주의 성찬에 동참하고 삶과 상황이 다른 교우들의 말을 들음으로 또 한 주간을 주 뜻대로 살아갈 능력과 지혜를 주옵소서. 괜찮은 줄 알았던 주변의 사람들마다 저만의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 혼자뿐이라고, 나를 사랑해 달라고 애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 곁에 주님이 서 계시고, 우리 또한 그의 친구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1.1.주보

 

하나님 아버지,

저희들은 한 주간도 세상의 헛된 것을 좇아 허망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그 계명과 교훈대로 선을 행하며 살고자 했지만 아무리 채워도 부족한 이기심과 욕망을 따라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눈앞의 것만 손에 잡으려는 어리석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하나님과의 거리, 예배의 기쁨, 기도로 주님과의 교제가 주는 기쁨, 선한 삶은 뒤로 제쳐두고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의 증가에 기쁨을 누렸습니다. 주님의 뜻에 나의 뜻을 맞추기보다는 내 뜻에 주님의 뜻을 맞추려하였습니다. 주여! 우리들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순수하여야 할 교육의 과정에 힘이 개입되지 않게 하시고, 역사와 교육이 권력에 예속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어린이들과 부녀들의 안전이 보장된 사회, 노동자들이 낮에는 땀 흘려 일하고 밤에는 쉴 수 있는 사회, 농민들의 얼굴에 다시 보람의 미소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은 언제 올까요? 도심 곳곳에서 외치는 소리 들으며 우리는 우리의 불행한 현실을 탓하곤 합니다. 시달리는 사람들의 소식 듣고도 아파할 줄 모르는 사람될까 두렵사오니 하늘의 뜻에, 세상의 아픔에 민감한 자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열린 마음과 진실한 마음을 주시옵소서. 서로를 도구화하고 욕망충족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거두게 해주시옵소서. 나와 너뿐 아니라 자연만물 모두가 하나님의 똑같은 피조물임을 잊지 않게 해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10.25.주보


하나님 아버지,

봄에 여린 녹색들을 띄었던 산천초목들이 여름의 뜨거움을 지나며 부드러운 색깔로 장관을 이루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저런 어려움들을 겪으면서 좌절에 처해 있는 저희에게 주님의 섭리의 손길을 볼 수 있는 혜안을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야한다는 주님의 가르침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빵만이 나를 살린다고 확신하는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는 저희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사명이 있는데도 그것을 내려놓고 엉뚱한 일을 해대는 저희를 용서해 주소서. 저희 속에 있는 고집들을 제하여 주시고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게 하소서.

세상이 점점 더 황량해져 갑니다.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가정이 불화하고 자녀들을 부둥켜 안은 채 목숨을 끊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을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뜯어고쳐서 온갖 재앙을 끌어들입니다. 서로 사랑하며 살라셨는데 전쟁을 일삼고 증오를 양식 삼아 살고 있습니다. 권력을 지닌 이들은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해 꼼수를 피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하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분단된 땅에서 살면서 서로를 증오하고 미워하는데 길들여져 가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하나님의 시선을 갖고 서로를 보게 하옵소서. 그래서 서로를 오해하지 않고 살게 하시고, 주의 사랑을 품고 그 사랑을 퍼뜨려서 이 땅이 점점 하나님의 나라가 되도록 역할을 다하게 하옵소서. 이런 사명은 주님이 함께 해 주셔야만 가능함을 아오니, 저희 안에 주님이, 저희가 주 안에 거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0.18.주보

 

하나님 아버지,

지난 한 주간 푸른 가을 하늘을 누리고, 가족수련회도 갖게 하셔서 주님이 선물로 주신 계절의 아름다움을 누렸던 저희가 주님 앞에 나와 예배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이 예배가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는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모임이 될까 두렵사오니 우리의 눈을 주님의 시선에 고정시켜 세상의 아픔을 볼 수 있게 하소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 이웃의 아픔을 외면한 채 나의 배부름으로 자족할 때가 많았음을 참회합니다. 허영에 빠져 작은 일보다는 큰일에, 다른 이보다는 나의 이름을 드러내는 일에 몰두하였습니다. 남들 마구 건너가는 건널목 신호등 앞에서 홀로 남아 파란 신호를 기다리는 소년의 태연함에서 용기를 보았습니다. 주님 우리가 큰 일만 집착하며 영광을 다툴 때 혼자서 작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그러나 필요한 용기를 주옵소서. 돈벌이 잠깐 중지하고 길에서 혼잡한 차량정리하고는 오갈 데 없는 독거노인 모시고 관광길 나섰다는 택시 운전사에게서 우리 그리스도인이 쏟아내야 할 향기가 물씬 풍김을 느꼈습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향기다’

주님, 이번 가을에 이 성경구절 읽고 또 읽어 우리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 향기 퍼지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10.11.주보

 

하나님 아버지,

한결같은 사랑을 힙 입어 주 앞에 나와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침묵이 너무 긴 것 같아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단, 내가 무엇을 해 보려고 허우적거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그 어느 것 하나 주의 손 길 아닌 것이 없음을 보았습니다. 오던 길 돌아보면 저희가 원하던 길로 간 적 없고, 생각도 못한 길로 가고 있어 불안 해 했지만 그 길에 주님이 계셔서 이끌어주셨습니다. 때로는 시련을 통해서 때로는 비바람 치는 폭풍 속에서 주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오늘 저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시고 주께 소망을 두게 하옵소서. 저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그리고 우리가 고독한 섬처럼 혼자 살지 않도록 이웃을 주신 뜻도 알게 하옵소서. 주님이 사랑하시는 그 사람을 내가 무시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웃을 내 방식대로 오해하였습니다. 이런 일들이 가정에서, 교회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아픔을 지닌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에게도 아픔이 있습니다. 나의 아픔을 통해 그의 아픔을 볼 줄 알게 하옵소서. 내게 아픔이 없었다면 자기 잘난 줄 알고 오만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타인의 아픔에 무감각하게 넘어가며 평생 이웃을 보지 못하는 소경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저희가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살기만을 구하지 않게 하시고, 순간순간 하늘의 뜻을 깨닫는 사람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삶이 만만치 않고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우리가 주눅 들지 않게 하시고 오늘을 주심에 감사로 살게 하소서. 만나는 사람마다 소홀히 여기지 않으셨던 주님의 심정을 품고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10.4.주보

 

하나님 아버지,

온갖 아름다운 형형색깔을 풀어 이 세상을 만들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보기에 좋았더라’고 하시며 하나님께서도 감탄하셨던 세상을 사람들이 삭막한 세상으로 변질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저희를 불러주셔서 믿음의 세계를 보여주셨습니다. 황량한 세상을 따뜻하고 좋은 세상 만들라고, 가슴에 아픔을 지닌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 품이 되라하신 주님의 뜻 받들어 오늘도 이 곳에서 예배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세상은 마치 바벨탑 쌓는 곳과 같아서,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며 다른 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아니 서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 소신만 옳다고 주장하며 다른 이를 쉽게 정죄합니다. 자신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다른 이의 티끌만 탓합니다. 부끄럽게도 우리 또한 이러한 잘못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의 심정을 외면하고, 남편도 돈벌이 하는 것에만 마음 쏟을 뿐, 아내와 자녀들의 마음을 외면하고, 부모 자녀 간 서로 따로 놀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아무 감정도 없는 냉냉한 가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좋은 학교 보내고는 자식들 잘 길렀다고 으쓱해하지만, 점점 표정을 잃고 말이 없어져 가는 자녀의 심정을 외면합니다. 주님, 저희 눈을 열어주셔서 서로의 얼굴빛을 살필 줄 알게 하시고, 아픔을 씻어주고 위로하며 위로받고, 지침과 피로를 풀게 하여주옵소서. 하나님, 명절에 만나는 가족과 이웃들부터 새롭게 대할 수 있게 하옵소서.

주님, 주님의 사랑을 깨닫는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소서. 깨닫게 하시는 성령의 역사가 우리의 무심한 마음을 녹여주옵소서. 살림교회 안에서 우리 모두가 주님의 자매 형제이며, 주의 동역자로 살아야 함을 잊지않게 하시옵소서. 우리 서로 사랑으로 일깨우게 하옵소서. 오늘 이 예배로 또 다시 거듭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9.27.주보

 

하나님 아버지,

생각하는 것,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른 저희들이 주일마다 함께 모여 하나님의 뜻을 나누고, 진리를 향한 눈 뜸의 기회를 주심을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 은혜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우리가 매주 교회에 열심히 오지만, 마음과 삶이 정말로 주님께로 향하고 있는지요. 내 욕망을 위해 하나님을 구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예배당에 와서 예배하는 순간에도 내 문제에 치여 소중한 말씀을 잃기도 하고, 불안한 생각으로 닫힌 마음 열리지 않기도 합니다. 우리가 마음을 열어 예배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 저희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 모르는 거라고 인정하지 못합니다. 저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합니다. 그렇게 해서 가정에서, 일터에서, 교회에서 충돌이 있어왔습니다. 이렇듯 모르고 저지른 잘못들이 많았습니다.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이 관성대로 지내려고만 합니다. 모르는 것 투성이인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부끄러워 할 줄 알게 하옵소서. 주님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주시고 용서해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사랑해주셨듯이, 우리도 이웃을 그렇게 만날 수 있게 하옵소서. 다른 이의 말을 경청하고 한 주간을 주의 뜻 안에서 살게 하옵소서. 조금씩 신앙이 자라가는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해 주옵소서. 졸지에 어려운 일을 당해 고통 속에 있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하나님, 저희에게 어려움이 없더라도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하시고, 같이 애통할 수 있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어려운 일이 생길 때에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과, 함께 할 사람들을 잊지 않게 해 주옵소서. 우리의 한 형제자매인 이웃과 나를, 우리를 분리하지 않게 해 주옵소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서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세상일을 외면하지 않도록 이끌어주옵소서. 그런 마음으로 다가올 한 주간을 주님 뜻 생각하면서 살아가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9.20.주보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을 찬양하는 많은 표현들, ‘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신,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자비하신…’ 다른 이들이 만들어놓은 그 많은 표현 속에 나의 언어와 고백과 삶이 담겨 있지 않다면 이러한 수식어들을 거부하게 하소서. 그러한 수식어들은 그 사람만의 고백의 과정의 소산물이었을텐데, 나의 고백 없이 남의 고백에 숨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소서. ‘우리’라는 미명하에 회피했거나 무심했던 것들을 깨닫게 하소서. 주일 아침마다 고백하는 ‘공동참회고백’ 그리고 모든 예배 순서들에 진정한 나의 신앙고백을 담아드리게 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나의 고백 없이 아브라함의 고백 뒤만 따르던 롯이 눈을 들어 요단 들을 보니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처럼 보여 요단 들을 택하였다고 합니다. 그 곳이 멸망당할 소돔 고모라가 될 줄을 모르고 말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도 눈에 보이는 것에 마음 빼앗기고 요동합니다. 차고 넘치는 세상의 풍요로움에 우리 삶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그 뒤에 숨어있는 어두운 죄악은 잘 보이지 않고, 설령 보인다하더라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우리가 선 자리에서 다시 보려 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영원한 것을 볼 수 있게 하옵소서. 하나님 말씀과 영원한 것 앞에 우리의 헛된 탐심을 내려놓고 믿음의 방향으로 돌아서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9.13.주보

 

하나님 아버지,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가져보려는 치열한 삶의 한 복판에서 하나님의 뜻을 듣고자 이 자리에 나와 머리 숙였습니다. 새들의 노랫소리, 바람에 나부끼는 초목들의 속삭임,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먹구름 속에서 울어 재친 천둥소리 듣기에는 우리들의 귀는 둔해졌고, 도시는 메말라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은 서두르지 않게 하옵소서. 지금까지 존재해 오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차분함을 주옵소서. 소홀히 여겼던 가족, 이웃, 교우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고 회복시켜 주옵소서.

저희가 발 딛고 사는 세상의 돌아가는 한심함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거기에 몸담고 살면서 우리는 혀만 차고, 한숨만 내쉬었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이익과 기분을 위해서라면 타인에게 열어야 할 마음의 빗장을 잠그고 사는데 전문가였습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행복한 삶은 이웃을 향해, 자연을 향해 열어야 함을 깨닫게 하소서. 그리하여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세상으로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이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끊임없는 재난 속에서 발버둥치는 이웃의 아픔 속에 ‘함께 사는 삶’을 일깨우시는 주님의 가르침이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참된 것’을 추구한다는 이유만으로 부자유한 삶, 불편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이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주신 성품과 인간의 본능 사이에서 하나님의 것을 구분하여 선택할 수 있게 하옵소서. 저희의 참회를 들으셔서 용서해 주시고, 다시 자기 울타리, 자기 피붙이들만 챙기기 않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9.6.주보

 

하나님 아버지,

숨 막힐 정도의 폭염을 피해 산과 강, 바다로 향했던 마음들이 본래의 자리를 잡아가는 8월의 끄트머리에서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한 주간을 일하고 주일을 쉬게 하신 하나님의 창조법칙이 느슨해져가고 있는 이 때에 하나님 법칙을 삶의 중심에 다시 바르게 세워가게 하옵소서. 휴식 후 정직한 노동이 하나님의 법칙이라면, 이제 참된 열매를 위한 노동에 우리를 헌신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노동이 아무리 어려운 것이어도 그 일을 위한 땀 흘림으로 인해 너와 나 사이에 평화와 나눔이 이루어진다면 의미를 갖고 최선을 다하게 하옵소서. 노동 후의 후한 물질적 대가가 나의 주머니만, 혹은 한 쪽의 사람들에게만 즐거움을 안겨다주는 것이라면 그런 땀 흘림을 거절할 줄 알게 하옵소서. 하나님, 이 세상에는 소수의 번영과 성공을 위해 울며 지내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일이 아무리 어려운 것일지라도 그 일의 성취로 말미암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정한 나눔과 하나됨과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면 기쁨으로 그 일에 뛰어들게 하옵소서.

다시금 치열한 경쟁위주의 교육의 현장으로 돌아갈 우리 자녀들이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살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시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익숙해져가는 세속적, 본능적인 것들을 제어하고 하나님의 성품을 알아가게 하옵소서.

전쟁도발과 평화의 길목을 오고가던 한 주간이었습니다. 전쟁의 분위기, 대화의 분위기가 남과 북의 권력유지를 위한 도구가 되지 않게 하시고,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우리들이 70년의 분단을 뛰어넘어 후손들을 위해 평화의 땅을 일구는 초석이 되게 하옵소서.

소중한 가족들과 자녀들을 잃고 울어 지친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에, 분열의 현장이 평화의 장이 되는 일에, 잘못된 정치, 경제, 교육의 현실을 마음아파하며 올바름을 위해 고민하며 실천하는 일에 우리의 힘을 사용하옵소서. 용서의 주, 위로의 주, 평화의 주이신 예수님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8.30.주보

 

하나님 아버지,

무더운 여름 한복판에서도 가을이 서서히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좋은 시간을 주시고, 하나님이 주신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사랑을 주시고, 구원의 감격을 담은 마음으로 이곳에 함께 모여 예배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 주님의 것이오니 주님께 드립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그렇게 믿고 고백하면서도 저희는 세상이 주는 것에 더 마음 쏟았습니다. 거기에 목매고 그것들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장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이, 출세가, 물질이 장애물이 되어 주님과 우리 사이를 막고 있습니다. 장애물들을 과감히 제거하기 보다는, ‘이 정도의 욕심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고 변명합니다. 안락과 즐거움에 눈멀고, 칭찬에 으쓱해지고, 작은 일 해놓고 공치사하기도 합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속을 썩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보시면 얼마나 가련하다 하실까요?

매 순간 해이해지려는 우리를 일깨워주시기 위해 ‘정신 차려라’라 하시는 주의 음성 들을 수 있게 하옵소서. 이웃을 통해서, 교우를 통해서, 지극히 작은 자를 통해서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을 외면하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의 옛 습관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시고, 헛된 삶을 사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님께 방향을 돌리지 않으려는 고집을 제거하여 주옵소서. 여전히 하나님보다 세상이 더 좋다고 저울질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주께서 붙들어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자꾸 옛날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주 외에 길이 없사오니 저희들을 주님의 길에 놓아주시옵소서. 참회하는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님을 제대로 믿겠다고 하는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8.23.주보


하나님 아버지,

남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앞서 가고 남을 정복하려는 세상 속으로 주님은 지금도 평화의 왕으로 찾아오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뜻을 받들어 평화를 추구하기보다 평화를 깨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나의 불평이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 잊고 살았습니다. 무엇보다 믿음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가족들과 영적 지도자와 동료들을 배려하고 싶습니다. 비난이나 불평으로 그들을 실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감사와 중보로 받쳐주게 하소서.

하나님, 이 땅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쟁을 중단시켜주소서. 이 세상에는 어두운 기운이 참으로 많습니다. 모나고 날카로운 마음이 많습니다. 이 세상을 좀 더 밝고 부드러우며 여유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주시옵소서. 한반도 구석구석에 평화의 기운을 심어주셔서 평화의 땅으로 남게 하소서. 인간의 탐욕과 호전적인 기질로 상처 입는 일 없게 하소서. 부질없는 갈등과 긴장으로 인생을, 국가적 힘을 허비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땅 곳곳에 강도 만나 죽어가는 이들의 부르짖음이 울려 퍼집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려는 부류와 그들을 외면하는 부류를 동시에 봅니다. 그 속에 끼어있는 나를 봅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강도 만난 자가 나와 내 가족이 아닌 것에 감사하는 잔인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이의 고통에 안도의 숨을 내쉬는 우리는 이웃을 외면한 제사장과 레위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한 시인의 심정을 우리에게도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말로만 ‘살림’이 아니라 주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순종하는 진정한 살림이 되기를 원합니다. 살림교회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자신의 몸체를 키워나가는 사람이기보다, 자발적으로 옆에 있는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는 사람이기 원합니다. 예수님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 2015.8.16.주보

 

하나님 아버지,

저희에게 주일을 허락하셔서 하나님께 나와 예배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공부와 노동으로 한 주간의 고된 삶 속에서 주일을 기다리곤 하였습니다. 오늘 같은 날 늘어지게 쉬고 싶고, 내 멋대로 살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아니 과거의 삶은 그러하였지만, 주님을 알게 된 후 그런 삶은 이제 지나갔고, 살림교회에서 뜻을 함께 하는 교우들과 예배하는 이 모습이 우리 각자의 새로운 현재가 됨에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삶을 피폐하게 했던 것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본능에 충실하라고 유혹합니다. 나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최선이라 생각했는데 나의 기준보다는 나보다 훌륭한 다른 사람들의 기준으로, 더 나아가 사람들의 기준을 넘어 하나님의 기준으로 사는 것이 신앙의 성숙이요 진보임을 알게 하옵소서. 나의 기준에서 사람의 기준으로, 사람의 기준에서 하나님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살림교회의 지체가 된 우리의 기도이게 하옵소서. 이러한 우리의 모습이 주일날만이 아니라 평일까지 이어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끈질기게 내가 주인노릇하려는 내 삶의 영역은 줄어들고 하나님의 영역이 점점 더 늘어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구원받은 우리는 하나님께서 왜 우리를 부르셨는지 자주 잊고 삽니다.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나를 어떻게 사용하길 원하시는지, 저희가 좀 더 주님의 뜻에 민감하게 하옵소서. 사랑하고 사랑받음에 감사보다는 현실에 매몰되어 바쁜 일처리 때문에, 오지도 않은 일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구원해주시고 용서해주시는 사랑을 깨달으며 살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아드님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십자가에서 죽임당하시고, 부활하셨는데 우리 안에는 이런 사랑이 부족합니다. 무조건 사랑받고 용서받았다는 사실에 무감각해져갑니다. 주님의 사랑이 나를 위한 사랑임을 깨달으며 살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자리가 하나님의 원하시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자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15.8.9.주보


하나님 아버지,

8월 첫 주일 아침에 기도드립니다. 오늘까지 우리의 호흡을 지켜주셔서 주님 말씀을 읽고 들을 수 있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세상의 온갖 유혹들이 우리의 마음을 빼앗으려 하고, 연 이은 사건들과 다양한 사상들이 본래의 방향을 잡지 못하게 우리를 흔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변함없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오늘도 우리 갈 길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말씀의 소중함을 피상적으로 알뿐 신앙과 말씀, 교회생활을 악세서리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신앙은 귀에 걸린 귀고리처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합니다. 성경을 덮어두었다가 급할 때만 아무 곳이나 펼쳐서 써 먹는 부적 정도로 여겼습니다. 저희들은 많은 시간을 말씀 없이 살아왔습니다. 단지 예배당에 나오는 것과 내가 알고 있는 세상적인 지식을 적당하게 섞으면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형편없고 엉터리인 우리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이제는 주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심에 걸맞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또한 우리 영혼의 토양이 언제나 말씀을 깊이 품을 수 있는 좋은 땅이 되게 하여 주셔서 우리 인생에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진리와 생명의 열매가 가득하게 하옵소서.

우리 중에 어려운 형편에 놓인 가정에 은총을 더하여 주시고, 하나님과 하나님 말씀에 마음을 고정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셔서 하나님 말씀에 자신의 인생을 얹혀놓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그 말씀이 우리를 든든히 세워주심을 경험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8.2.주보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회개하오니 저희의 잘못된 삶을 용서해 주옵소서.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웃이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각박하고 까다롭게 대하려고 합니다. 매일 함께 먹고 자고 만나는 가족들에게 함부로 하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됐지 하며 교만에 빠지기도 했고, 좀 더 가져야 하고, 좀 더 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살았습니다. 남을 심판하고 판단하는 일에 신속했지만, 그의 입장과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 앞에서는 잘난 체하고 업신여겼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런 삶을 회개하오니 용서해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교회의 지체들로서 교회가 좀 더 주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그리고 각자가 주님을 모시는 성전으로 살고자 하는 소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만 순종과 고민이 있을 뿐, 우리의 발걸음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마음만의 순종은 불순종인 것을 깨닫게 하옵소서. 자신을 쳐서 순종의 자리까지 나아가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두려움과 혼란이 가득한 세계에서 살면서 주께서 함께해 주시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아득해지는 한 주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계심으로 분별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기고, 어두운 상황을 비극으로만 보지 않고 낙심하지 않게 해주옵소서. 하나님 말씀이 삶의 기준이 되어주시고, 예수님의 삶이 모범이 되셔서 저희가 함부로 자신을 굴리지 않게 해 주옵소서. 이 한 주간, 쉬운 방식에 넘어가거나 대충 살고자 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게 하옵소서. 오늘, 예배와 말씀과 교우들과의 사귐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다움을 배우고 품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7.26.주보

 

하나님 아버지,

무더위에 시원한 그늘을 찾듯 세상살이에 지친 저희가 주님의 은혜를 바라며 주 앞에 나왔습니다. 또한 지은 죄를 깨닫고 참회하여 용서함을 받기 위해 머리 숙여 참회합니다. 저희를 받아주시고 용서해 주시옵소서.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거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뜨거운 햇살, 장맛비, 무더위가 반복되는 여름 날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날씨의 반복을 통해 열매를 여물게 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읽을 줄 아는 저희 되게 하옵소서. 세상살이도 날씨와 같아서 끊임없는 사건의 연속 속에서 이전 사건과 아픔은 묻히고, 또 다른 사건이 반복되는 세상이옵니다. 이 속에서도 주님의 손길을 읽을 수 있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병들었습니다. 권세자들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겉모습은 권세자의 모습이나 실상은 자기 욕망에 이끌려 사는 권세자들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진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을 주셔서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 바른 지도자를 볼 수 있게 하옵소서.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인 나 한 사람이 먼저 하나님께 이끌려 살아가고, 살림교회 안에서 자기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께 이끌려 사는 사람들이 한 사람씩 늘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교회가 이 시대의 소망이 되어야 하는데 교회의 지체인 우리가 너무 부족하오니 오늘 우리에게 오시어 정결하게 하시고 주님을 믿고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를 행할 수 있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7.19.주보


거룩하신 하나님.

내 삶이 늘 하나님의 거룩한 영에 의해 인도받기를 원합니다. 내가 내 삶의 주인 역할을 하려고 하는 끈질긴 유혹에서 나를 건져주옵소서. 나의 의식 및 무의식 속에서 하나님이 주인이 되어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사람보다, 심지어 나 자신보다, 하나님을 먼저 의식하며 사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하옵소서. 사람을 부드럽고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핑계 삼아, 사람 앞에서의 유약함과 거기서 오는 비굴함을 합리화하며 사는 죄를 범하지 않게 하옵소서. 사람의 말을 듣는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사람의 마땅한 도리라는 자세를 견고하게 세워가며 살게 하옵소서.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따른다고 해서 내가 비상식적 주관주의에 빠지거나, 신앙적 소영웅주의에 빠져 사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나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말씀으로 지혜와 지식을 키워감으로써 건강한 분별력과 굳은 심지를 가진 인격이 되게 하옵소서.

은혜로우신 주님. 주님 앞에서 나의 믿음을 올바르고 견고하게 지킬 수 있게 하옵소서. 내 믿음의 내용이, 주님께서 나에게 풍요와 만사형통을 주실 것이라는 데 국한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나를 이끄시고 인도하시는 곳이?그 길이 험하고, 그 환경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바로 ‘바른길’이고 나 자신을 평안히 누이고 쉬게 할 수 있는 ‘처소’라는 것을 믿게 하옵소서. 그런 믿음을 갖고 평생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7.12.주보


신실하신 하나님,

우리는 하나님께서 지난 반 년 동안 우리를 어떻게 인도해 주셨는지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지 못하고 우리의 생각대로 보이는 대로 자신의 길을 가려 했습니다. 겉모양으로는 헌신했다고 고백하면서 스스로 붙잡고 있었던 것들을 포기하지 않았던 마음을 녹여주시옵소서. 자기희생 없는 신앙 훈련, 식어져 가는 열정, 섬김 없는 지체들과의 관계, 교만함, 신앙 연조에 따른 고집, 이 모든 것을 고백하오니 이제 오셔서 굳어진 마음을 제거해 주시고 고쳐 주소서. 세상의 방법과 수단을 의지하지 않게 하시고 헌신자로, 그리스도의 제자로 다시 만들어 주소서.

하나님 우리가 사는 이 땅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초목의 푸르름마저 주눅 들게 만드는 숱한 흉흉한 소식들 속에 사는 저희의 삶을 헤아려주시옵소서. 하나님, 우리 교회들을 새롭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은 인간으로 오셔서 가난을 경험하셨고, 가족부양을 위해 목수생활 하셨고, 고난의 자리 갈릴리에서 지쳐있는 농부들을 만나셨고, 바다에 그물을 던져야만 먹고살 수 있는 노동자들과 어부들의 고단한 삶을 보셨습니다. 홀로 사는 여인들, 자식 잃은 부모들, 부모 없는 아이들의 슬픔을 보셨고, 몹쓸 병으로 인해 공동체에서 소외된 이들을 만나시고 치유해주셨습니다. 주님은 그러한 이들의 삶을 보시고 절절한 마음으로 품어주시고 천국의 복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과격한 열심당원도 품어주셨고, 수전노 세리와도 소통하셔서 변화로 이끌어주셨고, 간음하다 잡힌 여인에겐 나도 그대를 정죄하지 않을 테니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하시며 새 삶의 변화로 이끌어주셨습니다.

이러한 주님의 뜻을 받들어야 할 교회가, 약자들을 구석으로 몰고 가는 세상의 흐름이 오히려 하나님의 뜻이라며 약자들을 내치는 오만한 자의 손을 들어주는 교회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 교회들은, 우리들은 언제나 주님의 마음을 품고 주님이 원하시는 길을 걸을 수 있을까요?

하나님, 이 세상을 주님의 뜻으로 인도하기에는 추수할 일꾼으로 자처한 우리도 역부족입니다. 땡볕 더위에 소나기처럼, 갈한 목 축여주는 맑은 생수처럼, 신선한 공기처럼 우리에게 오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7.5.주보


가뭄 속에서도 단비를 내려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맑은 주일 아침, 성큼 선명하게 다가선 먼 산과 푸른 하늘, 더욱 짙어진 녹음 그리고 웃음 띤 들판과 농부들의 표정 속에서 단비의 은총을 느끼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주님, 좀 더 비를 그리워하는 농부들을 위해 또 한 번 단비를 내려주시옵소서. 전염병으로 인해 불안에 떨고 있는 이 세상에, 고귀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폭력에 희생되고, 돈에 팔리고, 경쟁의 대열에서 무시당하는 부끄러운 우리들의 삶의 한 복판에 뇌성벽력의 폭풍우를 주시옵소서.

거룩하신 하나님, 주님께서 이 세상에 육체로 계셨을 때, 주님은 세상에 거하시되 거룩하게 사셨습니다. 또한 주님의 몸은 세상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사랑의 몸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이름으로 모여, 주님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몸인 저희들은 주님의 사랑과 거룩하심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수고를 훈련하기보다는 편리와 안일에 안주하곤 하였습니다. 세상을 위해 자신을 내놓는 삶의 방식보다는 자신을 살찌우는 삶의 방식을 더 추구하였습니다. 성도들에게 사랑과 격려와 도움과 위로를 주기보다는, 무관심과 숙덕임과 은근한 비웃음과 시기를 드러낸 적이 많았습니다. 교회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욕망을 덜어내며 기꺼이 고난의 좁은 길을 택하기보다는, 자기 욕망을 충족시키고 만인이 선망하는 넓은 길을 택하기 위해 마음 분주하였습니다. 이러한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고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6.28.주보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의 삶을 꼼짝 못 하게 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주님 품에 안겨 더없는 평안을 누리고 싶은 심정으로 주님 앞에 나와 참회합니다. 우리의 생활터전이, 발달된 과학 기술에 힘입어 견고하고 빈틈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허술하다는 사실을 저희는 최근에 경험하고 있습니다. 여객선이 침몰했을 때도 우왕좌왕, 지금 전염병이 돌아도 우왕좌왕하며 중심을 잃어버린 이 나라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지진과 대형사고, 전염병, 테러와 같은 일로 인해서 졸지에 부모와 배우자, 자식과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상실된 부분으로 인해서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할지라도 그것 때문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하시고, 하나님은 인간의 상실한 부분보다 훨씬 더 풍성한 분이심을 체험하게 하여 주옵소서.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출신이 다르고 민족이 다르다고 해서, 가난하고, 언어가 다르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정죄하는 일이 사라지게 하시고, 또한 범죄한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서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하나님을 소망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속도와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의 뒤안길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뒤처진 이들의 아픔을 위로해주시옵소서. 삶이 편안할수록 마음은 더욱 낮은 곳에 두는 영적 지혜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시옵소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시고, 잘못된 길과 방법으로 성공하는 것을 두려워할 줄 알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6.14.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성실한 모습으로 우리 모두의 삶을 이끌어 가시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주님께서 예비하신 때를 믿지 못하고 조급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인생의 비바람이 칠수록 믿음의 뿌리를 더욱 깊이 내리게 하시고, 하루라는 시간을 영원에 잇대어 살아가게 해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예수님께서 ‘나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는 것과 그분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 나의 양식’이라고 하시며 죽기까지 순종의 본을 보이신 것처럼 주님 믿는 저희들도 순종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순종이 양식이 되게 하소서. 주님이 쓰시기에 편한 순종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순종은 몸으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마음만의 순종’은 불순종이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살게 하옵소서. ‘순종할 마음’을 갖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를 쳐서 복종시키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게 하옵소서. 마음은 원하지만 육체가 약한 데서 오는 불순종을 범하지 않기 위해, ‘약한 육체’를 훈련시키는 수고를 아끼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 우리에게 우리의 죄와 죄성, 인격의 왜곡 등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직시할 수 있는 눈을 주옵소서. 그리하여 비록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이 나를 보시며 슬퍼하는 것이라면, 그 내용을 회개하고 그것으로부터 구원받기를 간구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6.7.주보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우리가 걸어야 할 바른길을 대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심 때문에, 때로는 이익과 세상이 주는 달콤함 때문에, 또 때로는 두려움 때문에 그 길을 가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신앙의 용기를 더하여 주옵소서. 이 땅에서 하나님의 다스림 속에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없고, 가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삶으로 믿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나라가 힘들다고들 하고,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들 합니다. 교회마저도 소수를 제외하고는 맛을 잃은 소금처럼 되어 짓밟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 모든 일의 중심에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의 길을 가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예수님처럼, 환난과 결박을 알면서도 예루살렘을 향했던 사도 바울처럼, 이제는 우리의 길을 걸어가게 하여 주옵소서. 때때로 그 길을 가는 것이 힘들고, 그 누구도 박수를 쳐 주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의 만져 주심과 격려하심을 덧입어 생명의 길을 걷게 하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아름다운 오월이 우리 곁에서 떠나갑니다. 대부분 사람에게는 평온한 오월이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이지 무자비한 오월이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말 못하고 숨죽이며 살아가는 이들, 냉혹한 세상에서 어깨를 펴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 무시당하며 살아가는 이들, 분노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우리의 삶이 주님 안에 거함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배경이 되고, 격려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5.31.주보


하나님 아버지,

아름다운 계절을 허락해주셔서 그 속에서 주님의 손길을 느끼며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즐거움 속에 담긴, 남의 고통의 양을 헤아릴 줄 알게 하시고,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안에 담긴 시련과 고통, 믿음과 용기를 보아낼 줄 아는 눈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그런 눈으로 사람과 사물을 대할 줄 아는 너그러움을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어떻게 하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지에 혈안이 되었던 바리새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었습니다. 영원히 내 것이 되지 못할 자리와 세속적인 것을 구하느라 말씀을 왜곡시키고, 하나님을 외면했습니다. 영원한 삶은 없는 것처럼, 이 땅에서의 삶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수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진 것은 많아지고, 자리는 높아졌지만 하나님을 거의 닮지 않은 이상한 자녀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엉터리 같음을 회개하오니 용서하여 주옵소서.

내가 나를 높일 수 없고 하나님만이 나를 높이시는 분임을 기억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이 세상 속에서 진정으로 주님을 섬기는 것이 무엇인지, 진리 안에서 거룩하여지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주신 자리에서 순종하며 감사하며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하나님의 통로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오월이 우리 곁을 떠나갑니다. 지난날 오월에 있었던 무자비한 폭력들, 남을 짓누르고 권력을 뺏거나 했던 일들, 그것도 두 번이나 그런 일이 있었던 오월을 보내면서 다시는 이 땅에 권력을 불의한 방법으로 뺏거나 뺏기는 일이 없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제는 권력을 군홧발로 뺏는 일은 없어졌지만 더욱 교묘한 속임수로 권력을 얻어냄으로, 권력의 정당성을 잃어버린 권력자가 군림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이 한 주간도 평화의 복음을 위해 애쓰는 우리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5.24.주보

 

모든 아름다움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의 죄된 삶에서 풍겨나는 온갖 추한 것들을 덮어주는 아름다운 꽃들의 향기로 인해 감사드립니다. 이름 모를 들풀과 꽃들의 내음 속에서 시련을 넘어 찾아드는 봄의 훈풍을 느끼게 하시고, 길손들의 발에 채이면서도 소박한 미소를 보이는 민들레의 향취 속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아름다움을 절감케 하시는 창조주께 감사드립니다.

곧이어 꽃들은 시들어 사라지고 잎이 무성한 계절이 다가옵니다. 주님, 꽃이 진 동산에서 우리로 그리스도의 향기 머금은 꽃이 되어 피어나게 하소서. 욕심 많은 예수쟁이 악취를 거두어주시고 사랑의 향내만 가득하게 하옵소서.

주님, 강산마저 변한다는 십년의 세월이 세 번하고도 반의 세월이 흘렀어도 오월만 되면 흐린 날 느껴지는 관절의 욱신거림처럼 되살아나는 고개 들 수 없는 부끄러움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오월이 한 맺힌 오월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시고 그들 마음에 있는 아픔과 상처를 씻어주시옵소서. 그리고 그들이 흘린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 땅에 주님의 평화를 내려주시옵소서. 이 오월에 피다 진 꽃잎 같은 자식들로 인해 고개들지 못한 채 슬픔과 분노로 지내는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오, 주님, 반복되는 봄의 나른함 박차고 진솔한 참회로 저들 앞에 다가서게 하소서. 우리들의 달력 속에 향기 넘치는 오월을 되찾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5.17.주보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 지은 죄를 참회합니다.

저희는 내면적인 발전보다 외면적인 자랑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살았습니다. 사람의 됨됨이보다 얼마나 가졌느냐가 성공의 평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과정과 방법에 상관없이 결과만 가지고 모든 것을 합리화 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마지막 날에 주님으로부터 거절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 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모래 위에 터를 닦고 집을 짓는 것과 같은 것임을 깨닫게 하소서. 변화 받지 않고 쌓아 올린 인생은 일시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임을 깨닫고 경성하게 하소서. 진실과 사랑으로 터를 닦게 하시고, 겸손과 감사가 있는 삶을 살게 하소서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알게 하려 어머니를 주시고, 하나님의 은근한 사랑을 알게 하려 아버지를 주신 주님, 받는 사랑에만 익숙할 뿐 섬기는 사랑을 소홀히 해온 우리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우리 시대가 소홀히 하고 있는 부모님에 대한 지극한 공경을 통해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이르게 해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성령의 바람에 따라 춤추며 사는 우리가 되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5.10.주보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로 하여금 어린이를 어린이로 보게 하소서.

그들은, 끊임없이 보고, 듣고, 묻고, 쉼 없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해 가는 존재임을 알게 하소서.

어린이를 어린이로 보게 하소서. 그들은, 어른의 획일적인 잣대 아랑곳 않고 언제나 꺽다리, 빼빼, 뚱뚱이, 새침떼기, 심술쟁이 모두 모두 가리지 않고 만나면 뒤엉켜 하나가 되는 공동체입니다.

어린이를 어린이로 보게 하소서. 그들은 비록 투기꾼으로 가득한 세상에 살면서 땀으로 얼룩진 얼굴에 핏대 세우며 땅 뺏기 놀이 열중하다가도 해만 지면 내 땅 네 땅 경계선 지우고 어깨동무하며 돌아가는 나눔의 공동체입니다.

어린이를 어린이로 보게 하소서. 그들은, 도예가의 생각에 따라 꽃병도 되고 접시도 되고 그러다 항아리, 뚝배기도 될 수 있는 흙덩이가 아님을 알게 하소서.

어린이를 어린이로 보게 하소서. 그들은, 평화의 가면 뒤에 전쟁을 감추거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면서 뒤로는 분단의 불협화음 자아내는 이 시대 어른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어린이를 ‘오늘’ 보게 하소서. 내일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돌보고, 함께 하고, 눈길 주지 않으면 그들에게 내일은 단지 허망한 무지개일 뿐임을 알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5.3.주보

 

하나님 아버지.

교회 옆 길 꽃밭, 건축할 때 콘크리트 잔해들로 채워진 틈새에 대충 흙 메꾸고 사용승인받기 위해 급히 만들었던 꽃밭에도 봄이 되니 꽃들이 피기 시작하였습니다. 분열과 다툼으로 치닫는 인간세상 틈바구니에서도 꽃을 피우고 순이 나오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앞에 머리 숙입니다. 남보다 좀 더 앞서가려는 조바심 내려놓고 주님의 은총을 구합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기억해주시옵소서. 아직도 겨울을 보내는 것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요. 무너진 그들 가슴에 주님의 기운과 숨을 불어넣어주시옵소서.

주님, 아름다운 꽃들에 가리워진 우리의 어두운 현실을 하나님 앞에 내어 놓습니다. 소외된 자들의 작은 외침마저도 잠재우려는 자들과 갈등과 분열이 우리의 삶을 뒤덮고 있습니다. 불안한 사회분위기는 화창한 봄날씨와는 달리 먹구름 덮인 장마철을 연상하게 합니다. 안개 속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것 같은 불안과 공포는 흡사 미지의 땅 가나안을 향해 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생활 같게만 느껴집니다. 섭리의 상징인 구름기둥, 불기둥을 따라 은총의 여정을 가던 그들처럼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용기의 불기둥과 지혜의 구름기둥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하늘의 생명책에서 자신의 이름이 지워지는 것마저 기꺼이 감수하려 했던 옛 지도자의 모습을 오늘 우리 시대의 지도자들의 가슴에도 새겨 주옵소서.

시대의 아픔, 민족의 아픔을 자기의 고통으로 삼으며 구원의 길을 추구했던 옛 선지자들처럼 오늘의 기독교인들 그리고 교회들이 그 역할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또한 하나님의 의와 거룩한 일을 수행한다는 미명 아래 작은 일에 무관심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게 하옵소서. 인류 구원의 대업과 소외된 자들에 대한 사랑을 함께 실현하셨던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4.26.주보

 

우리의 심령을 감찰하시는 하나님,

한 주간 범한 죄를 고백합니다. 우리가 범한 죄는 대부분 몰라서 지은 죄가 아니라 알면서도 지은 죄들이었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인 줄을 알면서도 중단하기를 주저하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우리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모두 가지려고 합니다. 또한 사람과 하나님을 모두 기쁘게 하려고 합니다. 우리들의 우유부단함을 용서하소서. 주일과 월요일에 다르게 사는 우리들입니다. 우리 자신도 그렇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합니다. 자신은 노력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높은 수준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이중성을 용서하소서.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는 기회를 늘 주셨습니다. 우리의 처지가 어떠하든지, 우리가 선 자리에서 하나님을 지금 바로 따를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셨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순종함으로써 우리의 믿음을 성장시키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우리는 순종하기 싫은 자신의 마음을, 믿음이 없어서 그렇다는 핑계를 대면서 합리화하는 데 익숙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늘 작은 순종거리를 예비해 두셨지만, 우리는 그것을 애써 외면하며 살았습니다. 작은 순종거리를 경시한 채 계속 불순종만 하면서, 큰 믿음만 꿈꾸어 왔습니다. 우리에게 진짜 문제는 큰 믿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작은 순종이 없는 것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4.19.주보

 

주님,

꽃의 계절 4월에 드리는 우리들의 기도 속에 강산 가득한 꽃 소식 담기지 않고 담 너머 라일락 향기 풍기지 않는 까닭을 주님은 아시지요? 그것은 다시 찾아온 4월 앞에 고개 들 수 없는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주님.

꽃들은 자신의 때가 되면 피었다가 할 일 다하고는 지지만, 왜 그 때 그 어린 것들은 채 피지도 못한 채 져버려야만 했었나요? 그 때 하나님은 어찌하여 잠잠 하셨습니까? 우리는 다시 주님께 이렇게 항의해 보지만, 주님은 그 때 그 깊은 곳에서 꽃망울들을 부등켜안고 우셨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주님이 아니라 우리들이었습니다. 사람보다는 돈을 더 우선하는 기업 때문에, 죽어가는 걸 보면서도 제 때 손을 쓰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 때문에, 유가족의 아픔에 공감하지 않는 지도자, 권력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고도 거기에 더하여 우리와 우리 시대가 유가족들에게 온갖 조롱의 말들을 내뱉었고 무지와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일 년이 되어가는 지금, 세상은 아파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권력 중심부에는 여전히 부패의 냄새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주님, 사랑하는 자식들을 잃은 슬픔, 들어야 하는 온갖 비난들,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잊혀져가고 있다는 생각에 두려워 숨죽이며 지내고 있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와 우리 시대의 죄를 보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소서. 교회는 이런 상황이 되면 강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했고, 약자의 부르짖음에 귀를 막곤 하였습니다.

주님, 주님의 위로가 필요한 유가족들의 눈물을 씻어주시고 살아갈 방도를 열어주시옵소서. 무엇보다 저들의 소원대로 남은 아홉 명의 시신들이 돌아오게 하시고,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규명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오게 하소서.
누군가가 고독과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를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여주소서. 이것을 우리 교회들의 기쁨으로 삼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4.12.주보

 

2015년 부활절 남북(북남) 공동 기도문

(이 기도문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이 공동으로 작성한 기도문입니다.)

온전하지 못한 해방의 기쁨이 분단의 아픔으로 이어진지 70년, 부활의 기쁨을 기억하는 아침에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라는 음성이 다시 우리 가슴을 울립니다. 70년의 그 세월이 지난 지금도 분열의 문화가 기승을 부리고 죽음의 세력이 지배하는 오늘의 현실 앞에 행함 없이 입술로만 고백해온 우리들의 연약한 믿음을 회개합니다. 용서하기에 앞서 서로 만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임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자신을 십자가에 매달라고 외치던 군중들에게 죄를 묻지 않으시고 용서하심으로 인류구원의 길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따라 분단 70년, 이제 용서와 화해의 불길이 온 겨레 방방곡곡에 타오르기를 기도하오니, 주님, 저희들이 가는 길을 이끌어 주옵소서. 이웃의 변화를 주장하기에 앞서, 증오와 분노, 폭력성으로 얼룩진 우리 자신을 먼저 정화하게 하소서. 우리들에게 지난 역사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내적 용기를 허락하시어,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게 하시고, 지난 역사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과 화해케 하소서. 연약한 우리에게 성령을 내려 주시어 용서와 화해와 통일의 달음박질을 포기하지 않게 하시고 죽음의 절망 가운데 부활로 큰 희망을 보게 하셨으니, 죽어가는 이 땅에 부활의 새 생명이 태어나게 하소서. 야곱이 얍복강을 건너 에서를 만나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었듯이, 용서의 마음으로 증오와 반목의 강을 건너 남과 북이 화해함으로 이산의 아픔을 씻어내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살아있는 하나 된 조국을 선물하게 하소서. 우리는 이 여정이 민족을 살리고 인류에게 희망이 되는 길임을 믿습니다. 언제나 우리를 부활의 경험으로 초대하고 계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하나이다. 아멘.

-2015.4.5.부활주일. 주보


하나님 아버지,

종려주일 아침에 당신의 때를 짐작하시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 주님을 봅니다. 우리는 우리의 무지와 고집으로 하나님의 때를 놓치거나 앞서갈 때가 많았음을 고백합니다. 많은 순간 우리는 우리의 생각대로 살았고, 우리의 계획대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느라 주님의 뜻에서 벗어난 일이 많았고, 그 일로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 빠질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비참함 속에는 주님의 뜻을 앞서거나 묻지 않았던 우리의 허물이 큽니다. 불쌍하게 여기시고 용서해주시옵소서.

예루살렘으로 오르시되 겸손하게 어린 나귀 타신 주님, 남들보다 더 빠른 말(馬) 정도가 아니라 그 보다 더 빠른 것을 타고 다른 사람을 다스리려는 세상 속으로 주님은 지금도 평화의 왕으로 찾아오십니다. 이 땅 구석구석에 일어나는 모든 전쟁을 멈춰 주시고, 함께 살아감의 행복보다는 남들보다 앞서가려는 경쟁에서, 남들보다 더 높아지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게 하옵소서. 삶의 속도를 줄이고 우리가 가야할 곳으로 바르게 가고 있나 잘 살피며 살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참된 자유와 평화를 나누는 삶을 살게 하셔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이 한 주간 “아직도 자고 있느냐? 때가 왔다”하신 주님의 음성 듣고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되게 하소서. 어린 나귀를 타신 우리의 왕,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3.29.주보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받은 복이 언제나 적고 부족한 듯이 여겨지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나님은 언제나 족한 은혜를 주셨음을 고백합니다. 저희들의 고집과 불성실에도 하나님께서 저희들이 아주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주셔서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인간구원이라는 하늘의 뜻을 품고 모두가 꺼려하는 십자가의 길, 순종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을 바라봅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안일과 편리함만 보고 따라갔던 저희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소서. 저희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세상을 한탄하면서도 그 소수 안에 못 끼면 뒤쳐질까 안달하고 두려워하였습니다. 의인의 적은 소유가 악인의 풍부함보다 낫다는 말씀을 기억하기 보다는 오히려 악인의 풍부함을 부러워하며 살았습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행위 때문에 교인이 교인답지 못하고 세상은 점점 더 어두워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와 이 세상이 경험하는 아픔과 비극의 원인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무관심 때문입니다.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바꾸어야 할 잘못된 가치에 대해서는 덮어놓기 일쑤였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 각자가 일상생활에서 매일 만나는 상황, 사람들, 사건에 대해 신실하게 하소서. 지금까지 저희들에게 신실한 사람들을 붙여주심으로 말미암아 삶에 새로운 희망을 주시고 용기를 주셨습니다. 저희들의 삶 또한 하나님의 손길들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저희들을 통해서 좌절과 실망 속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는 하나님의 기적을 맛보게 하옵소서.

사순절 절기에 욕망의 넓은 길에서 벗어나 절제의 좁은 길을 택할 용기를 주옵소서. 나 자신을 축소시키고 주님의 뜻을, 이웃을 크게 볼 줄 알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3.22.주보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도 베푸신 은혜에 비하여 항상 못 미치는 우리의 보답, 우리의 부족한 정성을 탓하며 이 시간 회개합니다.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주님의 발걸음과 비교하면 우리의 발걸음은 죄짓는 데 빨랐나이다. 사순절에 거룩한 발걸음을 배우게 하옵소서. 핍박자들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침묵하신 주님의 입술에 비교하면, 우리의 입술은 죄짓는데 열려 있었나이다. 사순절에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침묵을 배우게 하옵소서. 많은 말로 저지른 저희의 잘못이 산처럼 큰 부끄러움으로 앞을 가립니다. 당신은 죽음의 길을 가시면서도 예루살렘의 딸들을 보시며 우셨는데, 우리의 감정은 메말랐고, 어느 새 이기적이고 계산적이었으며 눈물 한 방울 없는 강퍅한 심령이 되었나이다. 이 사순절에 저희가, 배신의 죄 때문에 통곡하던 베드로처럼 겸허한 마음으로 엎드리게 하옵소서. 잘못을 뉘우치는 저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용서하여 주옵소서.

추운 겨울바람을 거두어 가시고 따스한 봄바람 몰고 오시는 주님, 주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우리의 얼어붙은 가슴을 녹여주시고, 새로운 생명의 온기가 우리 영혼에 가득하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께서 우리를 먼저 찾아오심 같이 우리도 아직 겨울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봄볕이 되어 다가가게 해 주시옵소서. 삶의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경제위기에 경제회복과 물량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느라 참된 정신과 정직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를 원합니다. ‘발전과 번영의 날’은 ‘가난과 고난의 날’보다 더 위험한 때임을 자각하여 겸손히 각자 하나님이 맡기신 선한 일에 충실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3.15.주보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기만 한 우리들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당신은 우리에게 있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 바위같이,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같이, 가장 믿음직스러운 분이십니다. 순종보다는 배반을 쉽게 하며 게으름과 잘못으로 얼룩진 우리의 한 주간의 모습을 쌓인 눈 녹이듯 주님의 따스한 사랑으로 녹여주옵소서.

겨우내 쌓인 나태, 이기심, 단절의 먼지 털어내고 평화의 기운 가득한 햇살을 맞아들이게 하옵소서. 언 땅이 녹고 나무 빛깔들이 바뀌어가는, 약동하는 생명의 기운을 아직도 느낄 줄 모르는 우리들의 무감각을 일깨워 주옵소서.

주님, 갖가지 삶의 아우성과 쾌락의 소리로 가득찬 어지러운 삶 속에서 마비되어가는 우리의 청각을 되살려 주옵소서. 또 다시 찾아오는 봄이 그저 되풀이되는 조물주의 일상(日常)이 아니라 끝없는 창조를 위한 영광스러운 초청임을 깨닫게 하소서.

여전히 얼어붙은 동토와 같은 한반도에 평화의 주님 속히 오시옵소서. 어떤 이가 입으로는 전쟁종식과 평화를 외치면서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평화는 폭력과 살상(殺傷)의 무기와 함께 갈 수 없는 것임을 남한이, 북한이, 강대국들이, 우리 모두가 깨닫게 하옵소서.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게 하소서. 진정한 평화주의자들의 외침이 위축되는 일이 없게 하소서. 주님, 잔설(殘雪) 밑을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서 분단의 얼음 녹이고 탐욕과 전쟁의 담 헐어내며 메마른 삶의 가지에 물기 촉촉한 은총으로 흘러내리시는 주님의 발걸음 소리를 듣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3.8.주보

 

사랑의 주님,

주님께서 성탄절에 오셔 사순절을 보내시고 죽으셨습니다. 성탄절에 오셨을 땐 연말과 이런저런 핑계로 주님을 맞이하는데 소홀하였습니다. 사순절을 맞이하였으나 다시 우리는 자신의 삶을 합리화시키며 주님께 초점을 맞추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아무도 가고 싶지 않은 사순절의 고난의 길로 내 모신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고자 가셨습니다. 96년 전 그 때에, 나 배 부르고 등 따스하면 그만이던 순박한 사람들이 역사의 부름 앞에 분연히 일어서고, 내로라하는 지도자들이 이 땅의 평등과 자유를 위해 투쟁하도록 일깨움을 주셔서 이 땅의 자유와 독립을 외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순종하기 원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속에 내 자신이 너무 커서 주님과 주님의 뜻이 작게만 보여집니다. 그래서 ‘예’하고 순종하지 못합니다. 부활절을 기다리고 준비한다고 당신께 고백하면서도 정작 우리 자신을 비워 당신이 가시는 길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의 잘못을 고백합니다. 주님, 이 사순절에 주님이 가신 길을 우리도 갈 수 있도록 먼저 우리 마음에 순종의 덕을 가득하게 하옵소서. 맑고 밝은 마음으로 주님께 ‘예’하며 살게 하옵소서.

우리를 ‘일치’에로 부르시는 주님, 남과 북의 뜨거운 가슴들이 부등켜안고 통일 춤 출 날 꿈꾸며 제 한 몸 던져 제물 되려는 모든 화해의 종들을 도우소서. 단절, 소외 가득한 세상에서 화해의 본을 보이신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3.1.주보


사랑의 주님,

주님은 살아 계셔서 이 세상일을 주관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지난 일주일 동안의 우리 삶을 돌이켜 볼 때,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자주 잊고 지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무시하며 지냈습니다. 주님을 따라 살기보다는 우리의 습관에 따라 살았습니다. 주님의 종으로 살기보다는 관습의 종으로 살았습니다. 주님께 여쭙고 무엇을 결정하기보다는 우리에게 이익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하여 결정하곤 하였습니다. 주님의 영광보다는 내 체면을 챙기기에 분주하였습니다. 입술로는 주님을 찾았지만 마음으로는 주님을 멀리 떠나 있은 적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주님을 향한 삶이 되도록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주옵소서.

주님, 찾아오는 봄소식처럼 이 한반도에 평화의 소식이 찾아오게 하시고, 전쟁과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의 현장에 평화의 전령을 보내주셔서 호전적인 이들의 마음을 녹여주옵소서. 오늘 예배하는 저희의 마음에도 평화를 주셔서 미움과 복수의 마음,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로 인해 오는 두려움을 물리치고 주님을 우러르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2.22.주보

 

하나님 아버지,

살림식구들이 다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지은 죄 참회하고 용납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있어 감사합니다. 여기가 고향 같은 우리의 안식처가 되게 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설날에 무지개 빛 출세의 꿈을 안고 부모를 떠났던 이들이, 경쟁의 물결에 휩쓸려 이웃을 잊고 살던 이들이 고향을 찾아갑니다. 치열한 도시에서 나그네 같은 삶을 사는 우리에게 이 날은, 보고픈 사람이 서로 만나며, 온갖 삶의 슬픔과 고뇌, 역겨움이 녹아 없어지는 날이 되게 하소서. 사랑의 하나님, 부등켜 안을 아들딸과 덥석 손잡을 이웃이 없는 이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외로움을 면할 수 없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북녘 땅을 쳐다보고 있는 이들, 구해내지 못해, 지켜주지 못해, 찾지 못해 미안해하며 눈물로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 일자리 없어 내일의 희망을 갖지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 더불어 사는 세상을 열기 위해 스스로 벼랑 끝의 삶을 선택한 이들을 기억하소서. 하나님의 은총이 저들 모두에게 골고루 내리는 것을 느끼게 하소서. 우리들 손길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위해 우리를 부르셨건만 헛된 것에 마음 빼앗겼던 것, 진리를 소홀히 여긴 것 용서하여 주소서. 덜 중요한 일에 마음이 팔려 가장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게 해주시옵소서. 세련된 신앙인이 되기보다는 투박하더라도 진리를 옹골차게 붙드는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세상의 갈채를 구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미소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경쟁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선으로 내몰리면서, 연약한 것들에 대한 연민과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잃어버린 채, 난폭한 충동에 이끌리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시옵소서. 저들로 하여금 진실한 우정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해주시고, 벗들과의 사귐 속에 주님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2.15.주보


하나님 아버지,

듣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당신께서 웃으시는 것을… 태초에 세상을 만드시고 ‘좋구나’ 하신 이후 당신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는 소문이 하도 없기에 말입니다. 웃음을 자아낼 수 없는 세상에 사는 우리에게 호탕한 웃음소리 한 번 들려주시옵소서.

전쟁으로 테러로 질병으로 사고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권력과 재력을 쥔 이들은 자신의 권력과 재력을 유지하고 늘리고 이익을 챙기는 일에 급급할 뿐 여전히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에는 무관심합니다. 남북 도처에는 무기를 늘리는 소리, 전쟁연습소리로 소란합니다. 하나님, 나와 죽음 사이는 한 발짝뿐인데 저희가 살아 숨쉬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가볍게 여기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 우리가 기도하고 설교하고 신앙고백하고 행동하는 것이 성서가 말하는 삶 그리고 이웃의 아픔과 눈물에 잇대어 있는 것인지요. 우리가 교회에서 주님의 말씀을 배웁니다. 이 땅에서 작고, 하찮게 보이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어떤 자세로 감당하는 지를 보면 하나님을 존중하는 것인지 세상을 존중하는 것인지 판가름이 나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아신다 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처럼 아무리 종교적인 것으로 자신을 포장한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이 교회에서 지극한 작은 일, 작은 자를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자세를 배워나가게 해 주옵소서. 사소한 일을 소홀히 여기지않게 하옵소서.

총, 대포, 전차, 미사일을 녹여 삽과 호미와 낫 만드는 소리가 이 강산에 가득하고, 권력자, 재력가들이 작은 자, 실직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맘 편한 세상이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세상이 되게 하소서. 이런 우리 세상 보시며 ‘이제야 철이 드는구나. 귀여운 내 자식들!’ 하시며 흐뭇해하시는 주님의 웃음소리 듣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2.8.주보

 

하나님 아버지,

1월을 보내고 맞이한 2월 첫 주일 아침, 추위 속에서도 밝은 태양 빛을 주셔서 평온한 가운데 주 앞에서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 눈이 어두워 퇴색된 겨울 나뭇가지 끝에 움트는 작은 싹을 보지 못하듯, 저희 영의 눈이 어두워 온갖 불의와 불평등과 억압의 그늘에서 새로운 변혁으로 탄생하시는 당신을 발견하지 못하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세상은 비리와 부정, 위장으로 능숙한 이들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난리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 안의 이기적인 자아를 부추겨, 개인적인 풍요와 개인적인 안락을 추구하며 살게 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살아가려는 꿈을 조롱하며, 눈에 보이는 현실의 포로가 되어 살게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 사회의 분위기를 바르게 잡아주시옵소서. 탐욕의 열기로 메말랐던 공법과 정의의 강이 다시 시원스레 흐르게 해주시옵소서. 저희들, 세속의 흐름에 휩쓸려가지 않게 하시고 창조주요 의로운 재판장이 되시는 주님을 굳게 의지하며 ‘참’에 속한 삶을 살게 해 주시옵소서. 현대 도시 문화가 뿜어내는 ‘외화내빈’의 본질을 꿰뚫어볼 줄 아는 통찰력을 우리에게 주시옵소서. 권력과 부귀에 담긴 부패와 타락을 볼 줄 알게 하시고, 정의와 진실에 기초한 삶을 갈망하는 마음을 날마다 새롭게 하여 주시옵소서. 세상에 나를 잘 맞추어 남보다 앞서 가는 ‘능력 있는 사람’보다 하나님의 뜻에 세상을 맞추기 위해 지혜롭게 노력할 줄 아는 ‘우직한 사람’이 되게 하시옵소서. 현대의 도시 문화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로 지켜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2.1.주보

 

하나님 아버지, 1월 넷째 주일입니다. 하루, 한 주간, 한 달을 보내면서 저희가 자신이 이룬 일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고,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해서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의 결산은 자신의 ‘이룬 일’이 아니라 자신의 ‘되어짐’에 대한 것임을 알게 하옵소서. 지금 나의 손에 많은 업적을 움켜쥐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바르지 못한 과정의 결과요, 나 자신의 성숙을 이루지 못한 것이라면 그 손을 펴고 하나님께 회개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비록 나의 손에 아주 작은 것이 쥐여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바른 그리스도인의 삶의 결과요, 그 속에 하나님을 닮아 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기쁨이 되게 하시옵소서. 또한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선한 결과로 채워 주실 것임을 믿으며 소망 가운데 새 날들을 뜨개질하며 살아가게 해 주옵소서.

하나님,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눈앞에 보이는 것을 선택하려는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고쳐주셔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쪽을 볼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이 무게 있게 느껴지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들의 생각과 삶의 발자국이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1.25.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아버지, 새해 첫 달의 절반을 정신없이 보내고 주님 앞에 나왔나이다. 어느새 우리 걸어온 길 돌아보니 갈지자걸음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우리를 다시 새롭게 붙들어주셔서 그리스도인다운 길을 걷게 하시옵소서. 자신을 방종에서 지켜나가는 일, 교회가 교회답게 되는 일에 무심했습니다. 신앙의 이름으로 자신의 욕망을 부추기고 경쟁과 승리를 하늘이 내리신 복이라고 착각하며 살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뭔가 큰 소리 칠 수 있을 때가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때라고 착각을 하였습니다. 홀연히 머리를 들어 위의 것들을 생각하며 깨어 기도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땅의 것에 마음 빼앗겨 더 소유하고 더 향유하고픈 마음을 이기지 못한 어리석은 모습으로 살아왔습니다. 주님, 주님의 보혈로 우리를 용서해 주시고 변화시켜주셔서 성숙한 인격자로 무르익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살아갈수록 무엇을 이루지 못함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더 바르지 못함을, 더 신실하지 못함을 아쉬워하게 하소서. 그래서 우리가 더욱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우리의 인생을 건축하게 하시고, 주님의 말씀으로 우리를 잘 점검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하나님, 이 땅에서 여전히 탄식하는 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시옵소서. 자식 잃고 슬픔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 삶의 터전과 일터를 잃고 희망 없이 살아가는 이들, 추운 겨울에 떨며 보내고 있는 이들, 또한 세상이 바르게 되기를 희망하며 애쓰는 이들을 기억해 주시옵소서. 살림교회가, 살림식구들이 주변에 널려있는 세상의 아픔의 이야기들을 외면하지 않는 교회와 식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1.18.주보

 

하나님 아버지, 후회스런 일들로 가득한 한 해를 보내고 새 삶의 자취를 남길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좀 더 주님의 뜻을 수행하기 위한 의지가 충만하게 하옵소서. 새해에는 다수의 쾌락의 길을 따라가기 보다는 소수의 진리의 길을 가는 외로운 순례자가 되게 하옵소서. 지난 해 살아오면서 우리가 행했던 분열, 소외를 다시 반복하지 않게 하옵소서. 아픔 당한 이웃을 품는 일을 주저하지 않게 하시고, 그들과 함께 하는 일 겁내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불평으로 사명을 팽개치거나 이기심으로 다른 이의 날들을 그르치는 일을 하지 않게 하소서. 남들보다 뒤쳐질까봐 조바심과 안달했던 지난날들의 속물근성을 버리고 속도가 아니라 바른 길을 구하고 올바른 변화에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부족한 저희들이 당신 뜻대로 산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치 않사옵니다. 혼자 누리기에도 부족한 것들을 남과 나누는 일, 스스로의 타락을 막기에도 벅찬데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일, 나의 고독을 치유하기도 어려운데 세상의 소외된 자들과 연대하는 일… , 그렇지만 하나님 아버지, 부족한 저희들에게 당신의 능력의 작은 부분이라도 주셔서 감당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위정자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권력과 힘이 주어지면 자신과 주변을 잘 관리하고 신선하게 하는 일이 어려운가 봅니다. 분별력은 흐려지고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려는데 급급한 그곳에 주님이 개입하셔서 새롭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저희의 귀를 열어 주셔서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봄의 소리를 듣게 하옵소서. 담백하고 말없이 서 있던 겨울나무에게 물이 오르고, 겨울의 그 긴 고통을 다 잊은 채 아름다운 색깔들을 드러낼 때가 오고 있음을 알게 하여주시옵소서. 오로지 사랑 하나 때문에 우리를 위해 겨울나무처럼 벌거벗겨 죽으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우리도 사랑으로 이겨나가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1.11.주보

 

하나님 아버지, 한 해를 허비했다는 자책과 절망이 우리를 사로잡을 때, 새해를 통해 새 삶의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무엇보다 우리에게 새해에 걸 맞는 새 마음을 주시옵소서. 그렇지 않으면 새 시간이 우리를 자동적으로 새롭게 해 주지 못함을 압니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미지의 시간 앞에 서 있습니다. 화가가 순백의 도화지에 진지하게 그림을 그려나가듯, 새로운 시간들을 진지하게 그려나가게 해 주시옵소서.

하루의 일상을 마친 후 고달팠던 하루를 주님께 토로하는 것만으로 그치는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 평화의 왕이신 주님을 따라 분열과 나뉨의 세상에서 하나됨과 평화와 살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고백을 드릴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현대의 도시문화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로 지켜내게 하옵소서. 도시 문화의 핵심에서 작용하고 있는 권력과 부귀의 끌어당김에 무력하게 끌려들어가 흡수당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고 역류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새해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밝아지게 해 주시옵소서, 무심했고 무정했던 시간들, 분노의 시간을 보냈지만, 해가 바뀌어도 우는 이는 여전히 울고 어제까지의 복잡한 세상은 여전히 그렇게 남아있습니다. 새해가 되어도 비행기는 여전히 추락하고, 배는 여전히 침몰하고, 전쟁의 조짐은 계속되고, 권력을 쥔 이들의 모략과 극한 대립은 여전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힘없는 이들의 고통만 가중됩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 힘없고 가난하여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직장을 잃지는 않을까, 취업을 할 수나 있을까, 실패는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두려워 떨고 있는 이들의 고민들을 귀담아 들어주시옵소서. 주님, 가치와 이념이 충돌하는 곳에서 늘 낮은 자의 편을 드셨던 주님을 기억하는 우리와 우리 교회가 되게 해주시옵소서. 기억할 뿐 아니라 주님처럼 그들과 마음을 같이하며 살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5.1.4.주보

 

시간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한 주간을,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참회합니다. 주님은 내가 남과 경쟁할 때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셔야만 했고, 내가 무엇인가 소유하려 할 때는 주셔야만 했고, 내가 명예를 얻고자 할 때 주님은 뒷바라지를 하시는 분이셔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목표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때에는 모른 척 해 주시는 분 정도로 여겼습니다. 내 생각과 기준이 곧 당신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주님의 판단은 언제나 뒷전에 미루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자들이 하는 일들은 꼬이고 내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는 은총을 주시고, 내 집 마당에만 꽃이 만발하고, 내가 가는 길에만 대로를 활짝 열어주시기만을 빌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언제나 이 같은 내 생각에 머물지 않으셨습니다. 좁아터진 내 생각에 갇히지 않으시고 천박한 내 생각보다 더 깊고 심오하셨습니다. 주님을 내 생각과 경험, 나의 독선적인 교리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아야만 만족하는 어리석음을 용서해 주시고 참 자유를 주시옵소서.

때때로 저희는 하나님의 행하시는 방법이 이해가 되지 않고, 저희 생각에 꼭 응답을 받고 싶은 기도제목은 왜 그렇게 더디 응답하시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희가 살아온 날을 되돌아보면 하나님의 행하심이 은혜가 아닌 것이 없고, 우리의 기도에 모두 응답하지 않으신 것이 얼마나 복이었는지를 확인합니다. 또한 의문을 품었던 것이 풀림으로 우리의 신앙이 성숙해질 수 있었고, 우리의 기도가 모두 응답이 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더욱 바른 것을 구할 줄 아는 조금 성숙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희들의 신앙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게 해 주옵소서. 그리하여 우리 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영광과 존귀로 관을 씌우시는 그 자리까지 나아가는 복된 인생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2.28.주보

 

세월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 2014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 없이 자신들의 꿈을 실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를 깨닫는 일에 한 해의 세월을 허비했음을 부끄러움으로 고백합니다. 끊임없는 사건의 연속 속에서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지면을 차지했던 이름들과 사건들은 자취를 감추고 또 다른 사건의 주역들이 차지하는 반복이 자기를 성찰할 시간도 없이 허겁지겁 살아가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평화’, ‘생명’, ‘더불어’, ‘살림’을 말하기가 두렵습니다. 좁아지고 위축되어 가고 있는 저희를 용서해 주시고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다툼의 최전선이 되고 만 이 한반도에 속히 오셔서 모든 살상의 무기들과 마음에 품은 창을 제거해주시고 살림의 역사를 일으키시옵소서.

타락한 세태 꾸짖던 예언자적 사명은 다 팽게쳐 버리고 주의 뜻 외면하고, 권력과 감투와 황금에 눈 어둡고 위선으로 가득한 마굿간과 같은 우리 교회에 주님 나시옵소서. 사명 잊어버린 채 게으르고 무능해져도 깨닫지 못하는 교만하고 무뎌진 마음을 녹여주시고, 우리의 본래의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옵소서. 청정하고 순수하신 아기 예수를 맞이하게 하시고 깨끗하고 소박했던 마음을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2.21.주보

 

자비로우신 하나님,

따스함이 간절한 때, 이곳에 나와 주님의 따스함에 묻혀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온기없는 냉혹한 세상살이에서 지친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지금은 밖으로만 나돌던 우리 마음을 안으로, 외연에서 내면으로 향하여 자기성찰을 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각자가 자신을, 맺고 있는 관계를, 그리고 하고 있던 일들을 돌아보고 주님이 원하시는 마땅한 길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대리자가 되어야 할 권력자들이 거짓과 술수를 일삼는 세상에 우리를 맡기고 산다는 것이 힘겹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불의한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고도 견강부회하는 이들 앞에서 어눌했고 침묵했고 동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을 찬양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탐욕과 거짓으로 시커멓게 물들어있습니다. 정결케 하시는 성령을 허락하셔서 이 모든 것들을 깨끗이 씻어주시고 맑게 해주시옵소서.

대강절 절기에 우리의 눈을 낮춰주셔서 낮은 데로 오신 주님을, 약하고 힘없는 이들을 볼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찢겨진 마음 부등켜 안고 아픔을 토해내는 이들에게 귀 기울이는 세상, 교회, 그리스도인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사람이란, 좌절과 실패의 경험 없이 재력과 권력이 주어질 때 직원을, 국민을, 교인을 함부로 대하기 쉬운 존재이오니, 주님이 저희에게 조금이라도 뭔가를 더 주셨을 때 교만하지 않게 하시고, 저희가 그리스도의 손과 발과 몸이 되어 지친 이들이 기댈 품이 되게 하여주옵소서. 인간에 대한 가치와 예의를 잃어버린 이 시대에 주님의 길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2.14.주보

 

하나님 아버지,

대강절 둘째 주일 아침에 참회합니다. 하늘보좌 버리고 이 땅에 오신 주님은 죄 짓고 누추한 인간, 가치 이하의 존재를 사랑하기 위해 하나님의 본체시나 자신을 비워 종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 유익한 것만을 사랑하며 살았습니다. 위험 많은 세상에 나와 식구들만 무사하게 지냈다고 감사하였을 뿐, 무사하지 않은 이웃들을 지나쳐버렸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어온 긴 날만큼 지나쳐 버린 이웃, 아픈 이웃들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자주 선한 사마리아사람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으로 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강도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지나쳐버린 사람인 것을 봅니다. 저들을 외면하고는 ‘그 보다 더 중요한 일로 바쁘다’고 중얼거리며 나의 길을 갔습니다. 아닌 줄 알았던 제사장과 레위인의 짓을 했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그렇게 왜곡하며 살았습니다. 주님, 자비를 구하오니 저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이 살림교회의 구성원들이 말씀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눈이 되어주어 선한 사마리아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세워주기를 빕니다.

한국의 2014년 연말의 사태는 어둡고 어수선하여 마치 마굿간과 같이 더럽게 어지러져 있습니다. 권력을 지닌 자들 주변에서 음습하고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중심에서 부패한 냄새가 나면 나라 전체가 어떻게 되겠나이까? 그러나 주님이 청정하고 무구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시면 우리는 다시 소생하고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굿간과 같이 타락하고 냄새나는 정치판과 우리들의 삶에 주님 오시옵소서. 오만한 권력자들을 엄히 꾸짖어주시고 바른 정치를 펼쳐나가게 하시옵고, 우리 또한 삶의 중심이 냄새나는 마굿간이 되지 않도록 거룩하고 성별되게 가꾸어 나가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2.7.주보

 

하나님 아버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실 무렵, 온 세상이 로마 황제와 헤롯왕의 손에 놀아나는 듯한 절망의 순간에도 실은 하나님께서 치밀하게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가고 계셨습니다. 그 하나님께서 우리의 하나님이 되심을 감사드립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권력자와 정치인들이 스포츠 선수보다도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복음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교회가 예능 연예인보다도 못할 수 있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권력자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몸체 키우기에 바쁜 교회가 아니라, 미천하게 보이는 한 여인 마리아의 순종을 통해 이루어져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하나님, 어린 처녀 마리아는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는 주님의 말씀에 ‘주의 종이오니 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며 비난과 죽음을 무릅쓰고서 순종하였습니다. 그 순종으로 구원의 기쁨이신 아기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뜻은 우리가 우리의 뜻을 주님께 순종시킬 때 이루어짐을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뜻을 묻기에 앞서 자신의 의지와 생각, 욕망에 따라 행동하며 오히려 주님을 우리 뜻에 맞추려 하는 죄를 범합니다. 주께 순종하지 못하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옵소서. 오늘 대강절 첫 주일에 우리는 삶 가운데서 순명으로 죽어지게 하시고, 아기 예수께서는 온전하게 우리의 삶에 태어나 참 기쁨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1.30.주보

 

드높은 하늘 아래 탐스런 감이 익어가던 감나무는

그 많던 열매를 떨군 채 앙상한 가지에 남겨놓은 한두 잎 메마른 잎사귀만으로 찬바람과 깊은 가을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게도 푸르던 여름날도, 최선을 다한 가을날도, 계절의 부름 앞에 온갖 서러움 뒤로 하고 맨몸 드러내고 서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겸허한 마음을 가르치시니 감사합니다.

숨가쁘게 변하는 세상을 헐떡이며 따라가느라,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돌이켜 보지도 못했고, 이웃의 아픔에도 눈감았으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자 하는 작은 노력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생명력 있는 물고기가 목적지를 향해 역류할 줄 알듯이, 하나님의 생명이 있는 우리가 일상의 삶 속에서 외롭고 힘들지만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며 세상을 거슬러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급변하는 세상의 가치에 마음 뺏기며 주변을 기웃거리지 않게 하시고,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삶에 우리의 관심을 모을 수 있게 하시옵소서. 오늘 이 예배가 지난 한 주일 우리 삶을 반성하고 오는 한 주일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게 하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1.16.주보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이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믿기보다는 우리 입맛에 맞는 예수님을 믿는 잘못을 자주 범해왔습니다. 세상에서는 왕이시지만, 나에게는 왕 노릇을 하지 않으실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예수님은 그 능력으로 단순히 나를 도와주시기만 하면 되는 분으로 생각했습니다. 내 인생은 내 뜻대로 영위하면서, 필요할 때 예수님이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분으로만 계시기를 원했습니다. 내가 요령껏 세상의 풍파를 잘 헤쳐 나갈 때는 내 일에 참견하지 않고 묵묵히 계셔주시는 예수님을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내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는 속히 나를 도와주실 분으로만 예수님을 기대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말로는 예수님을 찾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신을 찾는 잘못을 범해왔습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고쳐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1.9.주보


하나님 아버지,

십일월 첫 주일 아침에 참회합니다. 우리가 종교적 행습이나 말로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지 않게 하옵소서. 생활로 이어지지 않은 신앙고백은 자기 기만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나의 ‘믿음 적음’을 탓하기보다 그 적은 믿음에 걸맞은 ‘생활변화’가 없는 것을 탓할 줄 아는 지혜를 주옵소서. 살림교회가 말로만의 ‘신앙고백’에서 머무르지 않게 하시고, 생활의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 있게 하옵소서.

정치인들은 당략과 꼼수에만 집중하고, 교회와 교인들은 번영과 출세만 탐합니다. 주님은 우리를 고난의 땅으로 부르시는데, 우리는 마냥 안락한 자리만 구하고 있습니다. 주님, 느슨해진 우리 영혼을 흔드는 늦가을의 서늘한 바람으로 임하여 주시옵소서. 어두운 세상을 저항하면서도 우리 속사람이 황폐해지지 않는 성령의 사람으로 우리를 세워 주시옵소서.

주님, 이 세상은 걸림돌에 걸려 쓰러진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그 걸림돌을 옮기는 일을 하게 하옵소서. 저희들이 하나님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한다고 말하지만 때때로 하나님과 상관없는 일, 하나님이 전혀 원할 것 같지 않은 일들을 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 저희가 하나님의 일을 할 때 저희의 기쁨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을 위하여 하게 하시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1.2.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아버지,

저 가을 하늘만큼 넉넉한 주님의 품에 기쁜 마음으로 안기길 원합니다. 탕자를 안아주던 아버지처럼 주님, 우리를 안아주시옵소서. 주님의 품 외에는 우리들의 영혼이 쉴 곳은 없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단풍잎이 고운 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지는 이때에, 돈의 가치도 떨어지고 사람들도 고개를 땅으로 떨구고 있습니다. 물질을 삶의 근본으로 삼은 이 사회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어려움의 시간을 통해 삶의 뿌리를 살펴보게 해주시옵소서. 어느 시인이 “나의 옛 배고픔들은 어디로 갔을까 설익은 가지의 그 비린내는 어디로 갔을까”하며 탄식하였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시인의 탄식을 먼저 회복시켜주시옵소서. 우리 또한 분주한 일상을 보내다보니 진솔하고 소박했던 시간들이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버렸습니다. 남보다 앞서가고 큰소리 칠 정도의 위치에 있어야만 행복한 것으로 여겨 하나님의 신호를 무시하고 무한질주하다가 방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분주함에 길들여져가는 우리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해주시옵소서. 바른 그리스도인의 삶을 회복시켜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0.26.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어느 새 서리 내리는 계절을 맞게 되었습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제대로 된 사람이 되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하시옵소서. 다가오는 새로운 시간들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이들이 되게 하시옵소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처진 어깨와 늘어진 팔에 새로운 힘을 주시옵소서. 반복과 잊혀짐의 연속인 대형 참사 앞에서 무뎌져가는 우리의 돌가슴을 녹여주시옵소서.

주님, 아픔과 눈물이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를 불쌍히 여겨주시고 주체할 수 없는 아픔 속에서 흐느껴 우는 이들을 돌아봐주시옵소서. 계절이 두 번 바뀌어도 아직 뭍으로 못 나온 피붙이를 기다리는 가족의 이야기, 내일의 꿈을 꾸는 노동자의 소박한 일터는 생존을 위한 싸움터가 되어버린 이야기, 텅텅 비어가는 소외된 농촌의 삶의 이야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 보듬고 진정한 교육으로 날개 달아주려 몸부림치는 이들의 이야기, 고귀한 인간됨이 생산량으로 저울질 되고 기계의 부품처럼 취급되어가고 있는 이야기들은 ‘안정’으로 무장된 우리 마음, 우리 가정, 그리고 교회 안까지 들리기에는 너무도 미약한 소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젠,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따위는 주기도문 속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었나이다. 주님, 배부름으로 우리 배에 끼인 욕망의 더깨들을 제거해 주시고 진리에 대한 목마름, 썩지 않을 양식을 사모하는 마음, 무엇보다 가난한 마음을 회복시켜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0.19.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맑은 가을 하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혼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염려와 두려움의 먹구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밤과 낮의 일교차만큼 순간순간 마음이 쉽게 변하는 변덕스러움이 있습니다. 가을하늘처럼 맑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게 해주시옵소서. 늘 소망을 잃지 않게 하시고 뜻을 높은 곳에 두고 살아가게 해주시옵소서.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되지 않게 시고 기도함으로 늘 깨어있는 이가 되게 해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시월 둘째 주일입니다. 시간의 흐름이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기대로 다가오지만, 어떤 이에게는 고통일 수 있습니다. 주님, 이 땅에 계절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짧은 가을날을 몇 날만 더 주소서. 계절이 바뀔 때 더 쓸쓸해지는 이들, 서리 맞으며 광장에 선 채 차가운 계절을 맞이하는 이들의 고통과 억울함을 속히 풀어 주소서. 이 땅에 생명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 귀하게 여기는 이들을 엄히 꾸짖어 주시옵소서. 주님을 믿는 우리가 불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저항하고, 상처입고 아파하는 연약한 것에 대해서는 주님의 마음으로 감싸 안게 하옵소서. 찬바람 맞으며 길 잃은 어린 양 찾기 위해 산과 들판을 건너는 목자의 심정을 회복시켜주소서. 교회가, 교인들이 주의 뜻을 잃은 채 성공과 안락만 구합니다. 주님, ‘본’과 멀어진 우리 영혼을 서늘하게 하시고 깨우쳐주시옵소서. 우리 내면이 황폐해지지 않도록 흔들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0.12.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푸르렀던 나뭇잎 끝에는 살며시 노란색 물이 들고 풀잎에는 찬이슬이 맺혀 반짝이는 아름다운 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주께서 주신 아름다운 세상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는 우리 인간들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고통 속에서 울부짖고 있으나 섬김의 본이 되어야 할 이들은 권력만을 탐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를 온전히 새롭게 하여주시옵소서.

주님, 주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셨을 때 눈앞에서 아들이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의 심정을 생각합니다. 이런 슬픔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세상은 아니 교회마저 그들을 비아냥거렸습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그들을 보살펴주시옵소서. 사람들은 이 시대를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 자본주의 시대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살면서 순간순간 욕심에 사로잡혀 그 장단에 휘둘리는 우리들입니다. 주님, 우리의 심장에 뜨거운 주님의 보혈이 흐르게 해주시옵소서. 그 온기로 차가운 세상 따뜻하게 품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10.5.주보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다시 살림교회에 모였습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자녀들이 어려움을 당하거나 세상을 떠나게 되는 일들이 끊이지 않는 이때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가 다시 모였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고 죄인들의 길에 함께 서지 않는 사람’이라 시편에서 하나님이 일러주셨습니다. 우리가 악한 사람이기에 악인의 꼬임에 귀 기울이고 죄인들의 길에 서서, 그 결과로 무고하고 연약한 이들이 희생당하는 것이겠지요. 하나님 아버지, 우리에게 무엇이 죄인지를 가려낼 수 있는 분별력을 주시옵소서.

슬픔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위로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로해 주시고, 우리가 위로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연약한 그들에게 조롱으로 되갚아주는 우리 사회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사람됨의 근간을 저버린 우리 사회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높은 산은 깎아 낮추시고 골짜기는 그 깎은 흙으로 메꾸셔서 평탄케 하시려 오신 주님, 자신의 권력과 힘을 한곳으로 집중시키려고 하는 이가 아닌 힘없는 사람들이 기 펴고 사는 세상을 주시옵소서. 행여 나 자신이 배가 불러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도 아파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될까 두렵사오니 하늘의 뜻에, 세상의 아픔에 민감한 자 되게 하소서. 필요한 복을 갈구하는 것만큼 하나님의 의를 사모하게 하시며 당신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이루는 일에 헌신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9.28.주보

 

하나님 아버지,

교회 마당 사과나무의 사과들이 소리 없이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무심히 지나치면 발견하기 어려운 작은 사과들을 보면서 자기감정을 쉽게 드러내는 우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속이 무르익은 다음에야 겨우 뺨에 발그레한 빛을 내비치는 사과처럼 속사람을 키우며 살아야 하는데, 든 것도 없으면서 자기감정을 드러내며 살았습니다. 남이야 슬프건 말건, 울건 말건 나 잘난 맛에 거들먹거리며 살아왔습니다. 사람됨의 근본을 잃어버린 우리와 이 세상을 꾸짖어주시옵소서.

예언자의 사명을 잃은 채 세속의 물결에 묵종하는 교회, 가진 자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으려 말씀을 변질시키는 설교자들, 정의를 지키기보다 힘 있는 자들을 지켜줌으로 자기 이익을 얻으려는 법관들, 국민의 충고를 ‘나한테 감히’ 하는 자세로 버팅기는 정치인들, 이런 사람들로 인해 이 세상은 하나님의 나라와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에 대한 신뢰요 의탁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원리는 이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는 다른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하거나 삶을 온전히 의탁하지 못하였음을 고백합니다. 더 가지려고 발버둥 치는 우리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주님나라의 원리는 경제와 물질을 최고로 여기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더 없는 이질감과 비현실성으로 보여 집니다. 그러나 살림식구들이 이곳에서 주님을 신뢰하고 의탁하는 법을 배우게 하셔서 주님나라의 통치원리가 이루어질 거라는 믿음에 의심을 갖지 않도록, 불의한 현실에 우리들이 무력해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더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9.21.주보


주님,

주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 세상은 주님을 환영하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정체성을 올곧게 지켜 가셨기 때문입니다. 억울한 고난 앞에서도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으시고, 자기정체성을 잃지 않으셨던 주님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무서운 속도가 삶을 잠식하는 시대에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할 때가 많았습니다. 더 가지려고만 하고 자기만 인정받으려하고 마침내 인정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내 집값을 올려주고 내게 이익이 되면 그 사람을  따르고, 누군가 희생을 당해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세상은 주님이 원하시는 바른 세상을 위하여 외치는 이들에 대한 예의를 버렸습니다.

주님, 앞만 보고 달리던 세상에서 벗어나 생각의 여유를 회복시켜주시고,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을 주님으로부터 공급받게 하시고, 불의한 세상에서 무기력한 현실주의자가 되지 않게 하시며, 절망과 파괴와 살생에서 희망과 평화와 살림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공동체가 되게 하시옵소서.

주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보내시면서 이리떼 속으로 보내는 어린 양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 우리가 어린 양이 되게 하시옵소서. 이리떼의 길을 구별할 줄 알고 거부할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시고 말씀 안에서 자신을 제대로 알아가는 눈을 열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9.14 주보


하나님,

 여름은 폭염과 비와 태풍 등을 통해 우리를 인내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가 봅니다. 그 역할 다하고 하나님의 시계에 의하여 가을을 불러놓고 떠났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다 알지 못하고 모르는 것이 많은데도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정확한 줄 알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늘 부족하고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고 겸손할 수 있게,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노력할 수 있게, 바른 것을 구분할 용기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고 명절이 명절 같지 않은 마음이 아픈 이웃들, 다신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애쓰는 이들, 이들을 또다시 욕보이는 천박한 세상에 살면서 그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같이 마음 아파할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우리에게 어려움이 생길 때에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과 함께할 이웃들을 잊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주님의 한 형제자매인 내 이웃과 나의 일을 나누어 놓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하나님, 가난하고 부족해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기뻐 노래할 수 있는 주님의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내 아이가 잘 먹고 잘 자는 동안, 내 집 밖의 아이들도 돌볼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내 마음이 편한 동안, 이웃들의 마음은 어떤지 살필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저희의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이런 저희의 기도가 지치지 않고 계속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9.7.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무덥고 고단했던 8월을 지켜주시고 새로운 날을 베풀어 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우리에게 새로운 계절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아침저녁에 느끼는 가을 냄새는 주님이 주시는 위로입니다. 때를 따라 베풀어 주시는 주님께 감사합니다. 늘 감사하며 주의 때를 따라 사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예수님은 기뻐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이와 함께 슬퍼하시며 사람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다른 이의 아픔과 죄를 값싼 동정이나 정죄함으로 판단하지 않으시며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픔과 슬픔에서 나오는 타인의 소리조차 귀찮고 피로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마음조차 어찌할 줄 몰라 하며 이웃의 기쁨이나 슬픔에 눈 돌릴 틈조차 내지 못합니다. 판단은 쉽게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내어 다가가서 친구가 되지 못하는 설익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바른 세상을 일구어보겠다고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의 수고 끝에 남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 좌절과 절망뿐이라면 우리 사회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될 것입니다. 주님 우리를 용서하옵소서. 주님의 사랑의 빛을 받아 우리 마음에 깊은 감사의 뿌리를 내리게 하시고 다른 이의 아픔을 감싸고 진정으로 기쁨을 나누는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타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잊지 않으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마음, 주변에 기쁨을 퍼뜨리는 밝은 마음을 갖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8.31.주보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이 세상의 소음에 지친 우리를 고요 속으로 부르시는 주님 앞에 섰습니다. 지친 저희가 하늘의 영을 사모합니다. 아침마다 새롭고 또 새로우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아버지,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식 잃은 슬픔 속에서도 처절하게 부르짖는 유가족들이 있고 그들 중에는 위독한 이도 있습니다. 하나님, 그때 죽어간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여기고, 울부짖는 부모들의 마음을 우리의 마음으로 받아, 낮은 곳에서 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같은 입장을 가질 줄 알며, 내 성공이나 성취 속에 담겨 있는 죄를 그들의 불행과 연결시켜 회개할 줄 앎으로써 오늘 내가 선 자리에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직무를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나가게 하옵소서.

자비하신 주님, 허무한 경쟁이 미화되고, 소수의 승자에게 열광하는 세상에서 무뎌진 우리의 혼을 흔들어 깨워주시옵소서. 돈과 힘이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미신에 빠지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는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자녀라고 하면서도, 세상의 영광을 선망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8.24.주보

 

자비로우신 하나님,

지난 한 주간 세상 길 여정 마치고 지친 몸 가지고 주님 앞에 나왔습니다. 높은 산 오른 뒤 산 위에서 부는 바람에 어려움 다 잊듯, 주님이 우리에게 시원한 바람이 되어 주셔서 쉼을 누립니다. 주님, 우리의 반항적인 의지를 정복하시고, 불평하는 마음을 가라앉혀 주시옵소서. 애정과 엄격함으로 우리를 고쳐주시옵소서. 천한 욕망으로 주님의 사랑을 욕되게 했던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어려운 이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려운 일을 만나도 무너지지 않게 도우시는 주님의 은총에 늘 감읍하며 살게 해주시옵소서.

하나님, 무더위와 온갖 폭압적인 사건들 때문에 지쳐 있는 이 백성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누가 이 백성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겠습니까? 권력을 지닌 이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얼버무리고 자리를 유지하려는 교활함 때문에 이 세상에 불신의 벽이 점점 높아져 갑니다. 이제는 자기반성 없는 이를 분별할 줄 알게 하시고, 감언이설에 속지 않게 하시고, 신문에 속지 않게 하시고, 속을 보고 잘 분별할 줄 아는 혜안을 우리 국민들에게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이, 그 의에 가장 근접해 있는 이를 고를 줄 알게 하소서.

주님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오늘의 교회 때문에, 고난은 한사코 거부하면서 영광만 구하는 신도들 때문에 주님의 마음을 외롭게 했던 것을 용서하옵소서. 우리의 삶은 풍족한 것 같아도 생명의 양식이 바닥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이제는 배부르게 못 할 것을 얻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주님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는 우리가 되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8.17.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아직도 무더위가 한창이지만 그 가운데 가을 절기를 세우시고 시간을 이끌어 가시는 주님의 섭리를 찬양합니다. 믿음이 부족한 우리들의 눈에는 그저 무더울 뿐이지만 주님은 그 안에서도 가을의 열매를 익혀나가고 계십니다. 주님, 이 막바지 무더위 속에서 우리들의 영혼에도 맛있는 알맹이가 들어앉게 해주시옵소서. 주님과 이웃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그 귀한 것을 허락해주시옵소서.

주님, 이 세상을 둘러보면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다는 성경의 말씀이 무색해집니다. 사람이 사람 귀한 줄 모릅니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한 사람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나님처럼 귀한 존재임을 잊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만나는 이들마다 마치 주님을 대하듯 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늘 기억하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8.10 주보

 

하나님 아버지,

칠 년의 기나긴 시간을 애벌레로 땅 속에서 보낸 후 여름의 한 주간 목청껏 노래 부르는 매미 소리가 처연합니다. 생명의 엄숙함을 절감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생명이기에 세상의 어떤 생명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은 본래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났고, 품부해주신 소명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결과 세상 곳곳에서 전쟁과 폭력이 그치지 않고, 쓸쓸함과 공허함이 넘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주님, 불볕더위와 태풍을 경험하며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헛된 일로 열이 오른 우리에게 주님의 시원한 손 얹어주시고, 들뜬 우리 마음을 진정시켜주시옵소서. 그늘 없는 뙤약볕 밑을 지나가듯 갈증과 힘부침에 지친 이들을 위로해 주시고, 우리가 그들의 그늘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성경학교를 마쳤습니다. 교사들이 땀 흘린 수고와 복음의 씨앗이 헛되지 않게 해주시고, 어린이들이, 학생들이, 청년들이 살림교회에서 평생토록 꼭 붙들고 살아야 할 말씀을 품게 해 주시옵소서. ‘아무렇게, 적당히 살면 되지’하는 유혹에서 오늘 하나님의 뜻을 가슴에 품는 살림교회, 살림식구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8.3.주보

 

변함없으신 하나님,

우리 마음은 참 변덕스럽습니다. 가물 때에는 비를 기다리더니, 장맛비가 오니 해를 그리워하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니 그늘을 그리워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날을 하나님의 선물로 받지 못하고 불평에만 익숙한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저희들은 큰 피해도 없으면서 불평하지만, 물속에 잠겨버린 집과 농작물을 바라보고 탄식하고 있는 이들, 사랑하는 자식과 가족을 떠나보낸 지 백일 넘게 보낸 이들, 폭격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도 멈추지 않는 폭격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주님, 지금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옵소서. 지금 이웃의 아픔 속에서 하나님의 눈물을 보는 이들의 마음을 꼭 붙들어주시옵소서. 주님께 나아가는 길은 고통을 겪는 이웃들을 통해 나 있음을 깨닫게 해주시옵소서. 나의 작은 고통에 매여 이웃의 큰 고통을 보지 못함을 용서해주시옵소서.

민심은 흉흉해지고, 경쟁대열에서 낙오자가 늘어가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여 불신이 팽배한 이 사회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이런 세상을 보면서 우리가 무기력함을 경험합니다. 주께서 친히 큰 팔을 들으시어 약한 이들을 품어주시고 악한 이들을 막아주시옵소서. 고통의 땅에서 그래도 주님의 평화를 위해 애쓰고 땀 흘리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을 귀히 여겨 주시고, 지칠 때마다 새로운 힘을 부어주시옵소서. 우리 각자가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뜻을 분별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게 하옵소서. 이 아침 우리가 모두 겸허한 마음으로 주님을 우리 가슴의 첫 자리에 모셔서 하늘의 뜻을 품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7.27 주보

 

사랑의 주님,

공의를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 우리의 죄를 고백합니다. 내 손톱 밑의 가시가 주는 고통에만 눈을 크게 뜨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의와 고통을 스쳐 지나가게 하는 죄를 지었습니다. 절망하는 농민, 개미처럼 일하나 희망을 품기 어려운 이웃, 불안한 처지에서 하루하루 숨죽이며 노동하는 외국인 노동자, 소외되고 억압당하는 이웃을 화려한 광고판 뒤로 숨기는 우리 사회의 얼굴 없는 모습을 애통하며 참회합니다. 우리가 힘이 없다고 숨지 말게 하시고, 작은 손 하나 내밀어 어려운 이웃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함께 걸으며, 진심 어린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넬 수 있게 하옵소서. 불의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에게 멈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옵소서.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게 하옵소서.

주님,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빕니다. 한국, 북한, 중국, 일본 사이에 긴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주님, 남북한과 주변 강대국들이 자기의 이익만을 위하지 않고 평화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7.20 주보

 

주님은 평화의

왕으로 이스라엘 땅에 태어나셨지만, 지금 그 땅은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주님, 주님은 이 세상의 주인이십니다. 주님의 관심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주님의 사랑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작은 행복뿐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팔레스타인 소년의 행복에도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주님은 우리 몸의 건강뿐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쟁 난민의 건강에도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주님은 우리 가정의 평화뿐 아니라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에도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관심을 너무 협소하게 이해하며 지냈습니다. 나의 행복, 나의 건강, 내 가정의 평화만을 위해 “주여, 주여” 매달리곤 했습니다. 나를 위하는 하나님만 생각했지, 남을 위하는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사랑하는 하나님만 생각했지, 저들을 사랑하는 하나님을 찾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종교적 이기심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온 세상의 왕이신 하나님을 나를 위한 수호신 정도로 생각하며 하나님을 만홀히 여겼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관심을 우리의 관심으로 삼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7.13 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우리의 눈을 열어주셔서, 전 세계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게 하시고, 나의 작은 성공에 기뻐하고 감사하기 전에 세계의 고난에 가슴 아파할 줄 아는 마음을 주시옵소서. 나의 아픔을 세계의 아픔에 더하기보다는 세계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삼을 줄 아는 마음의 풍요로움을 허락하시옵소서. 이기주의에 기초한 감사보다는, 모든 사람이 함께 감사할 수 있는 감사 거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우리가 되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나와 네가 함께 감사하는 감사절을 지키도록 은혜 베풀어 주시옵소서.

지난 반 년 동안의 우리의 역량은 부족하였으나 주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었나이다. 모든 것이 풍성하지는 못하지만 오늘 우리의 감사가 풍성함에서 오는 감사가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우리를 훈련시키시어 좁은 마음을 넓혀 주신 것,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생긴 것, 쉽게 좌절하지 않는 것, 사람의 소중함을 아는 것, 자족하는 법 등을 알게 하셔서 우리를 성숙함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한 해의 새로운 절반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차분한 호흡을 허락하셔서, 감사함 가운데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하시고 소망 가운데 나아갈 길을 내다보게 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함께 인생길을 걸어가는 이들을 격려하며 새로운 힘을 얻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7.6 주보

 

하나님 아버지,

지난 반년은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은 날들이옵니다. 때로는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때로는 안달을 하였지만 한 아름 움켜잡으려던 우리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결국은 주님이 주신 것만이 남아 있음을 깨닫습니다. 지나쳐버린 세월을 안타까워하며 되돌릴 길을 애써 궁리하면서도 당신께서 마련하신 새날의 여명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우리의 삶이 사람 보기에 좋은 삶이 아니라 하나님 보시기에 좋으며, 사람의 기쁨을 구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데 쓰이도록 인도하옵소서. 우리의 생각은 늘 요구하는 것 뿐이었사오나 이제는 드리는 삶이 되게 하시고, 우리 자신의 중심에 늘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를 원합니다.

위로의 하나님 아버지, 이 세상을 먼저 떠나버린 꽃 같은 아들딸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갈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이런 위험한 세상을 만들어 놓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이들을 징계해 주시옵소서.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서 있는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시옵소서. 이웃의 고통에 둔감한 우리의 굳은 마음을 도려내 주시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6.29 주보

 

자비하신 하나님,

날마다 우리에게 좋은 것을 예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깊은 고뇌의 밤 너머 밝은 아침을 예비하시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눈앞의 어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게 하시고, 밝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성실로 채워가게 해 주시옵소서.

사랑의 하나님,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만을 청하며 주님의 응답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주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보다 우리의 바람이나 계획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잘못을 자주 저지르게 됩니다. 주님, 언제나 우리 방식대로 하는 것을 용서하옵소서. 우리의 간구와는 다른 응답을 하셨다고 실망하고 분노하는 우리를 용서하옵소서. 주님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계시며, 우리의 행복과 구원에 손해가 되는 것은 그 어떤 것도 허락하시지 않는다는 것을 삶으로 깨닫게 하옵소서. 주님을 믿고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바를 행할 수 있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6.22 주보

 

성실하신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때가 되면 자신의 나섬과 물러섬을 지혜롭게 해 나가는 자연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게 해 주시옵소서. 삶에 닥쳐오는 어려움 속에서도 영혼을 살찌우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시련과 역경을 통해 자신만의 색과 맛을 찾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 선거를 치른 이 사회를 살펴주시옵소서. ‘어떻게든 이번 한 번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게 해 주시옵소서. 속임과 비방이 사라지게 해 주시옵소서. 정의와 민의에 기초한 정치가 이루어지게 해 주시옵소서. 국민들이 정치인을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자신들의 기득권과 탐욕을 지켜줄 지도자를 구하지 않게 하시옵소서.

신자들이 자신만의 울타리와 영역을 지켜줄 수호신 같은 하나님을 구하지 않게 하소서. 다른 이는 어떻게 되든지, 나만 잘살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이 세상에는 주님의 관심과 사랑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데, 우리는 나에게만, 우리 가정에만, 우리 교회에만 관심과 사랑을 쏟아주시는 주님을 믿었습니다. 하나님의 관심에 민감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관심을 우리의 관심으로 삼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6.8 주보

 

하나님, 지난 한 주간도 바쁜 걸음으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주님은 계절을 따라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주셨지만, 바쁜 우리는 그것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대지에서 움터 오르는 작은 새싹과 나목에서 터져나오는 꽃망울을 보아도 감격하지 않고, 부는 봄바람에도 가슴 설레지 않는다면 저희는 산송장이 아닙니까? ‘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멀리’라는 구호가 온 세상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세상을 한탄하면서도 그 소수 안에 못 끼면 뒤쳐질까 안달하고 두려워하는 저희들입니다. 주님, 저희가 좀 느리게, 좀 낮게, 좀 더 가까운 곳에 시선을 두게 하소서. 의인의 적은 소유가 악인의 풍부함보다 낫다는 말씀을 기억하기 보다는 오히려 악인의 풍부함을 부러워하며 부정한 저울과 거짓 저울추를 쓸 틈을 엿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면서도 진정 회개하지 못하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멸망이 뒤따르는 오만함의 자리가 아니라, 영광이 뒤따르는 겸손한 자리로 내려와 온유와 인내를 다하여 사랑으로 서로를 너그럽게 대하는 우리들로 거듭나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주님, 너무 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 한반도에 해빙의 소식을 주셔서 백령도와 연평도에도 제주도와 독도에도 평화가 임하게 하시고, 교회가, 그리스도인이 평화의 선봉장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빕니다. 아멘.

-2014.3.2 주보


살림교회 주보에서

http://sallimch.org/  이창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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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1 행복한기도시간 [행복한기도시간122. 주문을 하는사람, 주문을 받는사람 [1] 최용우 2002-01-05 1714
2550 최용우기도 [나무기도] 주님! 저를 훈련하시옵소서 최용우 2011-08-13 1712
2549 기도요청 긴급기도요청 [1] 조광선 2002-11-13 1712
2548 기도요청 보배담은질그릇 긴급 기도제목입니다. [1] 김성진 2002-03-19 1712
2547 행복한기도시간 [행복한기도시간150. 바쁘다 바뻐! 최용우 2002-01-09 1712
2546 용혜원기도 나의 마음이 갈급하게 하소서 [1] 용혜원 목사 2013-05-26 1709
2545 행복한기도시간 [행복한기도시간104. 하나님과 친한 사람 최용우 2002-01-05 1708
2544 행복한기도시간 [행복한기도시간40. 개고기만 스태미너가 아니다. [3] 최용우 2001-12-27 1707
2543 각종기도문 [아우구스티누스] 젊은 날에 대한 회개 아우구스티누스 2013-01-10 1705
2542 바울기도 [바울기도132] 누구 생각? 최용우 2005-10-10 1705
2541 행복한기도시간 [행복한기도시간240. 물주기 [1] 최용우 2002-04-13 1705
2540 행복한기도시간 [행복한기도시간47. 기도의 꽃은 응답입니다. [1] 최용우 2001-12-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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