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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일기021-1.21】 늙은 호박
마당에 굴러다니는 늙은 호박 두 개를 거실 구석의 나무의자에 올려놓고는 잊어버렸다. 채반에 칡을 담아 말리면서 호박 위에 올려놓는 바람에 호박이 눈에 안 보여서 그만 깜빡 한 것이다.
그러다가 설맞이 거실 대청소(?)을 하면서 채반을 들어내니 호박 두 개가 “우리 여기 있었어요.”하는 듯 꺄꿍.... 그런데 호박을 눌러보니 벌써 꼭지가 빠지면서 물렁거린다. 속이 상한 것이다.
“밭에다가 안 보이게 잘 버리고 오세요.”
호박은 잘 썩으면 그냥 거름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밭에 던져 놓아도 상관없다. 호박을 들고나가 비닐하우스 뒤쪽 사람들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던져놓고 왔다. 자연에서 온 것은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공장에서 온 것들은 쓰레기 봉지에 담겨...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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