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8409 |
---|
[기획2] 카페 교회 1세대 목사들의 생존법
5년 이상 지속해 온 카페 교회들, 그들의 사역과 경제 사정
구권효·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커피숍은 이미 사양산업으로 평가된다. 요즘에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살아남기 힘들다고 한다. 개척교회도 만만치 않다. 한 해에 1,300개가 생겨나고 그중 1,000개가 망한다고 한다. 카페나 교회나 '한 다리 건너면 하나'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카페+교회'를 하면 잘될까?
'안되는 거 두 개를 합쳤더니 잘되더라'는 마법 같은 일은 현실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척박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사역을 지속하는 카페 교회들이 있다. 이들은 5년 이상 카페 교회를 운영해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카페 교회를 소개한다.
대학 선교 단체와 연대, 주민 상대로 문화 사역…'공동체성' 유지 과제
▲ 서울 광진구의 A카페 교회는 인근 대학의 선교 단체 동아리들이 '기독교식' 카페 이름을 보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구 목사는 계획하고 있었던 청년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서울 광진구에 있는 A 카페 교회는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들었다. 담임 구 아무개 목사는 카페 교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카라멜 마끼아또'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저 청년 사역을 하려고 준비하다가, 청년들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카페를 선택했다. 뭣 모르고 시작했는데, 하루 12시간 이상 이어지는 노동에 체력 저하와 함께 자신이 목사인지 사장인지 정체성에 혼란도 왔다.
A교회는 근처 대학교의 선교 단체와 '윈윈'하면서 활력을 찾았다. 어느 날 노방전도를 나갔다가 IVF·CCC 등 선교 단체 학생들을 알게 됐다. 선교 단체들은 A 카페 교회에서 각종 모임을 하며 안정적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A 카페 교회는 조금이나마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학생들 중 몇몇은 교인이 되었고 그렇게 교회가 자리 잡아 가기 시작했다. 현재 매주 35명의 교인들과 예배를 드린다. 구 목사는 교인들의 필요에 따라 작년 말부터 1:1 성경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카페 운영과 여러 가지 일로 그동안 목양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교인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케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신자들만 교인으로 받아들이는 카페 교회도 있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B 카페 교회 임 아무개 목사는 처음에 상가 교회를 개척했다가 쓴맛을 봤다. "아무리 전도해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상가 교회를 접고, 4년 전 카페 교회를 시작했다. PD 출신인 점을 살려 지역사회에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맘먹었다. 매주 토요일 카페에서 공연을 열고 지역 주민들을 초청했다. 일단 문턱을 낮추기 위해 카페 안에 비신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십자가와 교회 간판도 달지 않았다.
덕분에 사람들이 커피 한잔 마시러 왔다가, 공연 보러 왔다가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기존 교인들은 철저히 받지 않고 처음 믿는 사람들만 교인으로 받아들였다. 4년이 지난 지금 50~70명이 모인다. 작년에만 10명에게 세례를 줬다. 임 목사는 "작은 교회에서는 기적 같은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카페를 운영하면서 교회의 공동체성을 도모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교인들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존 교회로 가곤 한다고 말했다.
2006년 경상남도 합천에 C카페를 연 이 아무개 목사도 문화 기획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했다. 합천은 전국에서 개신교 인구 비율이 제일 낮은 곳이다. 지역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 이 목사는 교회 건물을 카페로 만들고 공부방을 열었다. 서울에서 유명한 뮤지션들을 데려와 공연도 여러 번 열었다. 이런 공연들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마을에 소문이 돌았고, 교회와 목사를 경계했던 주민들이 하나둘 카페에 드나들었다. 현재 1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공부방을 찾는다. 주일마다 아이들과 어른들 10여 명이 예배하고 있다.
한편, 고정적으로 예배에 출석하는 교인은 없지만, 카페 교회 자체를 마을의 모임 공간으로 활발하게 내놓은 경우도 있다. 올해 5년 차인 전라남도 광주의 D교회는 북 카페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안 아무개 목사는 교인들을 끌어모으는 교회보다, 신자든 비신자든 마을 주민이라면 언제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휴식처 같은 교회를 꿈꿨다. 지난 4년간 D교회가 벌인 일은 모두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광주시에서 사업을 따 오기도 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공연과 수공예 모임을 열었다. 마을 사람들 중 D교회 카페·도서관에 안 와 본 사람이 없을 정도다.
커피숍 매출, '별다방·콩다방' 아니면 안 됩니다
▲ 경기도 부천에 있는 B 카페 교회는 매주 토요일마다 문화 공연을 연다. 지역 주민들도 많이 찾고, 커피 마시러 왔다가 교회 등록하는 새신자들도 제법 생기지만, 그만큼 감당해야 할 월세도 만만치 않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카페 교회를 생각하는 많은 목사들이 '자비량'을 꿈꾼다. 개척 초기에는 교인들이 없으니 카페를 운영하며 그 수익으로 생활을 꾸려 가겠다는 것이다. 카페가 안정되고 교인들이 생기면, 카페는 아르바이트를 써서 맡기고 자신은 목양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부푼 꿈을 커피숍으로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입과 지출을 대충 따져 봐도 힘들다. 조그만 카페 하나 오픈하려 해도 비용이 상당하다. 일단 상가 임대와 인테리어를 합쳐 창업 비용이 적게는 3,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가량 필요하다. 월세, 관리비, 재료비 등 고정 지출에, 대출을 받았다면 이자도 내야 한다. 한 달 동안 카페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150만 원이라고 치면, 3,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한 달에 500잔, 한 주에 125잔, 하루에 21잔씩 꾸준히 팔아야 한다. 게다가 카페 교회는 매출이 가장 좋은 일요일에 문을 닫아야 한다는 '핸디캡'이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딱 카페 운영에만 필요한 수익이다. 노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쓰고 생활비도 어느 정도 가져가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고 본다면, 하루에 50~60잔씩은 팔아야 한다.
카페를 안 해 본 사람들이나 하루에 60잔 팔기 쉽다고 말한다. 목사들이 하는 카페는 '별다방', '콩다방'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강남역이나 홍대 같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것도 아니다.
카페 교회 목사들은 대부분 운영비를 낼 수 있는 만큼의 수익만 올리고 있었다. 생활비는 이런저런 방법으로 충당한다. A교회 구 목사는 개척 후 2년 동안 전에 사역하던 교회에서 월 100만 원씩 후원받았다. 후원이 끝나 갈 무렵 교회 공동체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교인들의 헌금과 여러 곳에서 강의하고 받는 강사료, 동네에서 통장(統長)을 맡아 들어오는 약간의 금액을 생활비로 쓴다. 운영을 아내와 함께 하기 때문에 가끔씩 카페를 비울 수 있다.
B교회 임 목사는 사례비를 받지 않고, 여러 교회를 다니며 강의하는 강사료로 생활비를 채운다. 교회 교인이 50~70명 정도 돼서 목사 사례비를 줄 법도 하지만, 대부분 초신자들이라 헌금이 많지 않다. 카페 수익으로는 월세를 낸다. 카페가 70평짜리 건물 1, 2층이다 보니 월세가 상당하다. 주 중에는 카페를 아르바이트에게 맡기고, 자신은 외부로 사역하러 다닌다. 아내도 찬양 사역을 한다.
아주 드물게 카페 수익으로 카페 운영비와 목회자 생활비, 선교비까지 감당하는 곳이 있었다. 청주의 E 카페 교회 목사는 월 매출이 1,00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커피 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났다. 또 일반 커피 종류뿐 아니라, 더치커피도 판매하고, 원두도 종류별로 판매해 수익 창출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이런 카페 교회는 취재하면서 딱 이 한 곳밖에 보지 못했다.
'성공' 사례? 보편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워
자영업의 고비라고 하는 3년을 넘기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는 카페 교회는 저마다의 특징이 있었다. A 카페 교회의 경우, 대학교 선교 단체와의 연대가 이뤄졌고 개척 초기 카페 운영이 안 돼도 버틸 수 있는 후원이 있었다. B 카페 교회 임 목사는 PD 출신으로 문화 사역을 접목하는 감각이 있었다. 커피 맛이 아주 뛰어나 불과 2~3개월 만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청주 E 카페 교회의 경우도 있다.
위의 카페 교회들은 이미 많은 언론에서 '성공 사례'로 다룬 바 있다. 그러나 이 카페 교회 목사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들이 카페 교회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를 어느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목사는 "카페의 위치나 유동 인구, 주변 인프라, 커피 맛 등 변수가 너무 많고, 목회자의 인맥이나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는 상황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를 따라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카페 교회 목사들이 조심스러워할 만도 한 것이, 근 5년 동안 무작정 카페 교회를 열었다가 운영난에 시달리거나 벌써 문을 닫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카페 교회를 시작했다가 1년 만에 접어야 했던 목사의 이야기를 통해, 카페 교회를 열었을 때 실제로 어떤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지 소개한다.
|
혹 글을 퍼오실 때는 경로 (url)까지 함께 퍼와서 올려 주세요 |
자료를 올릴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단 자료는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