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세상읽기]20년 전 이맘때, 20년 뒤 이맘때

l_2017112501003164000260901.jpg

강수돌 고려대 교수·경영학


“정부는 심각한 외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1일 밤 국제통화기금(IMF)에 2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20년 전, 이맘때였다. 캉드쉬 IMF 총재가 한국에 왔고, 1997년 12월3일 김영삼 정부와 IMF 간 협상이 타결됐다. ‘IMF체제’의 시작이었다.


당시 주류 학계나 언론들은, 1997년 7월 태국발 동남아 외환위기라는 외부 요인과 재벌 중심 경제, 방만한 차입경영과 관치금융, 부정부패, 대립적 노사관계 등 내부 요인이 결합, ‘IMF체제’가 왔다 했다.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더불어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급속 추진되었으나 노동계나 시민사회의 저항도 만만찮았다. 경제 및 사회의 개혁이라는 명분에 이견은 없었지만, 과연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바꿀지에 대해선 시각차가 컸다.


단순화의 위험이 있지만, 자본 진영은 이윤을 위한 여건 개선 시 온 사회가 득을 본다 했고, 노동 진영은 노동조건과 삶의 질을 개선해야 나라도 번영한다 했다. 그러나 1998년에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IMF체제’에 발목이 잡혀 어정쩡하게 정리해고제 및 근로자파견제 도입 등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집행했다. 2003년에 출범한 노무현 정부 역시 출범 전과 달리 자본과 기득권층의 눈치를 보다 결국 신자유주의 물결에 쉬이 휘말렸다.


<쇼크 독트린>을 쓴 나오미 클라인은 1997년 말에 들이닥친 한국의 외환위기를 “충격요법”이라 했다. 즉 미국 월가로 상징되는 세계금융자본이 인위적으로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금융시장을 붕괴시켜 세계금융시장으로 편입시켰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세계금융자본의 눈엔 한편으로 한국의 갑갑한 국가-재벌 동맹체가, 다른 편으로 1987년 대투쟁 이후의민주노동운동이 완전한 신자유주의 구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월가와 세계자본 세력에는 ‘국가 부도’라는 사상 초유의 충격이 신자유주의를 관철시킬 무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당시 한국은 IMF 및 선진 각국으로부터 수백억달러를 빌려와 부도를 막는 조건으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즉 자본시장 개방, 국가 규제 완화, 공기업 민영화, 그리고 노동 유연화 및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흥미롭게도 당시 대통령 김대중은, 미국 역사학자 B 커밍스가 “IMF의 서울지부장”이라 평할 정도로 IMF식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아마 (세계자본주의의 관리자) IMF 및 (무한 이윤 추구자) 세계금융자본의 입장에선,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투사였던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어 1995년에 창립된 민주노총과 더불어 기존의 ‘국가-재벌 동맹체’ 대신 ‘국가-노동 동맹체’를 건설하면, 자본의 돈벌이 조건이 악화할 것이 두려웠을 것이다. 바로 그 시점에 ‘국가 부도’라는 충격요법은 효과적이었고, ‘제2의 경술국치’나 ‘금 모으기 운동’ 등으로 상징되듯 애국주의 프레임이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우리가 경험한 바, (자본과 시장을 위해 온 자원을 동원하는) 신자유주의는, 민주·보수 정부와 무관하게 정치·경제, 교육·문화 등 사회 전반을 황폐화했다. 그 와중에 극우보수는 민주정권에 비해 더욱 부패, 타락하여 마침내 ‘사자방 비리’ 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 (1년 전 시작된) 촛불혁명으로 추락했다. 현재 우리는 직장인 85% 이상이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의 시간 속에, 최고의 청년실업, 최저의 출산율, 최고의 산재, 최저의 행복도로 산다. ‘IMF 트라우마’의 결과다.


생각건대, 20년 전 우리가 ‘IMF체제’에 빠졌던 역사를 냉정히 성찰하지 않으면 촛불혁명에도 불구, 향후 20년 뒤 한국 사회는 더 비참해진다. 내 생각은 이렇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열기는 자본에는 두려움의 원천이었지만 민초들에겐 인간다운 삶을 향한 집합적 열정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1985년부터 1996년까지 10여년 경제성장률은 최고조였다. 바로 그 무렵 우리는 더 이상 자본과 정권을 위한 구조개혁이 아니라 민주와 복지를 위한 구조혁신이 필요했다. 즉 들끓는 민중의 열기를 등에 업고 두려움을 넘어 개발 독재 시절 구축된 국가-재벌 동맹체를 타파, 민주-생명 공동체를 창조해야 했다.


이 시대적 과제가 지난 20년 이상 지체되었기에 오늘 우리의 몸과 마음이 아프다. 20년 뒤 더 이상 아프지 않고 더불어 웃는 사회가 되려면, 지금부터 삶의 프레임을 제대로 바꿔야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니까 함께 나서야 하지 않나?

경향신문 2017.11.2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뉴스언론 [세상읽기] 20년 전 이맘때, 20년 뒤 이맘때 file 강수돌 고려대 교수·경영학 2017-11-25 52
10454 광고알림 구역부흥전략컨퍼런스 12월 안내 교회비전연구소 2017-11-20 41
10453 광고알림 2018겨울 성경암송캠프(요나서 4장48절 암송) 성경암송학교 2017-11-20 420
10452 광고알림 KCP영성사역학교 : 조경배 목사 말씀과 예언집회(11.20-21) 밀알 2017-11-17 525
10451 광고알림 고혈압에 좋은 음식 - 식품 디딤돌 2017-11-13 387
10450 광고알림 11월KCP영광사역학교 : 그 신비의 계시, 복음의 영광(11.9-11) 밀알 2017-11-07 82
10449 무엇이든 발성클리닉 11월강좌안내 한국성악아카데미연구소 2017-10-22 81
10448 광고알림 10월KCP스캇 허스티드 목사 '이 시즌에 신부로의 부르심'(10.20-21) 밀알 2017-10-17 143
10447 묵상나눔 시선 file 아산뜀꾼 2017-10-11 63
10446 묵상나눔 전투적이었던 아침 출근길 file 아산뜀꾼 2017-09-26 42
10445 광고알림 행복한 삶 file 윤기철 2017-09-22 78
10444 방명록 탱자나무와 꽃무릇 file 아산뜀꾼 2017-09-14 166
10443 묵상나눔 휘파람 아산뙴꾼 2017-09-12 73
10442 광고알림 쓸만한 설교유머 17-17 부부행복학교 2017-09-12 570
10441 광고알림 2017년 후반기 제12기 글로벌 쉐마학당 세미나 다음세대 2017-09-11 39
10440 광고알림 바이블웨이 11기 강사세미나 9월 25(월)~27(수) 안성수양관 바이블웨이 2017-09-11 63
10439 광고알림 목회자 사모님들을 위한 감정일지 - 9/26(화) 오후 / 합정동 온맘 2017-09-11 596
10438 무엇이든 발성클리닉 9월강좌안내 한국성악아카데미연구소 2017-09-02 54
10437 뉴스언론 한국인들은 왜 산티아고(Santiago) 순례길에 열광하는가? 김광우 실장 2017-08-18 255
10436 뉴스언론 신간을 발견할 수 없는 대형서점 한기호 2017-08-15 78
10435 광고알림 청국장 제대로 알고 먹읍시다 나진미 2017-08-14 116
10434 뉴스언론 스님이 고기 먹어도 될까?"..불교계는 논쟁 중 [1] 최용우 2017-08-14 236
10433 가족글방 산책의 영성 [1] 김부겸 목사 2017-07-21 105
10432 가족글방 너무나 감동적인 글과 예화에 많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김명국 목사 2017-07-20 423
10431 광고알림 8월KCP영광사역학교 : 부흥의 약속과 그 실제(8.21-23) 밀알 2017-07-20 109
10430 광고알림 구역부흥전략컨퍼런스(11일(화)제주삼양교회,13일(목)남원동북교회) 교회비전연구소 2017-07-07 429
10429 광고알림 무임 전도사.강도사.목사님 보세요 보수혁신 2017-07-06 187
10428 광고알림 쓸만한 설교 유머 17-8 부부행복학교 2017-06-29 378
10427 광고알림 [무료교육] 병원코디네이터, 방과후지도사, 노인심리상담사 등 39가지 온맘닷컴 2017-06-29 56
10426 광고알림 예배 회복을 위해 찾아가는 찬양 예배 신청하세요 file 이옥선 2017-06-24 76
10425 무엇이든 [2차 세미나] 성경 말씀만으로 치유가 안 된다고요? saip75 2017-06-07 47
10424 광고알림 혈액순환 및 혈전용해에 좋은 음식 디딤돌 2017-05-27 127
10423 광고알림 돈 때문에 눈물 짖는 성도를 위하여! 짐 새먼스 재정적자유세미나 한국ncd 2017-05-16 95
10422 무엇이든 [6월] 존 볼비{John Bowlby) 중독과 애착 그리고 심리치료 saip75 2017-05-16 54
10421 광고알림 미생물 복합제 만드는법 강좌 안내 file 겨레통일연구원 2017-05-11 47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