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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540번째 쪽지!
□빈둥빈둥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참견도 하는 저를 보고 가끔 할매들이 “뭐하시는 분이여?” 하고 묻습니다. 그러면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나를 아는 다른 할매가 “이이는 유명한 소설가여. 소설가. 저렇게 돌아다니며 소설 쓸 것을 찾는 거여. 신문에도 많이 나오는 분이라니께 그러네”
“난 또... 낮에 잘 돌아댕기니깨 실업쨘 줄 알았지유. 근디 뭔 소설을 썼슈?”
나는 졸지에 우리 동네에서 소설가가 되어 버렸습니다.(음... 이왕이면 시인이라고 할 걸. 그게 쫌 더 폼 나 보이는데...) 어쨌든 프리렌서니 뭐니 설명을 해도 알아들을 분들이 아니기에 그냥 편하게 소설가 행세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 할매들에게 저는 ‘소설가 양반’으로 통합니다. 언젠가 지역신문에 실린 저의 글을 할매들에게 보여준 적도 있어서 알리바이도 확실합니다.^^
저의 하루 일과는 대부분 아침 밥 먹기 전에 끝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시간에는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거나 도서관에 가거나 책을 읽거나 대충 보면 별로 하는 일 없이 노닥거리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하루 종일 이런 저런 준비를 하나씩 하나씩 미리 해서 저장 해 놓았다가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집중하여 <햇볕같은이야기>메일을 편집, 발송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미리 모아놓은 것 없이 편집을 하려고 하면 아마도 엄청 스트레스 받으면서 하루 종일 편집해도 못할걸요.
그러니까 겉으로 보면 대충 빈둥빈둥 사는 것 같지만, 저는 나름대로 매우 치밀하고 빡빡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용우
♥2019.12.20. 고요한 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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