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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일기295-10.22】 온동네가 고소하네
이제 농사짓는 것이 힘에 부치신지 83세이신 웅이 할머니가 무우만 길게 한 줄 심고 나머지 밭에는 들깨를 가득 심었다. 그동안 밭에 온갖 곡식을 다 심었는데 해마다 심는 종류가 하나씩 줄어들더니 올해는 가장 심기 쉬운 들깨만 심은 것이다.
들깨가 노릇노릇 잘 익어 온 동네에 고소함이 퍼지기 시작하니 들깨를 베어 말린 다음 아침부터 들깨를 터신다. 작고 동글동글한 씨앗들이 깨대를 거꾸로 들고 살살 칠 때마다 싸그르르 싸그르르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한 다섯 번 정도 치면 다 빠진다.
그렇게 모은 깨로 들기름을 짜거나 나중에 들깨수제비를 할 때 갈아서 넣으면 고소한 들깨수제비가 되는 것이다. 깨대는 아마도 할머니가 모두 잠든 새벽이나 한밤중에 불을 놓아 태워버리실 것이다. 온 동네에 그을음을 날리며^^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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