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 출처 : | https://news.khan.kr/ARvY |
|---|

햇빛일기 1
오늘도 한 줄기 햇빛이
고마운 위로가 되네
살아갈수록
마음은 따뜻해도
몸이 얼음인 나에게
햇빛은
아직 내가 가 보지 않은
천상의 밝고 고운 말을 안고 와
포근히 앉아서
나를 웃게 만들지
또 하루를 살아야겠다
햇빛일기 2
어제는
먹구름 비바람
오늘은
흰구름 밝은 햇빛
바삭바삭한 햇빛을 먹고 마셔서
근심 한 톨 없어진
내 마음의 하늘이
다시 열리니
여기가 바로 천국이네
-시집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에서.
공기나 햇빛은 너무도 가까이 있기에 우리가 누리는 축복을 자주 잊고 고마워하는 마음 또한 그리 절절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병원에 가니 내겐 지금 햇빛에너지가 부족한 것 같다고 의사가 비타민D를 처방해 주었습니다. 식물만 햇빛이 필요한 게 아니구나. 사람도 햇빛을 많이 쏘여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구나 새롭게 절감하면서 요즘은 늘 햇빛과 친하게 지냅니다. 햇빛이 유난히 잘 드는 장소로 걸상을 들고 나가 가만히 앉아있다 오기도 합니다. 지난 몇 년간 힘겹게 투병하면서 햇빛에 손을 녹이고 마음을 녹이고 과자처럼 먹기도 하면서 깊이 감사했던 기억을 나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친척 사제가 위독할 때 문병을 가니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소 무심히 지나치곤 했던 햇빛 한 줄기가 너무나 그립네요. 한 번이라도 밖에 나가 꽃을 보고 햇빛도 쏘이고 싶어요. 수녀님도 그리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 두시라고!” 햇빛이 유난히 눈부시고 아름다운 날은 해 아래 사는 기쁨을 오래 누리지 못하고 30대에 세상을 떠난 그 사제를 자주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젠 햇살 가득한 봄이 좀 더 가까이 사방에 널려있으니 햇빛을 양분으로 먹고 자란 꽃과 나무와도 친구가 되고 봄바람과도 정겹게 이야기하는 봄 수녀가 되고 싶습니다. 가끔은 나비와 새들도 봄의 친구로 불러야지요.
한 줄기 햇빛에 감탄하고 감사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 봄엔 사랑하는 친지를 불러모아 햇빛잔치를 하고 싶습니다. 내가 쓴 어느 날의 봄 단상도 밝고 따스한 햇살 아래 다시 읽어보며 ‘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을 새롭게 가져봅니다.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떠한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게다.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히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이해인 수녀
2019.03.24
|
|
혹 글을 퍼오실 때는 경로 (url)까지 함께 퍼와서 올려 주세요 |
|
자료를 올릴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단 자료는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