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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일기267-9.24】 부실한 놈들
어디서 났는지는 모르겠는데 서울 밝은이네 집에 다녀온 좋은이가 쇼핑백에 다 죽어가는 손가락 선인장 세 개를 담아가지고 왔다. 밝은이가 키우다가 더 이상 두면 죽을 것 같아 보낸 것이다. 그래도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소생시켜보려는 마음이 가상하다.
일단 탁 털어서 안 쓰는 요강처럼 생긴 화분에 모래를 채우고 옮겨 심었다. 하나는 완전히 말라 죽어 버렸고 두 개는 어떻게든 살려서 다시 밝은이에게 돌려주어야겠다.
밝은이가 고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사준 장미허브를 떨어뜨려 깨진 화분 집으로 가지고 온 것을 잘 소생시켜 지금까지도 잘 자라고 있는 중이다. 눈앞에 안 보이는 사람 마음에서도 멀어질 수 있는데 앞으로 이 선인장을 돌보면서 밝은이를 떠올리며 화살기도 한 마디씩 날려야겠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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