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2002.5.25 제비동자꽃-갈릴리마을 닭장앞에서

[꽃편지37] 동자꽃


동자꽃
엄마
기다리는
동자꽃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진 동자꽃에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얼굴이 있습니다. 동자꽃을 보면 영원한 소년 정채봉 시인이 사랑한 것들이 떠오릅니다.
 <비온 뒤 한 켜 더 재여진 방죽의 풀빛, 토란 속잎 안으로 숨는 이슬방울, 외딴 두메 옹달샘에 번지는 메아리 물결, 어쩌다 방 웃묵에 내려오는 새벽 달빛, 쑥갓꽃, 감꽃, 목화꽃, 깨꽃, 초가지붕 위에 내리는 하얀 서리, 무구덩이에서 파낸 무들의 노오란 순, 아스팔트 뚫고 올라왔다는 담양의 죽순....>
 -정채봉 <내가 사랑하는 것들 >중에서
 가만히 읽다 보면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림으로 그려진다는 게 신기합니다. 그가 사랑한 것들은 실은 저도 사랑하는 것들입니다. 
 
 엄마 기다리는 동자꽃
 울먹울먹 울것같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