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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봉쇄 수도원 개원을 앞두고(6) 타 종교 수도원

수도관상피정 당당뉴스............... 조회 수 227 추천 수 0 2018.08.27 22: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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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205 

봉쇄 수도원 개원을 앞두고(6)

타 종교 수도원

 

2018년 6월 10일 16;00 충주 봉쇄 수도원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당당뉴스에 7번 연재 글을 올리며 기도하여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합니다. 멀리 같이 가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1. 4월 22일 봉쇄 수도원을 세우라.
 2. 4월 29일 이스라엘 수도원 방문
 3. 5월 6일  수도학교 창립
 4. 5월 13일 수도원 건축
 5. 5월 20일 한국 토속 수도사
 6. 5월 27일 타 종교 수도원
 7. 6월 3일  수도의 길

 

모든 종교에는 수도원이 있습니다. 그 종교의 수도원은 그 종교의 핵심 신앙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행정적 핵심이 아니라 영적 핵을 이루고 있습니다. 타 종교 수도원은 어떻게 수도하는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직접 가서 지내보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목사를 거절하기에 거절을 거절하고 파고 들어야 했습니다. 개인적인 신앙과 맞지 않는 이질감을 달래야 했습니다. 맞지 않은 음식을 고통스럽게 먹는 아픔을 이겨야 했습니다. 목사가 이상한 곳에 가 있다는 눈초리도 감내하여야 했습니다. 이상한 사람 왔다는 그들 내부의 눈초리도 감당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타종교 수도원을 알아야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내가 태어나니까 아버지가 목사였습니다. 아버지를 벗어날 때 나는 이미 목사였습니다. 타종교를 본 적이 없습니다.

빛은 어둠속에서 진가를 발휘하기에 기독교 수도원을 분명히 하려면 타 종교 수도원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타 종교 수도원을 파고 들어 보았습니다.

 

1. 불교 수도원

 

불교 유명한 사찰에 들어 갔습니다. 한국 10대 사찰중에 하나입니다. 2박 3일 동안 불교 수도원 체험을 하였습니다. 물론 사전에 이런 저런 경로로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수도승들과 함께 지내며 주지 스님에게 불교 수도원에 대하여 일대일 강의를 들었습니다. 귀를 입보다 상석에 앉혔습니다. 1분 물어 보고 한 시간 듣는 과정이었습니다. 공부하려는 나의 열정을 보고 주지 스님은 최선을 다하여 주었습니다.

불교 수도원에서는 저녁 9시에 자고 3시에 일어 납니다. 일찍 일어나 목욕을 하고 기도에 들어갑니다. 철저한 금욕생활이었습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초기 불교 수도사들은 4가지를 지켰습니다.

 1. 옷은 길거리에서 주워 모은 천으로 만든 누더기를 입었습니다. 거리에 3일 걸어 놓아도 안 가지고 가는 옷이어야 합니다.
 2. 음식은 탁발에 의지하였습니다.
   (1) 탁발할 때에 자기가 밖에 서있다는 인기척을 하여서는 안 됩니다.
   (2) 음식을 받기 전에 어떤 말이나 몸짓을 하여도 안 됩니다. 받기 전에 축복하거나 말을 하면 기분이 달라져서 더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 예의를 지키며 침묵으로 가만히 서있어야 합니다. 음식에 대한 집착과 탐심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4) 음식을 받은 후에는 반드시 축복하여 주어야 합니다. <음식과 정신의 교환>이 탁발입니다. 가정은 음식을 제공하고, 승려는 정신적 가르침으로 보답하는 것이 탁발입니다. 육류와 생선 그리고 오신채는 금하고 있습니다. 마늘, 파, 부추, 달래 그리고 흥거가 오신채입니다. 정력을 주는 음식이나 자극이 심한 음식은 피하고 있습니다. 생선, 달걀도 금하고 있습니다.
 3. 밤에는 나무 밑에서 잤습니다.
 4. 약은 소 오줌을 발효시켜서 사용하였습니다.

 불교에서 출가는 버리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찾아 나서는 적극적 인생 여정입니다. 출가는 위대한 포기입니다. 출가는 자기를 구현하기 위한 주체적이고 역동적인 행동입니다. 큰 것을 얻기 위하여 작은 것을 버리는 순간입니다. 출가는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며 보다 더 적극적으로 현실과 대결하려는 시도입니다.

나에게 불교 수도원에 대하여 잘 설명하여 주시던 주지 스님이 말했습니다.

“목사님! 낮에는 절에 와서 일하지만 일과 끝나면 저 산 꼭대기에 있는 내 암자에서 생활합니다. 같이 가보시겠습니까?”

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한 시간가량 같이 산꼭대기로 올라 갔습니다. 나는 처음이지만 주지 스님은 매일 일과였습니다. 산 아래를 내려다 보며 불교 수도 이야기를 나누는 데 한 여인 와서 말했습니다.

“저녁 식사 준비 다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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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암자를 오르는 주지스님

 

같이 식탁에 마주 앉았습니다. 스님은 식사를 하려고 수저를 들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기독교는 식사 전에 꼭 하나님께 기도드린다고 말하고 내가 기도하였습니다. 스님도 따라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면서 식사하다가 스님이 말했습니다.

“강 목사님! 나는 불자들이 싫습니다. 우리 사찰에 일년에 10만명 가량 옵니다. 우리 부처님은 궁중을 버리고 보리수밑으로 가서 우리 불도들에게 모든 것을 “버리라 버리라”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절에 오는 불자들은 모두가 “채워라 채워라”하고 옵니다. 비우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 스님이 되었는 데 실망입니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주님을 생각하였습니다. 주님은 궁중을 버린 것이 아니라 천국을 버리셨습니다. 주님은 보리수밑으로 가신 것이 아니라 십자가 위로 올라가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버려라 버려라. 더 큰 것이 있다. 영원한 것을 위하여 영원하지 않은 것을 버리라”라고 외치시는 데 우리는 그 음성을 듣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이런 말로 이었습니다.

“요즈음에 교회에는 예수님이 없고, 절에는 부처님이 없습니다.”
의미심장한 이야기였습니다.

“지리산 스님 이야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불교 수도승 이야기가 있습니다. 동굴속에서 3년을 지내며 수도하던 스님 이야기가 사람같지 않은 사람임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비록 하나님을 위한 수도는 아니지만 그들의 수도하는 자세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세상을 등지고 동굴속에서 3년을 살았던 이야기입니다. 겨울이면 바위틈으로 불어 오는 칼 바람을 맞으며, 여름이면 지독한 산 모기에 뜯기며 살아온 3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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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관게

 

어느 겨울에 이불 하나 뒤집에 쓰고 밤을 꼬박 기도하고 나니 밖에는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산속에서 소복히 쌓인 눈을 밟아 발자국 내기가 아까워 눈녹을 때까지 동굴속에서 기다렸습니습니다. 일년 반은 하루에 미숫가루 세 숟가락을 먹으며 금욕하였습니다. 아무리 감추어도 쥐들이 찾아서 먹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밖에 가서 열매를 따서 쥐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쥐들에게 먹이를 주었습니다. 미수가루를 깔고 앉아야 했습니다. 대신에 찾아 온 쥐들에게 열매를 주며 말했습니다.

“애들아! 내 양식은 건드리지 말아라. 너희들 양식은 내가 구해왔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쥐들과 친해져서 같이 지냈습니다. 새들도 찾아 옵니다. 새들에게 먹이를 줍니다. 새들과 동무가 되었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된 셈입니다. 털신을 신고 있었는 데 참새들이 와서 털을 한 개 두 개 뽑아갔습니다. 자기들 집을 지으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불교 수도 모습입니다.

 

헤어지면서


이렇게 자기 정립을 위하여 수도한 불교 수도승 이야기는 깊은 감동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지나야 불교 수도승이 됩니다. 3일 동안 불교 수도승들의 모습을 보고 스님과 헤어질 때 내가 말했습니다.

“스님! 이렇게 불교 수도에 대하여 잘 가르쳐 주셨는 데 어떻게 보답하지요?”

“술 사서 보내주세요.”

거침없이 말했습니다. 나는 어리둥절하여 물었습니다.

“저는 목사 아들이라 술에 대하여 모르는 데요.”

“술 파는 곳에 가서 곡주 달라고 하여 주는 것을 택배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나는 빙그레 웃기만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지 스님이 좋아하시는 불교 영성 책 한 권 소개하여 주세요.”

“<미르다드의 서(書)>를 꼭 읽어 보세요.”

돌아 오자 말자 서점에 들러 이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영성 문학에 최고 봉으로 꼽히는 책인 데 나는 알지도 못 하였습니다. 놀랍게도 노아의 수도생활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문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쾌하였습니다. 언어 구사력이 탁월하였습니다. 미르다드는 광야라는 히브리어입니다. 100권 정도 사서 수도학교 학생들과 아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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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르다드의 서

 

 

2. 천도교 수도원

 

비가 몹시 내리는 궂은 날씨였습니다.

우이동 산속에 있는 천도교 수도원을 찾았습니다. 106년 되었습니다. 3.1 운동을 주도한 손 병희 애국 지사가 살던 집이 천도교 수도원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미아리에서 우이동까지 집이 한 채도 없는 깊은 산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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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이동 천도교 수도원

 

우리나라 자동차 면허 1호는 손 병희입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두 대 주었습니다. 한 대는 일본으로 가지고 갔고 남은 자동차 한 대가 그의 것이었습니다.

그 후 천도교 3대 교조 손 병희는 당시 반대파들에 몰려 일본에 있었습니다.

그 때 고종 황제는 단발령을 내렸습니다. 한 명도 머리를 깍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손 병희가 천도교도들에게 머리를 깍으라고 하니까 16만명이 머리를 깍았습니다.

당시 천도교는 우리 민족적인 종교였습니다. 천도교 600만, 불교 16만, 기독교 28만이었습니다. 31운동 33명중 15명이 천도교인이었습니다. 기독교인 16명, 불교인 2명이었습니다. 천도교가 주도하였습니다. 손 병희는 이 수도원에 봉황각을 지었습니다. 명성 황후가 일본인에게 살해당한 경복궁 건청궁과 같이 지으면서 땅바닥 치면서 외쳤습니다.

“기여코 빼앗긴 나라를 찾겠다.”

그리고 봉황각에서 애국자들을 길러 냈습니다. 31운동을 손 병희가 주도하였습니다. 그 때 감리교 책임자 이 승훈 목사가 천도교에게 건의하였습니다.

“우리가 잡혀 죽으면 가족들이 살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같습니다. 가족들을 살려야 하니 5천원만 감리교 목사들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돈이 부족하면 3천원만이라도 주십시오.”

이 말을 듣고 손 병희는 5천원을 주었습니다. 지금 천도교 수도원 자리가 3만평이었는 데 800원에 샀을 때니까 5천원이 얼마쯤 되는 지 짐작이 갑니다. 감리교 목사 9명이 3.1 운동에 동참하면서 거래는 아니지만 5천원 지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원장님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감리교 목사입니다. 감리교 목사들이 5천원 받고 31운동에 동참하였다는 말입니까?”
원장님이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안 봐서 모릅니다. 그러나 천도교가 당시 600만명인 민족 종교라 약한 감리교에 생활비를 보태주었습니다. 조건이 아니라 지원이었습니다.”

천도교는 당시 대단하였던 교세였습니다. 민족적인 종교였습니다. 기독교 26만에 천도교 600만이었으니까요. 손 병희는 봉황이라는 말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봉황각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봉황은 아무 나무위에 앉지 않습니다. 오동 나무위에만 앉는 새입니다. 봉황은 아무 것이나 먹지 않습니다. 대나무에서 100년에 한번 열리는 열매만 먹습니다. 봉황은 아무 물이나 마시지 않습니다. 새벽에 첫 이슬과 함께 나오는 샘물만 마십니다. 한 곳에 100년에 한번 날라오는 새입니다. 5가지 색깔을 가지고 5가지 소리를 내는 새입니다. 당시 이렇게 천도교 상징을 봉황으로 보면서 당당하였던 것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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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황각을 설명하는 박 충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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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운동 독립투사를 길러낸 봉황각

 

천도교 수도원의 수도법칙은 3고(告) 5강령입니다.

 

3고(告)

 1. 심고(心告)
 자고 일어나면 한울님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손가락을 만지면 감각이 있으면 오늘도 살려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2. 식고(食告)
 식사하면서 농부의 수고, 한울림의 도우심, 만드느라고 수고한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3. 신고(申告)
 문을 나설 때 알리고 들어와서 알립니다. 순간마다 때마다 발걸음마다 한울림과 함께 합니다.

 

5 강령

1. 주문(呪文)
 주문을 알면 천도교와 통합니다. 한울림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주문을 수시로 암송합니다.

 2. 청수(淸水)
 1대 교조 최 재우가 참수형을 당하였습니다. 그 때 칼로 목을 자르는 이가 아무리 목을 자르려고 하여도 잘라지지 않았습니다. 최 재우가 말했습니다.
 “청수를 떠오시오.” 그에게 청수 한 그릇을 떠다 주었습니다. 최 재우가 마신 후에 자르라고 하니까 목이 잘라졌습니다. 그 후 천도교는 제사, 예식, 입교식등 모든 예식에 청수를 떠놓고 거행합니다. 모든 천도교인들은 05;00시, 23시 하루 2번 청수를 떠놓고 삽니다.

 3. 시일(時日)
 일요일마다 예식을 거행합니다.

 4. 성미(誠米)
 밥을 지을 때마다 쌀을 떠서 모아 드리는 것입니다.

 5. 기도(祈禱)
 한울림에게 간구합니다.

이 5가지를 오관이라고 합니다. 수도의 법칙입니다. 원장님과 점심을 같이 하며 천도교 수도에 대하여 깊이 보충 설명을 들었습니다. 천도교의 깊은 영성이 천도교 수도원에 흐르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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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충남 원장과 식사

 

3. 왜관 봉쇄 수도원

 

2015년 2월 15일 주일입니다.

오후 예배까지 마치고 서울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약간 흥분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목사인 탓에 기독교 울타리에서 한번도 벗어나 보지 않는 내가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자체가 이변이었습니다.

동대구까지 KTX로 가서 바로 왜관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왜관에 내리자 6시 50분이었습니다. 벌써 땅거미가 짙게 내려 앉아 어두웠습니다. 7시가 식사 시간입니다. 수도원에 도착하니 꼭 7시였습니다. 바로 식당으로 갔습니다. 예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식사가 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박 용래 수도사님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수도원에 들어 온 지 38년이랍니다. 그는 나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종신 수도 50년 하신 분들도 있고요, 100살 되신 분도 있습니다.”

수도하려고 지원하면 1년을 지내야 합니다. 그리고 청원기 1년, 수련기 1년을 거치면 3년입니다. 3년 동안은 외출 금지, 면회까지 금지된답니다. 그리고 4년 되어야 수도사가 될 수 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모든 이야기들이 내게는 신비스러웠습니다. 수도원에 대한 갈증을 그는 시원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 8시 수도사들의 끝기도에 참석하였습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카토릭 미사에 참석하는 순간이었었습니다. 수사들이 두 줄로 입장하여 제대를 향하여 공손히 절을 하고 양쪽으로 갈라져 앉았습니다. 거룩하계 보였습니다. 조그만 소리 하나 없는 고요속에 움직였습니다. 찬물을 끼어얹은 것같이 조용한 시간의 멈춤같았습니다. 바늘이 떨어져도 소리가 들릴 것같았습니다. 기독교 예배와는 전혀 다른 예식 중심 미사였습니다. 하나 하나가 새로웠습니다. 게스트룸 202호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이튿날 6시 30분 아침 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수도승과 흰 옷을 입은 신부 60여명이 자리하고 청중석에는 약 40명 정도가 자리하였습니다. 역시 카토릭 예식은 모두 예문 중심이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와 요셉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시부 성 베네딕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이런 기도가 생소하였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봉쇄 지역으로 수도승과 신부님들은 들어 갔습니다. 우리는 들어 갈 수 없는 지역입니다. 물론 부모도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신비였습니다. 나도 거기까지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특별 부탁을 드렸습니다. 기독교 수도원을 세워야 하기에 철저히 모든 것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하여 주겠다고 답을 듣고 방문한 상황이었습니다. 수도원 최고 책임자는 저를 사무실로 불렀습니다. 그가 나를 안내해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100여명 봉쇄 수도사들의 경제를 위하여 여러 가지 수익이 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목공소부터 들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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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관 목공소

 

최고의 나무 자질을 사용하여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한국 캐토릭 성당 성물의 70% 가량을 생산하여 낸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거래처가 확실하니까 비교적 일하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 5일 근무제로 할 달에 17일 정도 일하고 인건비 상승으로 100명정도 일하던 가구 공장이 이제는 37명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수도원 경제에 크게 도움을 주었었는 데 지금은 하향길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다음은 소세지 공장으로 갔습니다.

식품 제조 허가가 수도원안에는 나지 않기에 울타리 밖에 위치하여 있었습니다. 두 분의 수도사와 두 명의 여인 모두 4명이 손수 고기에 붙은 기름을 꼼꼼히 제거하고 있었습니다. 독일 수도원에 가서 7년 동안 소세지 만드는 법을 배워 왔다는 것입니다. 더 많이 생산하여 더 많이 팔 수 있지만 돈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수도가 목적이기에 일하면서 적당히 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다른 회사 제품 소세지는 기계로 만들고 밀가루를 많이 넣어서 밀가루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곳에서 만든 분도 소세지는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고 지방질이 낮아 잘 팔려 나간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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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관 소세이지

 

다음 견학한 곳은 스텐인 그라스 제조공장이었습니다.

40년 종신 수도사 책임자가 저희를 맞아 주었습니다. 1972년부터 10년 동안 독일에 가서 공부하고 돌아 왔습니다. 교회 스테인 그라스는 밖에서 안이 들여다 보입니다. 그러나 이 곳에서 만드는 캐토릭 성당 스테인 그라스는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답니다. 독일과 체코 국경에서 생산되고 있는 유리를 수입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워낙 비싼 유리라 건축비의 10%가 소요되고 있습니다. 보통 한 장에 30만원입니다. 비싼 유리는 1m 가로 세로 크기에 100만원 정도 되는 것도 있습니다. 보통 유리는 1만 5천원입니다. 4명이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900 종류의 색깔이 유리에 채색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900 색깔을 가지고도 정밀한 그림을 그리기에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한국 성당의 거의 전부가 이 곳에서 스테인 그라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음에 본 곳은 금속 공예품을 만드는 곳입니다.

작업장은 극비 장소인 데 저를 그 곳까지 볼 수 있도록 배려하여 주었습니다. 수도사 2명이 파견되어 있었습니다. 제대 상에 성만찬을 보관하는 상자가 보통 600만원에서 800만원이었습니다. 포도주잔은 250만원 가량의 고가품이었습니다. 구리 재질을 가공하여 만들고 있는 고도의 기술자들이었습니다. 나무로 된 금형에 동판을 놓고 열을 가하여 만들었습니다. 각종 보석들도 즐비하였습니다. 은으로 만들어도 좋은 은은 변하고 은독이 나온다고 합니다. 4명이 독일 수도원에 가서 배워온 기술입니다.

 

다음 견학 차례는 분도 출판사였습니다.

어마 어마한 규모를 보고 놀랐습니다. 끝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게 컸습니다. 수도원 기업중에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4도 인쇄부터 제본까지 완벽하게 책이 출간되고 있었습니다. 파주에서 금박을 입혀 다시 온다고 합니다.

“분도 출판사가 수도원에 얼마나 경제적으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나요?”
과장이 대답하였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책을 보지 않고 있기에 책이 팔리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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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관 분도 출판사

 

수도사들이 예배를 마치고는 각기 자기가 맡은 작업장으로 가서 온 종일 충실하게 일하는 씨스템이었습니다.

왜관 베네딕토 봉쇄 수도원은 순교자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이 곳에서 수도하다가 죽은 종신 수도사가 50명 가량 되었습니다. 땅도, 역사도, 규모도, 건물도 모두 100년의 전통을 통하여 쌓아 놓았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루어진 수도원입니다.

방울 토마토, 청국장, 지렁이, 버섯등 온갖 사업을 다 하여 보았습니다. 특별히 지렁이는 대학교수들이 연구대상으로 이용만 당하다가 끝났습니다. 이런 노하우를 쌓아 온 건실한 수도원이었습니다.

수도원은 수도원의 영성이 흘러야 수도원입니다.

수도원 영성은 청빈, 거룩, 순복, 노동 그리고 정주입니다. 예배도 수도이지만 노동도 수도입니다. 왜관 봉쇄 수도원은 자립을 넘어 선교하고, 구제하는 건강한 수도원이었습니다. 얼마 후 대구 청도 수도원 봉헌 예배에서 왜관 봉쇄 수도원 원장 아빠스 박 현동 수도사님과 함께 순서를 맡았습니다. 내가 축사를 그가 설교를 맡았습니다. 설교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식 설교는 짧게 하여야 합니다. 10분까지는 하나님의 말씀이고, 10분 넘으면 자기 말이고 15분 넘으면 사탄 말이 됩니다.”

예배마치고 점심 식사를 같이 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평생 봉쇄 수도하는 100여명 수도사와 함께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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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관 수도원137

 

 

4. 정교회 수도원

 

가평 주 현모 정교회 수도원을 방문하였습니다.

 하나님안에서 우연은 없습니다. 섭리만 있습니다. 사울 아버지가 나귀를 잃어버렸습니다. 사울이 찾으러 다니다가 사무엘 선지자를 만나 기름부음을 받고 왕이 되었습니다.

 <뽀르 피르우스> 성인전을 읽었습니다. 그리스 아토스 성산 수도원에서 수도한 성인입니다. 금세기 최고의 성인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 지 이 책을 50권 사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정교회 수도원을 찾아 보고 싶었습니다. 가평에 있었습니다. 수도생들과 함께 가평에 있는 주 현모 정교회 수도원을 찾아 가려고 전화를 하였습니다.

백 은영 수녀가 내 전화를 받고 방문을 거절하였습니다. 기독교 목사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쟁기는 뒤로 길이 없습니다. 전화를 자주하였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저는 정교회 수도사 뽀르를 존경하고 흠모하고 있습니다.”
그는 깜짝 놀라며 말했습니다.

“그 책 내가 번역하였습니다.”

“제가 그 책 50여권 사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말 한 마디에 그와 나와 사이에는 금방 가까워졌습니다. 그 후 자주 전화로 대화하였습니다.

“우리 수도원 대주교 소티리우스가 뽀르 제자입니다. 이 수도원 자리도 뽀르 성인이 정해 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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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은영 수녀와 소티리우스 대주교

 

여기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습니다. 2017년 11월 9일 목요일 32명이 출발하였습니다.

한 시간 정도 소요되어 도착하였습니다. 모두가 수도원 자리로 적격이라고 감탄을 하였습니다.

3층 정교회 예배실에 모두 모여 원장을 기다렸습니다. 조금 후 백 은영 수녀가 대주교 소티리우스를 모시고 들어 왔습니다. 89세 답지 않게 정정하였습니다. 그는 우리의 관심사 뽀르 이야기를 상세히 하여주었습니다. 테블렛으로 뽀르의 목소리까지 들려 주었습니다. 뽀르가 병걸렸을 때 드린 <예수 기도> 육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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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 주현모 정교회 수도원

 

<예수 기도>라는 기도입니다.

처음에는 입으로 소리내어 통회와 슬픔으로 기도합니다. 조금 후 생각과 마음으로만 예수님을 부릅니다. 조금 후 마음에서 흘러 나오는 기도를 합니다. 천천히 들쉼을 쉬면서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날쉼을 쉬면서 기도합니다.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뽀르가 <예수 기도>하는 육성을 들려주었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웨슬리도 4세기 동방 사막 교부들중에 마카리우스의 <50편의 신령한 설교>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뽀르나 대주교 소티리우스의 수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완전 하얀 색깔입니다. 빛이 났습니다. 그래서 내가 묻기도 하였습니다.

“성인이 되려면 수염을 길러야 하나요?”

백 은영 수녀는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안 길러도 돼요.”

 

대주교 소티리우스는 1976년에 한국 정교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편지 한 장 받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40년 되었습니다. 그가 죽으면 묻을 작은 기와 무덤까지 지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몰랐다가 가서 보고 놀랐습니다. 낙엽으로 덮여 있는 자리가 인상깊었습니다.

12시부터 1시까지 대주교 소티리우스 대주교와 이야기하기로 되어 있었는 데 진지하고 질문이 많아 1시 30분까지 이어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2시 30분부터 4시까지 백 은영 수녀와 같이 뽀르 공부와 질문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신비스러운 공부에 심취되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모두 새로운 세계를 보며 눈이 열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3층 예배실 지성소, 대주교만 앉는 의자, 이콘, 천정의 그림들이 교회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수도원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그림이 조금씩 그려집니다. 먼저 간 이들이 있으면 따라가며 가감할 텐데, 한번도 누가 가보지 않은 쟝글을 꿇고 들어가야 하는 나는 고독이 밀려옴을 느꼈습니다. 모델이 없고, 멘토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성공의 경험이 없고, 실패의 노하우가 없기에 내가 겪어야 할 길입니다. 여기까지 오도록 많은 시행착오를 하였습니다. 온 길은 천리나 갈 길은 만리입니다.

 1. 수도원 영성
 2. 수도원 규칙
 3. 수도원 건물
 4. 수도원 생활

모두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하며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머튼의 <수도원 일기>는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수도원 원단을 가져다가 우리나라에 맞는 수도원으로 재단하여야 할 과제가 내게 주어져 있습니다.

독신 수도원을 부부 수도원으로 변화시킬 때 어떤 문제가 있는 지도 실험하여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걱정을 덜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성경대로 하면 됩니다. 아무리 좋아도 성경이 아니라면 아닙니다. 누가 무어라고 하여도 성경이 그렇다면 그런 것입니다. 성경을 들고 씨름하려고 합니다.

 

 

5. 쿰란 수도원

 

예수님 당시에 있었던 에세네 공동체나 쿰란 공동체는 수도원이라는 이름만 붙이지 않았을 뿐이지 수도원이었습니다. 이들의 영향을 받아 살다가 순교한 세례 요한은 수도사의 표상입니다. 이들에게서 수도원의 뿌리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수도원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에 수도원이 바로 쿰란 공동체였습니다.

 

쿰란 공동체 규칙

이들은 스스로 엄격한 규칙을 세우고, 살벌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 나갔습니다. 규칙의 근거는 구약성경이었습니다. 성전에서 제사장들이 지켜 나가던 규칙을 확대하여 이들에게 적용시켰습니다. 정결예식, 독신, 무소유, 공동 식사, 공동 노동을 하였습니다. 무절제하거나 규칙을 어기면 용서없이 벌을 받았습니다. 예배시간에 졸거나 웃거나 경건하지 못 하면 며칠 밥을 주지 않았습니다. 쿰란 사람들은 의복과 신발은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용하였습니다. 이들은 의로운 삶에 대한 보상을 믿었습니다. 함께 노동하고 함께 식사했으며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영접할 때 하였던 예식을 재현시켰습니다.

이들은 항상 종말론적으로 살면서 언제든지 하나님을 만나는 심정으로 살았습니다. 거룩한 나라, 성결한 제사장이 되는 길은 광야 길이라고 믿고 살았습니다(출 19;6) 이 규칙을 따르며 철저히 금욕생활을 한 이들이 4천명 가량 이었다고 고대 문서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쿰란 공동체 소속인들 외에 이스라엘 도시와 마을에 있는 동조자와 지원자들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에 들어와서 같이 살지 않지만 동조하는 이들을 에세네의 준회원(associate member of the Essene order)이라고 불렀습니다. 누가 복음 기록 중에 에세네 영성을 풍기는 말씀이 있습니다.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며, 성령이 그 위에 계시는 자”들(눅 2:25-38)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에세네 영성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의 시므온과 아셀 지파 마누엘의 딸 안나 선지자, 그리고 아리마대 요셉(눅 23:50-53)도 이런 사람들로 추측하는 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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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쿰란 공동체

 

쿰란 제1동굴에서 발견된 쿰란 공동체 규칙서가 있습니다. 최초로 발견된 문서중에 하나입니다. 이 문서를 우리는 “야하드”(Serek Ha-Yahad)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야하드는 연합(union) 또는 연대(togetherness)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후에 제4 동굴에서 복사본이 10개 더 발견되었습니다. 이 규칙서에는 다음과 같은 규칙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1. 안식일이 시작될 때에는 누구도 일을 하면 안 된다.
 2. 안식일에는 누구도 무익하거나 어리석은 말을 하여도 안 된다.
 3. 안식일에는 동료에게 무엇을 빌려 주어도 안 된다.
 4. 안식일에는 재산이나 곡식에 관한 어떤 결정도 하여서는 안 된다.
 5. 안식일에는 일이나 다음 날 해야 할 업무에 관해 말해도 안 된다.
 6. 안식일에는 누구도 동물이 새끼 낳는 것을 도와주어서는 안 된다.
 7. 안식일에 동물이나 가축이 우물에 빠졌어도 건져주면 안 된다.
 8. 안식일에 물이나 저수지에 사람이 빠졌어도 사다리나 밧줄을 이용하여 그를 건져서도 안 된다.
 9. 하나님은 한 남자와 한 여자를 창조하셨기에 일생에 두 명의 부인과 사는 것은 간음이다.
10.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이 드리는 제물은 받지 않는다.
11. 어리석거나 혼란스러운 사람, 그리고 지능이 낮거나 정신이 나간 사람, 시력이 약하여 볼 수 없거나 잘 걷지 못 하는 사람, 절름발이, 귀먹은 자, 미성년자, 이들은 누구도 입회할 수 없다.
12. 무슨 일을 하든지 민수기 법칙을 따라 10명 단위가 되어야 한다.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그리고 십부장으로 구성된 공동체가 이스라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13. 감독관은 입회하려는 사람의 행위, 생각, 강인함, 힘, 재력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빚이 있는 지도 살펴야 한다. 누구도 감독관 허락 없이 그 누구를 공동체 안으로 데리고 들어 올 수 없다. 결혼, 이혼, 자녀 교육 모두 감독관 허락을 받아야 한다.
14. 매달 이틀 동안 번 돈은 공동체에 바쳐야 한다. 공동체 유지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15. 재산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거나, 대화중에 말을 가로채거나 교육 도중에 졸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벌거벗고 다니거나 성기를 노출하는 행위, 실없이 웃는 것, 상스러운 행동, 동료를 비방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다. 벌은 공동체에서 며칠 동안 권리 행사를 금지하게 한다. 보통 10일 동안 공동체와 같이 하지 못 하게 한다.
16. 입회는 모든 회원이 투표하여 승인하며 입회비는 50 데나리온으로 한다.

 

이같이 쿰란 공동체는 그 후에 생긴 수도원의 5가지 영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도원 이전 수도원이었습니다.

 

공통점


이미 말씀드린 대로 모든 종교에 수도원이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1. 도피가 아니라 구별입니다. 수도원의 높은 담은 세상으로부터 도피가 아니라 세상과 구별입니다.
 2. 절제와 금욕이 생명입니다. 종파는 달라도 모든 종교의 수도원은 인간적인 본능적 욕망을 절제합니다.
 3. 기도가 필수입니다. 기도의 대상은 달라도 모든 수도원들은 생명을 걸고 기도합니다.
 4. 청빈과 무소유와 가난이 기본입니다.

 

두 종류의 수도원


두 종류의 수도원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변화산에 올라 변화되셨습니다. 베드로는 여기서 살자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산밑으로 내려 오셔서 일하셨습니다.


변화산 위에 수도원

이제부터 이를 “변상 수도원”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내가 수도원 운동을 하려고 만들어 낸 신조어입니다.


변화산 밑에 수도원

이제부터 이를 “변하 수도원”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베드로는 변상 수도원을 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변하 수도원을 이루셨습니다. 두 수도원의 차이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5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1) 은둔과 노출


변상 수도원은 은둔입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변화산은 외딴 곳이었습니다. 높은 산입니다. 변화산의 다른 이름은 다볼산입니다. 어느 분이 농담으로 말했습니다.

“이 산위에 올라가면 이스라엘이 다 보이기에 다보인다고 다볼산이라고 지었습니다.”

현재 변화산위에는 수도원이 두 곳 지어져 있습니다. 감탄할 정도로 아름답게 지어져 있습니다. 중세기 수도원은 될 수 있는 대로 깊은 사막으로 들어갔습니다. 할 수 있는 한 깊은 산속에 지었습니다. 세상과 단절할 수록 좋았습니다. 옛날 절도 그랬습니다. 너무 깊은 산속이라 스님들이 오르내릴 때 가끔 짐승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세상과 등지고 세운 중세기 변상 수도원과 다른 수도원을 세워야 합니다. 이것이 변하 수도원입니다. 수도원의 영성은 분명합니다.

  1. 무소유
 2. 거룩
 3. 오직 예수

 이런 수도원의 영성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가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구약의 선지자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살았습니다. 신약의 사도입니다. 그들도 이렇게 살았습니다. 중세기 수도원은 존경받을 만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영성을 따라갈 영성이 없었기에 예수님같이 살아가는 수도사들은 흠모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는 그들을 보면서 책을 썼습니다. 예수님은 한 분이지만 예수님을 닮으려는 이는 역사상 줄을 이었습니다. 이것이 기독교입니다.

“사람같지 않은 사람들”

그러나 마지막 시대에는 수도원 영성을 가지고 산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변하 수도원을 세워야 합니다. 선지자, 사도같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명을 가져야 합니다.

 

2) 초탈(超脫)과 변혁(變革)


변상 수도원의 목표는 초탈(超脫)입니다. 세상은 죄가 많고 유혹이 출렁이는 곳입니다. 성경적으로 살기에는 부적합한 곳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도 자기를 완성하려면 출가하여야 합니다. 세상과 떨어져야 합니다. 석가모니처럼 궁중도 버리고 보리수 나무 밑으로 가서 고행을 하면서 자기를 초탈하여야 합니다. 자기 완성이 목표입니다.

그렇기에 초탈하려면 은둔, 고행, 금욕이 미덕입니다. 타종교가 그랬습니다. 중세기 수도원도 그렇습니다. 수도원 규칙을 처음 만든 사람은 베네딕토(Benediet, 480-547)입니다. 그도 마찬가지입니다. 변상 수도원입니다. 은둔, 금욕, 본능 이기기, 고행, 기도, 노동 그리고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로 자기를 초탈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때인 지금 시대에 원하는 수도원은 변하 수도원입니다. 변화산 위에서 영성을 받아 변화산 밑으로 내려와서 일하여야 합니다. 세상에 빛이 되고, 세상에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구약의 선지자, 신약의 사도가 되어야 합니다.

“영성은 살아 있으나 사명이 감추어진” 변상 수도원이 아니라 영성과 사명 둘 다 살아 있는 변하 수도원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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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볼산 수도원

 

3) 정(靜)과 동(動)


변상 수도원이 정(靜)이라면 변하 수도원은 동(動)입니다. 변화산 위에서 초막을 세워 내려오지 않고 살아가면 자기 완성입니다. 다른 사람이나 세상을 안 보아도 됩니다. 자기만 깨달으면 됩니다. 자기만 거룩하면 됩니다. 자기만 구원받고 천국가면 됩니다.

그러나 변하 수도원은 그렇지 않습니다.

변화산에서 확실한 예수님을 보았으니 그 예수님을 전하여야 합니다. 거친 파도와 싸워야 합니다. 견디다 못 해 쓰러질 때도 있습니다. 이것이 순교입니다.

때로는 불의에 항거하며 세상과 싸워야 합니다.

중세기를 암흑시대라고 합니다. 절대적인 교황권 밑에서 절대 복종하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중세 수도원은 잘못된 교황에게 항거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아부하였습니다. 교황의 수도원 방문은 최고의 영예였습니다. 마지막 때입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수도원은 정적 변상 수도원이 아니라 동적 변하 수도원입니다.

성 요셉 수도원에 가니 그는 동굴속에서 5년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메온은 주상 수도사입니다. 전봇대위에 방을 만들어 놓고 37년 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봉쇄 수도원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곳입니다. 유럽에는 수없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0곳이 넘습니다. 대단한 분들입니다. 그러나 변화산 밑으로 내려 가야 합니다. 몸은 내려가지 않아도 프로그램이나 사역은 내려 가야 합니다.

 

4) 성속 이원론(聖俗 二元論)과 성속 일원론(聖俗 一元論)


지금까지의 수도원은 변상 수도원이었습니다. 베드로가 변화산 위에 초막 셋을 세우고 거기서 살자는 것은 성속 이원론입니다. 그의 사고방식이 그런 종류라는 말입니다. 그 동안 수도원은 <거룩함>을 바로 이해하지 못 하였습니다.

거룩이 무엇입니까?

거룩이라는 말은 하기오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어원적으로 “순수하다” “헌신되었다” “구별되었다” 라는 의미가 강하게 들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거룩하다는 말은 구별되었다는 뜻입니다. 분리되었다는 뜻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분리”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있기에 거룩이 있습니다. 흑이 있기에 백이 있고, 아래가 있기에 위가 있습니다. 세상속에서 거룩하게 사는 영을 흘려야 합니다.

 

5) 자력(自力)과 타력(他力)


타종교 수도나 중세 수도의 목표는 자력 영성 완성입니다. 철저히 개인주의적이고 철저히 자력으로 완성을 향하여 나가는 과정입니다.

석가모니도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고 외쳤습니다. 그 후 홀로 보리수 나무 밑에서 고독, 본능, 욕망과 싸우며 해탈하였습니다. 그래서 바른 영성을 가지려면 가출, 고행 그리고 해탈하여야 합니다.

중세기 수도원도 같은 맥락입니다. 가정을 떠나고 사회와 분리되어야 하고, 죄많은 사회를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피눈물나는 고행과 금욕을 하여 완전으로 나가야 합니다. 철저히 자력(自力)입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자력이 아니라 타력입니다. 철저히 하나님 중심이어야 합니다. 자기 영성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보리수 나무 밑에서 6년 앉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동굴속에서 5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전보대 방에서 37년 수도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순간에 어부가 대사도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타력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평생 모은 재산을 단번에 이웃과 나눌 수 있습니다. 삭개오 이야기입니다.

변화산위에서 받은 영성을 세상에서 활용하여야 합니다.

변상 수도원을 지양하고 변하 수도원을 지향할 것입니다. 나는 그런 수도 영성을 받아 세상으로 파송하는 수도원을 이루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나자신은 봉쇄로 살려고 주님께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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