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0 비맞은 비비추 장사교회 앞에서 2007.9.24 최용우 찍  보라


[꽃편지18]비비추


선녀의 옷자락 같은 투명한 꽃
          
비비추(Hosta longipes)는 옥잠화과의 꽃입니다. 마치 피리처럼 생긴 꽃인데 끝부분이 나팔처럼 벌어져 피리소리가 날 것 같은 꽃입니다.
피리를 잘 부는 남자가 있어 정자에 앉아 피리를 불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밝아지면서 선녀가 나타났습니다. 선녀는 선계에서 피리소리를 듣고 너무 아름다워서 피리를 배우고 깊어 내려왔다는 겁니다. 그는 선녀에게 열심히 피리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선녀는 정해진 시간 안에 올라가야 했는데 피리소리에 심취해 있다가 시간이 지나버린 줄도 몰랐습니다. 선녀는 머리에 비녀를 빼 주면서 나를 기억해 달라고 하며 하늘로 급히 올라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선녀가 다시 내려왔는데 남자는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 연보라빛 비비추가 피어 고요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합니다. 그래서 비비추의 꽃말도 ‘고요’입니다.


청아한 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은 비비추 피리꽃
투명한 선녀의 옷자락 같은 비비추 꽃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