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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312번째 쪽지
□성경에게 읽히기
제가 성경을 맨 처음 발견(?)한 것은 중학교 때인데, 학교에서 늦게까지 학급 일을 하다가 집에 못가고 학교 근처에 사는 최병택이라는 친구의 집 쌀가마를 쌓아 놓은 방에서 잤습니다. 자는데 눈앞에 쌀가마 맨 밑에 있는 받침대가 기울어지지 말라고 네 번 접어 괴어놓은 책이 보였습니다. 그것을 기어코 낑낑대며 빼보니 요한복음만 있는 쪽복음이었습니다. 읽어보니 재미있더라구요.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동안 우리나라를 떠나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고 다녔는데 두바이항에서 만난 어떤 한국인 선원에게 제 성경책을 준 이후로 거의 6개월을 성경 없이 살았습니다. 그때 알았죠. 저는 하루라도 성경을 안 읽으면 못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신학공부를 하면서는 신학생이면 최소한 한달에 1독을 해야 된다며 성경책을 예리한 면도칼로 30등분으로 쪼개 하루에 한 조각씩 들고 다니며 읽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신학교 때 성경 50독 하자며 <성경50독 모임> 동아리를 이끌기도 했었죠.^^
왜 민망하게 이런 이야기를 쭉 늘어놓느냐 하면 제가 성경을 안 읽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성경을 조금 읽었습니다. 읽다보니 아주 조금 ‘눈 뜬’ 것이 있습니다.
지식적인 성경읽기나 감정적인 성경읽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성경을 읽는 주체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에 대한 주도권을 자기가 쥐고 성경을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더라 이겁니다. 저는 수십년 동안 해오던 큐티를 지금은 안합니다. 오래 하다 보니 나중에는 내가 내 맘대로 성경 소설을 쓰고 있더라니까요.
첫 번째로 성경은 내가 읽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게 내가 읽히는 것입니다. ⓒ최용우
♥2019.3.9. 흙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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