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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879번째 쪽지!
□교회 방문기
청년 때 나의 친구 중에 한 명을 전도하려고 그렇게 애를 썼습니다. 중학교 때 그 친구를 따라 절에 갔다가 누룽지를 얻어먹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나를 따라 교회에 오면 내가 원하는 대로 맛있는 것을 다 사 주겠다고 하여 드디어 그 친구가 우리 교회에 관람(?)을 왔습니다.
그 친구는 교회의 첫 인상이 너무 시끄럽고 소란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늘 고요하게 풍경만 땡그랑거리는 절간과 비교가 되었겠지요.
그리고 사람들이 평소에는 안 그러면서 교회 안에서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막말을 하고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시며 불량스런 사람이 교회 안에서는 형제님, 자매님... 어쩌고 저쩌고 아이고 진짜 가관이다 가관이야... 완전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서... 설마 나를 보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지? 아닐 거야.
그리고 사람들이 찬송하면서 웃고 떠들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누구하나 먼저 먹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음식을 일부러 조금만 가져가는 것 같은 행동들이 만약 그것이 가식이 아니라면 절(寺)과 다른 모습이었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의 교회 방문은 그냥 한번으로 끝났습니다. 그 주간에 교통사고로 죽었기 때문에 저는 교회에 따라오면 맛있는 것을 사 주겠다는 약속도 못 지켰습니다. 당연히 그 친구가 듣던 말던 복음을 전하기는 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저의 의무는 다 한 셈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납니다. 절에 열심히 다니던 친구가 첫 교회 관람 경험을 신기하다는 듯 말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최용우
♥2017.9.5. 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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