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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일기183-7.2】 하모니카 소리
여름에는 물을 끓여먹어야 된다며 아내가 이것 저것 정체 불명의 풀뿌리들을 잔뜩 주전자에 넣고 물을 끓인다. “하모니카 소리가 나면 얼른 불을 꺼주세요.” 몇 번이나 당부하고 시장에 갔다.
우리 집 주전자는 물이 끓으면 주댕이인지 뚜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모니카를 분다. 한 참 토닥거리며 자판을 두드리고 있으니 멀리서 하모니카 소리가 들렸다. 번개처럼 달려가 불을 껐다. 주전자 뚜껑이 달그락 달그락 춤을 추고 있었다.
언젠가 주전자를 한번 새카맣게 태워먹고 화가 난 마누라에게 이혼당할 뻔 한 적이 있었다. 한번만 더 태워 먹으면 진짜 얄짤없다고 해서 정신 바짝 차리고 있었다. 다행히 오늘은 신경을 쓴 덕분에 제때 잘 껐다. 장에서 돌아온 마누라에게 쪼르르 달려가 주전자 불 잘 껐다고 막 자랑을 했다. ㅋㅋ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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