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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아니라 수사

이주연 목사............... 조회 수 226 추천 수 0 2018.08.13 23:55:15
.........

20170627.jpg

오늘은 노숙인들이 앞장서는 서울역 청소 봉사 모임인
“서울역밀짚모자친구들”을 기쁘게 마쳤습니다.
노숙인 형제들과 온누리 마포 공동체뿐 아니라 
서울연회 감독님과 감리사님들과 총무님이 함께하여
타올과 조찬을 마련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였습니다.  
청소하는 동안에는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비가 흩뿌리는 저녁
떼제공동체를 창립한 개신교인 로제 수사를 묵상했습니다.
그를 통해 나 자신을 보게 됩니다.


1981년 이후 목회자로서 살아온 지금까지
목사직을 나처럼 어렵게 불편하게 느끼며 살아온 이가 또 있을까?


결국 내 영혼의 소리는 목사가 아니라 수사로서 살라는 것임을
목회 36년 60이 넘은 나이에 이르러서
물리칠 수 없는 큰 울림으로 듣습니다. 
“지금은 기성 교회의 문제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기성교단의 목사로서 남아 있는 것이 감당하기 어렵고.
특별히 감리교회의 교단정치와 복음의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최근엔 인근 감리교회가 이단에게 교회를 팔아버리고 말았음에도
바로잡을 수도 없는 상황과 처지를 대하며
과연 목사의 이름을 지고 얼마나 더 나갈 수 있을까?”


스스로 묻고 또 묻습니다.
목사가 아니라 수사로서 공동체를 이루고
조용히 단순히 살면서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평화를 구하며 사는 수도자의 길이 마땅한 것은 아닐까?


떼제 공동체와 그를 세운 로제 수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수사로서 서원하는 로제 수사의 음성이 들립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그대는 무엇을 청합니까?
하나님의 자비와 내 형제들의 공동체를 청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대 안에서 시작하신 일을 완성하시길 빕니다.


하나님의 자비에 몸을 맡기는 형제여,
그대는 주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그대의 보잘것없는 신앙을 도와주실 것이며
그대와 함께 이 길로 들어와 그대를 위하여
언약을 이행하신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아내나 자녀나 토지를 버리고서,
현세에서 박해와 더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고 또 내세에서
영원한 생명을 받지 않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어떤 인간의 이치에도 반대되는 길입니다만,
그대는 눈으로 봄으로써가 아니라 오로지 신앙으로써
언제나 그리스도를 위하여 목숨을 잃은 자는
그것을 도로 찾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가십시오.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십시오.
그대를 버리고 바치십시오.
그러면 누르고 흔들고 넘치도록 채워주실 것입니다.”
<이주연>


*오늘의 단상*
잘못과 실수를 시인하는 이는
이를 넘어서지만 변명하고
숨기는 이는 그 한계에 갇혀
고사하고 맙니다. <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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