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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편지36] 단풍꽃
단풍꽃
뱅글뱅글
어지러워
어디가나
나도몰라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단풍나무 가로수에 꽃이 피었습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며 떨어지는 단풍 꽃, 꽃이 떨어지면서 씨앗을 품고 빙글빙글 돌며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그렇게 씨를 품고 떨어진 꽃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단풍나무를 키워낼 것입니다. 물론 훨씬 더 많은 단풍 씨앗들이 피워보지도 못하고 그냥 사라질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헛된 수고는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단풍나무에 꽃이 있어요?”하고 묻습니다. 가을에 붉게 물드는 잎사귀에 가려서 단풍꽃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뱅글뱅글 어지러워
어디가나 나도몰라 ⓒ최용우
빨강 2002.5.15 어부동 정류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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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의 사진은 모두 최용우가 꽃 이름 공부하기 위해서 찍었습니다. 얼마든지 퍼가도 괜찮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