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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864번째 쪽지!
□누군가를 위해 살고 있는가?
약수터에 물을 받으러 갔더니 <노인공공근로>라는 파란 조끼를 입은 노인들이 한 10여명 약수터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손에 긴 집개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길거리 청소를 하다가 잠시 쉬는 중인 것 같았습니다.
노인 일자리라 하여 하루에 몇 시간 일을 하면 정부에서 한 달에 30여만원 가까이 노인들에게 지급하나 봅니다. 장모님도 일주일에 이틀씩 학교 앞 교통봉사를 나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꽤 큰 물통이어서 30분 이상 물을 받았는데도 노인들은 일어날 줄을 몰랐습니다. 일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그냥 마실나온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노인들의 수다를 고스란히 다 들어야 했습니다.
거의 자식 자랑, 손자 손녀 자랑, 소싯적 잘나가던 이야기... 그리고 뜬금없이 정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말다툼을 합니다. 노인들 중에서도 점점 어떤 특정한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현상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인생을 거의 다 사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나중에 약수터나 노인정에 쭈그리고 앉아 할매들이랑 저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저물어갈까?
그 중에 그래도 오랫동안 공무원생활 하다가 은퇴했다는 반장격인 할아버지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뭐라도 도움을 준 일들이 기억에 남아. 내가 남에게 피해를 끼친 것들은 그때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가 돼.” ⓒ최용우
♥2017.8.17. 나무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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