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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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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zum.com/articles/52545715?c=07&sc=51&t=t&cm=twitter&tm=1558743395397 

종이책 안 읽으면, 뇌 안의 '깊이 읽기 회로'가 사라진다

                                   

디지털로 읽는 '겉핥기식 독서'… 비판적 사고·공감력 떨어뜨려

知的 성숙 진행중인 청소년들은 가짜 뉴스 희생물로 전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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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으로|매리언 울프 지음|전병근 옮김|어크로스|360쪽|1만6000원

"저는 여전히 많은 책을 샀습니다. 하지만 책에 사로잡히기보다 책에 담긴 내용을 읽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지요.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저는 책에 몰입하기보다는 정보를 얻는 데만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지신경학자이자 '읽는 뇌'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자 매리언 울프(69)의 이 고백에 공감한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증빙일 수 있다.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시대보다 더 많이 읽는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 덕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매일 다양한 기기를 통해 소비하는 정보의 양은 평균 약 34기가바이트, 10만개의 영어 단어에 가까운 양이다. 울프는 "그러나 이처럼 무차별적인 정보를 가볍게 읽는 것은 단지 '오락'일 뿐 깊이 읽기도, 깊은 사고도 증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울프가 지난해 낸 이 책은 디지털 시대에도 왜 굳이 종이책을 읽어야만 하는지를 논한다. 요약하면 "디지털 읽기를 계속하면 종이책을 읽을 때 구축된 뇌의 '깊이 읽기 회로'가 사라지고, 따라서 깊이 읽기의 결과물인 비판적 사고와 반성, 공감과 이해 등을 인류가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뇌의 가소성(可塑性) 때문에 한번 디지털 읽기에 최적화된 뇌 회로는 좀처럼 예전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 저자 자신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는 어린 날 즐겁게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다시 읽으려 시도했지만 빠른 속도의 '겉핥기식 독서'에 익숙해진 탓에 문장의 깊은 층위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디지털 읽기는 종이책 읽기와 읽는 방식부터 다르다. 디지털 읽기의 표준은 '훑어보기'다. 스크린으로 읽을 때 우리는 지그재그나 F자형으로 텍스트를 재빨리 훑어 맥락부터 파악한 후 결론으로 직행한다. 읽기의 결과에도 차이가 있다. 노르웨이 학자 안네 망겐이 학생들에게 짤막한 프랑스 연애소설을 읽혔더니, 전자책으로 읽은 그룹은 종이책으로 읽은 그룹에 비해 소설의 세부적인 줄거리나 논리 구조 파악에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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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언 울프는 "읽기의 첫 경험에서는 '물질성'과 '반복'이 중요하다"면서 "아이가 손으로 책장을 만지며 여러 번 넘겨볼 수 있는 종이책이 전자책 스크린에 비해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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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 편을 곱씹어 읽을 때 뇌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감각을 그대로 체험한다. 톨스토이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서 안나가 철로에 뛰어드는 장면을 읽을 때 독자의 운동 뉴런은 안나와 마찬가지로 활성화된다. 인간이 독서를 통해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원리 덕분이다.

여섯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헤밍웨이 초단편소설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팝니다: 아기 신발, 사용한 적 없음)'을 읽는 순간 가슴이 저려 오는 독자라면 '깊이 읽기'가 체화된 것이다. 그간의 독서로 축적된 배경 지식이 왜 이 글 속 '아기 신발'이 사용된 적이 없는지를 단번에 추론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 때부터 디지털 읽기에만 노출된 젊은 세대의 경우 이 문장에서 아무런 심상도 떠올리지 못할 수 있다. 울프는 "우리는 체내 플랫폼에 고유한 배경 지식을 저장한 독자 집단으로부터 서로 유사한 외부 지식 서버에 의존하는 독자 집단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가짜 뉴스나 불확실한 정보의 희생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2015년 랜드보고서에 따르면 0~8세 아동의 디지털 기기 접근율은 75%다.

책의 원제는 '읽는 이여, 집으로(Reader, Come Home)'. 울프는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에게도 '종이책 읽기'라는 '고향집'을 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이와 디지털 모두 균형 있게 읽을 수 있는 '양손잡이 읽기 뇌'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살 이전 아이에게는 디지털 기기와의 접촉을 제한하고, 2~5세 아이가 하루 두 시간 넘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라고도 권한다.

울프는 아홉 통의 편지 형식으로 이 책을 썼다. 편지글은 뇌를 일시 정지 상태로 이끌므로 쓴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에게 찬찬히 생각해 볼 여유를 준다는 과학적 이유에서다. '훑어보기'의 시대, '깊이 읽기'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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