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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이해인 수녀의 詩편지5] 고운말

인기감동기타 이해인 수녀............... 조회 수 231 추천 수 0 2019.05.23 23:46:58
.........
출처 : https://news.khan.kr/657T 

Cap 2019-05-23 23-44-39-077.jpg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지요
언어가 그리 많아도
잘 골라써야만 보석이 됩니다


우리 오늘도 고운 말로
새롭게 하루를 시작해요
녹차가 우려내는 은은한 향기로
다른 이를 감싸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말


하나의 노래 같고 웃음같이 밝은 말
서로 먼저 찾아서 건네보아요
잔디밭에서 정성들여 찾은
네잎 클로버 한 장 건네주듯이!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말이 그만…’
하는 변명을 자주 안 해도 되도록
조금만 더 깨어 있으면 됩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고운 말 하는 지혜가 따라옵니다


삶에 지친 시간들
상처 받은 마음들
고운 말로 치유하는 우리가 되면
세상 또한 조금씩 고운 빛으로 물들겠지요
고운 말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이지요


-글 모음집 <기쁨이 열리는 창>에서


내가 날마다 새롭게 결심하는 것 중의 하나가 고운 말 쓰는 노력입니다. 얼마 전 부산고등검찰청에서 특강 기회가 있었는데 강의 서두에 어느 카페 화장실에 게시해둔 메모가 인상적이라며 읽어주었습니다. 며칠 후 한 직원이 e메일을 보내 그 내용을 되새김하고 싶으니 보내주면 고맙겠다고 했습니다. 그가 부탁한 글귀들 중 특히 내게 와닿는 구절은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장이 일 듯이 말의 파장이 운명을 결정 짓는다’ ‘오늘은 어제 사용한 말의 결실이고 내일은 오늘 사용한 말의 열매’라는 것입니다. 해인 수녀의 ‘고운 말’이란 시의 일부를 집에 붙여두고 가족들과 함께 오가며 본다는 그의 말에 기뻤습니다. 덕담을 부탁할 때 종종 읽어주기도 하고, 나 자신이 노력하고 싶은 내용이 들어 있는 이 시를 그분이 다시 찾아준 셈입니다.


한마디의 고운 말이 주는 선한 영향력을 우리 모두 기억하고, 고운 말을 주고받는 것이야말로 가장 귀한 선물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까운 이들끼리는 서로 믿고 무심한 나머지 고운 말 실천이 안될 적이 더 많은 듯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아무 반응이 없으면 이야기한 것을 후회하고 식구처럼 함께 살아도 느껴지는 거리감으로 잠시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누가 ‘그랬어요?’라고 한마디만 메아리를 달아주어도 위로가 될 적이 있습니다.


힘들고 지쳤을 때, 누군가 건네준 위로와 희망이 담긴 한마디 말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돈 안 들이고도 할 수 있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치유의 말을 표현하는 데 우리는 왜 그리 인색한지요! 불평과 한탄과 원망의 말은 그리 쉽게 하면서 말입니다. 막말을 쏟아내고도 겸손되이 용서를 청하기보다는 ‘난 뒤끝이 없다’ ‘말이 생각보다 앞서 헛나갔다’는 식으로 자기 변명과 합리화에 길들여진 모습으로 상대방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말에 어울리는 사랑의 맞장구를 잘 쳐주는 것, 끼어들어 중단시키지 않고 끝까지 웃으며 들어주는 것, 사소한 일로 우기다가 험한 말로 의가 상하지 않도록 깨어 있기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해 봅니다.


고운 마음에서 고운 말이 나오지만 꾸준히 고운 말을 연습하다 보면 고운 말이 고운 마음을 키워주기도 할 것입니다. ‘혀끝까지 나온 나쁜 말을 내뱉지 않고 삼켜버리는 것,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료다’ ‘장전된 총을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은 자주 잊어버린다.’ 유대교 한 랍비의 말도 다시 기억하면서, 우리 모두 일상의 언어학교에서 순하고 지혜로운 우등생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해인 수녀

경향신문 2019. 0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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