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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일기303-10.30】 가을 하늘
가을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가 떠오른다. 어떤 대상을 보면 자동적으로 연관된 시가 떠오르는 것을 보니 대충 얼치기이기는 해도 나 시인 맞는 것 같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나도 이런 근사한 詩를 쓰고 싶다. 詩人(Poet)이란 是認(시인)하는 사람이라고 누군가 말한 것이 생각난다. 나에 대하여, 이 세상에 대하여, 그리고 하나님에 대하여 열심히 시인하고 싶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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