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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일기003-1.3】 밥그릇 싸움
추운 겨울에 배까지 고프면 더 춥고 더 불쌍해 보인다.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도시는 길고양이들이 살기에 절대로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특히 겨울에는 꽁꽁 얼어버린 쓰레기통을 뒤질 수도 없고 쥐들도 꽁꽁 숨어버려서 몸도 마음도 꽁꽁 얼 수밖에 없다.
우리 집 착한 여인네들은 겨울에 고양이들이 뭘 먹고 사냐며 먹을것만 생기면 죄다 길고양이 밥그릇에 담는다. 유일한 남자인 나보다도 고양이를 더 챙긴다. “나도 좀 보살펴줘. 나도 춥고 배고파...”
우리 집에 붙어사는 삼색이 고양이는 입이 짧아 뭘 많이 못 먹는다. 나이가 많아 이가 부실해서 아무거나 먹지도 못한다. 다른 고양이들이 와서 먹어도 경계를 하지만 못 먹게 하지는 않는다.
인간들도 밥그릇 싸움이 그치질 않는다. 그런데 인간들은 자기가 못 먹는 밥그릇 다른 사람도 못 먹게 엎어버린다. 짐승만도 못하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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