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분홍 직약 2001.5

[꽃편지21]작약꽃


커다란 함박웃음 수줍게 웃어대는 큰 꽃
          

작약꽃은 함박꽃이라고도 합니다. 작약꽃은 모란(목단)과 거의 구별이 안 될 만큼 똑같이 생겼습니다. 이름대로 작약은 ‘풀’입니다. 한해 꽃이 피고나면 뿌리만 땅속에 있고 지상의 모든 흔적은 싹 사라집니다. 다음해에 싹이 나서 꽃이 핍니다.
이름대로 목단(모란)은 ‘나무’입니다. 가지가 있어 그 가지에 해마다 꽃이 핍니다. 그러니까 갑자기 나타나면 ‘작약’이요, 그냥 나무가 사절 있으면 목단입니다.
작약과 목단은 그 꽃이 크고 화려하여 절집의 단청이나, 왕의 옷에나, 권세가들의 병풍이나, 베개에 수를 많이 놓습니다. 그러나 꽃은 크지만 향기가 없어 벌과 나비는 없습니다. 대신 꽃이 달아서 개미같은 벌레들이 많이 꼬입니다. 대체적으로 부자들에게는 ‘향기’가 없어 사람들이 싫어하지만, 부잣집에서 떨어지는 단물을 빨아먹으려고 간신꾼들이 꼬이는 것과 비슷하죠? 자연의 이치나 사람 사는 세상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작약꽃의 꽃말은 ‘수줍음’입니다.
우리 동네 입구에 누가 만들었는지 1km도 넘는 긴 작약꽃 화단이 있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